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298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298

무미건조한 3평짜리의 작은 방에서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자 익숙한 배치의 가구들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캡슐에 갇혀 있었을 때 7년간 지냈던 가상현실 공간인가보다·

“이게 내 집인가· 나 진짜 허름하게도 살았구나·”

여기서 발버둥 쳐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저 문이 열리겠지·

어차피 아스타르테는 현실의 육체를 거느릴 힘도 별로 없어서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 거다·

그리고 천천히 기다릴 이유가 방금 또 하나 생겼다·

침대에서 이불을 들추고 얼굴을 드러낸 여인과 눈이 딱 마주쳤다·

긴 속눈썹 아래의 두 눈동자가 호수에 비친 보름달처럼 일렁인다·

분명 칠흑같이 어두운 밤의 색깔이었지만 환한 은하수 아래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가는 팔다리와 창백한 살결이 검은 머리카락과 더욱 대비가 되어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한 인상을 풍겼다·

여자는 애교살이 밀려 올라가는 순진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리 와서 엄마랑 같이 누울래?”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건넨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았다·

나는 침대 위로 기어올라가서 그녀와 나란히 천장을 보고 누웠다·

“설아 손 따뜻하다···”

깍지를 낀 손은 더 이상 시체처럼 차갑지 않았다·

 

* * *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상 현상을 자연재해 반대로 사람이 원인이 되어서 일어난 재난을 인재(人災)라고 불러·”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나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무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설아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

“그럼 자연에 가까운 존재가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재해는 도대체 어느쪽에 속할까·”

“자연재해?”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남는 게 시간인만큼 나는 설아에게 길고 긴 전생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침식이라 불리는 마립자의 씨앗은 우리 인간들의 본성을 자극하여 숙주를 중심으로 주변을 초토화시켰어· 게다가 숙주가 죽더라도 근처의 다른 숙주를 찾아 기생한다?”

“흐어··· 무섭다···”

“맞아· 정말 암세포보다도 질긴 놈들이야·”

나는 스승님의 유언을 충실히 받들어 ‘아카식 레코드’로 본성을 거세시킨 나의 분신 6개를 만들었고 빈 껍데기에 침식을 전부 이전시켰다·

기억과 자아가 모두 사라진 몸뚱어리에 들어갔음에도 침식들이 스스로 인격을 형성하여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양새는 사뭇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했다·

“내가 뭐 암세포도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주의는 아니었으니까· 내가 만들어낸 존재들인만큼 내가 책임지고 죽여야만 했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일곱 개의 침식들을 모두 비활성화시켜 하나의 육체 안에 봉인할 수 있었다·

그 장대한 계획은 히아센이 내 목숨을 거두는 것으로 완성이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까· 어린아이들에게 잘 대해주기로 결심했던 게·”

파멸할 미래가 정해져있는 침식들과 달리 인간에게는 자유의지와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으니까·

“그래서 잘 대해줬어?”

“나름대로?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줄지는 몰라도 나는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아·”

“나메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런 걸까···”

아카데미에서의 소꿉놀이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결국 나는 전생에서부터 쭉 이어진 굴러 들어온 돌같은 존재이다·

환생을 한 쪽이든 전생을 기억하는 쪽이든 친구들과의 거리감은 점점 벌어져가겠지·

특히나 그걸 이번 아카데미 대항전을 치르고 난 뒤 많이 체감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과 별개로 주변의 친한 소수를 제외하고선 다들 날 어려워하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마치 전생에서 받은 시선과 비슷하다·

“나메야 그럼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응·”

“아델라는 너한테 어떤 존재야?”

“으음···”

눈을 감고 오랜 고민을 이어나갔다·

아델라와 만난 과정을 떠올려본다·

왜 나는 NPC에 불과했던 아델라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걸까·

단순히 내가 약하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아집 때문일까·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꼈던 것도 침식들을 강제로 ‘수거’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말의 죄책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아이도 나도 일단은 둘 다 이쪽 세상에는 연이 없으니까· 서로 돕고 살아야지·”

“친구네·”

“응··· 친구· 설아 말이 맞아···”

“우리 나메 같은 좋은 친구를 둬서 걔는 정말 복 받은 거야!”

“저기 설아야·”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살아있을 때 이런 표정을 더 보면 좋았을 것을·

“나는 설아 딸이지만 설아 딸이 아닐 수도 있어·”

“응·”

“오히려 설아보다 더 오래 살았었지· 설아보다 나이가 많은 적도 있었고·”

“응·”

“그래서 사실 난 말이야··· 설아를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어쩌면 나는 네 딸의 몸을 차지해버린 나쁜 마녀일 수도 있는 거고-”

“노나메!”

“아 깜짝이야!”

설아가 두 손으로 내 뺨을 꾸욱 짓눌렀다·

입술이 동그랗게 말아져 오리처럼 삐죽 튀어나왔다·

“누가 뭐라해도 너는 내 딸이야· 그건 절대로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아니 내 말을 제대로 들은 건 맞아? 나한테는 전생의 기억···”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

“둘 다 그냥 내 딸 해버리면 안 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가 미간을 확 찌푸려보이자 설아는 내 머리를 당겨 품 속에 안아주었다·

“나메야 상상해봐· 만약에 말이야· 우리가 평범하게 살았다면 난 오히려 나메처럼 어른스러운 딸이 있어서 좋았을 것 같은데? 친구같은 딸 친구같은 엄마 정말 좋지 않아?”

“아···”

“게다가 나메가 캡슐에서 구출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전생의 기억이 있었던 덕분이잖아· 우리 딸이 씩씩하게 잘 살아남아서 이렇게 우리 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

“그런 말을 하면···”

“네가 전생에서 무엇을 경험했고 어떤 시선을 받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지금 나메 너는 엄마한테 있어서 그냥 한 명의 귀여운 어리광쟁이 딸일 뿐이야· 응응 확실해·”

갑자기 심장이 꽉 조여오는 느낌·

뜨거운 아픔이 목을 타고 머리로 넘어왔다·

“나는···”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나··· 그 말이 너무나도 듣고 싶었나봐···”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울음을 참아야지 참아야지 되뇌이면서도·

설아가 괜히 내 등을 토닥여주자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눈물방울들이 그녀의 가슴팍을 적신다·

“그 말을 들으려고··· 흐윽··· 나 지금까지··· 살아왔을까···”

정말로 눈물샘이 고장난 것 같아·

설아가 엄지 손가락으로 내 눈가를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럴 때마다 눈물이 다시 주르륵 흘러내린다·

“엄마가 살아있었으면··· 방금 했던 말을 나한테 똑같이 해줬을까···?”

“응· 틀림없이 그랬을 거야·”

“엄마가··· 나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기껏 찾은 새 인생인데··· 이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는데··· 흐끅···”

차라리 이 모든 것이 환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따스한 말들이 보드라운 품이 전부 현실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복잡한 고민 따위는 전부 떨쳐내고 바보처럼 엄마에게 안긴 이 상태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많이 힘들었구나···”

“너무 무서워··· 막··· 흐끅··· 막 나쁜 선배들이··· 쪼잔하게 나한테 규칙위반 마법 몰래 사용하고···! 또 발뺌하고··· 오러하트··· 내가 엄청 힘들게 철심 박아서 만들어놓은 거 망가지면 안 되니까··· 빨리 마나 빼내야 되는데··· 그런데 팔에서 피가 안 멈추고 계속 흘러나와서···! 진짜 엄청 아팠는데··· 흐으윽···”

어린 아이는 심적으로도 너무 연약해서

물이 꽉 찬 컵처럼 조금만 잡고 흔들어주어도 감정이 밖으로 줄줄 샜다·

설아의 손길 한번 한번에 나는 속절없이 무너져버렸다·

하지만 방문의 틈새가 조금씩 열리고 설아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나메야 울음 뚝 그쳐야지· 이제 갈 시간이야·”

“이런 걸 가지고 울 정도였으면··· 전생의 그 지옥같은 세상에서 버티지 못 했어· 지금 난 그냥 엄마 딸이야··· 그냥 그렇다고···”

하지만 여기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방·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서글프게 흐느낄 수 있어서 마냥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나메 너는 세상과 연이 없는 게 아니야·”

“··· 그게 무슨 말이야·”

“저기 봐봐· 널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잖아·”

“아···”

설아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창 밖을 가리켰다·

이윽고 문이 활짝 열리자 청량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헤집고 지나갔다·

푸른 초목이 끝없이 펼쳐진 공간에는 내가 익히 아는 얼굴들이 보였다·

“우리 나메는 내가 없어도 외롭지 않을 거야·”

 

* * *

 

검푸른 하늘이 막 밝아지기 시작하는 이른 새벽이었다·

“예 할아버지·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쪽에서 마중 나올 테니까 도착하시기 전에 미리 연락 주세요· 민우야 아린아! 어서 잠 깨고 옷 갈아입자·”

바이오 아카식의 CEO 백호찬은 이제 막 백봉곤 훈장과의 연락을 끝마치고 비몽사몽한 아이들을 깨웠다·

“으음··· 우리 어디 가요···?”

“나메 병문안 갈 거야· 나메가 지금 많이 아프대·”

 

* * *

 

“안녕하세요··· 저 아까 연락드렸던 한국대학교 음악대학 단니엘이라고 합니다· 신연호씨 맞으시죠?”

[네 제가 신연호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반소월씨 연락처도 여쭈어볼 수 있을까요? 나메와 관련된 일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네 잠시-]

[바로 옆에 있어요· 병문안 때문에 그러시죠?]

“네? 아 네···!”

[저희도 지금 병원 가는 길이니까 중간에 만나서 함께 들어가죠·]

전화가 뚝 끊어지고 옆에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윤슬이 다리를 마구 떨었다·

“어때 오신대···?”

“응· 아까 톡 보낸 거 보고 바로 출발하셨나봐·”

“또 아는 인맥 총동원해서 불러봐·”

“나 아싸라서 잘 모르는데· 우리 과 교수님···? 그건 좀 오바인가?”

 

* * *

 

“무슨 경찰조사를 무슨 밤을 새면서까지 받았냐? 난 네가 무슨 국정원에 끌려간 줄 알았네·”

세단 상석에 앉은 구온유 교장이 팔짱을 끼며 천교수에게 물었다·

“입 좀 다물고 가지·”

운전대를 잡은 천교수가 쌀쌀맞게 대답했다·

초췌한 인상이 더해져 사납기 그지없었다·

덩달아 같이 끌려온 재클린 캐롤 담임은 조수석에 앉아 두 전쟁 영웅 사이에서 흐르는 불편한 기류를 감내해야만 했다·

‘하아··· 제발 나메가 괜찮아야 할 텐데···’

 

* * *

 

“아스타르테···? 아스테리아 말하는 거 아닐까?”

“아 그래 그거! 나메가 맨날 즐겨 하던 롤 챔피언이잖아·”

“진짜 기억을 잃기라도 한 거야 뭐야· 괜히 사람 불안하게 만들어···”

“기사님 저희 서울 XX병원으로 가주세요·”

나메와 처음 합방을 진행한 클랜원 유시아는 클랜원들과 만나 택시를 잡았다·

“뭐 아는 거 없어? 기사 뜬 거라도·”

“기사는 완전 난리지· 건강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한부라는 말까지··· 다들 제각각이야·”

“나메 어떡해··· 흐윽··· 이러다 우리 기억 못 하는 거 아니야···?”

상황이 상황인만큼 농담도 나오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대로변을 달리는 타이어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 * *

 

“야 이하루· 문 열어·”

나메와의 연락이 끊긴지 벌써 사흘 째였다·

이하루는 아카데미에 돌아와서도 계속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였다·

매니저 자격으로 병문안을 가게 된 언니 이보름은 동생도 함께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지금 나메 보러 갈 거니까 나와· 차 태워줄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l마가l님 1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의 의견에 경청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초심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익명의 후원자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피폐시러 나데나데조아!! 나메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아이인만큼 독자님들도 무한한 애정을 쏟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치킨이좋아님 6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사랑을 의인화하면 그게 바로 나메 아닐까요?! 나메와 쭉 함께해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유니님님 10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어제와 같은 파트는 연참으로 빨리 넘겨버렸어야 했는데 작가의 역량이 미숙하여 그러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열심히 노력하여 연참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마나인방 1부와 2부 초반 부근에서 도를 넘은 악플들이 나와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글이나 내용 또는 개연성 자체에 대한 지적은 독자님들께서 저의 부족함을 알려주시는 부분이고 비교적 건전한 피드백에 속한다고 생각하여 발전을 위해 언제나 경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나인방이 일러나 이모티콘 때문에 떴다는 등 작품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댓글들은 도대체 무슨 심보로 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답글을 달아드리려고 해도 바로 댓글을 지워버리시니 정말 난감합니다· 여기까지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그런 댓글들은 꾸준히 봐주시는 독자님들을 위해서라도 전부 차단으로 대응할 예정이오니 그렇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생 스토리는 이번 회차에서 정말 많은 부분을 설명드려서 당분간(약 100화 정도?)은 나올 계획이 없으니 안심하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