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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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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4

독소전이 벌어진 지 세 달이 지난 8월 하순 독일군은 반쯤 기진맥진한 상태로 동유럽 평원의 젖줄인 드네프르강에 도달 우크라이나SSR의 수도인 키예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정교한 공지 합동 전술과 해공군의 유기적인 지원 육군 장교단의 뛰어난 역량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하지만 이 정도 타격으로 소련을 굴복시키는 건 어림도 없었다.

지난 석 달 동안 독일군은 소련군에 150만의 사상자를 강요했지만 모스크바는 전략 예비대로 준비된 야전군 8개를 증강하는 것으로 손실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우리 사단을 100개쯤 날렸어? 그럼 150개 사단쯤 증원하지 뭐.”

그에 반해 독일군이 낸 40만의 사상자는 간단히 보충할 수 있는 손실이 아니었다.

머리를 잘라내도 끝없이 재생하는 소련군의 압도적인 체급 앞에 독일이 준비한 예리한 검 끝은 점차 무뎌지고 있었다.

어쩌면 독일의 공세는 모스크바 문턱에 닿지도 못한 채 좌절할지 몰랐다.

‘차라리 그게 나치들에게 나을 수도 있지.’

모스크바를 노리고 발동한 타이푼 작전은 독일에게도 재앙이었으니까.

나는 일일 전황 보고를 물리게 했다.

유럽 전선은 스탈린이 무모한 반격을 명령하지 않는 한 전세가 크게 불리해질 일은 없어 보였다.

소련 코인이 떡상할 각을 보이고 있었다.

‘코인 저점 매수 성공이군.’

우리가 직접 치르고 있는 한중 전쟁도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신 중화민국 행정원장 왕징웨이는 아주 협조적으로 나라를 팔아먹고 있었고 중국 공산당도 부지런히 해방구를 넓혀주고 있었다.

장제스가 믿을 건 열강의 중재뿐인데 그것도 막았다.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나름 잘 풀어낸 셈이다.

‘문제는 전황 따위가 아니야.’

나는 보안사로부터 이번 전쟁의 발발 과정에 미심쩍은 부분이 숨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보안사는 보고서 말미에 육군성 작전국이 관여했을 것 같다는 추론을 덧붙였다.

그게 뭘 의미하겠는가.

군부의 사고뭉치들이 불장난을 쳤단 거지.

십중팔구는 꼴통 무반 놈들이 저지른 짓거리다.

이 새끼들이.

“헌병감 있으면 당장 공관으로 오라고 해.”

나는 놈들을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

제국의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으면 목을 날려야 했다.

한 시간 후 이정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이정에게 보안사의 보고서를 던져주며 말했다.

“임자. 정말 이놈들이 장난질하는 걸 몰랐나?”

“죄 죄송합니다 각하.”

나는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지금부터 딱 24시간 주겠어. 그 시간 안에 관련자들 책임자 전부 캐. 다 캐. 어떤 경위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철저하게 알아내.”

“받들겠습니다.”

이정이 경례를 올린 다음 공관을 나갔다.

육군 범죄 수사단 헌병감실 보안사 중정 하여간 동원할 수 있는 기관은 전부 공조하게 했으니 놈들의 속옷 한 장도 남기지 않고 털어낼 것이다.

하루 후 이정은 잔뜩 초췌해진 얼굴로 집무실에 돌아왔다.

“각하. 조사를 마쳤습니다.”

“가담자는?”

“보안사 보고서대로 육군성 작전국이 크게 개입돼 있었습니다. 주범은 3과이고 작전 수립을 지시했던 장본인은 군무국장과 작전국 차장이었습니다.”

군무국?

그놈은 작전국과 상관도 없는 놈이잖아.

그놈들의 공통점이라면 ‘무반’이라는 사실 하나뿐이다.

무반.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고 신물이 났다.

하. 이 X같은 유사 융커 놈들.

대한제국이 남겨준 최대의 암 덩어리.

나는 이번 기회에 무반이란 암 덩어리를 적출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졌다.

“일단 그놈들 처리는 임자가 맡아서 해. 옷 벗길 놈들은 하나도 남기지 말고.”

“받들겠습니다.”

“가봐.”

나는 이정을 보내고 어떻게 하면 무반들을 조질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답은 간단했다.

‘토지 개혁뿐이군.’

토지를 조지면 땅 문서에 경제력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무반들은 일거에 몰락한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너희야.’

지금까지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제국의 안정성을 생각해 무반들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

숙청까지 해놓고 무슨 말이냐 하겠지만 나름 선을 지켰단 뜻이다.

하지만 이젠 봐줄 필요가 없어졌다.

역쿠데타도 모자라 전쟁 도발까지 하는 반역도당 놈들을 어떻게 더 봐주겠는가.

조져야지.

“임자.”

나는 정길이를 불렀다.

“예 총리님.”

“지금 당장 농림부 대신부터 내가 호명하는 순서대로 오라고 해.”

“받들겠습니다.”

곧 각료들이 줄줄이 내 부름을 받고 집무실에 들어왔다.

나는 그들에게 앉은 자리에서 대규모 개혁 조치를 하달했다.

특히나 강도 높은 토지 개혁 명령을 하달받은 농림부 대신은 혼이 빠진 얼굴이었다.

“가 각하. 토지는 국가 천년 대계의 기반입니다. 그걸 함부로 건드리면 사회에 동요가 옵니다.”

이 양반이 지금 코리아 융커 편드나.

말이 곱게 나가지 않았다.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그렇게 강한 국력을 가지고도 세계를 제패하지 못한 이유가 뭐겠어? 생산성도 없는 놈들이 토지만 그득그득 쥐어서 국가 발전을 막은 탓이야. 그걸 뻔히 보고도 놈들을 어떻게 내버려두겠나. 무반은 이 제국의 적폐야!”

프로이센의 융커들은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토지를 운영해 동부 독일의 발전을 수백 년이나 막았다.

동부 독일에 석탄 철 등의 공업 자원이 라인강 유역 못지않게 풍부했음을 고려하면 융커들이 독일을 반쪽짜리 병신으로 만든 거나 마찬가지였다.

대한의 무반도 독일의 융커와 다를 바 없는 족속들이었다.

“하지만 각하. 무반은 제국의 근간입니다.”

“제국의 근간은 그놈들이 아니라 나 이성준이야!”

그것만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다.

제국을 자살시키지 못해 안달인 호전광들과 국가를 살려보려 발 버둥치는 이성준 각하.

어느 쪽이 제국에 도움이 됐는가.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죄 죄송합니다.”

분노를 느낀 농림부 대신이 머리를 숙였다.

“그러시다면 각하의 의중을 알고 싶습니다.”

“토지를 그냥 분배해서 생산성이 어떻게 나오겠나?”

“마 맞습니다. 토지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야 기계화도 되고 정리도 쉽습니다.”

“그러니까 농장째로 농민들에게 넘긴 다음 협동조합 단위로 만들어서 굴리면 되지 않겠어?”

협동조합.

어차피 소농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대한에서 농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협동조합이라면 덴마크 같은 곳에서 하던 것 아닙니까?”

“임자도 알고 있군. 그 말이 맞아.”

“하지만 협동 조합 같은 건 빨갱이들 외엔 거의 채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빨갱이든 파랭이든 제국에 도움만 되면 무슨 상관이겠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잖나.”

“그 그건 그렇습니다. 그럼 토지 몰수는 어떻게?”

“유상 몰수 유상 분배. 50년 거치로 돌려주시오.”

말이 50년 거치지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무반들더러 앉아서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농림부 대신이 내 말을 알아듣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무반들 뒤지는 게 내 알 바는 아니지.

그놈들은 나 아니 제국의 적이잖나.

적폐 놈들 손 좀 봐주겠다는데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전국 단위로 파악된 토지 대장을 기초로 해서 당장 수술 시작하시오.”

조선 왕조와 달리 대한은 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은결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토지를 근대적인 측량 기법으로 측량한 덕분이다.

따라서 국가 단위의 토지 정책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이런 무지막지한 정책에 부작용이 없진 않을 것이다.

‘무반뿐만 아니라 대토지 소유자들이라면 다 피를 보겠지.’

그들은 모두 기득권층이다.

그걸 다 건드렸으니 반발이 아주 심할 수도 있었다.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이 정도까지 궁지로 몰았는데 꿈틀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도 참을 만큼 참았다.

농림부 대신 다음은 재무부 대신이었다.

“지금부터 헌병에서 넘겨준 리스트의 인물들에 대해 특별 세무 조사를 시행하시오.”

특정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공격에 재무부 대신이 당혹스러워했다.

“그게 법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법이 문제가 돼?

“문제되는 부분을 보고서로 제출하시오. 그럼 입법해서 처리해줄 테니.”

그럼 법을 고치면 된다.

입법부가 내 발아래 있거늘 그런 하찮은 문제는 아무 문제가 안 된다.

“받들겠습니다.”

나는 이런 식으로 무반들 그리고 이번 일의 주동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을 개시했다.

그리고 이튿날부터 전국에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놈들아 그 땅은 안 된다.”

곳곳에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내게 이 정책을 철회해달라고 하소연하는 편지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딱한 사정들도 많았고 인간적으로 연민을 느낄 만한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안 된다.

예외를 봐주기 시작하면 무반들을 조질 수 없었다.

다소 멀쩡한 살을 도려내는 한이 있더라도 암 덩어리는 통째로 적출하는 게 맞았다.

‘적어도 내가 집권을 마치는 날엔 무반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대한제국에 물려줄 최대의 유산은 바로 무반이 없는 나라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반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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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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