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3
[‘로카로카’님이 10000원 후원!]
-근데 형 왜 평소에 안 하던 월오아를 갑자기 해? 설마 이번 따갚대도 출전하겠다는···?
“에이 월오아 좀 할 수도 있지 무슨 소리입니까! 이게 얼마나 재밌는 게임인데·”
[패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무관스택 쌓으러 나가나?
-롤은 안 될 것 같으니까 월오아로 드리프트한 모습 잘 봤습니다
-벌써 또 그 시즌이구나
-어쩐지 월오아 스프링 결승 중계도 하더니 다 흑심이 있었네
-요새 피파도 잘 안하더라ㅋㅋㅋㅋ
-이번에도 팀장으로 나가나?
무서운 속도로 흘러나오는 채팅창을 남성은 애써 무시하고 게임을 종료했다·
레터박스 소속으로 트위시에서 다양한 게임을 송출하며 50만 팔로워라는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한용철’·
평소대로라면 시청자들이 살살 심기를 건드릴 때 불처럼 맞서 싸우는 게 그의 특기였지만 이 주제만큼은 아직 꺼낼 때가 아니었다·
그들의 말대로 뜬금없이 시작한 게임이었다·
최근 웨어소프트에서 월오아 나이트메어의 스토리모드 개편 공지가 나오긴 했지만 한용철이 랭겜에 복귀한 건 그보다 1주일 앞선 시점이었다·
밸런스 업데이트도 없고 시즌 초나 막바지도 아니었으며 새로운 클래스도 등장하지 않은 시점에 월오아를 시작했기에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벌써 눈치를 챈 모양이다
“이번 따갚대 안 나갈 수도 있다니까? 그냥 심심해서 해본 거야 심심해서· 맨날 돈까스 먹고 맨날 제육 먹으면 너희들은 안 질리니?”
-뉘예뉘예
-하루종일도 먹을 수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8연무 가즈앗!
-벌써 한용철이 따갚대 4년차야? 가슴이 옹졸해지네ㅋㅋㅋㅋㅋㅋ
-월오아까지 무관이면 레저넌스 롤에 이어서 3연 시리즈 무관 달성이다
└ 무관 업적 컬렉터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예리한 추리대로 용철은 2051 시즌 2 따갚대에도 참여하기로 결정이 난 상태였다·
하지만 참가자 공개식이 있는 5월 17일까지 이에 대해서 언급을 최대한 피해달라고 부탁을 받은 용철은 어떻게든 시청자들의 주의를 다른 데로 이끌어야 했다·
여기서 하나하나 반응하는 건 하수들의 짓이었다·
천천히 숨을 죽이고 시청자들이 먼저 미끼에 걸리기를 기다린다·
[영상공유 – ‘한용철의사라진꼬리뼈’님이 20000으로 공유해주셨습니다!]
(NoName 7연 낙사 하이라이트) – 형 이 사람꺼나 보고 좀 배워
한 시청자의 영상 도네로 나온 플레이어의 하이라이트 컷씬·
화려한 금발을 휘날리는 여성이 은빛갑주의 기사를 자비없이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장면이 화면에 송출됐다·
“이거 낙사시키는 거 재밌어 보이는데? 다음 월오아 컨텐츠로 저거나 해볼까?”
-말 돌리기 ㄴㄴ
-그래서 용철님 따갚대 나옴?
-노네임은 못참지ㅋㅋㅋㅋ
-눈나!!!!!
[‘기호2번한용철’님이 10000원 후원!]
-솔직히 싸우는 건 별로 관심없고 저 여자랑 데이트 해보고 싶으면 윙크해주세요
용철의 눈길이 다시 영상쪽으로 옮겨갔다·
확실히 커마에 제대로 공들인 사람이니만큼 비율면에서나 외형면에서나 출중했다·
용철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채팅창의 분위기도 서서히 여성의 커마를 찬양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걸 바로 포착하고는 옳다구나 손가락을 튕겼다·
“이야 이쁘긴 이쁘네· 저런 사람이 현실에 있었으면 따갚대가 뭐야· 아예 우결도 찍었지· 아니 우결 끝나고 술 합방 제의도 해보겠다·”
모든 관심을 저쪽으로 돌려버린다·
그러면 영상이 끝남과 동시에 불타오르는 채팅창도 단번에 진화되기 마련·
이런 방송의 구조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7년차 방송인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돌파구였다·
우결 컨텐츠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멀리한다고 알려진 한용철이다·
평소 그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시청자들은 여기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리라·
자신에게 관심은 이만 끄고 저 여성 커마나 보고 감탄하고 있으라는 의미·
-?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네임이랑 우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
-삐뽀!삐뽀!삐뽀!삐뽀!
-이걸 걸리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취향이었어 형?
-ㅋㅋㅋㅋㅋㅋㅋ진짜 실망이다
-레게노ㅋㅋㅋㅋㅋ
하지만 영상은 끝났는데 진압되기는커녕 평소보다도 세 배 다섯 배 빠르게 터져나오는 댓글 러쉬에 용철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왜? 내가 뭐 잘못 말했어? 아 뭔데!”
눈살을 찌푸리고는 빠른 급류의 채팅창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채팅창을 멈추었다·
-노네임 중2인데요ㅋㅋㅋㅋㅋㅋㅋ
-캬 중2는 돼야 한용철의 마음을 돌릴 수 있구나
-14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2배보다도 더 차이나네
-노네임님한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7
“헙!”
순식간에 나락을 감지했음을 깨달아버린 용철이 순식간에 카메라를 꺼버렸다·
[‘위키드’님이 5000원 후원!]
-노네임님도 트위시 스트리머세요ㅋㅋㅋㅋㅋ
흑색화면만이 방송에 송출되는 상황임에도 시청자들은 여전히 ‘ㅋㅋㅋㅋ’ 문자로 도배를 해대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야 미친놈아! 게임 중에는 타스 언급 밴이잖아! 그걸 알고도 보내? 그것도 편집자라는 놈이!”
하필 한용철의사라진꼬리뼈라는 닉네임으로 도네를 보낸 이가 자신의 편집자였기에 더욱 경계를 풀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영상 속 주인공이 스트리머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평범한 일반인인줄 알았다·
벌렁벌렁 뛰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킨 용철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방송에 얼굴을 내비쳤다·
“아아 제발 이런 것 좀 하지마 애들아 진짜 나 수명 팍팍 깎이잖아 너희들 때문에· 솔직히 진심으로 했던 말 아닌 거 다들 알지? 그리고 엄한데 가서 수출도 하지 말고· 어 알겠어?”
-암요암요ㅋㅋㅋㅋ
-반응 여기가 제일 맛집이누ㅋㅋㅋㅋㅋㅋ
-편집자 빨리 밴해야지ㅋㅋㅋㅋㅋㅋ
“시발 그리고 방금 도네 보낸 놈들 다 밴이야 가서 10분 동안 벽 보고 서 있어· 편집자야 너도 다음 명절 때 보너스도 안 준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ㅋㅋㅋㅋㅋㅋㅋ
-정의구현ㅋㅋㅋㅋㅋㅋ
-(편집자): 아 형 제발 미안
-이미 늦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동설한’님이 5000원 후원!]
-14살ㅋㅋㅋㅋ 솔직히 첫사랑에 성공했으면 지금쯤 저만한 딸이 있었겠다 그죠?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30대 초인데 14살 딸이 있으려면 나도 한창 고등학생 때야 임마! 어!”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카테고리를 월오아에서 저챗(Just Chatting)으로 바꾼 용철이 안 좋은 기류를 예감했다·
게임 컨텐츠 도중과는 달리 저챗에서만큼은 타 스트리머의 언급이 자유로웠기에 시청자들의 봉인이 풀린 것이다·
오랜만에 건수를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 이들은 쉽사리 용철을 놓아줄리 만무했다·
악질 시청자들의 도네에 정신이 혼미해져 갔을 때쯤 짤랑거리는 돈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졌다· 고액 후원이었다·
[영상공유 – ‘고양이교미가제일좋아’님이 100000으로 공유해주셨습니다!]
(노네임 보드마카 압수하는 아델라)
“하아··· 넌 또 닉네임이 왜 그 모양이니? 10만원 아니었으면 밴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개악질ㅋㅋㅋㅋㅋ
-이 방 선 정확히 아네ㅋㅋㅋ
-와 수간충 이게 진짜광기?
-폴짝폴짝 뛰는 거 개귀엽네 노네임
-ㄹㅇ로 부럽다 자기 소유의 NPC라니
영상 속에서 노네임이 칠판에 소음을 내는 게 거슬렸는지 아델라가 달려와 그녀의 손에서 보드마카를 빼앗았다·
“이분이 아까 그 사람이랑 동일인물이에요? 그 노네임씨?”
-ㅇㅇ
-이번 월오아 전투력 신기록 세운 사람
-스토리 랭킹 1등이심
-진짜 재능충 of 재능충 of 재능충
-월오아 첫판이라는데 믿기지가 않아요 ㄹㅇ루
“1등? 진짜? 와씨 보기보다 대단한 사람이었네? 게다가 14살이라는 게 오피셜이에요? 직접 말했어 이 사람이?”
-거피셜이지
-15세는 안 되고 14세보다 많으니
-7살 때부터 정병겜 롤로 다져진 멘탈갑임
-이게 영재가 아니면 대체 뭔데ㅋㅋㅋㅋ
-최소한 프로는 따놓은 당상이네
-근데 스토리 깨려면 게임만 잘하는 걸로는 부족하지 않음? 마법도 잘 써야 할 텐데
└ 아카데미 다니는 천재라는데
└ ㄷㄷ 세상 다 가졌냐 인생 불공평하다
특이한 스트리머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컨텐츠를 재생산해낼 수 있다·
한용철 방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하이라이트 클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영상공유 – ‘코로스’님이 10000으로 공유해주셨습니다!]
(NoName 방종 하이라이트)
[replycastle님 알트코코님 세라복미연님 xxxlqlzx님
···
이사비님 ymck님 이준형님 모두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약 15초 가량의 시간동안 시청자들의 닉네임을 주르륵 읊는 노네임· 영상 도네에서는 배속된 영상이었으니 실제로는 1분이 훌쩍 넘을 것이다·
목소리가 귀엽다는 점 말고는 특별할 게 없어서 뭐라 반응할지 곤란해하던 찰나에 시청자들이 상황을 설명해준다·
-게임하다가 후원 감사인사 놓친 시청자들 외워놨다가 방종 때 몰아서 한 거임
-뭐 보고 하는 게 없는데?
-ㄹㅇ 굇수 ㄷㄷㄷㄷㄷㄷ
-돌았네 미친ㅋㅋㅋㅋㅋㅋ
-왜 저 미친 재능을 인방에···? 대체 왜···?
-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
“아 진짜? 저 닉네임을 다 외우고 있었다고?”
-ㅇㅇㅇㅇㅇ
-와
-묘기 ㅁㅊ고ㅋㅋㅋㅋㅋㅋ
-백만원 도네한 사람 겨우 이름 한번 불린걸로 묻혔던데ㅋㅋㅋ
-천원이나 백만원이나 반응이 한결같은련···
-별로 돈에 내색도 안하더라 금수저가 취미로 방송하나봄
-말 별로 없고 잔잔한 실력방송이라 자기 전에 보기 좋아연
└ 잔잔한(상대의 사지를 절단하며)
-노네임도 몰락전 참가해줬으면 좋겠다
-팀을 못 구할 듯 티어도 아직 낮고
└ 피지컬은 좋은데 배치고사 하는 거 보면 아직 운영법을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함
“하긴 대회 참여한다 해도 이분은 따갚대가 아니라 몰락전에 참가하시겠지· 밸런스부터 너무 안 맞잖아·”
어차피 대회만 끝나면 또 로스트 레인보우나 피파로 넘어갈 용철이었다·
월오아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었지만 저런 류의 인간들은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하늘 위를 헤집고 다닐 것이 분명했다·
그녀를 적으로 마주할 수많은 마스터들과 챌린저들에게 속으로 조의를 표하며 그는 다시 방송에 몰두했다·
* * *
[‘지민1039’님이 1000원 후원!]
-이걸 한타로 역전하네요 그래서 월오아는 언제 함?
이제는 롤로 유입된 사람보다 월오아로 유입된 시청자들이 더 많아진 노네임의 방송·
긴 휴방 후 기껏 방송주기가 정상적으로 되돌아와 환호한 것도 잠시뿐이었다·
배치고사까지 마친 월오아 계정은 내팽개쳐버리고 롤만 해버리는 나메에게 시청자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R – 라 아스테리아 슈하타 파일럼]
여우귀를 가진 셀레나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 아스테리아가 별조각을 흩뿌리며 전장을 마무리 짓는다·
붉게 물든 여성의 머리카락이 서서히 백발로 변하며 제 색을 되찾아갔다·
유일하게 유성우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푸른 털의 고양이가 가까스로 명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취하지는 않는다·
긴 카타나를 빼든 아스테리아는 고양이의 다리와 엉덩이 등을 요리조리 쿡쿡 찔러대며 죽지 않을 선에서 동물을 농락했다·
지금 죽이는 것보다 시간을 끌어 적들의 리스폰 타이밍을 꼬으면 더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살려주라 님아 제발·”
“가위바위보?”
“난 이 몸으로는 주먹밖에 못 내는데!”
“자 가위 바위 보· 내가 이겼네·”
“너 xx 또라이지?”
[쿼드라킬!]
다음 용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나메는 서둘러 요새로 복귀했다·
[‘송송나닥’님이 1000원 후원!]
-노네임님 롤보단 월오아 대회에 참여하시지ㅠㅠㅠ 왜 저희를 버리고 롤을 선택하셨나요
“네? 저 월오아에도 참여합니다·”
-???????
-몰락전 팀 못 구했잖아
-몰락전이 아니라 설마 따갚대?
-근데 그거 그냥 말해도 되는 거임?
-둘 다 나가시나요 선생님?
-그게 돼?
“아 비밀로 해야 됐었나?”
베일에 싸여있던 36명의 참가자 중 한 명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 연참 9천자··!! 3편같은 2편이니 사실상 3연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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