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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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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5

“일동 기립!”

육·해군 대신을 필두로 장성들이 일제히 기립해 나를 맞았다.

오늘 논의할 이야기를 알고 있다 보니 장군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온 소를 보는 기분이었다.

“착석!”

내가 자리에 앉자 장군들도 자리에 앉았다.

이번 회의 의제는 군축이었다.

나는 김정길이를 시켜 준비한 예산안을 장군들에게 배부했다.

군 장성들은 내가 내놓은 예산안이 자기들 상상을 뛰어넘었는지 기겁하는 표정을 지었다.

“각하. 이번 군축이 너무 과하게 진행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대한의 안보를 지키자면 최소한의 군비는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하 재고를 청합니다.”

솔직히 전후 병력을 줄인 직후 또다시 군축한다니 장군들이 입에 거품을 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제국군은 제국의 경제력에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불필요한 군살은 슬슬 덜어낼 필요가 있었다.

특히 시대에 뒤떨어진 전함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언제까지 그런 구식 전력을 끼고 앉아 혈세를 낭비해야겠는가.

그렇잖아도 돈 들어갈 구석이 많은데.

“맞습니다. 지금 유럽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군비를 늘리진 못할망정 이렇게 줄이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정 군축을 이만큼 해야한다면 시일을 조금 더 두고 판단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이 친구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당장 소련이 극동으로 쳐들어올 것도 아닌데 우리가 왜 불필요한 체급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가.

우린 소련하고 동맹이란 말이다.

설령 동맹이 깨진다 해도 군축할 전력으로 소련 극동군 정도는 죽창으로 찔러 죽일 힘이 있었다.

스탈린이 갑자기 치매에 걸리지 않는 이상 우릴 공격할 일이 없을 거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미국이 우릴 도울 거다.

이렇게 딱딱 퍼즐 조각이 맞아떨어지는데 뭐 하러 과도한 국방비를 지출하나.

세계대전도 끝났는데 이렇게 비대한 규모의 육해군을 유지하고 있는 것부터 말도 안 됐다.

지금까지 군을 비교적 비대한 상태로 둔 건 급격한 전환이 군에 가져다 줄 충격을 염려해서였다.

그만큼 배려해줬으면 고마운 줄도 알아야지.

군바리들 양심이 없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김 실장. 그거 정리해서 나눠줘.”

“예 각하.”

나는 준비한 자료집을 장군들에게 추가로 배부했다.

장군들은 군축의 근거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줄 경제적 효과를 읽었다.

똘똘한 경제학자들을 통조림해 만든 자료니 반박할 수 있을 리가 있나.

“크흠.”

물론 경제학 박사님들의 말이 맞다고 선뜻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기 밥그릇을 줄이자는 얘기에 누가 동의하겠는가.

그래서 당근도 제시했다.

“군이 줄어드는 만큼 피해를 보게 될 장교단에 대한 보상도 준비했습니다. 전역하게 될 장성들은 대기업의 고문 정부의 관료 혹은 공기업의 사장 자리로 가게 될 겁니다.”

군 선배들도 있는 자리라 일단 존댓말을 썼다.

사회적 지위 보상은 이렇고.

“별도로 특별 위로금 조로 5년 치 연봉을 한 번에 지불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경제적으로는 넉넉한 은사금을 주기로 했다.

밥줄은 챙겨준다니까.

“각하 저희는 밥줄에 연연해서 반대하려는 게 아닙니다.”

뭐 그렇겠지.

구국 군사 위원회는 유사 황도파 같은 신념형 인간들이고 나머지도 나름 군국주의 대한에 애정을 가진 자칭 애국자들이었다.

단순히 밥줄 걱정했으면 내가 보상을 약속한 시점에서 모두 입을 다물었을 것이다.

“임자들 마음은 나도 압니다. 하지만 제국이 유럽 상황에 대비하려면 미리미리 여유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나라고 군을 줄이는 게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물론 편하다.

난 군인이 아니라 정치가니까.

이 이성준이가 대표하는 건 군부가 아니라 대한이었다.

장군들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육군을 대표해 김성주가 발언했다.

“각하. 저희 육군은 군축에 동의하겠습니다.”

육군 장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각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애초에 내 따까리들로 이루어진 육군이 끝까지 반기를 드는 그림은 애초에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럼 해군은?

“각하. 해군도 각하의 뜻에 따르고 싶습니다. 다만 군축 과정에서 저희 의견을 반영해 절충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절충?

무슨 절충?

“전함 전력을 줄이는데 동의하겠습니다. 다만 신형 전함들을 계속 운용하고 싶다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해군 제독들이 찬동의 뜻을 밝혔다.

전함.

그놈의 전함.

비행기가 폭탄만 달아도 작살 낼 수 있는 거대 표적이 인제 무슨 의미가 있다고?

항공모함 한 척이면 전함 몇 척도 농락할 만큼 기술력이 발전했다.

좀 있으면 미사일과 핵도 나온다니까?

너희 버튼 하나면 함대가 날아가는 시대를 상상해봤어?

그때가 되면 항공모함 기동부대만 가치가 있다니까?

나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해군의 전함 주병론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쓰잘데기없는 거함거포는 갖다버리고 산뜻한 항공 주병론으로 옮겨가면 안 되나?

그게 제국에도 당신들 일자리에도 유익하단 말이야.

“유지비가 많이 드는 전함을 유지하면 신전력인 항공모함 위주의 기동부대를 유지하기 어렵잖습니까. 선배님도 항모의 가치를 아실 텐데요.”

그렇다고 해군이 항모의 가치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내 지시로 워게임까지 해서 항모의 효율성을 증명했다.

그런데도 뿌리 깊은 전함 주병론자들의 사고는 여전한 듯했다.

실전에서 항모가 전함 대가리를 깨는 장면이 별로 안 나와서 그런가.

태평양 전쟁이 없다는 게 이런 점에서 좋지 않았다.

아 물론 진짜 그랬으면 평양에 핵이 떨어졌겠지만.

“각하. 전함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해도 전함만큼 값싸게 화력을 투사할 수단은 없습니다.”

그건 나도 알지.

근데 그건 주포 가격만 계산했을 때 얘기고.

전함 전체 운용비용을 생각하면 포탄이 그렇게 싸지도 않았다.

“선배님 그러면 이렇게 하시지요.”

나는 해군 전함 중 딱 4척만 남길 수 있게 했다.

이것도 2차대전 기간 중 건조한 신형함들이었다.

생각 같아선 이것도 다 스크랩시키고 싶은데 해군의 반발이 우려돼 이 정도에서 타협안을 제시했다.

“절대 안 됩니다. 해군은 최소 전함 8척은 보유해야 합니다.”

아니 이놈들이?

감히 내가 제시한 타협안에 조건을 얹어?

그러고 보니 해군은 내가 대가리를 제대로 깨주지 않은 놈들이었다.

“내가 못 들어주겠다면요?”

내가 대놓고 으르렁거리자 해군 제독들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제독들의 반란이고 나발이고 해봐.

전부 옷 벗겨버린다.

어차피 시대에 뒤처진 전함 주병론자들 옷도 벗기고 좋지.

끝까지 버텨봐라.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해군 측이 힘없이 동의의 뜻을 밝혔다.

“각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공군은 반발 같은 건 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이번 군축에서 유일하게 군비가 오른 군종이 공군이었다.

“각하의 배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제국의 영공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신임 공군 참모총장이 허리를 몇 번이나 굽혀가며 감사를 표했다.

앞으론 공군의 시대인데 당연히 공군을 밀어줘야지.

조만간 군을 개혁할 때 육군성과 해군성을 국방성 산하 청으로 넣으면서 공군도 동등한 지위로 올려줄 생각이었다.

군축 이야기는 이렇게 잘 마무리됐다.

나는 이번 군축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줄지 보안사에 알아보게 했다.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박한진이 때는 군대밖에 몰랐는데 각하는 역시 달라.”

“군축 좀 하면 세금이 좀 내려가려나.”

“각하께서 하신 일이면 당연히 옳은 일이지.”

부정적인 반응도 일부 있긴 했다.

“빨갱이들이 대륙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데 군을 줄이는 게 가당한 소린가.”

확실히 그 부분은 불만을 품을 만했다.

내가 생각해도 중공 빨갱이들은 그대로 방치해두기엔 위험한 놈들이었다.

빨갱이 대책을 좀 내놓으면 군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대충 수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이 난 김에 육군대신 김성주를 불렀다.

“임자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예. 하명하십시오.”

“이번에 군축하는 김에 중국에 군사 고문단을 좀 보내는 게 어떻겠어?”

“군사 고문단이라면 어느 정도 규모를 생각하십니까?”

원역 1950년대 중반 미국은 한국에 2800여명의 군사 고문단을 보냈다.

미국은 그렇게 보낸 고문단으로 유사 군대 수준이었던 한국군을 제대로 된 군대로 갈아엎는데 성공했다.

우리도 같은 일을 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한국군이 60만이고 리쭝런의 중화민국(중경)군이 300만이 좀 넘는다는 걸 생각하면 적어도 미군이 보낸 만큼의 고문단을 보낼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 정도는 되야 리쭝런의 중화민국(중경) 놈들이 중공하고 제대로 싸우지.’

“넉넉잡아 3천 명은 보내야 하지 않겠어?”

이번에 피치 못하게 옷을 벗게 될 장교와 장군들 일자리도 마련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너무 대규모라고 여겨집니다. 군에서 그 정도를 보내면 우리 측 부담도 상당합니다.”

“그래? 그럼 임자가 생각하는 적정선은 어느 정도야?”

“200명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역시 원역 미군 스케일을 생각해서 너무 크게 지른 모양이었다.

“그럼 임자가 적당한 규모 생각해서 파견 인원 정리해서 보고해.”

“받들겠습니다.”

물론 편성이 된다 해도 바로 군사 고문단을 보낼 순 없었다.

리쭝런의 중화민국(중경) 측과 파견과 관련해 협의도 해야 하고 비용 부담과 대우 문제도 협상해야 했다.

그래도 군사 고문단을 보낸다는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중공도 이 소식을 들으면 뭔가 반응을 보일 터.

‘중공 놈들이 경거망동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 정도는 있겠지.’

나는 그 정도면 국민에게도 내세울 만한 대책이라고 생각했다.

“김 실장. 이번 군사 고문단 파견 관련해서 대한 늬우스에 이야기 올려두도록 해.”

“즉시 조처하겠습니다.”

그럼 됐다.

나는 이걸로 군축과 관련한 조치를 다 취했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미국이 보낸 정도의 군사고문단은 정말 대규모여서 독일 같은 소국은 꿈도 못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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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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