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6
<Best 자유게시글>
[나 혼자만 성기사]
작성자: 대학원생살려
혹시 성기사 공략 쓰면 봐줄 사람 있음?
성기사 클래스 최초 솔팟 나이트메어(8/6/7) 클리어 (전투력: 100484)
(스크린샷)
-성기사 픽률 0%인데 누가 본다고
-뭐고 합성 아이가?
-개노잼주작ㄴ
-얘 ‘한국’ 클랜 부마 ‘대살’ 아님?
ㄴ뭐야 찐이네ㅋㅋ
-아니 씹 뭐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기사로 솔팟 나이트메어도 어려운데 디버프 3종 달고 깼다고?
ㄴ8/6/7 부옵에 투력 10만이면 아레나에서도 먹히지 않냐?
ㄴ어지간한 다이아도 대가리 썰림 ㅇㅇ
-보스한테 딜이 박히기나 함?
-이건 념글 보내야지
<Best 공략게시글>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 뉴메타 ‘나 혼자만 성기사’ (진지/장문)]
거두절미하고 3줄 요약부터 박음·
무한힐
무한딱콩
????
PROFIT!
서론)
월오아의 현 아레나 메타는 너무 단조롭다·
탱딜힐의 밸런스가 아무리 잘 맞는다지만 결국 아레나는 집 나간 우리 집 뽀삐도 알고 있듯이 전투력 싸움이다·
브실골 버러지들을 위해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현 메타는 가위바위보가 아닌 가위가위가위 싸움이다· 더 크고 우람한 가위가 무조건 이기는 메타이다· 이유는 후술하겠다·
아레나에서 밥값을 하려면 스토리 육성시 솔로 나이트메어(5/5/5) 난이도까지는 장착하는게 필수인데 애초에 힐러 클래스인 성기사는 보스몹을 잡을 딜이 나오지 않아서 클리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게 정설이었다·
차원강하 스크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 * *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로라야·”
“우아아아아아! 우리 이제 진짜로 게임 같이 할 수 있는 거야 나메 언니?”
“응· 넌 내 방에 있는 캡슐을 쓰면 돼· 천교수님 방에 있는 건 내가 쓸게·”
“언니 나 가슴이 계속 쿵쾅쿵쾅해 어떡해···!”
로라는 기쁨에 들떠 발을 동동 굴렀다·
나는 로라의 생일을 기념하여 그녀를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거실에서 커피를 홀짝이던 천규진 교수는 나란히 들어온 우리를 모습을 보더니 박장대소가 터지셨다·
“눈이 오나 보구나· 머리에 눈이 많이도 쌓였네!”
“안녕하세요!”
“오냐· 네가 나메 친구 로라구나? 오늘이 생일이라며?”
“네! 이제 일곱 살이에요!”
“하하 생일 축하한다·”
로라가 손가락 일곱 개를 피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교수님은 이따가 저녁에 먹을 것들을 장을 보러 가야 한다며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오늘 우리가 할 일정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을 해주었다·
“캡슐에 들어가서 먼저 개인정보 등록을 하면 돼· 중간에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알려줄게·”
캡슐을 처음 이용하는 로라니까 초반에 여러 절차가 필요했다·
아이디를 생성한다던지 아바타를 생성한다던지 말이다·
“우리가 할 게임은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야· 만약 초기설정이 끝나고 대기실로 이동하게 되면 책장이 하나 있을텐데 ‘인기게임’ 칸에 가서 왼쪽에서 두 번째를 고르면 돼·”
“으음··· 알겠어 일단 해볼게! 언니 그럼 나 지금 바로 들어간다?”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
5년 전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게임 산업계의 판도를 통째로 뒤바꿔버린 RPG계의 수작·
주목할만한 점은 이 게임은 RPG도 MMORPG도 아닌 ‘월오아’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었다·
바로 ‘RPG형 스토리’와 ‘AOS형 PVP’ 시스템을 아예 분리시킨 것·
스토리를 클리어하면 업적과 난이도에 따라 캐릭터의 최종 스탯이 결정되고 이를 곧 PVP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신규 유저들은 RPG만 즐기기에도 충분했고 하드 유저들도 반복적인 클리어를 통해 원하는 스탯의 캐릭터를 생성하여 PVP 주간에 캐릭터의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각 PVP 전장의 컨셉은 시즌마다 바뀌기 때문에 메타에 걸맞는 직업군과 스킬트리를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묘미였다·
물론 지금 로라와는 스토리 모드만 즐길 예정이었다·
그냥 마법 좀 쓸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줄 알았더니 레거시 오브 레전드를 누르고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게임·
한 때 시청자들이 게임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고 권했을 때를 떠올리니 괜히 괘씸해졌다·
“언니 나 계정 잘 만들어졌는지 봐주라!”
“응 잘 됐어· 이제 게임 접속해서 아바타만 만들면 돼·”
“으으 어떻게 만들지? 분명 어제밤에 자기 전에 생각해놨었는데·”
RPG의 꽃은 아바타 깎기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아바타 제작은 중요했다·
물론 이는 직업군의 선택이 선행되었을 때 할 수 있는 소리였다·
“직업을 먼저 정해야지· 로라는 무슨 직업 하고 싶어?”
“난 용사! 용사 할래 용사!”
“알겠어· 그럼 내가 보조해주는 역할을 고를게·”
로라는 고민도 없이 용사 직업을 골랐다·
스토리모드는 듀오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므로 나는 당연하게도 ‘힐러’ 클래스를 골랐다·
용사에도 투핸드소드를 쓸 것인지 롱소드를 쓸 것인지 나뉜 것처럼 힐러 클래스에도 성기사 사제 주술사 등 여러 가지 선택의 폭이 있었다·
어느 직업도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마법사도 힐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어디까지나 로라와 함께하는 게임이었기에 가장 힐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를 골랐다·
[아바타를 제작합니다]
[자동/반자동/수동]
선택지가 주어진다·
아예 랜덤으로 고를 것인지 아니면 뼈와 살 그리고 솜털 하나하나 깎을 것인지·
그런데 이 ‘반자동’은 또 무엇이지?
[반자동 아바타 생성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사용자의 뇌파를 감지해서 AI가 최적의 아바타를 생성해냅니다]
[반자동]
[명확한 아바타 생성을 위해 인물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주십시오]
[Countdown: 10]
[Countdown: 9]
뇌파 탐지?
뇌파가 무슨 뜻이지?
하여튼 사제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떠올려보라 하니 나는 대충 이전 세계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아바타를 생성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완성된 아바타를 보고 나는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
찬란한 곱슬의 은발 머리·
검은 동공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푸른 홍채만 남은 눈·
비웃는 모양새의 호선을 그리는 입꼬리와 날렵한 턱선까지·
무엇보다 흉악스러운 크기의 가슴과 당장이라도 스타킹이 터질 것만 같은 탄탄한 허벅지를 보유한 주인은 한명밖에 없었다·
“실비아 알펜하임···”
가증스러운 것·
하필 떠올려도···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합니다]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이미 삭제된 캐릭터입니다] [이미 삭제된 캐릭터입니다]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런타임 오류 -2147217900 (80040e14)]
“나메 언니!”
“응···?”
“나 다 만들었어! 어때?”
상념에 빠져들기도 전에 나는 로라의 재촉하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내 앞에서 빙그르르 한바퀴 돌아 자신의 아바타를 자랑했다·
열여섯 전후로 보이는 앳된 시골 소녀가 해맑게 웃음 지었다·
로라가 10년만 자라면 딱 저런 모습일까 싶을 정도로 그녀와 이목구비가 닮았었다·
AI라는 거 정말 신기하네·
“많이 이상해···?”
“아니·”
[명확한 아바타 생성을 위해 인물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주십시오]
[Countdown: 10]
내가 로라 아바타의 나이대였을 때의 내 전생을 떠올렸다·
아카데미를 처음 입학한 날·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 너무나도 들뜬 나머지 밤을 새버린 그 날로 나는 돌아간다·
역시 다른 사람의 몸은 적응하기 힘드니까 말이야·
[아바타를 생성했습니다]
“예쁘네 우리 로라·”
에스타샤
한번 더 당신의 몸을 빌려야 할 것 같아·
“언니···!”
이로서 키는 비슷하게 맞추어졌다·
나는 애써 환하게 웃어보이며 로라를 내 품에 꼭 안아주었다·
“정말 예뻐 오로라 용사님·”
“으에에···”
“로라?”
로라가 별안간 손을 바들댔다·
“언니 나 숨이 안 쉬어져···!”
“아 미안·”
내가 너무 세게 안았나보다·
“그··· 나메 언니? 저기··· 음···”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가슴이 너무 큰 거 아니야···? 걸어다니다가 불편할 수도 있고··· 그럴 것 같은뎅·”
“이게 크다고?”
확실히 그녀의 아바타는 나의 것에 비하면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가치관의 차이 때문인가?
하기야 난 어른으로 한번 지내봤으니까 열여섯일 때 내 몸을 보고도 딱히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말이다·
로라에게 차마 실비아 알펜하임을 보여주지 못해서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진짜 큰 게 뭔지 보여줘?
“아무튼 시작하자·”
“쪼아! 가자가자가자·”
[그대에게 세계수의 축복이 깃들길·]
* * *
허탈하다·
늑대를 이렇게 쉽게 물리칠 수 있는 거였다고?
내가 이전에 했을 때 없었던 튜토리얼이 생겨났다·
로라는 튜토리얼이 제공하는 화살표를 착실히 따라갔다·
그랬더니 숲의 사냥꾼이 쓰다 남은 야생동물 포획 덫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상함을 느낀 와중 우리들의 위치가 ‘레피’라는 아이도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Prologue: 신탁의 아이]
익숙한 스토리 소개 문구가 등장했고 늑대 울음소리도 당연 빠지지 않았다·
[늑대를 사냥꾼의 덫까지 유인하십시오·]
“늑대 무서운데···”
하지만 우는 소리를 했던 것 치고 로라는 돌맹이까지 동원하여 늑대의 관심을 충분히 끄는데 성공했다·
“아우우우우우우!”
늑대 소리가 아니다·
로라의 입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잖아·
하여튼간에 화가 제대로 뻗친 늑대들은 천천히 거리를 좁히기는커녕 직선으로 달려들었다·
당연하지만 늑대 열 마리는 너끈히 포획할만한 덫이었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들은 우후죽순 우리 앞에서 쓰러져버리는 것이었다·
“우와! 멍멍이 잡았다!”
“멍멍이가 아니라 늑대라니까·”
로라의 잘못된 지식도 바로잡아주는 건 덤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AremoiT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매일 독자님께서 달아주시는 댓글을 보면서 하루하루 삶의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에스타샤 황녀는 열여섯살 때 이미 D컵이었습니다· 사실 옷을 입으면 그렇게 티나는 크기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제의 옷을 상상해보신다면 로라의 입장도 이해가 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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