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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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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9

냉전 시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슈뢰딩거의 빨갱이들을 단말로 거느린 KGB는 미 정보기관 안에도 촉수를 뻗어놓고 있었다.

미국은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정보기관의 내부를 주기적으로 숙청하는 데도 힘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은 정보기관의 효율성 측면에서 체급에 맞지 않는 능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 정보전 측면에서 미국을 농락해온 데는 이런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물론 미국이 2류로 전락한 정보기관을 계속해서 방치해두진 않았다.

CIA가 이란과 쿠바에서 실패를 맛본 이후 골드워터는 CIA의 국장을 교체했다.

신임 국장으로 취임한 존 알렉산더 맥콘은 랭글리에 부임하자마자 느슨해진 CIA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여태 정보전에서 밀린 이유는 하나뿐이다. 구태의연함. 무사안일주의. 타성에 젖은 관료주의는 이제 집어치워라. 여긴 CIA. 미합중국의 안보를 책임진 최전선이다.”

맥콘의 등장과 동시에 CIA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보가 부족하면 상상력을 발휘하라.”

부족한 정보에서 적의 의도를 추론하는 것 또한 정보기관의 능력이다.

맥콘은 이 같은 관점에서 떨어지지 않는 금 가격도 파헤쳤다.

얻은 정보는 적었지만 아시아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맥콘은 이 같은 추론을 근거로 내려가지 않는 금 가격의 배후에 한국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지금 우리는 평양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오. 그런 형편에 구태여 한국인들과 마찰을 빚을 만한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소? 증거도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니 그 건은 조용히 넘어갑시다.”

맥콘은 대통령의 반응에 실망감을 느꼈지만 정확한 근거가 마련된 것도 아니어서 머리를 굽혔다.

“각하의 말씀대로 캐비닛에 묻어두겠습니다.”

맥콘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국의 수상쩍은 움직임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CIA는 우선 FBI에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계를 감시하잔 말이오?”

“국가 이익에 관련된 사안입니다. 일이 끝나면 정보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국익과 관련된 일이라니 일단 협조는 해드리지요.”

FBI의 협조 아래 CIA는 한국계 인사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을 쉬지 않고 돌렸다.

심지어 도감청도 서슴지 않았다.

쿠데타도 사주하는 CIA에게 도청 정도는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에 불과했다.

이렇게 한국인들을 불법으로 도감청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찝찝한 이야기가 CIA의 안테나에 걸려들었다.

“한국인들이 정계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한국인들이 한미 관계 우호를 명분으로 후원금을 광범위하게 뿌리고 있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 모두에 발을 다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로비 목적은?”

“상공부에서 관세와 관련한 규제안을 만들지 못하게 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CIA는 이번 보고서도 골드워터에게 들고 갔다.

한국의 정계 로비는 보기에 따라 대단히 위험하게 해석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번에도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그건 영국인들도 하던 일 아닌가.”

골드워터는 이번 문제도 부각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한국은 우리 국채를 사주는 최대 고객이란 말일세. 괜히 들쑤셔서 일 만들지 말고 빨갱이들이나 잡게.”

원역의 한국이었다면 바로 코리아 게이트가 터졌겠지만 지금의 한국은 미국이 그렇게 만만하게 다룰 체급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평양은 워싱턴이 주의해서 다루어야 할 상대였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골드워터의 정무적 판단이 잘못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맥콘은 대통령의 지시대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정부가 한국 견제에 소극적이라면 CIA가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한국인들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도록.”

한국에 대한 감시를 지속하란 맥콘의 지시에 CIA 내부에선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당면한 빨갱이 문제도 급한 판에 이게 맞나?’

하지만 맥콘은 한국에 대한 감시를 늦출 수 없다고 봤다.

‘조만간 빨갱이들을 제치고 2위로 부상할 강적이 한국이다. 이놈들의 수상쩍은 움직임을 언제까지 내버려 둘 순 없지.’

맥콘의 지침에 대해 CIA 계획 부국장 리처드 비셀 주니어도 동감의 뜻을 표시했다.

“사실 이전부터 한국을 주시했어야 했는데 우리가 너무 방만했습니다. 이제라도 행동에 나서는 게 맞다고 봅니다.”

CIA의 이런 움직임은 오래지 않아 KGB에 포착됐다.

KGB는 CIA에 박아둔 스파이를 통해 랭글리의 생각을 주기적으로 읽어내고 있었다.

“양키들이 한국을 경계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소련은 이 정보를 확인한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과 미국의 대립 구도는 모스크바로서 나쁠 게 없었다.

“금수산으로 이야기를 전해보시오.”

모스크바는 이 정보를 가지고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해보기로 했다.

이번 공작 한 번으로 재미를 보긴 어렵겠지만 양국 사이에 의심의 씨앗을 심을 수만 있다면 소련으로선 크게 남는 장사였다.

“공유해주신 정보 대단히 감사합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국은 모스크바에서 넘겨준 CIA의 내부 정보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게 뭐?’

애초에 평양은 랭글리가 이렇게 나오리란 걸 알고 있었다.

패권 경쟁 후보를 향해 더듬이조차 뻗지 않는 패권국이 지구상 어디 있겠는가.

미국의 반응은 오히려 느린 감이 있었다.

아무튼 CIA의 압박이 시작되다 보니 안기부도 이전처럼 활개를 칠 수 없었다.

하청을 주려 해도 일단 움직임 자체가 감시를 받다 보니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한국은 미국의 압박을 다른 방식으로 돌파하기로 했다.

“그냥 백인을 더 쓰면 되잖아? 얼굴 하얀 애들을 쓰면 제깟놈들이 어쩔 건데?”

한국은 신분을 세탁한 백인 요원들을 미국으로 대거 보냈다.

한국에 충성하는 백인.

사실 인종주의에 고정 관념이 있다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한국에는 한국을 조국으로 받아들인 백인이 생각보다 많았다.

단순히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이는 정도가 아니라 대한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한 자들도 있었다.

그런 자들은 대부분 극렬 한국식 민주주의자들이었다.

“허황된 나치즘은 독일을 폐허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성준 각하가 주창하신 한국식 민주주의는 대한을 번영으로 이끌었다. 5천만의 중산층을 말하는 대한과 빈부격차 문제에 손을 놓은 서구. 어느 쪽이 우월한가?”

한국은 이 한국식 민주주의자들을 활용해 미국 사회를 다시 누비기 시작했다.

물론 이렇게 보낸 요원들도 안전을 위해 하청을 애용했다.

오래지 않아 CIA는 한국인들이 자기들의 감시망을 넘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들의 감시를 피하고 있는지 감을 잡지 못했다.

“한국인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 게 맞나?”

“FBI의 협조까지 받았습니다. 이 이상 철저하게 할 순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뭐란 말인가.

KGB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빨갱이들도 움직일 때 흔적 정도는 보였으니까.

한데 한국 놈들은 정말 유령 같았다.

맥콘은 지금까지 막연히 생각해온 것 이상으로 뛰어난 역량을 보인 한국 정보기관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보고 있던 한국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하이드리히 암살에서 보여줬던 첩보전에 서툴러 보이던 한국의 모습은 그저 평양이 보여주길 원한 얼굴에 불과했다.

‘한국은 정말로 위험한 적수다. 어떻게든 놈들을 감시망에 넣지 않으면 언제 배후에서 칼에 찔릴지 모른다.’

대책은 하나뿐이었다.

CIA의 예산과 인원을 늘리는 것.

그것 말고는 답이 없었다.

맥콘은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진지하게 설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골드워터는 맥콘의 설득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잖아도 연방 정부의 적자가 천문학적이네. 이런 상황에서 CIA 예산을 늘려달라니.”

“각하. 이건 안보 예산입니다. 각하께서도 안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럼 성과를 내게.”

CIA로선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간 CIA는 KGB에 농락당하는 것 외엔 국가에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과테말라 쿠데타 같은 건을 해내긴 했지만 바나나 공화국 몇 개 뒤집은 것 정도는 공적이라 말하기도 힘들었다.

CIA는 골드워터를 설득할 수 없었다.

CIA가 예산의 벽 앞에서 멈춰 있었다면 한국은 정보기관이 원하는 만큼 예산을 줬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냉전에서 국가의 생존은 정보가 담보한다.”

이 같은 양국의 투자 성향 차이 때문에 안기부는 CIA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거대한 체급을 자랑했다.

한국은 이 큰 체급으로 미국의 정보기관들을 주로 상대하면 됐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의 기관들은 KGB나 GRU 같은 소련의 정보기관들뿐만 아니라 슈타지 같은 동구권의 정보기관도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남는 여력으로 한국을 상대해야 했다.

이런 조건에서 평양을 압도하는 건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CIA도 이런 사실을 어렴풋하게 느끼고는 있었다.

“올해 KCIA(주:CIA는 안기부를 아직 이렇게 부름)의 예산은 우리 측의 80%에 달하는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그놈들이 벌써 그렇게 커졌군.”

이조차도 올해의 추산치였다.

한국이 더 성장하면 안기부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적어도 정보 분야에 한정해서 본다면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었다.

맥콘은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건수를 잡아내 대통령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사회보장번호도 있고 운전면허증도 있는 놈들이 실제론 없는 놈들이라고?”

어렵게 꼬리를 잡아봐야 한국인들은 유령 신분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CIA는 한국인들과의 술래잡기에서 많은 걸 배웠지만 그런 건 지금 상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던 맥콘은 최후의 수단을 꺼내는 수밖에 없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쩔 수 없군. 한국인들의 로비 문건을 꺼내게.”

“국장님. 문건을 터트렸다간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맥콘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는 자리 따위에 연연할 생각 따윈 갖고 있지 않았다.

“위대한 조국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면 내 자리 정도는 내놔야지. 각오는 해뒀네.”

이 결정이 대통령을 노하게 만들지라도 미국 사회에 평양에 대한 경각심을 심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

맥콘은 캐비넷에 넣어두었던 문건을 꺼내들었다.

미국 정계를 폭발시킬 초대형 폭탄은 그렇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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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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