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 (8) >
두 명이다 ‘진선철 상병’의 얘기였다. 정확하게는 백여 명이 모인 리딩장서 강우진이 보인 연기. 그는 ‘실종의 섬’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말도 많았고 관심도 높았다.
워낙에 기상천외한 캐스팅 과정이었으니까.
거기다 현재 국내 연예계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였다. 배우들이나 관계자들의 시선은 강우진에게 집중될 수밖엔 없었다.
그러니 대부분의 스탭들은 우진을 보며 이런 생각을 가졌었다.
‘부담될 거야.’
중압감 또는 압박감. 백여 명의 대부분이 비슷한 마음이었다. 권기택 감독과 류정민만 빼고. 하지만 그 분위기를 우진이 뒤집는 건 삽시간.
모두의 자세와 태도가 새로 잡힌다.
‘저 저게 대체. 너무 터무니없잖아?’
‘일말의 거리낌 고민이 보이지도 않아. 애초 부담감 따위도 없었던 건가?’
‘과연···저래서 권감독님이. 진짜배기였어.’
‘이 질펀한 공기에 주눅 드는 것 없이 아니 오히려 압도한다?’
아니다 강우진은 미친 듯이 부담을 느끼고는 있었다.
‘으와- 시선들 개부담되네.’
하지만 억눌렀다. 꾹꾹 눌렀다. 필사적인 발버둥과 같았고 왠지 모르게 오기도 생겼다. 이 상황을 타파하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테니.
어쨌든 리딩을 속행된다.
이곳엔 선수들만 모였다. 잠시잠깐의 충격으로 흔들릴 현장도 아니다. 이내 류정민을 시작으로 여러 배우들이 자신의 배역을 쉴 새 없이 뱉어댔다. 점차 뜨거워진다. 에어컨은 풀가동이지만 열기가 증폭됐다. 땀을 닦는 배우도 있었다.
류정민이 강우진에게 대사친다.
“진선철 정신 안 차려? 힘들면 열외로 해줄 수도 있다.”
강우진이 류정민과 눈을 맞췄다. 그의 눈가에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한 웃음이 번졌다. 나사 하나가 빠진 것 같은.
“하 할 수 있습니다 중대장님!”
“확실해?”
“예예옙!”
“상병짬 먹었으니까 배에 힘 빡 주고 어? 정 힘들면 말해.”
“어 어- 예예 알겠습니다.”
그러나 ‘진선철 상병’의 질감이 묘하게 공격적이다.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강우진의 눈매가 단번에 사납게 변했다.
“시발 중위 새끼.”
‘진선철 상병’은 기본적으로 소심했다. 다만 그 안엔 흉포한 놈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보기엔 그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냄새는 풍긴다.
그 오묘한 냄새가 상대로 하여금 불편함을 낳게 한다. 빌드업이었다. 지금 강우진이 하는 연기는 바로 두 명을 보이게끔 하는 게 아닌 서서히 또는 뭔지 모를 그림자를 표현하고 있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하유라는 미간을 좁혔다.
‘피하고픈 인물상을 저렇게 쉽게 내보여?’
사람이 사람을 볼 때 때때로 꺼리고픈 상대가 있다. 딱히 피해를 주지 않아도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불편한 사람이 있다. 지금 강우진이 딱 그랬다. ‘평범’보다 조금 아래. 그 애매한 경계선이 조금씩 스며든다.
미간을 좁힌 하유라가 강우진. 아니 ‘진선철 상병’에게 말했다.
“진선철 상병.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움찔 놀란 ‘진선철 상병’이 말을 더듬는다.
“그 그게- 죄송합니다.”
“···오전에 시킨 건?”
“아아아- 지금 바 바로 하겠습니다.”
“하- 그래.”
경례하는 ‘진선철 상병’의 응시에 차이가 있다. 이는 그가 보는 상대에 따라 농도가 달랐다. 직접 우진을 대응하는 배우들은 느낄 수 있었다.
‘눈빛을 조금씩 달리하는 거 저거 설마 상대를 봐가면서 바꾸고 있는 건가?’
약간이라도 무시할 상대와 그렇지 않은 인물을 구별한다. 그것을 시선 처리로 보인다. 이때 하유라와 대사를 주고받은 ‘진선철 상병’이 입술을 오물거린다. 뭔가를 씹고 있다.
입안 살점이었다.
그것을 퉤 뱉은 그가 평소완 딴판인 가친 음성을 냈다.
“시발년이.”
여기서 상석에 앉은 권기택 감독이 턱을 쓸었다.
‘목소리 강세 리듬 톤 발음 발성까지 따로 짜왔나?’
강우진은 두 자아의 음성까지 컨트롤하고 있었으니까. 곧 그는 자신의 차례가 끝나자 평소의 모습으로 귀신같이 돌아간다. 덤덤하게 시나리오를 넘기는 그.
이에 권기택 감독이 입꼬리를 올렸다.
‘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이 앉아 있었군.’
마치 다중인격자로 보일 지경이었다.
다음 날 8월 4일.
아카리 작가 원작이며 베스트셀러인 일본의 거장 쿄타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으로 한창 뜨거운 일본. 그리고 어제 던져진 뜬금없는 기사.
『타키카와 아카리 작가 원작「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의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주연으로 한국 배우 캐스팅 완료 그 한국 배우는 누구?』
이 기사가 가장 처음 업로드된 것은 일본의 1등 포털사이트였다. 엔터테이너 부분 페이지의 메인에 당당히 걸렸었다. 그리고 현재는 그 수가 퍽 불었다.
일본에선 워낙 핫한 주제였고 페이지 메인이라 그런지 단숨에 일본 대중들의 반응이 달린다.
실시간으로 말이다.
-이 기사 사실이야? 정말 한국 배우가 나온다구?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아마 이 소식은 찌라시일 게 분명하고
-조연도 아니고 주연?? 과연 이게 진짜라면 어떤 배우가 캐스팅된 걸까???
-누가 와서 연기를 하든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을 망치지만 말아줘……
-주연이라면 한국의 탑배우일까? 누가 캐스팅된 거지? 궁금해!!
-좀 뜬금없는 기사야 일본 영화에 한국 배우가 나오는 게 얼마만이지?
-한국 배우가 연습한 일본어로 연기를 한다고? 어색할 텐데?
-가짜 기사일 가능성이 크겠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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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리는 속도가 흡사 빛과 같다. 몇 초 만에 수십 개의 반응이 갱신될 정도. 화력은 어제보다 높아졌다. 그만큼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 그렇기 때문일까? 이 기사는 태그와 공유가 꼬리에 꼬리를 달며 삽시간에 SNS로 번져나갔다.
[@__29yyy__]
[(기사링크)이 기사 진짜일까!!!? 기대해도 되는 부분? 한국 배우가 나온다는데? K드라마 팬으로서 완전 환영!!]
하나의 SNS가 아닌 각종 SNS 플랫폼에 다채롭게 번진다. 가장 높은 이용자를 자랑하는 SNS의 검색 순위까지 단숨에 갈아치웠다. 가뜩이나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은 제작만으로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었다.
거기에 이번 소식은 거센 부채질을 한 것과 같았다.
일본 대중들의 반응은 반반. 부정적과 긍정적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그만큼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의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오른다. 제대로 충격이 스며든 반전이었으니까.
아니 갑자기 한국 배우라니? 거기다 주연?
뭐 지금껏 일본 영화계에 한국 배우의 존재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많지도 않았고 이번 건 너무나 급작스러웠고 뜬금없었다. ‘신선한 충격’은 좋은 말로 바꾼 것이고 결국 ‘생소함’이었다.
생소함은 소화가 좀 걸린다.
일본 대중들의 긍정적과 부정적인 리액션은 낯선 것을 받아들였는지 아닌지로 판별할 수 있었다. 즉 한류 얘기였다.
다만 다행인 것은.
-난 정말 찬성인데? 요즘 일본 배우들 전부 똑같은 연기를 하잖아? 난 요즘 한국 드라만 봐!
조금씩 긍정적인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뭐가 됐든 일본 전체의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이슈가 가파르게 확산될 쯤.
“이 기사 계속 번지는데 확실한 거야? 누가 봐도 이건 그냥 가짜 뉴스잖아?”
“영화사 측이 작정하고 흘린 거 아닐까요? 홍보용으로요.”
일본의 각종 언론사 들은 이미 부글대고 있었다.
“갑자기 한국 배우라니?! 도는 소문 있었어?!”
“전혀요!”
어제부터 오늘 속속 이 기사를 접한 그들이 사태파악에 나선 것.
“기사 쏜 언론사가 어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토에가’ 영화사에도 연락해봐! 사실인가 아닌가부터 파악해!”
대형부터 중형 그리고 소형까지. 규모와는 상관없이 일본의 많은 언론사들이 재빨리 움직였다. 그만큼 쿄타로 감독과 아카리 작가는 일본에서 영향력이 거대했다.
“갑자기 한국 배우라니?? 아무리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이 괴짜라지만···너무 밑도 끝도 없잖아?? 아카리 작가가 이걸 컨펌을 내줬다고?”
현재까지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은 타이틀과 감독 그리고 제작확정까지만 알려졌다. 배우나 작품 내용 등등은 전혀 나온 게 없다. 그러니 일단은 찌라시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긴 했으나.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에 캐스팅된 한국 배우? 논란 일파만파』
일단 비슷한 기사는 쏘고 본다. 흡사한 기사들이 미친 듯이 양산된다.
『한국 배우가「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에? 베스트셀러 원작 팬들 고개 갸우뚱』
자극의 냄새를 맡고 재빨리 움직이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같았으니까. 아니 어쩌면 전세계로 봐도 그렇겠지. 어쨌든 이 신박한 이슈는 단숨에 인터넷을 넘어 일본의 연예계까지 넘어갔다.
각종 방송국부터.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이 한국 배우를 뽑았다는데?”
“에에- 진짜요? 저도 며칠 전에 영화 제작 기사는 봤는데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은 엄청 잘 팔린 책이잖아요?? 갑자기 한국 배우는 좀 뜬금없네.”
“이거- 가짜 뉴스겠지?”
현 시각에도 촬영을 이어가는 일본 배우들.
“이거 봐 타노구치 감독이 또 일을 벌였어.”
“음? 아아- 이건 그냥 홍보용 찌라시 아니겠어?”
“영화사 측이 의도적으로 돌렸다? 그런 것 치곤 너무 디테일한데. 이렇게 뿌렸다가 나중에 거둬들일 때 대중들한테 미움받기에 십상이잖아.”
“그래도 설마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에다 한국 배우를 캐스팅했을까? 심지어 주연으로?”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뒤집히겠지.”
물론 일본의 많은 에이전시나 제작사 등도 조용하진 않았다. 여기까지가 기사가 터지고 딱 이틀 동안의 일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열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이 야단법석일 게 틀림없다.
반면 이 태풍 같은 이슈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새치가 가득한 쿄타로 감독은.
“···음.”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을 제작하는 ‘토에가’ 영화사 미팅룸에 홀로 앉아 있었다. 분위기가 매우 정적이다. 그저 핸드폰으로 현재의 태풍 같은 상태를 관망하고 있다. 뭐랄까 태풍의 눈 같은 느낌. 당사자지만 남 일인 양 고요하다.
그런 그가 뜬금 핸드폰을 내렸고 꽁지머리 남자를 상기하며 작게 일본어를 뱉었다.
“이대로 일주일 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했나?”
마치 모든 것을 의도한 것 같은 뉘앙스였다.
한편 일본 민영 방송국 TBE.
국장실에서 빼싹 마른 남자가 짧은 한숨을 뱉으며 나왔다. ‘아메토크 show!’의 연출 시이키 신조 PD였다. 그가 국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여자 작가들이 달라붙었다.
“PD님 국장님이 뭐라고 하세요?”
“표정이 안 좋으신데- 혹시 기획 엎으라고 하신 거예요??”
걱정서린 작가들에게 신조 PD가 작게 웃음을 보였다.
“아니요 한번 해보라고 하시네요. 강우진보단 ‘K드라마 위크’ 기획에 꽂히신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작가들이 안도의 반응을 보일 쯤 신조 PD가 어질러진 자리에 앉으며 할 것들을 읊었다.
“일단 우진씨 쪽에 확정 소식부터 알리죠. 그리고 유키상은 나랑 같이 기획 수정하면서 촬영 날짜 잡고 포맷도 가닥을 잡죠. 가능하면 오늘 안에 결판이 나야 할 것 같아요.”
“밤새야겠네요.”
“하하 뭐 하루 이틀인가? 참 그리고 방청객 부분도 신경 써야 됩니다. 신청자를 받되.”
“한량 팬들 위주로 뽑으라는 말씀이죠?”
신조 PD가 투명 파일을 챙기며 일어났고.
“맞아요 가능하면 우진씨 팬들이 많으면 좋고.”
“알겠습니다아- 아 통역은 따로 필요 없겠죠?”
“우진씨 일본어 실력 봐선 크게 문제 될 게 없을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까 일단 섭외는 해둬요.”
할 일을 메모하는 작가들과 함께 신조 PD가 미팅룸으로 이동했다. 그러는 사이 메인 작가가 양손을 짝 치며 다시 말했다.
“PD님!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 기사 보셨어요?? 신작에 한국 배우 캐스팅했다는 거!”
이미 일본을 뒤집고 있는 이슈기에 신조 PD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에 봤습니다 국장님도 그 얘기 잠깐 하셨고. 아무래도 한동안은 시끄럽겠죠.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만 해도 덩치가 큰데 타키카와 아카리 작가 원작이라.”
“저도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 엄청 재밌게 읽었었거든요 그래서 영화 만들어진다는 것도 되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국 배우는 좀 뜬금없긴 해요.”
“대중들 반응은 대충 어때요?”
“잘은 모르겠는데 반반 같아요 욕도 쏟아지고 기대한다는 말도 있고. 여튼 SNS나 커뮤니티나 범벅됐어요 그 얘기로.”
미팅룸 문을 여는 신조 PD가 남 일처럼 어깨를 으쓱였다.
“워낙 감독이나 원작 작가나 이름값이 대단하고 규모도 남다르니 뭐 당연하겠죠. 어쨌든 논란으로 제대로 홍보력을 올렸네요.”
“완전 반전! 그 판에 한국 배우가 낄 줄 누가 알았겠어요? 무조건 탑배우 중에 한 명일 거야. 맞죠?”
“아직 확정은 아니지 않나? 공식 입장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한데···찌라시치곤 너무 황당하잖아요. 전 진짜 같아요. 아! 만약 그 기사 진짜면 그 한국 배우는 무조건 섭외해야겠죠?”
“탑이라면 힘들겠지.”
곧 신조 PD가 펼친 투명 파일을 검지로 가리켰다.
“우린 일단 우진씨나 확실히 정리하자구요. 딴 일 신경 쓸 시간에.”
이틀 뒤 6일 목요일.
어느새 중후반부 촬영 중인 ‘남사친’의 대학교 촬영터. ‘남사친’ 촬영팀은 복도와 강의실에 뿌리를 내렸다.
“하이- 큐!”
지금은 화린과 조연 배우들의 가벼운 일상컷을 찍는 중이었고 강우진은 바로 다음 씬에 투입될 예정이었기에 한쪽에서 메이크업 수정을 받고 있었다. 그때 우진의 얼굴을 패드도 두드리던 여자 스탭이 물었다.
“우진씨 그 기사 봤어요? 막 뭐라더라? 우진씨가 이중인격이라는 거. 황당하지 않아요? 뜨니까 별 잡소리가 다 돌아.”
그녀 옆에서 보조하던 스탭도 거든다.
“아아 그거 저도 봤어요. 다른 기사에선 뭐 과거가 전부 연기였다는 것도 있던데요?”
“어쩜 이 바닥 언론은 바뀌는 게 하나 없어. 루틴이 똑같아 아주. 댓글도 보면 아주 가관이던데.”
“다 우진씨가 잘나가서 그러는 거죠. 팩트고 나발이고 그냥 재미로 악플달아대는 거죠.”
“어휴 지겨워. 우진씨 그런 거 일절 신경 쓰지 말아요. 어차피 금방 식을 거야. 뭐 우진씨는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 같긴 해. 워낙 딴딴하니까.”
무심한 얼굴인 강우진이 적당히 낮게 답한다.
“아- 네. 별로 신경 안 씁니다.”
실제로 그랬다. 완전히 무시할 순 없겠다만 최성건이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뒤로 메이크업을 마친 우진이 몸을 돌렸을 때.
“우진아.”
꽁지머리 최성건이 보였다. 미소를 지은 채 오라는 손짓을 보낸다. 뭐지? 싶은 우진이 붙었을 때 최성건이 귓속말했다.
“‘아메토크 show!’ 쪽에서 연락 왔다 너 단독으로 확정됐어. 일단은 8월 말이 유력하다. 어차피 녹방이라 조율은 가능해.”
소식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 커버곡들 편집 끝났단다.”
벌써? 약간 놀라긴 했지만 애써 덤덤한 척 우진이 답했다.
“빨랐네요.”
“편곡이 좋았고 애초 네 실력이 죽이잖냐. 오늘 스케줄 끝나면 가서 확인해보자. 이제 업로드만 남았- 아 근데 너 채널명은 뭐로 할래?”
너튜브 채널명. 전혀 생각해둔 게 없는데? 이어 잠시간 근엄하게 최성건을 바라보던 우진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강우진 부캐’?”< 멀티 (8)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