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4
렉사르의 이후 동선은 모두 예상이 갔다·
아군 정글은 렉사르가 탑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을 보자마자 바로 적 캠프로 뛰었고 렉사르는 그렇다고 하여 아군 정글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내가 그의 뒤꽁무니를 카이팅하여 툭툭 건드린 탓에 체력도 많이 없었을뿐더러 아군 미드가 선푸쉬 주도권을 바탕으로 탑미드에서 조여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껏 해봤자 캠프 2개와 바람게 1개를 먹고 귀환을 하겠지·
물론 예상치 못하게 바텀을 가로지른 다음 푸쉬 웨이브에 맞추어 일자 부쉬에서 역갱을 노리는 방법도 있긴 했다· 시아에게는 와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건 시아가 조심하면 될 부분이니 크게 신경 쓰지는 않기로 했다·
2레벨에 w를 찍어야 하는 미로셀은 결국 e를 찍어버리며 라인 주도권은 완벽하게 나에게 넘어와 버렸다·
rs를 먹는 것도 나에게 하나하나 허락을 받아야 했기에 결국 그는 집으로 귀환하여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8분대에 들어서서 rs 스코어는 어느덧 72대 29로 2배 곧 3배에 달하는 숫자까지 벌어졌다·
미로셀이 6렙 타이밍을 계산하여 회심의 일격으로 날린 궁극기는 내가 역으로 앞무빙으로 간단하게 피해줌과 동시에 뒷q와 연속적인 카이팅으로 그는 다시 2웨이브 가량을 놓치며 집을 자주 들리는 효자로 만들어주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더블킬]
아군이 전령을 사냥하는 중에 적은 이대로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바텀 4인 다이브를 감행했고 적들에게 오랜만에 승전보가 울렸다·
“미안해· 한명도 못 잡고 죽어버렸네·”
“아니야 탑에서 더 이득볼게·”
탑 2차 타워에 지원핑 한번 용 둥지에 지원핑 한번을 찍는다·
전령만 빨리 내려놓고 정글은 귀환해서 바로 용 둥지로 뛰는게 나았다·
그러면 용은 확정적으로 우리 팀의 것이 되고 탑은 막아도 손해 막지 않으면 더 큰 손해가 난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방금의 바텀 다이브 사건으로 부족했다·
내가 추격 당하면서도 제압골을 먹어야해·
현상금으로 인해 몸값이 각각 700원과 450원이 된 원딜과 서폿이 탑으로 향한다·
이미 탑에게는 완벽하게 신뢰를 잃어 바텀 뒤만을 졸졸 따라오는 정글은 덤이었다·
[아군이 두 번째 요새를 파괴했습니다!]
추격전에 능한 루나미와 렉사르라면 안 오고는 못 배기겠지·
하지만 이쪽은 이미 11레벨을 막 찍은 참이었다· 9렙 정글 원딜과 7렙 서포터도 충분히 상대해볼만 하다·
“한 라인 더 욕심 부렸으면 죽어야지!”
렉사르 q만 피하면 이긴다·
하지만 렉사르도 아는지 스킬을 끝까지 아껴보지만 내가 이대로 도망갈 것 같은 스탠스를 취하자 동선 제한을 위해 스킬을 허무하게 날려버린다·
렉사르는 우월한 사거리와 빙의율의 변수 때문에 나에게 붙지 못했고 루샨이 크게 돌아서 뒤를 잡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왔구나·’
이동기가 3개나 있는 루샨은 어차피 잡을 수 없다· 내가 노리는 것은 나미 하나 뿐이다·
나미의 힐을 믿고 루샨이 일부러 나와 딜 교환을 해보려 하지만 패시브를 적절히 활용해주며 대미지를 반감시킨다·
렉사르와 루샨이 나미와 멀어지는 순간을 기대했지만 그들은 노골적으로 그 각을 만들어주자 나도 한차례 고민을 더 했다·
‘오히려 궁극기를 쓰려고 들어가면 폭딜로 바로 죽는다·’
중요한건 루샨만이 떨어져야 한다· 오히려 렉사르와 나미가 함께 붙어있는 순간을 노린다·
지형이 좁아지고 코너가 있는 길목까지 후퇴했다· 상대적으로 피가 많은 렉사르가 길을 뚫어준다·
렉사르에게 적절한 선에서 평타와 w 원거리 스킬을 넣어주니 다시 적절히 거리를 벌리기 위해 나미와 붙었고 루시안이 내 스킬이 빠진 것을 알아채자마자 나를 응징하기 위해 앞으로 대쉬를 했다·
‘기회다·’
얇은 벽이 하나 놓인 삼거리 지형 게다가 상대는 벽 너머로는 시야가 없었다·
“그만 좀 쫓아오지 그래?”
루샨 너머로 펼쳐지는 궁극기·
렉사르와 나미가 위기를 감지하고 스킬을 있는대로 퍼붓지만 영역 내에서 아스테리아를 맞추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적을 처치하였습니다!]
[연속 킬 차단!]
[더블 킬!]
루시안이 허망하게 아군 진형으로 도망쳐보지만 이미 아군들의 합류로 루샨의 현상금까지 두둑하게 챙길 수 있었다·
* * *
“님들 수고했음· 아스테리아가 미로셀 상대로 은근 좋네? 나도 한번 연습해볼까?”
“캘리스타부터 좀 연습하고 오시는 게 어때요? 라인전 암 걸리는 줄 알았어요·”
“상대가 상대인데 뭐 어떡해· 난 최선을 다했어·”
“그렇다고 6렙에 궁극기를 안 배우면 어쩌라는 거예요!”
“탑에서의 습관이 참 하하·”
결국 탑캐리와 바텀캐리의 대결은 탑캐리의 승리로 귀결됐다·
루나미가 사기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조합은 아니었기에 우리 팀은 그 약점을 제대로 파고 들어갔다·
시아는 시청자들이 페이소스랑 맞라인전을 안 한게 너무 아쉽다며 전해주었지만 애초에 우리들의 목표는 승리 그리고 마스터였으니까·
“모두 수고하셨어요!”
시아의 명랑한 인사·
짧지만 생사를 동고동락했던 팀원들과 작별을 나누고 결과를 확인한다·
[마스터 랭크로 승급했습니다·]
[‘밤밤잉’님이 10000원 후원!]
-노네임님 마스터 축하드려요!
[‘SSPZLDJE’님이 15000원 후원!]
-50연승을 다 본 내가 승리자
[‘대롱헤롱’님이 500000원 후원!]
-챌린저까지도 기대할게요!
당초에 미션으로 했던 50만원 이상의 후원금이 쏟아진다·
채팅은 한없이 빠르게 흘러갔고 나는 텍스트의 파도 속에서 정신줄을 살짝 놓았던 것 같았다·
“축하해 나메· 우리 진짜 대단한 일을 저질러버렸네?”
어쩌면 리오트에서 이 사건을 보고 듀오제를 다시 폐지할 지도 모르지·
시아는 그래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 이 기록은 영원불멸의 역사로 남을 수 있을 거라며·
“감사합니다· 게임 중에 말을 별로 안 해서 재미 없었을텐데 용캐 많이 봐주셨네요·”
[‘엄상환의마지막잎새’님이 10000원 후원!]
-님 실력으로는 매드무비 노래만 깔고 해도 재밌음
-ㄹㅇㅋㅋ
-한판 한판이 모두 매드무비였다
-브실골 아테충들 아군으로 만날 생각하니 벌써 어지럽네··· 그쵸?
-상대 티케이 프로들도 있었는데도 이긴 거 보면 확실히 실력은 있음
-???: 확실히 실력은 있음(브실골 kda 0·8)
“아스테리아는 좋은 챔피언이에요·”
[‘클립장인’님이 3000원 후원!]
-(대충 페이소스가 극찬하는 클립)
[와 이게 요즘 다이아라고? 라인전부터 쉽지 않은데?]
[우리 팀 미로셀!!! 제발 그만 죽어!!! 얼마나 상대 탑을 더 괴물로 만들려는 거야!]
[아스테리아한테 달린 현상금 천원 무조건 먹어야 한다· 쫓아가 렉사르! 아니 거기서 급발진을 해버리면···]
[게임 갔다 이거· 끄으으으으 첫판부터 이상한데? 이분 누구예요? 노네임? 많이 들어봤는데· 정말 잘하네 이 형님·]
-캬 페이소스한테 극찬받았도르
-페이소스 극찬도르면 유관 ㅇㅈ이지ㅋㅋㅋㅋㅋ
-티케이 공식 방송 돌리고 있었네?
-스토브리그 얼추 다 끝나서 이제 방송 스케줄 소화하나 봄
-저 입에서 형님 나올 정도면 진짜 리스펙하는건데
[‘미로킹’님이 20000원 후원!]
-진짜 탑 아스테리아 뭐예요? 이런 식으로 벽 느껴본 건 또 처음이네
“아 미로킹님 2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사실 나메가 탑 칼리하면 게임 질 것 같다고 해서 스왑했거든요·”
-진짜 라인전 개어지러웠음;;
-2렙갱 실패하고 스킬 잘못 찍으니까 정글 안 오면 쇼부 볼 구간이 없음
-챌린저 찍은 이후로 다딱이한테 쌍욕 먹어본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
-우리 렉사르 형님 ㄹㅇ 노빠꾸임
미로킹이 같은 팀 렉사르가 채팅 규칙 위반 제재까지 감수하며 자신에게 욕을 박았던 일을 전해준다·
시아는 뭐가 그리 웃긴지 한참을 웃고 나서야 겨우 진정돼서 그 뒤로도 쏟아져 나오는 도네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자 이제 후원은 닫을게요· 더 하면 방송이 늘어져서 아쉽지만 더 후원하고 싶은 분들은 내일 많이많이 쏴주세요·”
-지금 쏘면 반띵하니까 내일 혼자 먹으려는 심보 보소ㅋㅋㅋㅋ
-1주일만에 대체 얼마를 번거야 아까 딜리트 방 회장도 왔더만
-자잘한거 다 떼도 최소 400임 내가 보기엔
-노네임한테 정산 똑바로 해라
“제가 언제 돈 떼먹는 거 봤어요? 너무 음해한다 정말·”
“나는 시아를 믿어· 진짜 안 그럴거지?”
“나메 너마저···!”
“장난이야· 하지만 진짜 떼먹으면 용서 안 해·”
시아는 슬슬 클로징 멘트와 함께 방송 공유를 이만 여기서 마친다고 시청자들에게 공지했다·
그녀가 아무런 부끄럼 없이 말하는 혜바 같은 건 따라하지는 못했지만 나 나름대로 성의의 표시를 해주며 아무런 문제 없이 방송을 끝맺을 수 있었다·
[NoName님의 개인 방송으로 넘어갑니다: 0:00:01]
[시청자수 581]
처음에는 포션값을 벌기 위해 이번건은 마나세 납부금을 마련하려고 시작했던 방송이었는데 내가 무언가를 더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었다·
“혜밤님한테 안 가고 여기는 왜 오셨어요?”
-???
-그렇게 물어보면 뭐라 답을 해야할지 저희도···
-추가 컨텐츠 안 하나요?
-ㄹㅇ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ㅇㅈㅇㅈ 님 아스테리아 브이튜브 매드무비도 조회수 30만임
-나도 그거 보고 들어왔는데
‘추가 컨텐츠?’
“그런건 없는데·”
[‘만번깎는노새’님이 10000원 후원!]
-혹시 아스테리아 꿀팁이나 콤보 알려주실 수 있나요? 너무 어려워요 ㅜㅜ
-강의영상 좋다
-50연승 아스테리아 장인이 알려주는 꿀팁은 당뇨병 환자도 못 참지
-넌 좀 참아라ㅋㅋ
-룬 매번 다르게 들던데 집공 치속 정복자 가는 기준이 있음?
“음···”
현재 시각은 오후 6시 15분 전· 뭔가 끝내기에는 참으로 애매한 시간인 것은 맞았다·
정각에 시작해서 정각에 끝내야만 뭔가 깔끔한 기분·
하지만 굳이 강의를 위해 사설 훈련방을 파서 또 접속하자니 귀찮기도 하고 별로 하고픈 마음이 없었다·
15분이면 아기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잠들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바로 인터넷에서 트리위키에서 ‘아스테리아’를 검색했다·
-오 트리위키에서 공략 써주나?
-두근두근
-와쿠와쿠
-? 이 사람 카테고리 잘못 클릭했는데?
[아스테리아/대사]
“그럼 6시까지 아스테리아 대사만 한번 읽어보고 방송 마치도록 할게요·”
셀레나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 아스테리아· 그녀의 인생사는 듣고 있자면 기분 나쁠 정도로 피폐하고 참혹했다·
그녀의 대사를 읊어보는 것도 아스테리아를 잘 이해하는 수단이 되겠지·
“셀레나의 초원은 더 이상 없어·”
“별은 고고하게 아름다워·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언제나 인간들이지·”
“살아있는 걸 후회하게 해줄게·”
“저들은 언제나 비열하게 뒤통수를 치지·”
···
“녹아내려라·”
“불태워라·”
“셀레나의 복수다·”
“아셀”
“리바”
“사이”
“라 아스테리아 살바 에르뭄”
“라 아스테리아 샬레인 크세탄”
“라 아스테리아 슈하타 파일럼·”
“나는··· 죽어서도 빛나는 존재이기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후원을 또 한번 받았습니다···!
수아뎅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작가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이자 칭찬입니다··· 언제나 과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최근에 가족들이 전부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zakuti님도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시고 즐거운 연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물론 제가 코로나에 걸린다고 휴재를 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오히려 연참을 할 좋은 기회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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