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1)
“퇴사하겠습니다.”
좁은 사장실 키가 꽤나 큰 남자가 확정적으로 읊조렸다.
“제가 맡고 있던 건들은 문제없도록 정리해뒀습니다 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무척이나 담담히 퇴사 의지를 밝히는 남자. 짧은 머리에 인상이 퍽 진한 느낌. 이름은 강우진. 그런 그를 보며 넙데데한 두꺼비를 닮은 사장이 황당하게 픽 웃었다.
“하! 때려치겠다고? 너 임마! 디자인 바닥이 무슨 중국 땅이냐? 여기 더럽게 좁다고. 이렇게 무턱대고 때려치면? 이직이 쉬울 것 같냐? 응?”
짜증과 비아냥이 적절히 섞인 잔소리를 뱉어대는 사장. 하지만 멀뚱히 선 강우진은 딱히 답하지 않았다.
‘이직이고 나발이고 이제 니 알 바 아니잖아 두꺼비 새끼야.’
지금 그는 그저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강우진이 퇴사할 이 회사는 직원 20명 남짓인 흔하디흔한 디자인 회사였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아주 지랄 맞은 회사.
고등학교부터 대학교를 넘어 지금까지 평생을 디자인만을 해온 강우진은 이 빌어먹을 회사에서 나름 4년 차였다. 지금 그의 나이 27살.
‘생각해보면 진짜 거지 같은 기억밖에 없네.’
말이 디자인 회사지 중소기업 특성상 디자인 작업을 제외하고도 잡일은 넘쳐났다. 거기다 야근도 잦았다. 그럼 뭐? 야근 수당은 개나 줘야 했고 주말 출근도 허다했다.
연차? 그게 뭐야 아- 끓여 먹는 차?
그렇게 강우진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 아침. 우진은 두꺼비 사장을 보자마자 터트렸다.
에라 모르겠다 질러버려.
솔직히 사표야 2년 전부터 써놨던 강우진이었다. 누군들 다 비슷하겠지. 어쨌든 앞에 선 강우진을 노려보던 두꺼비 사장이 손을 휘휘 저었다.
“하···어이가 없네. 야 그래그래 꺼져라 꺼져. 너만큼 하는 놈들 널렸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
이에 강우진이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못 받았던 야근 수당하고 퇴직금 제대로 보내주세요.”
“···야 너.”
“계산은 얼추 제가 해놨습니다. 사장님 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럼.”
막상 마음먹으니 말이 술술 나오네. 속으로 읊조린 강우진은 두꺼비 사장에게 적당히 인사를 하곤 사장실을 나왔다. 곧 강우진에게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직원들이었다. 잘했다 부럽다 등등. 그중 강우진과 친한 직원이 옆에 붙었다.
“탈출 부럽네. 근데 이제 너 뭐할 건데?”
뭐 할 거냐고? 글쎄. 솔직히 걱정은 됐다. 앞으로 뭐 먹고 살지? 그래도 오늘은 일단 고민을 접은 우진은 자리로 움직이며 적당히 답했다.
“솔직히 이제 디자인은 더 안 할라구요. 뭐- 저 워킹 붙은 거 있는데 그거나 가볼까 싶어요.”
“워킹? 어디?”
“호주요.”
그렇게 몇십 분 뒤.
강우진은 턱 괸 채 멍하니 모니터를 응시했다. 퇴사가 확정되니 의욕상실이 물밀 듯이 밀려왔기에.
그러다.
-스윽.
힘 빠진 얼굴의 강우진이 핸드폰을 들었다. 핸드폰 화면엔 안 읽은 톡들과 시간 등이 출력되고 있었다.
-2020년 2월 3일
-AM 10시 22분.
아직 30분밖에 안 지났다고? 더럽게 시간 안 가네. 이때였다.
-덜컥!
대뜸 사장실의 문이 괴팍하게 열리며 얼굴 벌게진 두꺼비가 와락 외쳤다.
“야!! 강우진!”
그 외침은 당연히 강우진을 향했다.
“너 그냥 지금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동시에 강우진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꿀이네 나야 땡큐지.’
일주일 뒤 강우진의 원룸. 정오쯤.
강우진은 용인 수지 쪽에 살고 있었다. 그의 원룸 안은 뭐랄까 벽면에 걸린 옷들이 나름 정갈한 것이 생각보다 깔끔했다. 평소에도 정리정돈을 잘하는 느낌
그런 원룸 중앙에.
“···”
웬 거지가 널브러져 잠에 빠져있다. 물론 강우진이었다. 깔끔한 원룸과는 반대로 그의 모습은 거지꼴 그 자체였다. 어제 나갈 때 입은 패딩이 그대로였고 나름 꾸몄던 머리 역시 산발로 변한 상태.
심지어 강우진이 숨을 뱉을 때마다 술 냄새가 자욱해진다. 어젯밤 퇴사 기념으로 친구들과 거하게 한잔한 탓.
이 상태로 대략 1시간쯤 지났을까?
“···어우- 씨.”
잠에서 깬 상거지가. 아니 강우진이 누운 채 꾸물대며 신음을 뱉었다.
“으···대가리 깨지겠네.”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잡은 우진이 주변을 둘러봤다. 엥? 집? 나 어떻게 집에 왔지?
“어제 분명···2차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텅텅 비었다. 기억이 삭제된 것. 억지로 산산 조각난 어제를 상기하려 애썼지만 허사. 이렇게 진탕 마신 게 오랜만이라 그런가? 강우진은 술 냄새 섞인 긴 한숨을 뱉었다. 기억하기를 포기한 것.
“후- 몰라 어떻게든 왔겠지.”
우진은 곧장 배달앱을 켰다. 눈을 뜬 그 순간부터 물냉면이 땡겼으니까. 해장 해장이 먼저였다.
이때.
-우우웅 우우우웅.
배달앱 켜진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전화가 온 것. 상대는 강우진의 불알친구 중 한 명이었다. 더불어 어제의 술 파티 멤버이기도 했다. 친구의 이름은 김대영. 이어 강우진이 옆으로 누운 채 핸드폰을 귀에 얹었다.
“어-”
우진의 죽어가는 목소리에 핸드폰 너머 김대영이 킬킬 웃었다.
“목소리 봐라? 뒤지기 일보 직전이네? 크크크 그래도 살아서 집에 가긴 했구만?”
“야 우리 어제 얼마나 먹었냐? 나 지금 내장 마비 상태.”
“너 기억 안 나??”
“어. 기억 완전 소멸했다.”
대답을 듣곤 김대영이 바로 욕설을 뱉었다.
“병신. 너 어제 술 먹다 갑자기 사라졌었다. 30분 정도. 진심 경찰에 신고할 뻔. 그때 뭐했어?”
“진심? 기억나겠냐? 근데 왜 전화함?”
“아- 씨. 그럼 너 어제 나랑 얘기한 것도 기억 안 나겠네? 니 나 면접 같이 가주기로 했잖아.”
면접? 강우진이 슬슬 턱을 긁었다. 전혀 기억에 없다.
“갑자기 뭔 면접? 너 회사 잘 다니고 있잖아. 이직하려고? 미쳤냐? 거기 중견기업이잖어?”
“아니 와- 이 새끼 진짜. 회사 면접 아니고 ‘슈퍼액터’ 예선 심사!”
김대영이 말한 ‘슈퍼액터’는 최근 제작에 들어간 예능 프로였다. 방송사는 공중파 SBC. 타이틀에 맞게 숨겨진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 예능이었고 이미 한 달 전부터 빵빵하게 홍보를 돌린 상태였다.
뭐가 됐든 고개를 갸웃한 강우진이 핸드폰에 대고 되물었고.
“‘슈퍼액터’? 야 너 그거 나갈라고? 아예 배우로 루트 틀었냐?”
핸드폰 너머 김대영이 다시금 욕을 뱉었다.
“아니! 병신아! 아오 답답하네. 어제 말했었···후- 그니까 장난 삼아 그냥 서류랑 영상 내볼까? 했는데 1차 붙었어.”
“오- 진짜?”
강우진의 친구 김대영은 연기가 취미였다. 평일엔 회사 주말엔 연극 동호회에 다녔다. 물론 이를 강우진 역시 알고 있었고.
“아무나 막 붙여주나 보네. 니가 붙은 걸 보면.”
“닥치고. 여튼 내일 아침에 1차 심사랑 면접인데 정식 촬영은 아니라도 나 떨리니까 같이 가달라고 했잖아.”
“그래서 어제 나의 대답이 오케이였다?”
아 그런 미친 짓을. 여기서 강우진이 바로 말을 바꿨다.
“취했었다 친구야.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었어. 야 그리고 거길 내가 왜 가? 가서 뭐 하라고? 너 내일 출근 안 하냐?”
“그건 내가 알아서 하는 거고. 넌 걍 내 옆에 있으면서 온기만 나눠주면 돼. 가족이나 친구랑 와도 된댔어. 나 면접 볼 땐 밖에서 좀 기다려주고.”
“···오늘의 난 안 땡기는데.”
“에이 씨! 야! 차피 너 지금 백수잖아!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니가 원하는 만큼 산다!”
“흠-”
살짝 고민하는 강우진. 이때 김대영이 추가로 외쳤다.
“내일 심사위원 중에 홍혜연 있음!!”
-멈칫.
일순 움직임을 멈춘 강우진의 눈이 번뜩였다.
“···뭐? 누구?”
“홍! 혜! 연! 어쩌면 홍혜연 볼 수도 있다.”
“진심?”
“레알트루. 손모가지 건다.”
홍혜연. 그녀는 현재 잘나가는 탑여배우였다. 자타공인 모든 남자들의 상상 속 여배우. 그런 홍혜연이 심사위원으로? 곧 핸드폰 너머 김대영이 설명을 추가했다.
“‘슈퍼액터’가 회차마다 심사위원이 다른데 그중에 누구더라? 여튼 무슨 유명한 드라마 PD 때문에 하기로 했다더라. 홍혜연이 그 PD랑 작품 들어가거든. 어차피 잠깐 한 번 하는 거니까 뭐.”
“너는 그거 어떻게 아는데?”
“미친놈아 기사 좀만 서치하면 나오는 거야. 여튼 그것도 그건데 우리 우정도 있잖아? 어? 같이 가줘.”
이쯤 부스스 일어난 강우진이 굳건한 얼굴로 답했다.
“우정 얘길 빨리했었어야지. 그래서 친구야. 내일 몇 시라고?”
미친 태세전환이었다.
다음 날 아침 2월 12일 수요일.
시간은 10시쯤. 장소는 목동에 있는 SBC 사옥의 예술원. 별관 느낌의 5층 건물에 패딩 걸친 강우진과 김대영이 들어섰다. 참고로 김대영은 우람했다. 키는 180 이상인 우진과 비슷한데 상체가 딴딴하달까?
어쨌든.
“워- 사람 겁나 많네.”
강우진이 감탄했다. 그럴만했다. 예술원 로비는 이미 인산인해였으니까. 입구서부터 안내 스탭들이 수십 명 배치됐고 참가자들이 몰렸다. 최소 200명은 넘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약과였다.
그 이유를 김대영이 읊조렸다.
“이거 30% 정도 온걸 걸? 오늘 ‘슈퍼액터’ 1차 심사는 시간 나눠서 한다고 들었다.”
“그럼 오늘 최소 600명 이상 온다고?”
“당연하지. TV 좀 보고 살아라.”
“몰라 나랑 상관없고.”
어쨌든 안내 스탭들에게 정보 확인 절차를 마친 강우진과 김대영은 푯말과 스탭의 손짓에 따라 참가자 가득한 복도를 걸었다. 그러다 문짝에 ‘대기실1’이란 방에 입장했다.
-끼릭.
안엔 넓은 공간에 플라스틱 의자들이 빼곡히 배치돼 있었고 그중 반 이상은 자리가 찬 상태였다. 강우진이 검지로 빈 의자를 가리킨 건 이때.
“야 저기 앉자.”
“오케.”
이어 자리를 잡자마자 김대영이 가슴에 붙여진 번호표를 만지며 심호흡을 해댔다.
“후웁- 후우- 아 미친. 개 떨리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남 일인 듯 강우진은 패딩을 여미며 다리를 꽜다.
“야 너는 취미라지만 연극 동호회 그거 꽤 오래 했잖아? 얼추 3년은 넘지 않았냐?”
“맞지.”
“근데 떨려? 너네 동호회 뭐냐 막 무료 공연도 하고 그런다매?”
“씨! 야 그거하고 이게 급이 같냐?”
“다를 건 뭐야. 같은 연기잖아. 나야 개뿔 모른다만 억지로라도 같은 급으로 느껴야지. 혹시 아냐? 너 이 예능으로 탑배우될지?”
곧 김대영이 상상 또는 망상을 펼쳤다.
“시바···잠깐 생각했는데 소름 돋는다.”
그렇게 흐흐 거리던 김대영이 돌연 주변의 수십 참가자들을 둘러보다가 자신의 복부를 감쌌다.
“아- 야 나 큰 거 마렵다. 심지어 좀 촉촉한 거로.”
“미친놈이네 이거. 면접인가 예선인가 이거 언제 시작인데?”
“몰라 듣기론 스탭이 호명하면 들어가는 거라던데.”
“그럼 물어보고 후딱 갔다 와 연기하다가 촉촉한 거 지리지 말고.”
허나 그런 장면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듯 김대영이 벌떡 일어나 대기실 입구에 선 여자 스탭에게 달렸다. 그리곤 짧게 대화 후 바로 복도로 뛰쳐나갔다.
그런 친구를 보며 강우진이 작게 읊조렸고.
“아깝네.”
플라스틱 의자에 몸을 더욱 파묻었다. 뒤로 10분쯤 흘렀을까? 미간을 찌푸린 강우진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김대영의 복귀가 너무 늦었기에.
“미친놈이 왜 안 와?”
이때였다.
“김대영 김준수 김태정님!”
대기실 앞쪽 남자 스탭이 플라스틱 의자를 꽉 채운 참가자들에게 외쳤다.
“김대영 김준수 김태정님!!”
이런 이름순인가? 친구 김대영의 이름이 제일 먼저 불렸다. 그 덕에 강우진이 약간 당황할 때 다른 참가자들이 앞으로 움직였다.
곧.
“저기요.”
강우진이 손을 올려 스탭을 불렀다.
“죄송합니다 저 김대영 친군데요. 지금 얘 화장실 가서···죄송해요. 지금 바로 가서 불러올게요.”
“아- 화장실요? 흠 잠깐만요. 그쪽은 친구시라구요?”
“네.”
이내 남자 스탭이 목에 걸린 인터컴에 뭐라뭐라 말을 해댔다. 재밌는 건 그가 무슨 대답을 듣곤 살짝 웃었다는 것. 뭐랄까 예능팀 특유의 악동스런 미소. 무슨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그런 남자 스탭이 다가온 강우진에게 답했다.
“그러면 친구분이 먼저 들어가 계실래요?”
“예?”
미친놈인가? 강우진이 미간을 찡그렸다.
“제가요?”
“네. 친구분이 첫 번째고 이대로면 김대영님 그냥 탈락입니다. 금방 오시는 거면 들어가셔서 자리만 잡고 계세요. 김대영님 오시면 안내해드릴 테니까.”
빈자리보단 일단 누구라도 자리를 채우란 얘긴가? 뭐 잘은 모르지만 일단은 친구를 생각한 강우진이 작게 한숨 뱉었다.
“어디로 가면 되는데요?”
잠시 뒤.
강우진이 복도 끝에 도착했다. 문 앞의 간이 의자엔 다른 참가자들 두 명이 앉아 있고 강우진은 방 안으로 안내를 받았다.
이내.
‘오-’
안쪽을 확인한 우진이 속으로 감탄을 뱉었다. 직전의 대기실과는 다르게 여긴 나름 꾸며져 있었으니까. 정면의 일자 책상엔 ‘슈퍼액터’ 로고가 박혀 있다. 거기에 책상 왼쪽으론 커다란 카메라 두 대 천장이나 여기저기엔 소형 카메라가 비치됐다.
스탭들도 열댓 명.
그중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단발 여자가 강우진에게 다가왔다. 악동스런 미소는 덤.
“김대영님 친구분? 맞죠?”
곧 방 내부를 구경하던 강우진이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 바로 친구한테 전화해보겠습니다.”
“그래요. 이거 받으시고 저기 의자에 앉아 계세요.”
여자는 강우진에게 얇은 종이 뭉치를 건넨 뒤 일자 책상의 앞쪽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
“그거 쪽대본이거든요? 오늘 과제가 즉석 연기라 쪽대본 잠깐 읽고 바로 연기 보여줄 거예요. 친구 기다리면서 심심하면 잠깐 읽어봐요.”
“아- 예.”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금방 오실 거예요.”
여기서 대뜸 강우진이 꽤 당당히 물었고.
“저기 뭐냐 혹시 심사위원분 중에 홍혜연님 계세요?”
여자의 미소가 짙어졌다.
“네 계세요. 대신 사인이나 사진 촬영은 안 돼요.”
대박 강우진은 순간 기대감이 폭발했다. 최대한 티 안 나게 웃기까지 했고 하나만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강우진이 앉았다.
그리곤.
-스윽.
김대영에게 전화를 돌리면서도 무릎에 올린 쪽대본을 내려봤다. 무의식의 행동이었다. 이딴 종이쪼가리를 봐봤자 우진에겐 별 의미 없었으니까.
다만.
“이 새끼 왜 전화를 안 받···응?”
대본을 내려보던 강우진이 멈칫했다.
“···뭐야 이거.”
정확하게는 대본의 옆인 허공을 내려보는 강우진. 왜? 뭔가 이상한 게 보였으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A4용지 크기의 사각형인데 검은색과 회색이 회오리치듯 한 형태를 띠고 있다. 명백히 이상했다.
덕분에.
“···”
강우진이 홀린 듯 천천히 검지를 움직였다. 이 요상한 것을 찔러보고자 한 것. 이어 강우진이 회오리치는 사각형 중앙에 검지를 살짝이지만 푹 담궜다.
문제는 이다음 터졌다.
“읏!”
그 무언가 안으로 강우진이 빨려 들어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