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248

Chapter 248

“제가 봤던 게 여기 이 영상이었어요· 다큐 4일이라고 작년에 브이튜브에서 몇백만 조회수 찍었던 컨텐츠였거든요·”

천세민이 제작진들에게 조회수 750만짜리 영상을 틀어주었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화면을 계속 빠르게 넘기다가 주먹을 꽉 쥐어 동영상을 일시정지시켰다·

“여기 이 부분·”

“허업···!”

제작진들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어색하게 나란히 서서 손을 흔드는 게임 캐릭터들 사이에서 노나메의 아바타로 추정되는 정말 어린아이가 눈을 계속 끔뻑이고 있었다·

“이게 모스부호라고 해서 200년 전에 나온 전신 기호인데요· 짧게 세 번 깜빡이면 ‘S’ 길게 세 번 깜빡이면 ‘O’라는 뜻이에요·”

“그럼 S··· OS?”

“네 맞아요·”

“아아··· 어떻게 이럴 수가···”

“흑··· 흐끅···”

조연출 한 명이 속에서 올라오는 메스꺼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뛰쳐나갔다·

노나메가 캡슐에 물리적인 의미로 갇혀있었다는 게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단순히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라고 일축할 수 없는 처절하고도 참혹한 죽음과의 사투를 나메는 자그마치 7년 넘게 행해온 것이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 얼굴에 표정 하나 없는 아이가 필사적으로 눈을 깜빡거리는 걸 계속 돌려보니 울컥하는 감정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고마워요 세민 오빠·”

“나메야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야 돼· 알겠지?”

“참나 방송 앞이라고 너무 가식 떠는 거 아니에요···? 네 알겠어요·”

다음 일정은 서울 아산 병원이었다·

당시 나메를 담당했던 의사와 함께 형사와 구조대원들이 전부 한자리에 모였다·

1년 전 숨이 끊이기 직전까지 놓였던 빼빼 마른 소녀가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왔다·

감동스러운 재회에 이들은 차마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텔레비전 화면 너머로만 간간이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메는 자신이 직접 만든 꽃다발을 들고 이들에게 하나씩 품에 안겨주었다·

나메가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동안 인터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꾸 생존자가 아니라고 하길래 애 엄마가 딸까지 캡슐에 집어 넣어가지고 동반 자살한 사건인 줄 알았어요· 한국에서 그런 사례가 적지 않거든요· 요즘도 캡슐에 부탄가스 피워서 자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냥 뉴스에 잘 안 나와서 그렇지··· 아무튼 다행이에요· 애가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와줘서 너무 다행이야·”

물과 식량도 없이 7년 동안 갇혀있었다는 걸 믿기보다는 최근에 생활고에 시달린 모녀가 삶을 비관하여 폐가에 버려진 캡슐에 스스로 들어갔다는 가설이 당시에는 훨씬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사가 나메의 손을 잡고 돌아와 검진 결과를 제작진들에게 알려주었다·

“일단은 저체중이고요·”

또 다시 피폐 파도가 몰려오는 것인가·

막내 PD가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의 준비를 하려는 찰나에 의사에게서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영양실조는 아니에요· 아이가 예전보다 살이 많이 올라왔고 혈압이라던가 빈혈수치 같은 것도 여기 보시면 다 정상이에요· 예전에 받았던 오러하트 대수술로 레스타카야 증후군이 완치되었다는 게 가장 좋은 소식일 것 같고 또 근이영양증은 현재 복용하는 신약과 포션 덕분에 이 또한 전문의로서 완치의 희망이 어느 정도 보인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마범일 형사가 달려와 나메를 번쩍 안아들며 정말 다행이라고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시야가 2m 높이가 된 나메는 의사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운동 같은 건 계속 해도 되는 거죠?”

“너무 격한 운동만 아니라면 적당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죠·”

“다행이네요·”

나메가 방긋 미소를 지었다·

의사의 소견까지 받아왔으니 이제 천교수에게 숨기지 않아도 마음 놓고 대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까지 알 수 없었던 제작진들은 나메가 꺄르르 웃는 화면을 카메라에 고이 기록할 뿐이었다·

11인승 승합차를 타고 제작진들과 함께 집으로 복귀하는 동안 PD들은 작가들로부터 온 지령을 확인했다·

“나메야·”

“네?”

“PD 언니들이 나메한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네 마음껏 하세요·”

“혹시 고유마도를 만든 적이 있니?”

침이 바싹바싹 마르는 목소리로 PD가 운을 떼었다·

“네 있죠·”

“너 혼자···?”

“네· 저 혼자·”

“혹시 저작권 등록을 일본 협회에 가서 했고?”

“네·”

“왜?”

“사정이 있었거든요· 왜··· 안 돼요?”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나메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화의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PD들이 갑자기 개인폰을 하나둘씩 꺼내들기 시작하더니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꼭 뭔가 일을 크게 저지르기 직전에 짓는 나메의 표정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나메와 제작진들은 이제 서로의 눈빛만 봐도 텔레파시가 통하는 지경에 달하였다·

[고유마도를 만들었으면 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일본에 등록했냐·]

나메가 그들의 눈빛을 이해하고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사실 당장 일본 영주권이 필요했어요· 한국은 절차가 조금 복잡하더라고요·”

“뭐 영주권? 그게 지금 무슨 소리니 나메야!”

차 안이 크게 들썩였다·

그럼 지금까지 촬영한 이 감동적인 스토리에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잠깐만 의미···?’

나메가 외국으로 떠날지도 모른다는 찌라시성 기사들이 하필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왜일까·

“설마 오늘 했던 게 전부 작별인사였어?”

에이 설마 아니겠지·

나메가 한국을 왜 떠나·

떠날 이유가···

생각해보면 충분히 많고도 많았다·

* * *

“난 이 마법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잘 모르겠는데·”

아델라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내게 넌지시 물었다·

“척 보기에도 직관적이잖아·”

“직관적이라고?”

“응· 마치 게임처럼· 스택을 더 많이 쌓는 사람이 실력이 있는 마법사라는 뜻이니까·”

게임과 현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바로 ‘보상’이다·

게임에서는 퀘스트를 완수하면 경험치나 골드 등의 직관적인 보상이 주어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하나의 결과를 얻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처음부터 완전히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갈 때도 있었다·

노력이 배신하는 일은 현실에서 너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마치 일본이 국가교류전에서 참패를 당한 것처럼·

하지만 그에 비해 아데라 챌린지는 매우 직관적이었다·

스택이 하나씩 쌓여나갈 때마다 요동치는 마법진을 끝까지 붙들고 있으면 될 뿐이다·

스택에 비례하여 고유마도의 힘이 중첩되고 위력이 세지니 사람들은 마치 경쟁을 펼치듯 서로 SNS에 인증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데라 챌린지 5번 성공!]

[아데라 9번··· 여기까지가 내 한계···!]

[내 친구는 12번까지 성공했다· 짐승 같은 감각의 소유자·]

[아데라 챌린지 56번 인증·jpg]

-???

-당신은 일본의 대마도사이십니까?

-뭐야 깜짝이야! 에이··· 월오아에서 한 거네;;

-완전 반칙! 초 반칙!

-게임은 현실로 쳐주지 않습니다·

-이 녀석 완전 사기꾼인 wwwww

월오아에는 각 캐릭터마다 행동 보정 능력치가 있다·

특히나 전사 계열의 경우 아데라 마법의 운용이 몇 배나 쉬워지기 때문에 가상현실을 현실인 것마냥 꾸며서 거짓으로 인증하는 글들도 넘쳐났다·

나는 내 마법이 엉망진창으로 남용되는 게 보기가 싫었다·

아무리 아델라에게 위임해준 고유마도라고 하지만 나름대로 내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뜻깊은 마법이었다·

그래서 천재발굴단의 마지막 촬영에서는 아델라와 함께 올바른 고유마도 사용법 강의를 찍을 계획이었다·

어느 한쪽이 미리 스포를 해버리면 안 되니까 천재발굴단의 방영시간에 맞추어 공개할 것이다·

다음 주 수요일까지 업로드를 미루어야 한다는 게 참 마음 불편하게 했지만 말이다·

“어시스트 시스템은 전부 끄자 아델라·”

“전부 끄자고? 그럼 열 번도 못 할 것 같은데·”

“50번까지 할 거야· 안 되면 될 때까지·”

“5··· 50번?”

“카메라 감독님 저희 다 준비 됐어요·”

내가 한국을 버리고 일본으로 떠나는 줄만 알았던 제작진들의 오해를 간신히 풀어주고 나름대로의 내 사정을 설명했다·

아델라를 정식 국민으로 받아주는 나라가 일본밖에 없었다면서·

여전히 내가 고유마도의 저작권을 넘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쉽게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안녕하세요· 저는 1서클 고유마도 ‘아데라(アデラ)’의 시전자 역할을 맡은 노나메라고 합니다·”

“여명의 고양이에서 진화해 아침의 고양이로 돌아온 ‘아사네코(朝猫) 아델라’라고 합니다! 보조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요로시쿠 오네가이이타시마스!”

* * *

[사파리 드림 첫 번째 멤버 지금 실루엣 공개됨ㅋㅋㅋㅋㅋ 상상도 못한 정체임]

빨리 사파리드림 공식채널 ㄱ

(버튜버 A 실루엣·jpg)

[댓글]

-고양이?

-사파리면 서벌인가?

-아니 이겈ㅋㅋㅋㅋ 포즈가 왜케 익숙하냐ㅋㅋㅋㅋㅋ

-아침의 고양이? 여명의 고양이 짝퉁임?

-저 단발머리 누가 봐도 아델라잖아!

-게임회사의 아바타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라··· 흠··· 흐음···

-헉···! 카리리 또 논란탭 한 줄 추가 가나연?

-버튜버가 진짜 가상의 존재가 방송해서 버튜버였던 거냐? 진짜 미치겠넼ㅋㅋㅋㅋ

-카리리 프로젝트에만 몇억 투자했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정산금 나눠주기 싫어도 그렇지 인공지능을 내세우는 건 에바아님? 너무 모험인 것 같은데···

-명예 닝겐 아델라는 다르다· 지금쯤 빅데이터 엄청 쌓이지 않았을까?

-말 잘못했다가 방송 밴먹기라도 하면 하필 인공지능이라 구제도 안 되는 거 아닌가?

-원코밖에 없는 스트리머라··· 이거 참 귀하군요··

-Coming Soon 10월 말은 진짜 너무 갔누· 두 달 동안 질질 끌어서 뭐하냐 그냥 바로 투입하면 될 것을!

한편 ‘1서클 고유마도 아데라’가 정녕 노나메가 만든 마법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시청자들은 천재발굴단 하(下)편을 꼬박 일주일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여덟 살이 어른의 도움도 받지도 않고 마법을 개발하는 건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봤자 1서클이라고?

그 1서클이 바다 건너 일본에서 ‘아데라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오죽하면 일반인들도 초등학교 때 이후로 창고에 처박아두었던 목검을 다시 꺼내고 브이튜브 영상을 참고하면서 ‘아데라’ 마법의 사용법을 배우기까지 하겠는가·

‘뭐가 월오아는 반칙이라는 거야···’

무술 도장 한가운데에 빔프로젝터 하나를 두고 카츠하타 에미카는 나메의 시범 및 해설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브이튜브를 재생했다·

그녀가 이제껏 느낀 바로는 고유마도 ‘아데라’는 완벽한 시전을 위해선 최소한 사람 2명 이상이 필요한 명백한 협공기였다·

멀티태스킹이 되냐 안 되냐의 문제가 아니라 혼자서 시전하면 힘이 허공에 분산되어버려 살상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장풍밖에 나오지 않았다·

“카츠하타 저게 네가 말하는 일본 검술의 미래냐?”

그녀 말고도 그녀 양옆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진 도장 선배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확실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힌트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의 다른 유파라면 모를까 적어도 한국에게는 배울 게 없어·”

“···”

현재 일본의 검술은 너무 고착화되어 있다·

에미카는 자신도 선배들처럼 똑같은 색으로 물드는 걸 경계했지만 강압적인 교육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질 때가 더 많았다·

게다가 일본 마도사들의 사회는 3대 유파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진영논리로 싸워대기 일쑤였으니 어찌보면 더러운 정치판이랑 하등 다를 게 없었다·

[으랴아아아앗! 50번! 다 채웠어!]

[수고·]

아데라 50연의 위력은 두꺼운 오벨리스크 기둥 하나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선배들은 여전히 시큰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실력은 좋네·”

“위력도 세긴 세·”

“하지만 실용성이 없어·”

“50번의 타격을 누가 허용해주냐?”

전부 맞는 말이다·

상대는 계속 맞고만 있는 허수아비가 아니다·

에미카는 결국 고개를 푹 꺼뜨렸다·

‘그래 마음을 비우자· 요즘 정신수련이 부족해서 나도 쓸데없는 잡념이 많아진 것 같네·’

어차피 아데라 챌린지도 틱톡과 인스타를 중심으로 퍼지는 사소한 놀이일 뿐이다·

카츠하타류의 계승자가 될 소녀는 작은 일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했다·

‘작은··· 작은··· 잠시만··· 저 여자··· 여덟 살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도대체 어떻게 고유마도를 만들어낸 거지?

강렬한 위화감이 그녀를 덮쳐올 찰나였다·

[뭐야! 끝난 거 아니었어 언니?]

[아델라 뭘 벌써부터 힘든 소리를 내고 그래· 고유마도 변주는 이제 시작인데·]

[변주···?]

금발머리 여성은 검은 부츠를 또각거리며 목각인형을 반대편 저 멀리 가져다 놓았다·

다시 은발의 고양이 귀 소녀가 있는 곳까지 돌아와 스키아보나를 집었다·

[근거리가 끝났으면 이제 원거리 차례잖아· 넌 적이 멀리 있으면 맞고만 있을 거야?]

그녀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졌다·

아름다운 여성의 눈웃음은 마치 이 영상을 보고 있을 우매한 무리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다·

‘연민? 조소? 어느쪽이든 멋지다···’

그저 어린 일본소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훔쳐버렸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때리는 쪽이었거든· 맞는 건 딱 질색이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열두안즈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60초마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1편씩 뚝딱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매번 감질나는 건 작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바닐라님 1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의 소중한 코인 나메의 크레페로 대체되었습니다!!

익명의 후원자님 21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나메티콘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기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애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에스타샤 황녀는 비를 맞는 것도 싫어해서 오히려 비를 때렸다고 하네요··!! 진짜 하늘을 갈랐··· 물론 어디까지나 농담 내지는 괴담입니다·

고유마도 아데라 원거리폼 미쳤다··!!

마나인방 나메티콘이 너무 귀엽게 잘 나온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공지사항에도 따로 올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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