Switch Mode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10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03

배우들과 관객들이 모두 퇴장한 극장에 가본 적이 있는가·

휘황찬란한 세트도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도 가지각색의 조명도 모두 사라진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뿐이다·

이제는 당당히 우리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공간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아직 치우지 않아 싱크대에 탑을 이룬 접시들 살점을 깨끗하게도 발라 먹은 치킨 뼛조각 대충 소파에 널려있는 겉옷부터 방금 벗어던진 속옷까지·

샤워를 하고 난 참이었다·

머리에는 물이 뚝뚝 떨어져 거실바닥이 축축하게 젖었지만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하루 이틀이면 자연스럽게 증발하리라· 요즘같은 건조한 날씨에는 적절히 바닥에 물을 뿌려놓는 게 도움이 된다고 얼핏 군대에 간 시청자들로부터 들었던 것 같았다·

‘뭐지···?’

방에 들어가기 전 바닥에서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내 발에 밟혔다·

주워서 확인해보니 하루가 가져온 사진기로 어제 수십장이나 찍은 것들 중 하나였다·

핸드폰이 없었던 유나는 하루가 건네준 사진들을 잔뜩 받고 기뻐했었다·

그리고 하루가 자기 얼굴에 수염 낙서를 한 걸 알아채고 한창 집에서 술래잡기가 벌어질 때 떨어뜨린 거겠지·

“내일 아카데미에서 만나 돌려줘야겠다·”

하루는 아침 일찍 선글라스 맨에게 끌려가듯 떠나버렸고 유나는 아침까지 잘 챙겨서 집에 보내주었다·

천교수는 그보다 이른 아침에 아이들이 한창 꿈나라에 있던 틈을 타 조용히 나를 깨웠다·

[지금 당장 미국에 가봐야 할 것 같구나·]

순간 꿈인가 싶어 ‘아메리카요?’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그는 차분하게 전후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포션을 고체형태로 만드는 기술 중에는 미국에서 건너온 것도 포함이 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미국 국무부가 기술이전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내 연구진들이 상업적 사용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열심히 어필을 해보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완고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었기에 자신이 직접 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게임은 너무 오래하지 말거라· 밥도 거르지 말고 꼭 챙겨먹고!]

··· 뭐 늦어도 내일 저녁에는 오신다니까 그냥 부산 출장 쯤으로 생각해도 무방했다·

그렇게 모두를 떠나보낸 집은 내가 혼자 거닐기에 너무 넓었다·

차라리 유나라도 남길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감이 막심했다·

나는 분명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극심한 탈력감이 밀려온다·

오랜만에 사람의 온기를 느껴봐서일까·

아직도 양 옆구리에 두 소녀가 나를 꽉 안아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녀들은 서로 약속했다는 듯이 가운데에 나를 두고 베개인마냥 품에 껴안았다· 팔과 다리를 내 몸에 올리고 그대로 잠에 빠져버린 것이다·

어린 아이의 것이라고 가볍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게 수시간동안 지속되면 은근히 무게감이 느껴져 이따금씩 숨이 턱턱 막혀와 기침도 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느껴지는 탈력감과는 대비되게 또 컨디션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얼마만에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을 잤는지 모르겠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나는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탈탈 털어냈다·

표면적이 작은 몸이 이럴 때는 유용했다·

수건을 몸에 한번 대충 두르니 안 닦이는 곳이 거의 없었다·

나체로 캡슐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어디까지나 나 혼자만 사는 집이 아니니까·

보는 사람이 없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게 도리인 것 같아 무릎까지 내려오는 하얀 드레스를 대충 걸쳐 입었다·

제대로 몸을 닦았다고 했던 건 내 착각이었는지 실크 드레스가 남아있는 물기 때문에 착 달라붙어버렸다·

이제 와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도 귀찮으니 나는 그대로 몸을 캡슐 안으로 던졌다·

풀다이브를 하기 전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방송 세팅을 준비하는 나를 발견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버츄얼 스페이스에서 수동으로 설정창을 옮겨가며 하는 것보다 손가락으로 몇 번의 클릭을 통해 설정하는 게 간편했다· 되도록이면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잊지 말고 해야 될 일은 맞았지만···

‘바로 방송을 키겠다고 다짐까지 한 건 아니었는데 말이야·’

원래는 가벼운 몸풀기만 할 생각이었다·

현재 시각은 시청자들과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오전 11시·

이미 방송 세팅도 끝마친 참에 다시 무르기도 뭐하니 일단 채팅창은 영구히 얼려놓고 방송화면만 송출하면 적당한 타협이라고 결론지었다·

괜히 미리부터 사람들을 상대하며 진을 빼놓을 필요는 없으니까·

제목은···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0:00:01 – NoName]

[레거시 오브 레전드 – 온기가 그리운 사람(채팅x)]

[방송 시간 – 0:00:01]

[시청자 수 – 1]

 

* * *

 

레거시 오브 레전드를 선택한 건 내가 할 줄 아는 게임이 이것밖에 없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오랜만에 방문해보는 메인 홀은 여러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역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랭크전이었다·

그러나 내 발길이 향한 곳은 그 옆동네·

[사용자 설정 게임]

[tag: 1vs1]

언제나 내가 강조하듯 롤의 본질은 절대로 피지컬 게임이라고 할 수 없었다·

수십년 전 프로게이머들이 컴퓨터로 했던 시절의 영상을 보면 그나마 피지컬과 운영이 조화롭게 스며든 게임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운영에만 치중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라인전에서 벌어진 격차로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너무 적다·

언제나 역전이 가능한 게임은 박진감은 있을지 몰라도 지나치게 운에 의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대일이라면 다르지·

각 챔피언의 레벨별 파워 그래프 상성 사거리 등의 모든 복잡한 개념이 그저 ‘피지컬’로 뭉뚱그려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나 개인의 무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상대보다 우위에 서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롤 한판보다 소요되는 시간이 적은 게 가장 큰 메리트였다·

가상현실에서 몸을 격하게 움직여보는 건 오랜만이니까 일단 자유도가 낮은 롤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몸을 적응시켜 나갈 예정이었다·

[방제: Pay머스타드소스 비번 2자리 숫자 (1/2)]

[**]

여러 방을 뒤적거리고 새로고침을 하던 중 방제 하나가 딱 내 눈에 띄었다·

보니까 친구들이랑 하려고 만든 게임은 아닌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무시하고 다른 방을 찾아봤겠지만 방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티어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Pay머스타드소스 – Challenger]

챌린저· 몇 달 전 내가 달성했던 마스터보다도 아득히 위에 있는 존재들·

괜히 호승심이 들어 나는 무작위의 숫자를 하나 쳐보았다·

틀리면 그냥 다른 방을 찾아볼 생각이다·

[P/W: 77]

[Pay머스타드소스님의 게임 – 발할라의 전장 · 비공개 선택 · 1대1]

‘이게 되네···?’

행운이 절로 깃든 날인가보다·

돔하우스의 대기실 한편에서 평범해 보이는 사내가 손을 흔들었다·

“와 이번에도 만들자마자 바로 들어오셨네· 비번이 너무 쉬웠나요?”

“···?”

“아 낯을 많이 가리시는구나· 저도 이해해요· 그럼 챔은 뭘로 할까요?”

기다렸다는 듯이 친절하게 반겨주는 게 꺼림칙했지만 뭐 은둔 고수 컨셉을 잡은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제가 마음대로 정해요?”

“음 티어가 어디보자··· 오 다이아 1? 아무리 그래도 다이아 1이시면 아무거나는 안 되겠는데요? 하하·”

존중하는 어투에는 역설적으로 여유로움이 넘쳤다·

“그럼 이렐리아 대 피오라· 탑에서 만나요·”

“오오 낭만있다! 제가 이렐 하면 되나요?”

“아뇨· 제가 이렐리아를 할게요·”

레거시 오브 레전드 태초의 51개의 챔피언 중 하나인 이렐리아·

독특한 스킬 메커니즘을 지닌 챔피언답게 전작에서 스킬 하나 바뀌지 않고 넘어온 챔피언이었다·

rs미션이 걸렸을 때 자주 애용했던 챔피언이라 오랜만에 해도 몸이 알아서 기억해주리라 믿었다·

“어우 아무리 제가 원딜러지만 그 구도는 힘드실 텐데? 치킨 기프티콘 받기 싫은가봐요?”

아까부터 영문 모를 소리를 해대는 이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전장에 챙겨갈 룬을 정리했다·

그는 내 옆에 같이 쭈그려 앉아 계속 말을 걸어왔다·

“시청자님도 룰은 알죠? 솔킬 2번이나 rs100개· 집은 대신 아무 때나 갈 수 있어요· 그래도 어려운 챔 잡으셨으니까 1번만 따도 친추는 해드릴게요·”

“자신감이 넘치시네요·”

“하하 일종의 직업병 같은 거라·”

“무슨 직업인지 궁금해지네요·”

“네···? 저 누군지 모르세요?”

“일대일을 하면서 제가 겨자씨가 누군지까지도 알아야 하나요?”

“진짜 몰라? 아니 이 방 어떻게 찾아 들어오셨어요?”

“그냥 일대일 방 둘러보다가-”

“와 이런 우연이!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페이··· 아니 그냥 머스타드라고 부르셔도 돼요!”

“아 네···”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북서풍이 불어왔다·

 

* * *

 

일대일 전장의 배경은 을씨년스러웠다·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태양을 배경 삼아 펼쳐진 전장이다·

나는 눈앞에서 푸른 레이피어를 겨룬 여성을 쏘아보았다·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는 순간 그녀는 나에게 거침없이 쇄도하여 온몸을 도륙내리라·

역시 게임 캐릭터에 빙의해서도 웃는 모습이 재수없다·

재수 없이 웃어도 내가 봐줄 수 있는 건 히아센 하나로 족했다· 나머지는 용서할 수 없어·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살살 해줄 테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

여섯명의 병사가 발을 맞추어 상대 진형으로 진군했다·

그러나 이는 상대쪽도 마찬가지였다·

예상대로 피오라는 형성된 라인보다도 훨씬 앞에 서서 내가 경험치조차 얻지 못하도록 가운데 길을 틀어막았다·

올 테면 와봐라·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1렙이었지만 심리전의 시작은 벌써부터 시작되었다·

약점을 터뜨려야 하는 피오라와 표식을 맞추어야 하는 이렐리아·

상성은 피오라가 약우위에 있었다· 이렐리아가 e를 써도 피오라의 w스킬 응수로 간단하게 파훼가 가능했기 때문·

익숙한 대치구도를 망가뜨리기 위해 일단 간단한 심리전을 걸어본다·

피오라의 대쉬기가 허공에 빠지면 저렙부터 쉽게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에 아슬아슬한 거리를 재며 살랑살랑 꼬리를 흔든다·

그러나 상대도 상대인만큼 스킬을 허투루 남발하지 않았다·

“경험치 안 드실 거예요?”

이런 수준 낮은 도발에는 걸려들지 않는다·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사거리는 정확히 눈에 꿰고 있었다·

상대 병사가 쓰러지려고 하는 찰나

칼날과 함께 피오라에게 쇄도하여 일격을 내질렀다·

“경험치를 먹으려면 벌을 받아야지!”

상대가 내뱉은 말에는 경박함이 묻어나왔지만 의외로 그의 대응은 날카롭고 치명적이었다·

서로 개싸움을 했을 때 유리한 건 피오라 게다가 뼈방패 룬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내가 600의 체력 중 250의 체력이 깎일 동안 상대는 200조차 깎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였다· 어차피 ‘재생의 바람’ 룬으로 체력 회복은 내쪽이 더 빨랐으니까· 2레벨이 찍히는 순간 HP 차이는 무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피오라는 이걸로도 뭔가 아쉬웠다고 생각했는지 한번씩 평타 딜교환을 더 걸어보려고 마음먹었는지 뒤를 돌아 내게 향했다·

이렐리아의 스킬은 11초로 피오라의 것보다 2초 빠르다· 그러나 상대는 일부러 이를 의도하고 내가 맞받아치기를 강요하는 게 뻔히 보였다·

만약 내가 스킬을 사용해 피오라에게 다시 돌진하면 그는 약점을 터뜨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서로 한번씩의 평타를 교환하고 다시 챔피언을 요새쪽으로 깊이 움직였다·

이걸로 벌써 확신했다·

그가 네 번째 평타를 치려고 뒤를 돈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확신했다·

아군 원거리 병사들이 가세하여 라인에 복귀하는 피오라를 가랑비 같은 공격으로 열심히 피를 깎았다·

“이미 제가 이겼어요 이 게임·”

“여유 부리는 거예요? 체력을 보고 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래서 머스타드님같은 원거리 딜러들이 숟가락이라는 멸칭을 피하지 못하는 거예요·”

“네···?”

그는 진성 원거리 딜러 유저였다· 전장으로의 이송 시간 중에 본 그의 전적을 확인하고 건넨 말이었다·

2대2로 싸우는 라인과 1대1로 싸우는 라인은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르다·

사거리와 선2렙 타이밍으로 요새에 병사들을 박아 넣어 일방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바텀 라인전과 달리 이렐리아는 오히려 요새 앞에 있을 때 강해지는 캐릭터였다· 같은 근접 캐릭터라 마땅히 견제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머스타드 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여 들고 있던 레이피어도 땅바닥에 날을 떨굴 정도였다·

“와우 도발 세게 하시네요? 그럼 시청자님은 라인 어디 서시는데요?”

“전라인 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노란쥐님 127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마나인방을 쭉 다시 읽어보면서 독자님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어엿한 스트리머로서 성장하는 나메의 이야기도 관심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