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9
[NoNaMe_11]
[노나메 · 팔로워 715만명]
광고 받습니다· 문의는 NoName 트게더 커뮤니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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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vel) 찾았다 다음 아기공녀·🍼👑 [♡5958]
-(waresoft) 순수 탐험 그리고 마지막 남은 것은 나메· [♡2194]
-(nyke) 👟나이키와 함께라면 아무도 나메를 막을 수 없으셈ㅋㅋ [♡4602]
-(modernoutlets) VVIP로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3370]
-(tiqtoq_kr) 아데라 챌린지! 함께 만들어봐! [♡6851]
-(kobacomain) 나메야 노벨평화상 타러 가지 않을래? 띠료링~띵~♬ -공익광고협의회- [♡2928]
“이거 다 대기업 아니야? 내 말은 대기업 스트리머 말고 진짜 대기업!”
카리리가 내 인스타 계정을 보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댓글 쓴 모두가 문의글을 쓴 건 아니야· 그냥 댓글을 다는 것만으로도 자기네들 회사 홍보가 되니까 그랬겠지·”
“아니 그래도! 나메 인기가 이 정도였을 줄은 정말 몰랐는 걸·”
점진적으로 유명세를 얻는 게 아니라 한번에 여러 계단을 오르듯 널뛰었으니까·
첫 번째 도약의 분기점은 따갚대 인터뷰 두 번째는 아카데미 대항전이었겠지·
“그래서 어느 광고부터 먼저 출연할 건지 정했어?”
“너무 많아서 다 검토하지도 못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출연료를 명시하지 않아가지고·”
“하긴· 원래 대부분의 광고 계약은 연예 기획사가 도맡아 하니까· 출연료 같은 것도 계약 기간이나 노출 빈도에 따라서도 모두 달라지고·”
“기획사가 꼭 필요해?”
“보통 기획사가 있으면 이윤을 추구하는 이미지를 소속 연예인과 분리시킴으로써 대중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장가격에 따른 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 있거든·”
“오 좀 똑똑해보인다· 하지만 당장 어딘가에 소속될 생각은 없어· 조금 힘들더라도 내가 알아서 해볼 생각이야·”
소속은 아카데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스스로에게 제약을 거는 행위는 불필요했다·
“그럼 적어도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겠네· 산업의 종류에 따라서도 나눠볼 수 있을 테고· 기업 규모라든지 사회적 평판? 물론 그 중에서 출연료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말이야· 대충 얼마 이상부터 생각해봤는데?”
나는 양반다리를 하고 고민에 잠겼다·
전생에서 상인길드가 제국과 성국 사이의 교역로를 뚫어주는 조건으로 내게 로비를 한 게 대략 60만 골드쯤 됐으니까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한 5000억?”
“으엉?”
카리리가 삑사리를 냈다·
이게 아닌가보다·
“5000만원· 이건 진짜 최소야·”
“으으음 흐음··· 뭐 나메니깐! 나도 최소한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럼 이제 마지막 단계 출연료를 알릴 차례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돈을 많이 버는 걸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한번 출연료를 까는 순간 그걸로 씹어대는 언론들도 엄청 많고·”
특히나 그 대상이 어리면 어릴수록 반감이 커진다· 카리리는 그런 점을 우려했던 것이다·
“첫 단추만 잘 끼우면 되지·”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어디로 갈지 마음을 굳혔다·
첫 행선지는 공익광고협의회였다·
* * *
공익광고협의회 그리고 세이브더칠드런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3분짜리 단편 광고영화 ‘안심하십시오 지금 서울은 전쟁 중입니다’·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어린이의 삶이 전쟁으로 인해 처참하게 파괴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영상을 다시 찍을 위기에 처했다·
천만영화에도 출연했던 연기천재 13살 아역배우가 학교폭력 및 8살 여아 성추행이라는 2단콤보로 아주 완벽하게 나락을 가버렸기 때문이다·
“아오 내가 공익광고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때려쳤는데! 그 상놈의 새끼 하나 때문에 지금 무급노동을 하는 사람들만 대체 몇 명이야!”
데구르르-
빨간색 플라스틱 확성기가 바닥에 나뒹군다·
쇠락해가는 공익광고를 되살려보겠다고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장평식 감독은 고개를 숙여 매끈한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좋은 광고를 만들어봤자 자신에게 돈이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의무감으로 진행했던 촬영이 예상치 못한 일로 틀어져버리자 수면제 없이는 잠에 못 들 지경이었다·
“그래도 코바코측에서 어떻게 땜빵을 잘 구해서 다행이지 뭐예요· 예산도 부족하면 더 지원해주겠다고 하고·”
“도통 믿을 수가 있어야지· 연기 잘하는 아역 하나 구하는게 스타급 배우 섭외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건 알지?”
‘지금 서울은 전쟁 중입니다’에서는 아역배우에게 고도의 연기력을 요구했다·
감독의 고집 때문에 이제 와서 대본을 뒤엎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 사실···”
“왜 또 뭐! 나 제발 불안하게 좀 만들지 마· 심신미약이라고·”
“땜빵된 애가 8살이라는···”
“하아아아아···”
깊은 한숨과 함께 촬영감독의 몸이 파김치처럼 늘어졌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연기 잘한다는 13살 배우도 겨우 장평식 감독의 기준에 맞추는데 8살이면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었으리라·
“결국 공무원식 일처리가 다 이래·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 하나도! 8살 아역배우면 내가 좀만 뭐라해도 찡찡거릴 거 아니야?”
“사실 정식 배우도 아니라서 아마 이번 촬영이 처음이지 않을까···”
“거기까지· 더 들으면 화병날 것 같으니까·”
조감독이 입을 지퍼처럼 다물었다·
그래도 장평식 감독 정도면 영화 감독 중에선 성격이 정말 유한 편에 속했다·
연출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감독들도 더러 있었으므로·
하지만 과연 지금 올 아이가 과연 그의 까탈스러운 성격을 전부 받아줄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덜컹-
끼이이익-
중앙의 철제문이 활짝 열리고 어두컴컴한 세트장에 햇빛이 흘러들어왔다·
역광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어도 그녀의 몸집이 정말 작았다는 것만 유추할 수 있었다·
소녀는 조명 아래로 아장아장 걸어들어왔다·
캠핑의자에 앉아있던 감독이 비로소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얼굴인데? 혹시 노나메냐?”
확인 차 묻는 질문· 촬영진들이 수군거리는 것으로 보아 확실했다·
“안녕하세요· 전쟁 반대 공익광고에 출연하게 된 노나메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어 그래 안녕 반갑다· 네가 올 줄은 진짜 예상도 못 했네· 장평식 촬영감독이라고 해·”
어리다· 어려도 너무 어리다· 그것이 나메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물론 이 광고에서는 어린 소년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와야했지만 감독 또한 현실상의 한계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타협한 게 13살이었는데 이 사람들은 당최 무슨 생각으로 이런 꼬맹이를 보내왔는가·
‘그래 애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 책임감 없는 공익광고협의회 놈들이 문제지···’
장평식 감독이 손을 모아 자신의 얼굴을 쓸더니 이윽고 나메가 들고 있는 대본에 시선을 주었다·
“그거 대본이니? 처음 볼 텐데 모르는 용어도 많지 않았어?”
“많긴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데려다주신 스태프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의미는 얼추 파악했어요·”
“그래· 상황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삼촌한테 들었겠네?”
끄덕-
나메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시간이 별로 없거든? 근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한번씩 찍어본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우리 나메친구만 열심히 하면 빨리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잘할 수 있겠지?”
어시스턴트는 장감독이 은근히 나메에게 압박을 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
처음부터 기를 확 꺾어놓으려는 목적이었다·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말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작업효율이 나오려면 어쩔 수 없는 처사라고 생각했다·
“네·”
“네 감독님이라고 불러달라고는 안 할게· 어차피 정식 배우도 아니랬으니까·”
“네·”
“우리는 나메가 나오는 부분만 재촬영을 하면 돼· 대본 외우고 촬영하고 다시 대본 외우고 촬영하는 걸 쉴 새 없이 반복할 테니까 네가 힘들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안 쉬고 논스탑으로 할 거야· 오케이?”
“네·”
“좋아 씬 13부터 시작할 거야· 빨리 가서 외워·”
장 감독은 바닥에서 분홍색 수면안대를 머리에 쓰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여전히 느껴지는 인기척·
잠시 안대를 들추고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은 나메를 힐끗 바라보았다·
“왜? 뭐 문제 있어?”
“전 다 외웠으니까 바로 시작하시죠·”
“앞부분이 아니라 씬 13인데?”
“전부 외웠어요· 헤드라인 대사 대지문 소지문 그리고 장면전환까지·”
나메가 대본을 펄럭이며 말했다·
“··· 대본 줘볼래?”
그는 몸을 벌떡 일으켜세우고는 대본을 가져왔다·
“씬23·”
“씬23 주택가 밤· 아이는 자동차 뒷좌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다· 아이는 인형을 품에 껴안고 깍지 낀 손을 벌벌 떨면서 눈을 감는다· 경찰차와 구급차 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아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실눈을 뜨며· 여긴 어디야· 지금 엄마한테 가고 있는 거지? 맞지?”
일정한 톤으로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오는 대답·
단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와··· 내 살다살다··· 이걸 통째로···”
장감독이 말문을 잃었다·
천재는 출발선부터 정녕 다르단 말인가?
연기의 절반은 암기가 차지한다·
장감독은 메소드 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본에 적힌 것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는 지에 따라 배우들의 실력이 갈린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
“넌 연기까지 잘하면 안 되겠다·”
그럼 정말 재능을 시기할 배우들이 한둘이 아닐 것 같으니까·
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모르는 사실이 있다면·
나메는 전쟁의 PTSD를 직접 겪어본 당사자였다는 것이다·
* * *
아카데미를 자퇴하고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아다녔을 적이었다·
나는 발에 물집이 잡혀 터질 때까지 하염없이 계속 동쪽으로 걸었다·
뿔이 달려있는 게 대체 뭐가 대수라고·
그토록 꼴보기가 싫으면 내가 꺼져주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국경 마을에서 한 마족 노부부를 만났다·
행정상으로는 카이젠 제국의 지역이었지만 국경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나는 스스로를 반마(半魔)라 소개했다·
내가 아직 마족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있었을 때였으니까·
그들은 내게 호밀빵과 따뜻한 귀리죽을 대접했다·
제국의 평민들이 먹는 음식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노부부는 전쟁으로 손자와 아들을 잃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마족들은 원래 가족애가 없는 게 아니었다·
마족들에게 가족은 영원한 친구였다·
나는 친구를 잃은 슬픔에 공감해주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다·
산딸기와 살구를 채집하는 법 암탉 몰래 달걀을 가져오는 법 렌틸콩과 양배추로 샐러드를 해먹는 법을 배웠다·
밤에는 그들에게 글씨를 알려주며 이따금씩 침입하는 마물들을 물리쳤다·
산에서 송로버섯이라도 따놓은 날에는 전생에서 얻은 지식으로 이게 정말 부자들만 먹는 대단한 식재료라고 설명했다·
함박웃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한가한 전원생활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처였다·
그들은 나를 조금 독특한 친구로 생각했을지언정 나는 이름조차 모르는 그들을 조부모처럼 각별하게 따랐다·
야속하게도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할머니는 시장에 들리기 위해 국경을 넘다가 마족 경비대에게 붙잡혔다·
그녀는 그대로 동쪽 나라로 끌려갔다·
다리 아픈 할아버지의 깊은 주름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할머니를 꼭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동쪽으로 떠났다·
그녀의 흔적을 따라 도착한 곳은 어느 한 공동묘지였다·
아아·
하얀 재로 변해버린 할머니의 유해·
나는 손톱이 깨지는 줄도 모르고 그것을 있는 대로 자루에 끌어모았다·
흙더미를 어깨에 지고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내가 없는 사이 제국의 군대는 마족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단 심문관들이 우뚝 세워놓은 은색 십자가가 마을 곳곳에 박혀있었다·
가죽밖에 남지 않은 할아버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빌고 백골을 흩뿌렸다·
나는 차라리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라도 나오거나 비통한 심정으로 펑펑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이 모든 상황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냥 몇날 며칠을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계속 이러고 있다보면 기나긴 악몽에서 깰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다시 셋이서 함께 웃을 수 있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으니까·
“얘야· 부모님은 지금 어디 계시니?”
“···”
* * *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대량폭격 마법으로 부모를 잃은 소녀의 눈동자에는 한 줌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잿빛 하늘 아래에서 말라비틀어진 두 입술이 미약하게 떨린다·
극단적으로 확장된 동공 검은 눈은 끝끝내 초점을 잃어버렸다·
나메는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호흡 한번 한번에서 쓰라린 고통이 느껴진다·
그녀의 정신은 이미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린 것 같았다·
검은 먼지 묻은 볼을 타고 한쪽 눈에서 작은 물방울이 맥없이 흘러나왔다·
다른 쪽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사막처럼 메말라 있었다·
나메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두 눈을 똑바로 떠서 카메라를 응시했다·
정면에서 클로즈업을 하던 카메라맨이 얼굴을 옆으로 빼꼼 내밀었다·
맨눈으로 소녀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와···’
경악스럽다· 저게 어찌 8살 아이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이란 말인가?
계속 바라보고 있자니 끔찍하고 속이 울렁거리기까지 해서 남성은 인고 끝에 참았던 숨을 가까스로 토해냈다·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어나고 있어요· 전쟁이·”
흐느끼듯이 내뱉은 말과 함께 나메는 감독의 컷 사인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 컷!”
기나긴 정적이 흘렀다·
줄곧 나메를 지켜보던 감독의 눈빛이 감동과 경탄으로 그득했다·
찬란한 재능의 원석을 목도한 것처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알빠노혹등고래님 1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출석체크 언제나 감사드려요!!
톡쏘는탄산수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아델라 사이다짤이 시급하네요!! 언제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생각해보니 스칼렛 요한슨이 영화 루시에서 한쪽 눈으로만 우는 연기를 했다는데 다시 보니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커넥트에서 정해인 배우도 성공했다고 하네요!!
인생픽 23위라니!! 독자님들이 보내주시는 응원에 언제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니케(nikke) -> 나이키(nyke)로 수정하였습니다··!! 니케는 동일한 이름의 게임이 너무 확 연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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