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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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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8

미합중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전후 미국이 어떤 식으로 세계를 경영할지를 놓고 구상을 정리해 나갔다.

유럽에 대해서라면 소련과 타협이 불가피했다.

이번 전쟁에서 모스크바가 흘린 피가 너무 많은데다 기여도도 제일 높았다.

소련이 주장하는 몫을 다 주진 않더라도 동유럽에서 그들이 패권을 차지하는 건 묵인해야 할 듯했다.

사실 그렇게 해준다 해도 미합중국이 크게 손해 볼 건 없었다.

유럽은 어차피 구 열강들의 영역이었다.

‘설령 소련이 유럽에서 위세를 떨친다 해도 대륙 국가인 그들이 우리 경쟁 상대가 될 순 없지.’

다른 미국인은 달리 생각할지 몰라도 루스벨트는 소련을 위협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자유세계의 지분을 놓고 경쟁하는 영국이 미국의 패권에 더 방해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지브롤터 해협 수에즈 운하 말라카 해협.

지구상 4대 수로 중 3개.

유니언 잭이 휘날리는 막대한 식민지와 이권들.

국력 자체는 미국이 추월한 지 오래였지만 전 지구적 영향력이란 관점에선 워싱턴은 런던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이 진정한 패자가 되려면 영국을 무너트려야 했다.

거기에 대해 루스벨트는 나름의 구상이 있었다.

이번 전쟁 중에 영국에 제공한 막대한 랜드리스.

루스벨트는 그걸 목줄로 삼아 탈식민주의를 강요 대영제국이란 늙은 사자의 힘을 천천히 빼놓을 생각이었다.

탈식민주의만 받아들이게 만들면 영국은 더는 미합중국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영국이 미국의 경쟁자인 건 광대한 세계 제국을 가져서지 본토의 역량이 대단해서가 아니었다.

제국을 잃게 만들면 영국은 더는 미국의 패권 경쟁자가 될 수 없었다.

문제는 한국이었다.

평양을 생각하자 루스벨트의 눈빛이 조금 가라앉았다.

한국은 루스벨트에게 골치 아픈 존재였다.

서태평양의 패권을 차지한 이 오래된 제국은 유럽이 어수선한 틈을 타 체급도 불리고 중국도 꿀꺽 삼켰다.

영국과 미국이 은근히 눈치를 줬음에도 한국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게 무얼 의미하겠는가.

미국이 태평양에서 구축하려는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뜻이었다.

솔직히 그런 태도가 무척 거슬렸다.

나름 눈치를 보면서 선을 조절하는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이란 국가는 커져선 안 될 존재였다.

파시스트 못지않게 위험한 극동의 프로이센이 커지면 무슨 일을 벌이겠는가?

전쟁이 아니라고 단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루스벨트는 한국의 성장을 적절하게 견제하는 선에서 평양과 공존하고자 했다.

하지만 개가 목줄을 차는 걸 거부한 이상 미국도 태도를 달리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미국의 잠재적 패권 경쟁자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장래 미국이 견제해야 할 상대는 크게 둘이었다.

자유세계 안의 경쟁자인 영국 그리고 태평양의 경쟁자인 한국이 그랬다.

물론 행정부 안에는 루스벨트의 이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국무장관 코델 헐이 그랬다.

헐은 적어도 미국의 눈치를 보며 타협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한국이 공산 혁명을 수출하는 소련보다 덜 위협적인 상대라고 주장했다.

헐의 주장은 행정부 내에서도 꽤 힘을 얻고 있었다.

루스벨트도 이런 기류를 마냥 무시할 순 없었다.

‘물론 장관의 말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하지만 연방이 당장 위협이 되는 건 아니야.’

루스벨트라고 소련의 저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

미국보다 막대한 인구와 나치를 쓰러트린 군사력 세계 2위의 공업력.

소련은 객관적으로 한국이나 영국보다 위협적인 대국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소련은 심대한 피해를 보았다.

루스벨트는 모스크바가 전쟁의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 예상했다.

루스벨트는 이런 관점에서 이번 행정부와 다음 행정부에서 소련을 상대할 일은 없을 거로 봤다.

‘그러니 앞으로 10년간 우리의 가장 위협적인 적수는 한국이다.’

루스벨트는 이런 자신의 구상을 민주당의 중진들에게 알렸다.

대통령의 생각을 접한 민주당 중진들은 솔직히 당황했다.

“한국이 소련보다 우선적으로 견제해야 할 상대라니? 빨갱이들이 저리 강대한 걸 보고도 하시는 말씀인가.”

“대통령 각하께서 너무 나가신 거지. 독일 혐오증이 한국으로 옮겨 가신 거라고.”

해리 트루먼 의원은 루스벨트가 소련을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생각이 아주 틀렸다곤 못하겠지만 시대 흐름이 뻔히 보이지 않나. 앞으로의 세상은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이 겨루는 이념 경쟁의 장이다.’

그 시대에 대비하려면 한국을 쓸데없이 자극하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

견제할 때 하더라도 한국이 소련 쪽에 붙을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강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루스벨트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혹은 그런 위험성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을 누를 필요가 있다고 느꼈는지 몰랐다.

트루먼도 한국이 껄끄러운 국가란 건 인정했다.

군부 독재에 팽창 욕이 가득한 군국주의 사회 틈만 나면 이웃 국가를 침공하는 호전적인 외교까지.

한국은 가만히 두고 보기에 너무나 불안한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루스벨트가 나치 다음의 표적으로 한국을 지목한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해 못 할 판단은 아니었다.

한국이 정말 미국을 상대로 도발할 국가라면 루스벨트의 판단도 그르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그 정도로 정신나간 군국주의 국가는 아니었다.

그럴 나라였으면 독일이 사고쳤을 때 추축에 끼어 세계를 나눠먹자고 난장을 피웠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자극하는 게 한국을 골칫덩이로 만드는 길이지.’

트루먼은 더 늦기 전에 미국 정가의 모두가 한국을 필요 이상으로 적대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평양에 보낼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의원님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시겠다고요?”

국무장관 코델 헐은 방문 허가를 내달라는 트루먼의 요청에 당황했다.

“지금처럼 양국 관계가 냉각기로 접어드는 걸 지켜보는 것보단 뭐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습니까?”

“의원님 말씀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의원님이 가신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대통령 각하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은요.”

“나도 압니다. 그저 한국 정부와 인적 교류를 통해 미리 길을 뚫어두려는 것뿐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일이 생겨도 수습할 여지를 만들지 않겠습니까?”

“의원님 생각이 정 그러시다면 평양행을 말리진 않겠습니다.”

코델 헐은 트루먼의 방한 허가를 내줬다.

한국에는 급하게 통보된 일정이라 트루먼은 평범한 귀빈으로 평양 순안 비행장에 내렸다.

“의원님 어서 오십시오.”

그런데 한국인들의 반응이 좀 이상했다.

일개 상원의원이 방한하는데 곧바로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주더니 총리 공관에서 이성준과 식사를 하는 일정까지 잡아주었다.

트루먼이 하도 이 상황이 이상해서 통역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그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이성준 각하의 특별 지시입니다.”

이성준이 왜?

트루먼은 이성준과 안면이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트루먼의 인맥 중에 이성준과 절친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각하께서 오십니다.”

트루먼은 예의를 갖춰 한국 총리 이성준을 대했다.

상대는 잔혹한 군부 독재자 전쟁광이란 평가와 달리 호감이 가는 인상에 남자다운 풍채를 가진 사람이었다.

배가 좀 나오긴 했지만 그 나이대 사람은 대부분 그랬다.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각하.”

“별말씀을.”

이성준은 지위에 걸맞지 않게 무척이나 소탈했다.

거기다 나름 유머 감각도 있었다.

“의원님 혹시 관상이란 걸 아십니까?”

“잘은 모르지만 얼굴을 보고 미래를 점친다는 동양의 신비학 정도로 압니다.”

“그 정도면 잘 아시는군요. 제가 그 관상을 좀 볼 줄 압니다.”

“각하께서요?”

“예. 제가 볼 때 의원님은 크게 되실 상입니다. 어디 보자. 앞으로 1년 정도면 의원님께선 미국에서 제일 높은 공무원이 되시겠군요.”

제일 높은 공무원이라면 대통령이다.

트루먼은 그 말에 웃고 말았다.

“정계에서 뼈도 굵지 않은 제가 대통령이라니요. 하하하.”

이성준의 농담은 조크 치곤 많이 웃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트루먼은 이성준과 오찬을 같이 했다.

트루먼은 오찬 자리에서 왜 자신을 환대했는지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사실 카사블랑카 회담 후부터 미국 측 태도가 냉랭해져서 내가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의원님이 방한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나 기뻤던지. 내가 잠도 2시간이나 덜 잤습니다.”

이성준의 표정은 진지했다.

농담으로 하는 말 같진 않았다.

트루먼은 이성준의 태도를 보고 한국 정부가 정말 미국과 관계에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트루먼은 오찬 시간 동안 이성준이의 국정 철학과 사고에 대해 많은 걸 들었다.

이성준이는 군부 독재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선을 지킬 줄 아는 정치가였다.

한국이란 국가가 어떤지 속단하긴 힘들지만 그 지도자인 이성준은 충분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상대였다.

루스벨트도 카사블랑카에서 이성준이를 만나봤을 텐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트루먼은 이성준과 오찬을 마친 다음 한국 정부의 안내를 받아 한국의 주요 시설을 견학하기도 했다.

조선소에 있는 항공모함도 구경했다.

트루먼은 한국 측의 태도를 보고 이 나라가 미국을 적으로 돌리기 싫어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느꼈다.

트루먼은 이 이틀간의 일정을 통해 한국에 대해 나름의 확신을 품었다.

‘한국은 빨갱이들과 달리 공존이 가능한 상대다. 군부 독재가 좀 걸리긴 하지만 빨갱이랑 비교하면 신사 아닌가. 이런 상대와 거리를 벌리는 건 말이 안 돼.’

가능하면 한국을 자유 진영 쪽으로 끌어들이는 게 장래 미합중국의 이익에 부합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루스벨트만 생각을 고쳐주면 좋겠는데 그 영감은 고집이 아주 셌다.

기대할 건 다음 대통령뿐이었다.

‘다음 대통령은 올바른 판단을 내려줘야 할 텐데.’

트루먼은 그런 생각을 품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기 루스벨트는 대독(프로이센) 혐오자라 유사 프로이센인 한국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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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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