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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Chapter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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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7

추축군이 고전을 거듭한다는 소식에 추축에 가담해 영토를 확장할 것을 주장해온 한국 지식인들은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그들에게 따갚돼를 연신 성공시키며 급격하게 제국을 확장한 파시스트들은 반드시 따르고 싶은 모범이었다.

“총통의 질서정연한 영도 아래 흔들림없이 제국을 늘려나가는 독일을 보라. 이 얼마나 이상적인 국가란 말인가.”

“독일만큼 못 하면 이탈리아만큼은 해야 할 거 아닌가. 두체를 봐라. 적어도 그 남자는 과감하게 베팅하고 크게 베어물 줄은 안다.”

분명 그렇게 믿었었는데.

    

   그들이 칭송해 마지않던 추축의 2인자인 이탈리아가 흔들리고 독일은 소련을 정복하긴 커녕 양면전선의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정말 따갚돼가 옳은 길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들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따갚돼가 나라 망칠 짓이라고 주장하며 확장을 필사적으로 막은 이성준이가 옳았다고?

    

   지식인들은 차마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즉시 자기 합리화에 들어갔다.

    

   “추축국이 불리해 보이는 건 그들의 전략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다. 대한이 반대편 저울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대한이 추축의 편에 섰다면 일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다.”

    

   그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대한이 없었다면 소련이 1941년을 그렇게 잘 버텨낼 수 있었을까.

    

   대한이 없었다면 영국이 지중해 제해권을 그렇게 쉽게 먹을 수 있었을까.

    

   듣기엔 일리가 있었다.

“그러니 이성준이 잘못된 거다.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추축국 대신 우리 손에 있는 것도 뺏어가려는 서구와 손을 잡는다는 게 어디 말이 되는 소린가.”

    

   물론 이런 소리를 공공연하게 떠들진 않았다.

    

   그저 자기들끼리 모이는 모임이나 찻집 같은 데서 조용히 떠들었다.

    

   이성준 정권 초기와는 명백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보안사는 이런 지식인들의 동정을 추린 동향 보고서를 내게 올려왔다.

    

   “이 친구들 정신 차리려면 아직 멀었군. 쯧쯧.”

    

   대한도 갈 길이 까마득하다.

    

   따갚돼를 하면 나라를 조진다는 걸 저리 훌륭한 예시를 들어 설명해줬음에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갑갑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원시 고대 종족을 어떻게든 바른 길로 인도하려 애쓰신 아르X니스 선생님의 심정에 공감했다.

    

   “그대들은 어찌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가!”

    

   “예?”

    

   말이 헛나왔다.

    

   크흠.

    

   나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저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 선비들에게 가르침을 줄 필요성을 느꼈다.

    

   “임자.”

    

   “예 총리님.”

    

   “아무래도 안 되겠어. 매일 아침 방송 영화 상영 직장 훈화 시간마다 독일이 어떻게 따갚돼를 하다 망했는지를 설명하는 10분짜리 선전 방송을 끼워서 듣게 해.”

    

   “받들겠습니다.”

    

   독재 권력은 이게 좋다.

    

   못 알아들으면 알아듣게 귓구멍에 쑤셔 넣을 힘이 있었다.

    

   이 면봉 같은 권력의 힘이란.

    

   “그러고 보니 요즘 라디오 음악 방송은 어떻게 됐나? 우리 제국 안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아 예. 원래 주 5회 1시간씩 방송하고 있었는데 주 7회 2시간씩으로 늘려 방송하고 있습니다.”

    

   “그래? 지금 방송 중인가?”

    

   “아 제가 잡아드리겠습니다.”

    

   김정길이가 라디오를 조작했다.

    

   곧 경쾌한 배경음과 함께 여자애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익숙한 노래가 아닌데?

내가 듣던 그 노래 어디갔어?

    

   “보기 대령 행진곡이 아니잖아?”

    

   “그게 재미가 없답니다.”

    

   요새는 연가를 부른다고 했다.

    

   역시 이 시대에도 연가가 노래의 끝판왕인가.

    

   생각해보니 전장의 군인들에게 히틀러 X알 타령이 무슨 상관이겠냐 싶었다.

    

   음.

    

   군인과 사랑 타령이라.

    

   갑자기 무언가 아이디어가 번뜩 스쳤다.

그러고 보니 대한제국엔 그게 결여돼 있었다.

    

   “맥X. 그게 필요하겠군.”

    

   “매 맥심이요? 기관총 말씀이십니까?”

    

   하. 이런 무식한 사람을 봤나.

안타까움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맥X이란 군인의 알파이자 오메가이고 영혼이며 생명수 같은 존재다.

    

   그런 위대한 문명을 모르다니.

    

   나는 이 서글픈 제국에 문명의 이기를 선사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렴 내가 전장으로 끌어낸 군인들에게 그 정도 복지는 베풀어줄 수 있지.

    

   “아무튼 그런 게 있어. 임자는 그만 나가봐.”

    

   무식한 군바리 이정윤이와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빠릿빠릿한 민간 관료 이경호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각하.”

    

   “임자가 일 하나 해줘야겠어.”

    

   “분부만 내리시면 뭐든 처리하겠습니다.”

    

   “잡지를 하나 만들었으면 하는데.”

    

   “잡지사를 하나 인수하겠습니다.”

    

   “그건 임자가 알아서 하고 내용이 중요해. 사진 기자들하고 여성 모델이 좀 많이 필요해.”

    

   “그 어떤 형식의 잡지인지요?”

    

   나는 이경호에게 내가 아는 위대한 문명의 상징 맥X을 설명해줬다.

    

   이경호는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해보겠습니다. 그런데 각하. 20대 모델은 채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건 왜?”

    

   “20대 초반만 넘으면 모두 결혼한 유부녀가 되지 않습니까?”

    

   아!

    

   내가 이 시대의 특수성을 간과했다.

    

   “그건 임자가 알아서 잘 처리해봐.”

    

   나는 이경호가 유도리 있게 잘 처리해주리라 믿었다.

    

   일주일 후 이경호가 갓 찍어낸 팔팔한 잡지 한 부를 들고 와 내게 바쳤다.

    

   80년대 성인용 잡지 같은 촌티가 났지만 그래도 모양새는 그럴싸했다.

    

   “생각보다 유부녀 섭외를 많이 했나 보군. 임자가 고생이 많았겠어.”

    

   “그게 일류 기생들을 데려다가 찍었습니다.”

    

   뭐?

    

   아니 생각해보니 이 시대에 헐벗은 몸을 찍어 흔쾌히 보여줄 만한 사람은 창녀 말고는 없었다.

    

   애초에 이 시대 대한은 배우도 고급 창녀 취급하고 있었다.

    

   “그 잘했군.”

    

   창녀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핵심은 꼴리는 사진인가다.

    

   사진의 구도 자체가 촌스럽긴 했지만 미녀들을 선별해서 찍었는지 배우들의 얼굴은 그럴듯했다.

    

   10점 만점에 5점짜리 잡지는 되겠다.

    

   첫 출발에 이 정도면 괜찮았다.

    

   “앞으로 이 잡지의 이름은 맥주로 하겠네. 맥주는 전군에 공급해야 하니 공급량에 차질 없게 찍어내도록 해.”

    

   “받들겠습니다.”

    

   “아 잠깐.”

    

   맥주를 보고 있자니 조금 아쉬운 맛이 있었다.

    

   제일 거슬리는 건 여자애들의 머리 스타일.

    

   촌스럽게 다듬은 고전 머리 양식을 보고 있자니 꼴리던 마음이 절로 식었다.

    

   “애들 머리 모양을 좀 서구적으로 다듬어봐. 그 있잖아?”

    

   독재자가 좋은 점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대충 이렇게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예. 조치하겠습니다.”

    

   나는 이경호를 보내고 초본으로 온 맥주를 정길이와 주변의 군인들에게 보게 했다.

    

   그걸 본 그들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누군가 장을 멋대로 넘기려 하면

    

   “아 실장님. 아직 감상 중이잖습니까.”

    

   계급이고 뭐고 없었다.

    

   이거 효과가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잠깐.

    

   배우를 굳이 한국인만 쓸 필요가 있나.

    

   우리 맥주도 세계 속의 맥X처럼 큰 브랜드가 될 순 없나.

    

   “보안사 연결해.”

    

   나는 이정윤이에게 국내에 들어온 유대계와 러시아계 중 콜걸로 섭외할 수 있는 애들이 있는지 알아보게 했다.

    

   “그 영부인께서 아시면.”

    

   아니야.

    

   내 침대에 올리려고 하는 짓이 아니라니까.

    

   “일단 알아봐.”

    

   그리고 사흘 후 명단이 책상에 도착했다.

    

   “어 어.”

    

   생각보다 예쁜 애들이 있었다.

    

   우리 기생들보다 나아 보이는 애들도 제법 있었다.

    

   “임자.”

    

   “예 총리님.”

    

   “이 애들하고 연락해서 일 시작할 수 있는지 알아봐.”

    

   “각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아 새끼가.

    

   진짜 아니라니까.

    

   나는 대답 대신 이정윤이의 정강이를 찼다.

    

   “임자. 그냥 시키면 시킨 일이나 해.”

    

   “바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여자애들이 찍은 사진이 내 책상에 올라왔다.

    

   이제야 좀 맥주다운 맛이 났다.

    

   “앞으로 월에 20만 부는 찍어내도록 해.”

    

   나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기왕 시작한 거 아시아 성인 잡지 시장을 제패하는 게 내 목표였다.

    

   그래 이것은 전쟁이었다.

    

   착착착착.

    

   맥주의 초판본은 찍힌 즉시 군으로 공급됐다.

    

   군의 반응은 뜨거웠다.

    

   “위대한 이성준 각하 만세!”

    

   “아 매액주. 각하의 뜨거운 사랑에 목이 메여.”

“따흐흑.”

    

   군인들의 반응이 하도 뜨겁다 보니 군에서 맥주의 보급을 빨리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거 우리 배우들한테 인센티브를 줘도 될 것 같군. 그 애들 월급이나 두둑하게 챙겨줘.”

    

   “그렇게 하겠습니다.”

    

   맥주는 그렇게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급기야 해외에 파견된 한국 군인이 외국 군인들과 돌려보는 사례까지 나왔다.

    

   “각하. 저는 맥주란 물건이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 몰랐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20만 부로 올렸는데도 부수가 모자라다며 현장에서 악을 지르고 있었다.

    

   이젠 민간에서도 알음알음 맥주를 가져가는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그 인쇄기를 좀 늘리면 되지 않겠어?”

    

   “그게 전시 고용법상 인쇄 같은 비필요 직종에선 인원 고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

    

   나는 즉시 규정을 손봤다.

    

   “맥주는 군수품이다.”

    

   맥주가 군수물자로 지정된 이상 생산에 차질을 빚을 일은 없었다.

    

   이제 춘화의 시대는 끝났다.

대한제국은 맥주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권력이 없는 놈이 저 지랄하면 총 맞죠..

쉬어가는 에피소드를 원하는 분이 계셔서 하나 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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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Stage a Coup

I Will Stage a Coup

Score 9
Status: Ongoing Released: 2024
I’ve been reincarnated into a webtoon of an alternate history, into a chaotic empire. ‘I will overturn this country with my own hands.’ My answer was ‘coup d’é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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