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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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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2

[연결이 되지 않아 삐소리후 소리샘으로 넘어갑니다]

“하아아아아··· x발 진짜 전화를 왜 안 받는데!”

서노을은 애꿎은 폰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어머니가 수술실에 들어간지 벌써 한시간이 지났는데도 형 서마루에게 연락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x발··· x발···”

3월의 어느 금요일은 서마루에게도 서유나에게도 그리고 서노을 자신에게도 여느 특별할 것 없는 날이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점심인데도 유인배달로 시키는 건수가 많았어서 노을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벌이는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 오랜만에 가족 다 같이 모여 유나가 좋아하는 너비아니를 해먹기로 결정했다·

물론 아무리 벌어봤자 서마루가 반나절을 일하면 벌어오는 돈에 비하면 쥐뿔도 안 됐지만 누군가는 하루종일 어머니의 곁에서 간호를 해야하는 사정이었다·

배달업만큼 수시로 집을 들락날락 거리기 좋은 직장이 없었다·

어머니도 고기를 아주 잘게 갈아서 주면 드실 수 있지 않을까·

“엄마 나 왔어! 오늘 저녁은 너비아니 어때? 엄마···? 엄마!!!”

어머니의 배는 임산부의 것처럼 심하게 부풀어올라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혈색은 아주 초록색으로 변하다 못해 피부 아래로 붉은 피가 흐른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서노을은 아직도 처절한 30분을 뇌리에서 떨칠 수 없었다·

다발성 경화증 말기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아주 드문 증상이었다·

오죽하면 의사도 응급구조사가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걸 전달해주지 않았다면 장폐색으로 오해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로 일단 급성 재발은 막았지만 다음에는 병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도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완치가 불가능한 병은 대수술까지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노을은 어머니를 간신히 숨만 붙여 놓은 수준으로 만든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면전에 대고 욕짓거리를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어머니를 살려주신 분들이 아닌가·

입원실에 다량의 수액바늘을 꽂은 어머니에게서 노을은 고개를 돌렸다·

“얼마나··· 앞으로 얼마나 어머니께서 더 사실 수 있나요?”

“그건 저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사흘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일 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 이상은 되지 않을 거라고 의사로서 소견을 밝히는 바이기 때문에···

미리 가족분들께선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일년··· 겨우 일년이요?”

“이미 오랜 약물 치료로 인해 환자는 스테로이드 내성도 심해서 이 이상은 치사량일 뿐입니다·

앞으로 한번 그러니까 두 번째 병원에 오시는 날에는 저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서노을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어른도 못 되어 어머니께 보답도 해드린 게 없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셔서는 안 됐다·

게다가 유나는 이제야 여덟살인 너무 어린 아이였다·

한창 부모님의 사랑이 고플 나이인 아이에게 노을은 그만큼의 애정을 쏟을 자신이 없었다·

“일년이라니···?”

“서유나? 뭐 너 어떻게 병원에 이렇게 빨리 왔어?”

“엄마 일년 밖에 못 살아? 왜···? 우리 엄마 왜 이렇게 됐는데! 흐아아아아아앙!”

“유나야 진정좀 해봐·”

“나 엄마 없으면 못 살아! 엄마 제발 일어나줘· 제발 부탁이야· 나 진짜 매일매일 엄마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할테니까 나 좀 봐달라고!”

“엄마 지금 자야하니까 나가서 얘기하자···”

“으아아아아앙!”

유나의 행색을 보니 걸어온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정 노선만 지원하는 그녀의 교통카드 정기권으로는 종착역에 내려서도 한참을 더 걸어야 병원에 올 수 있었다·

집까지 와서 쪽지를 읽고 바로 왔다기에는 그녀가 병실에 도착한 시간도 너무 일렀다·

“너 병원에 누가 데려다줬어!”

“흡··· 흑 오빠는· 노을 오빠는 지금 그게 중요해?”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한테 부탁했을까봐 그러지!”

“나메가··· 나메가 택시 불러줬어· 내 친구···”

“친구? 친구가 어떻게 알고 널 태워줘?”

“집에··· 나메랑 집에 같이 갔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흑··· 그런데 오빠 쪽지 보고 나 바로 온 거야·”

서노을은 그제서야 유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아이를 대기실 저편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나메라고 했나·

서노을도 들어본적 있는 이름이었다·

하루는 유나가 유독 서글프게 울었던 날이 있었다·

이번에 자기네 아카데미에 온 편입생이 적성평가에서 1등을 했다는 게 서러웠다고 토로했었다·

‘저 아이인가·’

사람의 눈에 광채가 없을 수가 있구나· 노을은 나메의 첫인상을 그렇게 평가했다·

그녀는 카메라 필터에서 흑백을 씌워놓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음습하다기보다는 그래 심오하다고 표현하는게 옳으리라·

 

* * *

 

“자 식혜 좋아하니?”

유나의 오빠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자판기 캔음료를 사다 주었다·

“감사해요·”

“뭘· 내가 더 고맙지·”

“유나는요?”

“엄마한테 하도 안 떨어지려고 해서 결국 간이침대 펴줬는데 지금쯤 자고 있을 거야· 그거 못 따겠으면 이리 줘봐 내가 따줄게·”

칙하고 청량한 소리가 났지만 응급실의 어수선함에 금방 묻혀버렸다·

응급실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곳은 질서정연한 어수선함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었다·

때때로 비명소리와 고함이 들리긴 했지만 금방 병원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기에 모두가 숨 죽이고 감정을 절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유나의 오빠 서노을도 마찬가지였다·

식혜는 시원했지만 별로 달지는 않았다·

“진짜 고맙다· 우리 형도 전화를 도통 안 받아가지고 유나를 어떻게 데려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

사실 집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분명 내 동생이라면 말 안 듣고 찾아올 게 뻔해서·”

서노을이 쪽지를 남긴 이유를 설명했다·

“어머님은 좀 괜찮으신가요?”

“하아 모르겠네··· 이렇게까지 병이 도진 적은 없었는데 말이야· 난 모르겠다 모르겠어 하나도 모르겠다···”

“상심이 많이 크시겠어요·”

그의 기저에 깔린 감정은 무엇일까· 체념? 후회?

“유나는 병원까지 걸어오려고 했어요·”

“걸어와? 교통카드 분명 줬을텐데·”

“잔액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니까 마루형이 용돈 줄 때 미리미리 충전 좀 하지··· 학교에서도 그럼 걸어오느라 힘들었겠네· 언덕도 걸어서 올라와야 했을텐데·”

서노을이 동생을 나무랐다·

정말 동생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는건가 이 사람?

“이름이 나메라고 했지? 나메야 유나는 아카데미에서 어때? 잘 지내고 있어?”

“유나는 뭐라고 하던가요?”

“매일매일 학교가는 게 즐겁다는데? 선생님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마법 배우는 것도 재밌고· 공부할 땐 힘들다고 가끔 이불 뒤집어 쓰고 울긴 하는데 원하는 만큼 성적도 잘 나와서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네·”

“···”

“맞다 나메 네 얘기도 한번 했어· 네가 2학년 적성평가에서 1등 했다며? 우리 유나도 잘 부탁한다·”

나도 모르게 캔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내용물이 없는 캔은 내 약한 악력으로도 너무나 쉽게 찌끄러졌다·

“유나는 아카데미에 버스를 타고 다닌 적이 한번도 없어요·”

서유나··· 그녀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학교도 집도 그녀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지 못했던 것이다·

도대체 이 어린 것이 어떻게 한 학년을 보냈는지 암담한 심정이 들었다·

“하루 2100원을 아끼려고 1시간 30분 거리를 매일 왕복하고 519개의 계단을 오르내렸어요·”

“매일 걸어다녔다고···?”

“친구가 많다고요? 글쎄요 적어도 수업할 때 빼고는 한번도 말하는 걸 못 들을 때가 더 많았어요·”

“···”

“등교했을 때부터 하교할 때까지 입도 뻥긋 안 하고 맨날 앉아서 공부만 해요·

점심을 먹고 학교 화장실에서 토한 적도 여러번 있고요·

그런데 진심으로 유나가 아카데미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포션 복용 사건 때 마법진 매개변수를 채우기 위하여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넣고 진찰을 했었는데 구강 산도가 너무 낮았었다·

위에서 분비된 위액이 식도까지 넘어와 염증성 손상을 일으킨 걸 알 수 있었다·

그녀가 평소에도 화장실에서 구토를 자주 하는 걸 고려하면 스트레스성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다분했다·

“유나는 평소에도 당신들이 무언갈 숨기는 거에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설령 그게 유나를 위했던 거라고 해도요·

유나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 그리고 유나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은 것· 저는 이게 잘못됐다고 봐요·”

그녀의 오빠들이 인생을 내걸고 가정을 되살리려는 노력한다는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매번 돈 몇 푼 쥐여주고 그들의 동생이 이런 지경까지 될 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건···

한참은 어긋난 일이었다·

마치 이 식혜가 하나도 달지 않은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병원에 납품하는 식음료들은 모두 환자들을 생각해서 설탕이나 소금의 함유량을 적게 만든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고 마신 이들에게는 그저 제품이 불량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겠지·

제 딴에는 유나를 위한 행동이었을지 몰라도 그녀가 감내한 고통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유나는 눈이 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지만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로 계속 의미없는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하아아아아아···”

서노을이 머리를 움켜잡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유나의 작은 오빠도 큰 오빠와 같이 가정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라고 해도 그의 얼굴은 여전히 내가 보기에도 어렸었다·

많이 쳐줘봐야 열일곱 내지는 열여덟·

가정을 챙기고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였다·

그의 형도 한 살 차이라 했으니 이제 막 어른이 되었겠지·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했다·

그리고 그 불행이 어느 누구의 잘못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불행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 이상 그들은 악순환의 쳇바퀴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유나는 오빠들을 제일 좋아하고 또 자랑스러워했어요·”

“유나가··· 그렇게 힘들어할 줄 몰랐네··· 그냥 좀 투정 많은 애라고만 생각했는데 매번 신호를 보내왔던 거구나· 그것도 모르고···”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세요·”

미숙하긴 해도 유나가 그 마음까지 몰라줄 리는 없었다·

“농구선수가 꿈이라고 했나요?”

“유나가 그런 말도 했어? 어차피 재능도 별로 없었는데 농구선수는 무슨· 그냥 정신승리일 뿐이지· 내가 재능이 부족한 걸 집안 사정으로 변명할 뿐이야·”

“유나는 여전히 그 꿈을 응원하고 있던데요·”

“됐어· 유나가 아카데미에 다니는 이상 난 계속 집에만 있어야 돼· 엄마가 얼마나 더 살아 계실지도 모르는데· 있을 때 잘해야지··· 있을 때···”

목 아래로는 거의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어머니를 돌봐주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상시 밀착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특히나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 적어도 2시간에는 한번씩 몸을 뒤집어 주는게 중요했다·

“병명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다발성 경화증이라네·”

다발성 경화증은 마탑에서 연구해본 경험으로 나도 잘 아는 병명이었다·

이전 세계에서의 기억에 따르면 [나태]의 침식이 시작될 때 가장 먼저 ‘메두사’ 현상이 세계 각지에 광범위하게 관측된다·

식물들은 바스라 없어지고 동물들과 인간들은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루게릭병 파킨슨병 그리고 다발성 경화증·

제 몸 하나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이 미지의 침식을 막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오염자들을 배척하고 때로는 척살했다·

아포칼립스에 영화에서 주인공 일행들이 좀비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죽이는 것처럼·

“의사가 어떻게 처방하던가요?”

“응? 코 무슨 스테로이드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게 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그건 회복 시점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회복 정도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어요· 혹시 어머님이 계신 병실로 가볼 수 있을까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원래는 [25화 – 추천서]편처럼 전생에서의 활약도 동일한 에피소드 내에서 병행하여 서술할 예정이었는데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암울해서 외전에서만 다루기로 했습니다·

에피소드 순서를 바꾸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독자님들께서는 본편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실 수 있을 겁니다··!!

5만 조회수에 감사드리며 그런 의미로 토요일에 한편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우리 주인공이 나오는 일러스트를 다음주까지 기다리기는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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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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