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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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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5

점심을 다 먹고 5교시까지 남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우리는 잠시 학교 1층 현관 계단에 앉아 멍하니 비를 구경했다·

축축하고도 싱그러운 흙내음은 도시 한복판에서도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토양 세균 중 하나인 방선균류의 분해 활동에서 발생하는 유기화합물 지오스민과 비가 올 때 만들어지는 에어로졸이 냄새 확산의 원인이라는 점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았다·

[언니는 그냥 조용히 감상하고 있어줘 제발·]

아델라의 조언은 유효했다·

빗방울이 텃밭과 아스팔트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서로 다르다는 걸 눈치채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해보였으니까·

자연이 만들어내는 리드미컬한 소리를 뚫고 인위적인 배기음이 들려왔다·

다른 자동차들과 비교해봐도 확연히 납작해보이는 스포츠카였다·

타원과 곡선의 미를 살리면서도 공격적인 인상을 주는 보닛과 범퍼 고혹적인 검은색 페인트까지 아이들의 눈길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미 빗소리 감상은 딴전이 된지 오래였다·

차를 교정 한쪽 구석에 주차시킨 운전자는 문을 열고 바닥에 구두를 내리찍었다·

검은색 도색과 대비되는 새하얀 머리카락이 퍽 인상적이었다·

국내에 30대밖에 없는 ‘부가티 해밀턴’의 소유자는 아까 아침에도 잠깐 만나봤던 인물이었다·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친구들의 당찬 인사에 나도 따라서 고개를 꾸벅였다·

“안녕하세요 점심은 잘 먹었어요?”

“네 오늘 맛있었어요!”

“점심으로 목살 필라프 나왔어요!”

나이 차이만 반백년은 되어보임에도 정중하게 존댓말로 응해주는 여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세피론 아카데미의 교장 구온유 선생·

아마도 자신은 점심을 나가서 사먹은 모양이다· 난 목살 필라프 별로였는데·

억수로 내리는 비에도 그녀는 굳이 우산을 꺼내지는 않았다·

“빗소리가 참 좋죠?”

“네!”

“너무 신난다고 비 맞으면서 놀면 감기 걸리니까 항상 조심해야 돼요· 알겠죠?”

“네 교장 선생님!”

현관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풍성한 머리에는 단 하나의 물방울조차 맺혀있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몸을 전체를 두르고 있는 아주 얇은 소수성(疏水性) 오러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장과의 짧은 인사를 마치고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점점 멀어진 걸 확인하고는 이하루가 먼저 입을 열었다·

“교장 선생님 정말 특이한 분 같지 않아?”

특이하기로는 국내 원탑이겠지·

초등학교 교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학교에 스포츠카를 끌고 온다?

단언컨대 한국에서는 둘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맞아 약간 괴짜···? 그런 거 아닐까?”

지혜가 조용히 의견을 내보았다· 다른 아이들도 동감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교장실에는 만화책이 있다는데? 나루토라던가··· 원피스라던가···”

“만화책? 서리 너 그런 건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그냥 소문으로 들었지· 맞아 나메야 너 1교시 때 교장실 갔었잖아! 교장선생님 방 책장에 만화책이 가득 있다는 게 사실이야?”

한서리를 비롯한 친구들의 시선이 다시 내게 쏠렸다·

“뭐··· 있긴 있었지·”

“우와 짱 신기해!”

“교장 선생님 어땠어? 가서 무슨 말하고 왔어?”

“진짜 소문대로 괴짜야? 막 이상한 거 시키고 그래?”

아이들의 작은 청문회가 열렸고 나는 팔짱을 끼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교장 선생님이 어땠냐고? 흐음···”

1교시 수행평가 도중 김용성 실장이 찾아와 창문을 통해 조용히 나를 불러냈고 교장이 나를 찾는다고 직접 전해주었다·

어째서 재단 행정관에 있어야 할 사람을 유독 초등부 건물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내가 신경쓸 건 아니었다·

어쨌든 내가 평가하기에 구온유 선생은 그랬다·

“괴짜라기보다는 가짜· 딱 그런 느낌이었어·”

* * *

 

세피론 아카데미의 조직체계는 복잡하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단의 성격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가의 정치와 언론을 주도하는 싱크탱크(Think Tank) 그리고 여기서 한단계 발전된 개념이 바로 재단(FOUNDATION)이다·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서양 사람들답게 ‘Functional Organization under’ 뒤로 쭉 이어지는 거창한 두문자어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재단’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재단은 글로벌 기업과 대부호들의 후원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대부분 초당파적 성격을 지니고 세계 각지에서 정책입안과 기술독점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었다·

그들의 가장 큰 지출은 단연 연구비와 교육비로 전자는 연구소로 후자는 아카데미로 현금이 흘러갔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한 한국 같은 경우 아카데미 자체의 자율성을 대체로 보장해주는 편이었다·

대신 최소한의 감사 기관으로 한국지부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였으며 김용성 기획조정실장 또한 재단본부에서 선임한 감사위원이었다·

교장은 다른 학교와 똑같이 관할 시·도 교육감이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임명한다·

다만 이는 무늬만 그럴뿐이고 사실상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아예 별개의 체계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었다·

뻘짓만 안 하면 재단에서도 웬만해서는 눈 감고 넘어가주고 교육청에서도 크게 터치를 안 하니 ‘아카데미 교장’이라는 직위는 이 부지 내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교장실을 이렇게 꾸민 거라고요? 집에 있는 걸 몽땅 가져왔을만큼?”

“교장 선생님도 일하기 싫을 때가 있는 법이랍니다· 근무 중에 몰래 읽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혹시 마음에 드는 만화책이 있으면 얼마든지 빌려가도 좋아요·”

“전 이런 데는 별로 관심 없어서·”

교장님이 직접 내려주신 얼그레이차를 홀짝이고 눈치를 살폈다·

생글생글 눈웃음 짓는 저 표정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저 너머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읽을 수가 없었으니까·

“노나메 학생은 분명 애니메이션이나 스포츠카 같은 걸 좋아할 줄 알았는데 교장 선생님이 잠깐 착각했나봐요·”

구온유 교장의 진열장에는 애니메이션 피규어와 스포츠카 장난감 등이 멋들어지게 전시되어 있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데요?”

“천재들은 보통 괴짜인 경우가 많으니까?”

“본인을 천재라고 생각하시나봐요·”

“에에이 천재긴! 난 그냥 단순히 취미로서 좋아하는 거고! 특히나 자동차는 누가 보더라도 멋지잖아요· 아무튼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또다시 교장은 내게 악수를 청했다·

얼굴만 놓고 보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 그녀의 손에는 확실히 수많은 주름과 굳은살이 잡혀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오러의 외적 발현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고·

역시 아카데미 교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아카데미는 다닐만한지 친구들이랑은 잘 사귀고 있는지 시답잖은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시간은 또 더럽게도 느리게 흘렀다·

따르르르릉-

탁!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를 자연스럽게 꺼버리는 게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학생 덕분에 교장 선생님이 인기가 엄청 많아진 거 알고 있어요?”

“아 딱 봐도 그래보이네요·”

“아마도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전화가 많이 오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요· 오는 족족 차단해버리고 있는데 이거 원··· 그냥 번호를 바꿀까도 아예 생각 중이고·”

“교장 선생님 실례지만 이제 슬슬 본론을·”

“맞다 내 정신 좀 봐! 자 여기 재단에서 날아온 공문인데··· 선생님이랑 같이 한번 볼래요?”

세피론 재단에서?

갈색 봉투에서 나온 평범한 종이 뭉텅이는 겉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었다·

“재단에서 나메 학생을 꼭 보고 싶어하나봐요· 미국으로 와달라는 초청장인데 혹시 중간에 모르는 단어 있으면 더 알려줄게요·”

뒤에 7페이지까지 있던 서류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초청의 목적으로는 내가 한 증명들을 직접 와서 검증해주었으면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거주 지원 계획 이동수단 여권 문제까지 내가 결정했을 때를 대비한 세세한 플랜이 짜여있지만 나는 종이를 다시 그녀에게 내밀었다·

“아직은 별로 생각이-”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

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녀는 서류를 가져가 반으로 찢어버렸다·

아니 반으로 가르는 것도 모자라 아예 갈기갈기 도륙을 내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다·

“보고 싶으면 지들이 한국에 직접 와야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생각하죠?”

“아아 네· 맞아요·”

“아무튼 이상한 애들이야·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오늘 등교하면서 뭐 불편했다던가 아니면 아카데미에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노나메 학생?”

“아카데미에 기자들이 좀 많네요· 정문 밖으로도 한 100m까지는 아카데미 부지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응응 또?”

“바라는 점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지금도 충분히 잘 해주시는 것 같아서·”

실제로 지난 일주일간 세피론 아카데미는 내 신상을 철저하게 숨겨주고 있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했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니까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같은 학년 내에서 A반만 따로 나누는 건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게 재단 방침이니까요 노나메 학생·”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안타깝게도·”

그 뒤로는 정말 별거 없었다·

구온유 교장은 진짜 세피론 재단 본부로부터 날아온 공문을 전달해주기 위해 나를 부른 것이었다·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해주었다·

“근데 정말 취미로 좋아하시는 거 맞으세요?”

“그게 무슨 말일까요?”

“아녜요· 차 맛있었어요· 그럼 전 반으로 가볼게요·”

교장실을 나가면서 다시 한번 진열장을 눈으로 훑었다·

역시나· 몇십년 전부터 소장하고 있는 만화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쩡하더라니·

먼지는 쌓였는데 사람 손때가 하나도 묻지 않았다·

한 권도 아니고 전 권이·

그녀는 여기 있는 책들을 단 한 권조차도 읽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 * *

 

“그냥 소장용 아니야?”

하루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소장용?”

“응· 우리 언니도 고양이 굿즈 같은 거 살 때 한번에 여러개씩 사거든· 하나는 직접 쓰는 걸로 하나는 예비로 그리고 하나는 전시용으로·”

“듣고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

역시 부자들은 사고방식부터가 다르구나·

이하루의 의견에 긍정해주었다·

“나메야 근데 우리는 생파에 언제 초대해줄 거야?”

나뭇가지로 공벌레를 쿡쿡 찌르고 있던 서리가 내게 물었다·

“생파?”

“생일파티 말하는 것 같아···!”

“아·”

“설마 우리는 친구도 아니었다는 소리? 우와 진짜면 너무 실망이야 노나메!”

서리가 과장된 몸짓으로 벌떡 일어나 허리춤에 두 손을 올렸다·

“나메 곧 생일이었어···?”

“헐 서유나 너 모르고 있었구나? 안 되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유나는 빼버리자!”

“아아아 안 돼! 나메랑은 내가 제일 친한 친구란 말이야아앙···! 왜 나한테는 초대 안 해준 건데! 나메야? 어?”

겨우 진정시켜놓았더니 또 유나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한서리·

“생일파티 그거 해야 돼?”

“어?”

“생일은 그냥 생일이잖아· 그냥 말로 축하받아도 충분한데 나는·”

“일요일이라서 아카데미 안 오잖아!”

아니 그 전에 내 생일은 또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야·

우리 반 내부에 스파이가 있는 게 분명해·

일단 용의자는 재클린 선생으로 짐작해놔야겠다·

“알겠어 그럼 놀러오고 싶으면 아무 때나 놀러와· 대신 선물은 가져오지 마· 선물 들고 오면 집으로 안 들여보내줄 거야·”

“왜! 생일인데 당연히 선물을 줘야지!”

하루가 큰 소리를 쳤지만 이번만큼은 난 의견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게 싫으면 오지 마·”

“힝 알겠어···”

“야 이하루 이거 보고 화 풀어·”

서리가 뒤에서 하루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응? 뭔데··· 꺄아아아아아아아악!”

“공벌레 흐흐·”

“저리 치워 한서리! 아아 나 무섭다고 그러지 마···!”

“히히히·”

어우 정신 없어·

 

* * *

 

구온유 교장이 크게 착각하는 사실이 있었다면 바로 전화에 치이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는 점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노이로제 걸리겠네! 왜! 왜왜왜! 도대체 왜? 왜!”

남성은 사방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탈모가 10배는 더 빨리 진행될 지경이었다·

따갚대와 몰락전의 총책임자이자 레터박스 창단멤버 딜리트·

“왜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일이 없는 거냐고!”

그는 아직 30대였고 머리숱이 소중했다· 체념의 단계에 들어섰다·

“안 되겠다· 그냥 영상 풀어요···”

“네?”

“어제 인터뷰 영상 브이튜브에 다 풀어버려요· 하아아아아··· 그렇게 원한다는데 줘야지 그럼·”

“아직 편집이 다 안 끝났는데·”

“아 제발 지은씨!”

딜리트의 안색은 파래지다 못해 창백했다·

“그 부분만 잘라서 업로드할 수 있잖아요! 왜 이렇게 일머리가 없어!”

“아하! 노네임씨가 나오는···”

“그래! 하 나는 지은씨가 이럴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진짜로···!”

미간을 짚으며 사무실 의자에 풀썩 앉은 남성에게 여직원이 티슈를 뽑아 건네주었다·

“에궁 그래도 울지는 마세요·”

그런 직원을 어이 털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딜리트의 표정은 더욱 압권이었다·

“그래!”

“그럼 진짜 올릴게요? 올려요? 올린다?”

“잔말 말고 빨리 올려!”

“흐익!”

[(레터박스) Total MVP Interview: NoName | 2051 Season 1 따갚대&몰락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술냥이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독자님께서 얼마나 나메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져서 너무 기뻤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메는 남들이 행복해지는 걸 통해 본인의 행복을 찾는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아주신 댓글이 정말 오래 여운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쓰담쓰담님 4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오신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맛있는 요리로 대접해드릴 테니 이렇게 종종 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저희 맛집에 찾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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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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