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74
국가교류전은 정치부 연예부 스포츠부 국제부 기자들이 모두 달라붙는 커다란 이벤트였다·
일본에서도 극우 성향인 산케이 신문의 모리타 고이치는 최근 한국 언론들의 행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본 4강 견인한 고유마도 설망어검 “노나메 합작품”설 급부각·]
[한국 전지훈련으로 한층 스텝업한 카츠하타 유파·]
[노나메 최연소 국가교류전 참가자로 뽑힐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충분히 가능성 있어·]
“이게 국뽕티비가 아니라 대형언론에서 내보낸 기사라니 한국도 이제 끝물이군·”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어떻게든 일본의 활약을 까내리고 노나메를 치켜세우는 식의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노나메가 카츠하타 유파 전지훈련에 참여해 도움을 줬다는 소식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 퍼지곤 했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일본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카츠하타 에미카는 일본의 자랑이다·
그녀의 공은 온전히 일본에 종속되어야 한다·
[249번을 때릴 동안 어린 애 하나 못 쓰러뜨렸다는 게 자랑이에요? 이야 일본사람들 마도대련 보는 눈이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데-]
모리타 고이치는 이를 이용해 일본 내에서 나메의 평판을 떨어뜨리기로 작정했다·
국가교류전에서 우승하고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카츠하타 하나에게만 집중될 수 있도록·
무엇보다 혐한 비즈니스는 돈이 된다·
‘카츠하타양 지켜봐 줘 내가 일본 마도사의 명예를 지켜내고 있어·’
동의 없는 녹음 자체는 불법·
따라서 그는 우회 프로그램으로 꽁꽁 무장하여 익명으로 커뮤니티에 녹음본을 풀었다·
예상대로 커뮤니티는 활활 불타올랐다·
쿠소가키 예의가 없다 자식교육이 필요하다 오만하다 등의 댓글이 우수수 달린다·
어느정도 글이 무르익었으면 네티즌들의 반응을 캡처하여 기사로 작성한다·
‘먼저 선을 넘은 건 한국쪽이지· 어디서 국가교류전에도 참가 못 한 것들이 쯧···!’
고이치는 기사를 쓰느라 4강 경기를 미처 챙겨보지 못했다·
뒤늦게 에미카의 인터뷰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그때 노나메가 불시에 등장했다·
목욕가운 한 장만 걸치고 나온 모습은 사뭇 위태로워보인다·
그런데 방송국 채팅창의 반응은 고이치가 익명 커뮤니티에서 보았던 것과 달리 매우 호의적이었다·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눈 진짜 똘망똘망하고 큰 거 봐ㅎㅎ
-피부도 정말 아기처럼 하얗고 뽀송뽀송하네ㅋㅋㅋㅋ
-나도 저런 여동생 하나만 있었으면 여한이 없겠다·
-사인: 노나메의 윙크·
-같이 있던 여자는 누구인가요? 언니?
나메가 마법으로 머리의 물기를 말릴 동안 에미카의 나메자랑이 이어졌다·
[나메는 소중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제 두 번째 스승이기도 합니다· 외적발현 고유마도 전부 나메가 없었다면 이루지 못 할 꿈들이었죠· 나메야 응원해줘서 고맙고 결승전까지 나 힘내볼게!]
[오늘처럼만 하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 카츠하타 에미카 마지막까지 화이팅·]
[앗 노나메양 가기 전에 얼굴손하트 부탁드립니다·]
[네 이렇게요?]
[하하하 손가락하트 말고 요즘에는 이렇게 양 볼 옆에 반쪽짜리 하트를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아아 씁··· 네 해드릴게요· 에미카 내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꼭 이기고 와·]
[응! 사랑해 나메야!]
나메는 손바닥을 동그랗게 말아 볼 위에 가져다댔다·
손이 작아서 하트의 모양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치명적인 귀여움에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관계자들이 돌고래 비명을 질렀다·
아무리 자극적이고 혐오 가득한 내용의 기사가 돈이 된다고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를 선호했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 한국소녀와 그에 대한 무한한 감사를 표하는 일본소녀·
정치권에서의 치열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두 소녀의 우정은 한일 양국을 감동시켰다·
반면 모리타 고이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소녀들의 우정을 파괴하는 주범·
-100엔짜리 신문에나 어울리는 싸구려 기사네요·
-세상 참 좋아졌네· 코타츠 깔고 앉아서 키보드만 깔짝하면 돈이 들어오니·
“모리타! 전화 제때 안 받고 뭐해! 당장 기사 안 내려?”
모리타는 굳은 얼굴로 선배로부터의 연락을 받았다·
“한창 분위기 좋을 때 초를 쳐? 상황을 봐가면서 쓰란 말이야! 여론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지 기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서야··· 국장님 지금 머리 끝까지 화나셨어!”
“며 면목이 없습니다···!”
“시말서 쓸 각오하고· 그거 녹음본도 사실 너지? 윗분들 안 들키게 조용히 지워라·”
* * *
물속성 나메의 사진은 한국으로 역수출되었다·
[갤주님 북극곰 에디션 레전드 갱신ㅋㅋㅋㅋㅋ][52]
누가 어린이 목욕가운에 곰돌이 후드를 달 생각을 했냐?
기특해라 뽀뽀 1만번 마렵네ㅎㅎ
갤주님 무해하고 하찮아 보여서 졸라 귀여움ㅋㅋㅋㅋㅋ
[댓글]
-그저 출산율 증진 GOAT·
-북극곰은 사람을 찢는데 무해해?
-이거 저장해도 안 짤리냐?
└ 맨살 드러난 것도 아닌데 호들갑은· 괜찮음·
-와캬퍄헉농쭉말랑뽀송ㅋㅋㅋㅋㅋㅋ
-국가교류전에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인기투표 10위에 들어간 사람이 있다?
└ 일본 예능 진짜 감다살ㅋㅋㅋㅋ
└ 일본에서도 노나메 모르는 연예인이 없던데·
-팔십노인도 아홉 살 먹은 나메에게 배울 점이 있다·
-얜 항상 좋은 소리밖에 안 들리네·
[그냥 나메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함·]
(손하트나메·jpg)
반박시 내 말이 맞음·
[댓글]
-ㅁㅊㄷ ㅁㅊㅇ~
-아ㅋㅋㅋ 그냥 애교 한번 부려주면 뚝딱이라고ㅋㅋㅋ
-노나메 싸우는거 너무 보고 싶다· 우리나라는 왜 일본처럼 마도사 대회를 안 만드는 거냐 ㅅㅂ···
-다들 아카데미 공부하느라 바빠요ㅠㅠㅠㅠ
-대신 모든 자본을 체술대회에 몰빵했잖어·
[노나메 관계자 평가 궁금한 점·]
도대체 뭘 했길래 다들 괴물을 봤다고 하는지 모르겠음·
교류전 잘 안 봐서 모르는데 작년 아카데미 대항전급 퍼포먼스면 교류전에서 어느 정도 되냐?
[댓글]
-알테어 아카데미에 오타쿠 정도면 진지하게 64강 정도는 뚫을 것 같고 잘하면 32강도 비벼볼 만하지 않나?
└ 오타쿠가 아니라 오덕후야 똑바로 알고 말하셈·
└ 위에들 진짜 너무하네ㅋㅋㅋㅋ 걔 본명 오덕재임ㅋㅋㅋㅋ
-국가교류전은 어나더 레벨임·
-페데리코 만치니 피셜 3전 3패·
└ ㅈㄹㄴㄴ 이게 진짜였으면 세계는 이미 난리나고도 남았음·
└ 나메는 이미 세상을 뒤집어 놓은적이 있는데?
[소신발언) 아무리 나메라도 249연격 비하하는 건 선 넘었다고 봄·]
일본 각지에서 난리난 노나메 대화 녹음 유출본이다·
(▶음성파일 출처: 5ch)
노나메가 슈퍼울트라메가톤천재라고 해도 카츠하타 에미카는 지금 세체 타이틀 따내기 직전인 주니어 마도사임·
솔직히 너희들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국가교류전 측에서는 역대 하이라이트 탑5에 꼽는 레전드로 남은 장면인데 도대체 카츠하타가 어느 부분에서 못했다는 거임?
[댓글]
-님 혹시 일뽕임?
-아니 어린 애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뭘 진지하게 따지고 들어·
-이제는 하다하다 9살이랑도 기싸움을 하네ㅋㅋㅋ 대단하다 마대남!
-원래 어릴 때는 뭐든지 궁극기가 멋있어 보이는 거임· 나이 들면서 잽 한방한방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거지· 노나메도 언젠간 깨달을 거고·
└ 가르치려고 드는 거 살짝 역겹네·
└ 대항전에서 전부 증명했는데 뭘 더 깨달아ㅋㅋㅋㅋ
-난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 보는데? 249번 때렸는데 왜 게임이 안 끝남?
└ 결국 피니쉬도 해괴한 고유마도 써서 끝냈죠?
그동안 커뮤니티에서는 새로운 논란이 점화되었다·
카츠하타 에미카의 마지막 퍼포먼스는 정말 최선이었나?
일본인들은 최선이었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의외로 한국에서는 반반으로 갈렸다·
[월오아 카타나 랭커들 있으면 아무나 들어와보셈· 한번 실험해보자·]
오러를 두른 검사의 ‘정수’와 ‘악수’를 간파해내는 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간혹 실수처럼 보이는 장면도 깊게 분석해보면 상대의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심리전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반나절 동안 떡밥은 쉬지 않고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1200명의 유동과 58명의 고닉이 차단당했다·
-그냥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노나메한테 직접 가서 물어보는 게 어떰?
한국에서 검을 다루는 사람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심지어 카츠하타 유파는 본인들만의 특수한 검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 이를 제일 잘 아는 스트리머는 전지훈련까지 함께한 노나메라는 결론이 난 것이다·
[노나메 방송 예정 공지사항 떴냐?]
(7pm 카츠하타 에미카 4강 복기 방송·jpg)
떴으니까 올리지ㅋㅋㅋㅋㅋ
[댓글]
-념글 올리기 위해 아이디 50개로 개추조작한 보람이 있다ㅠㅠㅠㅠㅠ
└ 너였냐!
└ ‘주작아님 내가 개추 50개 누름’의 주인공이 여기 있었네ㅋㅋㅋㅋ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 *
[NoName]
[Just Chatting – 국가교류전 4강 Match61&62 복기 방송]
[방송 시간 – 0:03:28]
[시청자 수 – 21044]
“오늘 방송시간은 미리 공지했으니까 오프닝은 생략할게요·”
-벌꿀오소리년 드디어 컷!
-이제야 정상적인 방송을···!
-4강 말고 8강 복기 가능?
-나메님은 249연격 중에 어느 부분이 잘못 된 거라고 생각해요?
-카츠하타 vs 데상파이오 한번 더 봐요 선생님·
아델라는 쇼핑이나 하라며 밖으로 내쫓아버리고 호텔에서 방송을 켰다·
시청자들은 4강 경기에 크게 관심이 없어보였다·
[‘방범벨이알람인사람’님이 10000원 후원!]
-노나메 교수님 어제 오늘 커뮤니티 보셨나요?
“대충은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들었습니다·”
커뮤 중독자인 아델라가 늦은 밤까지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서 모를 수가 없었다·
“제가 뉘앙스를 강하게 가져가서 오해하시는 부분이 계시던데 일단은 그건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제가 이 말을 하게 된 이유부터 설명해드릴게요·”
만국 공통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친절한 사람의 수만큼 무례한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일본에서 만난 기자 얘기를 꺼내니 채팅창이 화르륵 불타올랐다·
“제가 하고픈 말은 사실 이거였어요· 에미카는 249연격보다 훨씬 뛰어난 퍼포먼스를 전반전에서 많이 펼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라주니까 제가 다 섭섭했죠· 물론 실수가 아주 없지도 않았어요· 제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드릴게요·”
세실리아에게 일격필살을 맞기 전까지 에미카는 약 67%의 방벽을 원거리에서 야금야금 깎아냈다·
“전반전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죠· 마립자 방벽을 많이 내주긴 했는데 그 이상으로 실리를 많이 취했고·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 분기점이 여기 6분이랑 13분이었는데 어디보자··· 6분 13초에 보면 세실리아가 아데라 마법을 도중에 끊어요· 마법진에 애써 주입한 마나도 전부 낭비해버리는 건데 사실 여기선 이게 옳은 판단이거든요?”
세실리아가 마법사라고 해서 멀리서만 공격한 게 아니다·
“세실리아가 점입자 철퇴 마법과 함께 변칙적으로 거리를 좁혔는데 에미카가 영리하게 피해냈어요· 이때 에미카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뭘까요? 경기장의 중앙을 선점할 수 있고 마법의 선공권을 가져오고 여차하면 세실리아에게 역으로 달려들어서 근접 대 근접 싸움을 유도할 수도 있죠·”
에미카가 자비없이 상대를 몰아붙인다·
그리고 20초 뒤 세실리아의 방벽은 어느새 15%가 까였다·
반응속도가 극한으로 올라간 이 시점에 방심해서 당한다라는 상황은 없다·
둘 다 나름대로의 도박을 했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한 건 카츠하타 쪽이었다·
-와 설계 보소 ㄷㄷㄷㄷ
-이런 걸 다 생각하고 싸운다고?
-대항전은 ㄹㅇ 장난 수준으로 보인다·
-순 괴물들이네·
-20초 전의 스노우볼이 이렇게 굴러가네ㅋㅋㅋ
“아카데미 대항전이 뒤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대항전은 순간적인 판단력이 중요하고 교류전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패턴 안에서 싸우는 거죠·”
학습의 차이이다·
당장 아카데미 대항전 우승자들을 불러놓고 1년만 교육시킨다면 이런 괴물들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런 행위를 쓸모 없다고 생각하기에 누구도 나서서 하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쌩으로 1년을 날리게 되는 거기 때문에 남들보다 뒤처지는 걸 두려워하는 한국에서는 후보자가 나오기 어려웠다·
결국 문화적 관점의 차이이다·
‘이렇게나 재밌는데··· 아 이겨야 재밌나?’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방송에 집중했다·
“어때요? 보는 재미가 쏠쏠하죠? 제가 이래서 대련을 좋아해요· 그럼 이제 논란의 249연격· 깔끔하게 정리해드릴게요· 저도 오늘 한시간동안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봤는데 명확한 실수는 158·208·233·234번째 다소 아쉬운 부분은 41·112-115·193번째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어요·”
-?????
-아니 113~115가 실수가 아니라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거기에 112까지 추가 됐네·
-233-234는 실수 맞지 ㅇㅇ· 저 때 카츠하타 집중력 갑자기 확 떨어져 보이더라·
-158도 월갤에서 추리한 게 결국 맞았네·
-근데 208은 왜 실수임?
-41번째가 뭐였더라· 앞에선 거의 완벽하게 잘했던 것 같은데·
“오오···”
가지각색의 의견들·
나는 의자 위에 무릎 꿇고 올라가 채팅창에서 나오는 말들을 더욱 가까이서 보았다·
방송화면이 내 얼굴로 가득 차는 줄도 모르고 눈동자를 열심히 굴렸다·
-말랑볼따구 허어어억···!!!
-갑분찹살떡ㅋㅋㅋㅋ
-갑자기 애교라니 여기서 이러시면··· 좋습니다·
-뭔데? 뭐야!
아니 이 사람들·
생각보다 대련에 관심이 많았잖아?
게다가 배경지식도 매우 훌륭하다·
피부를 맞대며 싸우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전투에 관해 토론하는 것도 즐겨했다·
여기선 싸움박질이라고 폄하당할 일도 없다·
“오늘 수업을 경청하는 태도가 무척 훌륭하니 여러분께 칭찬 스티커 하나씩 붙여드릴게요·”
앞으로의 방송이 기대된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알빠노혹등고래님 2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 나메의 텐션은 꽤 높아보이지 않나요?!
나메의 칭찬 스티커 5개를 모은다면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누군가랑 대화하는 게 마냥 즐거울 뿐인 아싸 황녀님의 기질이 여기서 발휘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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