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94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94

“언니 또 내 방에 있는 화장실 썼지! 제발 들어오지 좀 말라고!”

잠깐 외출한 사이에 화장실 바닥이 물바다가 된 현장을 보고 하루가 소리쳤다·

그녀의 언니는 하루 방에 있는 화장실의 욕조가 조금 더 크다는 이유로 그녀가 부재 중일 때마다 몰래 들어와 목욕을 하곤 했다·

“언니꺼랑 얼마 차이도 나지 않잖아! 그리고 쓸 거면 깨끗하게 써야지 이게 뭐야···!”

“니애미·”

“씨이···! 진짜 싫어!”

살기가득한 하루의 눈빛이 쏘아졌다· 친동생에게 패드립을 치면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하루는 억울해도 일곱 살 터울의 언니 이보름에게 대들 수 없었다·

나이도 나이이지만 언니쪽에서 어머니를 들먹이는 순간 하루에게는 이길 수 없는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었다·

자매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그들의 가정은 벼랑 끝에 몰렸다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었다·

아버지는 일에 치여 살아 집에서 본 적이 드물 정도였고 이보름은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돈을 흥청망청 허비했다·

하루는 그런 언니도 매우 못마땅해했지만 이를 제지하지 않는 아버지가 더욱 원망스러워질 지경이었다·

‘엄마···’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그리운 이름을 불러보아도 돌아오는 건 공허한 도시의 소음 뿐이다·

하루는 어머니를 항상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몸이 원체 허약해서 집보다는 병원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지만 만날 때마다 하루의 얘기를 정성스럽게 귀담아 들어주는 건 언제나 어머니밖에 없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준비해야겠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는 얘기는 굳이 아버지한테까지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

최근 들어 연락이 없는 걸 보면 보나마나 해외출장일 거라며 어렴풋이 추측했다·

“아가씨 그걸 다 들고 가실 겁니까?”

하루의 경호원이자 수행원이자 이제는 운전기사 역할까지 맡게 된 박 실장이 난처하듯이 물었다·

하루의 손에 들린 그녀의 몸집만큼 커다란 캐리어에 대해 지적했다·

“이것도 많이 뺀 건데···?”

“알겠습니다· 일단 갖고 가 보죠·”

차에 탑승한 하루는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넋 놓고 바라봤다·

하루의 세상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처음부터 전색맹이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그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항상 고질병이 돌았다·

가령 아빠가 놀이동산에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어겼을 때라든지 아카데미 입학 시험을 준비했을 때가 대표적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본 뒤로는 노나메를 만나기 전까지 다시는 색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어머니의 죽음은 하루의 기억 속에서 말 그대로 뭉개져버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녀는 하루종일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울어대기만 했었다는 어렴풋한 장면만을 간신히 떠올릴 뿐이었다·

병원에서도 하루의 원추세포에는 문제를 찾지 못해 고칠 수도 없었다·

애초에 전색맹이 아니라 뇌에 문제가 있다는 소견이 지배적이었다·

“빨리 보고 싶다···”

“많이 기대 되십니까?”

“아앗···! 네에···”

속마음을 실수로 입 밖으로 꺼낸 하루가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나메가 자신더러 유나와 화해할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였지만 하루는 주말에도 나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더욱 의의를 두었다·

그녀의 곁에 있으면 잠시나마 세상에 활력이 깃든다·

사물들이 그리고 생물들이 내뿜는 아름다운 자태를 더욱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는 수행원더러 서두르기를 청했다·

 

* * *

 

“안녕하세요 아저씨!”

“네가 유나구나! 나메가 말한대로 머리색이 예쁜 친구네!”

“앗 감사합니다! 근데 나메가 진짜 그렇게 말했어요?”

“유나야 네가 빨리 타야 나도 타지· 뒤에 차 온다·”

“응응!”

빈둥거리는 유나를 빨리 뒷좌석에 밀어 넣어버리고 나도 그 옆에 쏙 들어가 앉았다·

오늘의 유나는 텐션이 정말 높아져 있어서 엉덩이를 시트에 붙이는 법이 없었다·

앞좌석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천교수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다·

“나메 집은 어디 있어요? 여기서 멀어요?”

“그렇게 멀지는 않는단다· 차로 10분이면 가지·”

“나메 방은 넓어요? 화장실도 커요?”

“가보면 알 게다 하하· 유나가 집이 많이 궁금한가 보구나·”

“빨리 안전벨트 매 서유나·”

“으악!”

유나의 소매를 쭉 잡아당겨서 올바른 자세로 앉혔다·

그녀는 천교수의 차도 신기했었는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하고 내비게이션과 자율주행 AI가 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나메야 나메야·”

유나는 내게 개인적으로 할 말이 있는지 허벅지를 툭툭 건드리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유나는 내 옆머리를 살짝 쓸어넘긴 뒤 왼손으로 말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고 내게 귓속말을 건넸다·

“나메 집은 혹시 엄청 부자야?”

“조금은?”

강남구 한복판에 40평대 아파트를 가진 이가 부자가 아니라고 하면 실례인 수준이다·

“우리 집도 돈 많았으면 좋겠다· 가장 빨리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린 애가 벌써부터 무슨 돈 타령이야·”

“그래도 돈이 많으면 아무거나 다 할 수 있잖아···! 요플레 뚜껑을 안 핥아먹어도 될 만큼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

“그건 꿈이 큰 거야 작은 거야?”

유나의 황금만능주의적 태도도 이해가 갔다·

어렸을 때부터 돈이 없었기에 생긴 온갖 서러움을 다 겪었으니 할 수 있는 말이겠지·

“만약에 유나가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벌면 뭐부터 하고 싶은데?”

“집을 네 개 살 거야!”

“네 개? 왜?”

“엄마랑 마루 오빠랑 노을 오빠랑 그리고 나까지 하나씩·”

“그럼 다 따로 살게?”

“으음··· 난 그래도 엄마랑은 같이 살고 싶은데··· 그럼 세 개면 충분할 것 같아! 으음 또··· 애플폰도 살 거구 캡슐도 제일 좋은 걸로 살 거야·”

돈을 많이 밝히는 거 치고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원래 어린애들의 생각이 그런 법이지·

“역시 제일 쉽고 빠른 방법은 결혼이지 않을까·”

“결혼?”

“응 부자랑 결혼하면 되잖아·”

결혼은 고도의 사회학적 행위이자 신분상승의 길로 인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도였다·

특히나 전생에서는 가문과 가문의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무역로를 열기 위해 무너져가는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고위 귀족에게 청첩장을 보내는 건 흔한 일이었다·

현대와 중세의 가치관이 내 안에 뒤섞여 있는 탓에 조금 혼란스러운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현대에서도 자본과 명성의 욕구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해야지···!”

“같이 오래 살다보면 사랑하게 될 수도 있는 게 사람이야·”

사교계에 있다보면 귀족 여성들의 마음가짐과 본성을 더욱 잘 알 수 있게 된다·

그들의 배우자에게 큰 흠결이 없는 이상 그들은 진심으로 자신의 배우자를 사랑한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킬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남성으로서의 자아가 조금 남아있는 나로서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가치관이었지만·

“난 별로· 굳이 그래야 한다면 난 나메랑 같이 살고 싶어·”

“응?”

“왜냐하면 나메는 부자인데 다른 애들처럼 나대지도 않고 착하고 얌전하고 똑똑하잖아· 동화 속 왕자님처럼·”

이런 플래그를 내가 아니라 윤시후가 가져갔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야 나중에 중고등학교 때 어린 시절 했던 약속이라며 써먹기라도 하지·

“난 네가 생각하는만큼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데? 주말에는 하루종일 맨날 잠만 자고 고기 반찬 없으면 절대 밥 안 먹고 쇼핑 가자고 하면 싫다고 투정 부리고 술 마시는 거랑 게임하는 게 취미인 배우자라도 좋아?”

물론 여기서 술은 마셔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으으··· 그건 한번 생각해볼게···!”

그래· 어릴 때 그런 약속들은 남발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유나라면 굳이 결혼이 아니라도 어느 분야로 나아가든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스스로 계획을 짜서 살아가는 친구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근심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만 잘 바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올곧게 자라겠지·

“맞다 유나야 궁금한 게 있는데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응! 뭐가 궁금한데?”

“저번에 네가 학교에서 오빠가 그린 그림이라고 프린트해서 나한테 보여줬잖아· 기억나?”

“응 마루오빠 진짜 잘 그리지?”

“그거 컴퓨터로 그린 거 아니야? 막 그림이 움직이던데·”

“아마 맞을걸? 고등학교 때 수행평가로 만든 거라고 들었어·”

꿈이 화가라길래 단순히 캔버스에 유화를 생각했는데 이는 유나가 아직 어휘가 부족해서 생긴 오해였다·

그녀가 서마루의 작품이라면서 건네준 디지털 페이퍼에는 수준급의 애니메이팅 스플래시 아트가 있었다· 게임 캐릭터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혹시 말이야· 너희 오빠한테 다른 일 구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면 실례일까?”

“다른 일? 어떤 거?”

“브이튜브 편집자·”

“편집자? 아아··· 그런데 우리 집에는 컴퓨터가 없는데·”

“컴퓨터는 사주면 되지·”

“편집자가 되면 그런 것도 사 줘?”

“응·”

다른 사람은 모르지· 근데 적어도 난 사줄 의향이 있었다·

방송을 이왕 제대로 시작하는 김에 브이튜브 편집자까지 미리 뽑아 놓으면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서마루와는 일면식이 있으니까 껄끄럽지도 않을 터·

내가 편하자고 하는 일이었지만 분명 그에게도 나쁘지만은 않은 제안이었다·

“응! 한번 물어볼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유나와 수다를 떨고 나니 어느새 집에 도착해버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39층에 산다는 걸 깨닫고 만약 지진이 나면 어떻게 대피해야 하냐면서 겁을 먹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파티의 첫째날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나메는 계획이 다 있구나?

참고로 하루 집에는 방마다 개인 화장실이 따로 있습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