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죽 (6) >
10분.
쿄타로 감독 측의 공식 입장이 쏘아진 뒤 그와 유사한 또는 거의 흡사한 기사가 일본에 깔리는 시간이었다.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 측이 공식 발표한 한국 배우는 「강우진」 진짜 신인이었다』
가뜩이나 용광로 같은 이슈였다. 쿄타로 감독의 인터뷰 건으로 더 커진 논란이기도 수많은 대중들이 관심을 가진 건이기도 했다.
『‘토에가’ 영화사 측 캐스팅 확정된 한국 배우 「강우진」맞다』
그렇기에 일본 언론은 빛보다 빠르게 공식 입장을 복붙했다.
드디어 명확한 정답이 나온 셈.
『한국 일본 통틀어 신인으로서 타국 영화의 주연 맡은 것은 「강우진」이 최초!』
깔끔히 해소된 궁금증에 일본 대중들은 어쩌면 열광 반대로 투덜대기도 했다.
-역시 강우진이 맞았네! 난 좋아! 이 배우 연기 잘 하거든
-이미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확정되던 분위기였는데 이럴 거면 왜 숨겼던 거야??
-잘 숨겼는데 워낙 일이 커져서 안 되겠다 싶은 게 아니었을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에 한국 배우가 나오는 건 좀
-강우진! 너무너무 좋다! 그의 너튜브에 들어가 봐 다들 팬이 될 거야!
-난 오히려 한국 배우가 나와 줘야된다고 봐 어차피 일본 배우들은 연기가 퇴화되고 있으니까
-나도 너무 좋은데? 불만이면 넷플렉스 한량부터 보고 오던지
-대단하긴 하네….신인인데 어떻게 주연을 쟁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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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됐든 이제 모든 팩트가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으로서도 유일무의했고 대중들도 처음보는 광경이라 퍽 소란스러워진다.
물론 일본 쪽 모두가 긍정적이진 않았다.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다.
『밝혀진 ‘한국의 신인 배우’ 그러나 영화계 관계자들은 고개 갸웃』
『「강우진」이 누구야? 걱정 심화되는 네티즌들』
그러나 하나만큼은 일맥상통했다. 이 순간 일본의 언론·여론의 시선이 ‘강우진’과 ‘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에 집중됐다는 것.
이름값이 인지도가 쭉쭉 상승했다.
쌓아온 빌드업이 있기에 부스터는 기본 장착이었다. 덩달아 일본 넷플렉스의 한량 역시 자주 언급됐고.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의 「강우진」 알고 보니 넷플렉스의 인기 한국 드라마 조연 배우』
일본 기자들은 이 이슈의 주인공인 강우진 관련 SNS 너튜브 채널 필모 과거 작품들을 자주 다뤘다. 기본 중의 기본이긴 했다. 대중들이 클릭하는 건 최대한 많은 양의 정보가 포함되어야 하니까.
이쯤 일본 민영 방송국 TBE에선.
“PD님!!”
‘아메토크 show!’의 작가들이 신조 PD에게 달려든 참이었다.
“우진씨래요!! 우진씨가 맞대요!”
“네? 뭐가요?”
“아니!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이 말한 ‘한국의 신인 배우’요! 우진씨가 맞다구요!”
“그게 무슨 소리···확실합니까? 추측들만 난무했고 팩트는 없었잖아요.”
“방금요! 타노구치 감독이 공식 입장 발표했어요! 주연으로 낙점한 게 우진씨가 맞다고!”
순간 빼싹 마른 신조 PD의 눈이 디립다 확장됐다.
“다 당장 bw 엔터에 연락 넣어요! 그리고 기획 짠 거 싹 가져오고!”
“네넵!”
“서둘러요! bw 엔터와 소통해서 우리도 최대한 빨리 기사 돌려야 되니까! 그리고 기획도 반 이상 갈아 치워야 됩니다!”
‘아메토크 show!’ 팀이 발작에 가까울 정도로 바빠진다.
그리고.
『화제인 한국의 신인「강우진」 넷플렉스에 곧 런칭할 로코물 ‘남사친’의 주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본 넷플렉스 측에서 곧 런칭될 ‘남사친’ 소식을 쏘아 올렸다.
더불어.
『「강우진」 「화린」‘남사친’ 홍보 일정으로 곧 일본 내한 예정』
강우진과 화린의 일본 스케줄까지 흘렸다.
-와! 강우진이랑 화린 일본 온다구?!!
-진짜야?? 남사친? 이건 로코물인가? 찾아봐야겠어!
-어디 공항! 몇 시에! 나도 직접 보고 싶단 말이야!
이 역시 빠르게 번졌다.
이어 다시 한국.
일본보다 핵폭탄이 먼저 터진 한국은 오후를 지나 밤이 됐음에도 여전히 요동치고 있었다. 각종 포털사이트의 뉴스는 계속해서 바뀌며 그 기사는 손가락을 타고 쭉쭉 뻗어 나갔다.
요란했다. 올해 들어 제일 과했다.
이쯤 되면 강우진의 주변인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극성도 이런 극성이 없을 정도였다. 동생인 강현아는 놀라 자빠졌고 우진의 불알친구들은 단독에서 난리부르스였다.
더해서 강우진이 지금껏 스친 모든 인물들 역시 눈알이 디립다 커졌다.
감독 PD 배우 스탭들. 머릿수만 따져도 수백명은 가뿐히 넘는 인원들 모두는 각양각색의 리액션을 보였다.
“PD님!! 기사 봤어요?! 우리 강토템이 아카리 작가 실사 영화 주연 확정이래!”
“봤어 나도! 그 작품도 겁나 잘되겠구만!”
“근데 우진씨는 왜 노래까지 잘하는 거예요? 이거 몰랐어? 알았으면 한량에서 OST 하나 주지 그랬어??”
“난들 알았겠나!”
송만우 PD와 박은미 작가를 시작으로 그 모두를 일일이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흥분한 모양새였다.
결과적으로는 혼돈의 서막이 열렸다.
그래 서막. 이건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그 사이 좀 점까지 강우진과 함께였던 지금은 자신의 벤에 타 있는 화린은 귀에 이어폰을 낀 상태였다.
이유야 심플했다.
-♬♪
강우진의 커버곡을 감상하고 있었으니까. 즉 너튜브 ‘강우진 부캐’ 채널을 확인했다. 인사말 영상에서는 실실 웃었고 커버곡에선 감동을 금치 못한 얼굴로 급변했다.
그녀는 커버곡을 감상한 지 단 1분 만에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아니! 우진님! 일본어 조금 할 줄 아는 정도라면서요??! 이게? 이게 어딜 봐서?!’
커버곡 속 우진의 일본어는 잘하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아니 격이 달랐다. 그냥 눈을 감고 들으면 일본 가수라 생각이 들 정도. 최소 화린에겐 그랬다. 물론 그녀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일본어는 수준급이니까.
이미 화린이 포함된 걸그룹 ‘엘라니’는 일본에서 1티어급 인기였고 지금껏 많은 일본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그러니 화린 역시 일본어를 잘하는 것.
‘나는- 배운 거라 여전히 발음에서 조금 어색함이 있는데 우진님이 하는 일본어는 그냥 현지인이야.’
순간 강우진의 과거가 극심하게 궁금해지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화린은 강우진의 음색에 몸을 맡긴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이 얼굴에 이 목소리에 이 톤으로···찢었다. 녹아 진심으로 녹아. 전혀 우리 노래 안 같아. 너무- 좋아. 하루에 열 번. 아니 백 번 들을래.’
흥분한 화린의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이건 팬심을 넘어 추앙수준이었다.
‘어떻게 매력이 까도까도 끝이 없지? 하- 진짜 덕질하기 잘한 것 같아.’
이내 화린은 영상의 표시된 ‘좋아요’ 버튼을 연타한 뒤 ‘엘라니’의 멤버들이 모인 단톡방에 접속해 우진의 영상을 공유했다.
-화린: 이거 들어봐! 100번 들어봐!
그리곤 자신의 SNS에 접속해서는.
‘이건 나만 듣긴 너무 아까워! 어차피 우진님 채널이니까 대박 나겠지만 그래도 더 많이 들어야 돼 이 곡은.’
‘강우진 부캐’ 채널을 뿌렸다.
21일 아침.
시간은 10시쯤. 강우진은 한 높은 건물의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더워진 날씨에 옷차림은 가볍다. 다만 언제는 안 그랬냐 만은 국내와 일본 전체로 자신의 이름이 부글대고 있음에도.
“···”
강우진의 얼굴엔 흔들림 없는 포커페이스가 가득했다. 뭐 이건 컨셉보단 진심이긴 했다.
‘어우- 개피곤하네. 한 2시간 잤나? 반응 보느라 밤샐뻔했네.’
어제 강우진은 퇴근과 함께 새벽까지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신기할 수밖에. 인터넷 어디를 들어가도 자신의 이름이 가득했으니까.
그런 그의 옆엔 아까부터 연신 전화를 받는 최성건이 바빠 보인다.
“예예 김PD님. 하하하. 감사합니다. 섭외 말이죠? 하- 근데 지금 우진씨 스케줄이요 진짜 상반기는 어렵습니다. 하반기는 어떠세요?”
비단 지금만이 아닌 어제부터 그랬다. 강우진이 ‘남사친’ 제작발표회서 ‘노빠꾸’한 순간부터 최성건의 핸드폰은 초마다 전화며 메시지가 쏟아졌다.
물론 bw 엔터 쪽은 더 심했다.
하지만 강우진은 최성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늘은 스타작가 이월선의 ‘얼어죽는 연애’ 대본리딩이 있는 날이었으니까. 이 높은 건물은 ‘얼어죽는 연애’의 제작사가 있는 곳이며 약 1시간 뒤엔 대본리딩이 정식으로 시작될 참.
이내 엘리베이터 층수를 바라보는 무심한 우진이 작게 숨을 뱉었다.
심호흡한 것.
‘오늘은 아는 사람이 진짜 1도 없어 후- 사알짝 긴장되네···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멀미약이라도 먹어야 하나? 우진이 생각할 때 적당히 통화를 마친 최성건이 입을 열었다.
“전화가 무슨 톡처럼 걸려온다. 이거 봐 또 온다 또 와. 이 지경이라 리딩장 안에는 못 들어가겄다. 뭐 혼자라도 괜찮지? 네가 긴장 따위 할 일은 없으니까.”
아니요? 멀미약 먹고 싶은데요. 하지만 본심은 꾹꾹 숨긴 우진이 근엄히 끄덕였다.
“네 충분합니다.”
비죽 웃던 최성건이 강우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뭐 대체로 너는 최초인 게 많은데 너처럼 작품 리딩을 자주하는 배우는 또 없을 거다. 것도 신인이.”
“이건 작가님 때문에 참석한다고.”
“어? 아- 어어. 글지. 솔직히 여기 리딩은 네가 굳이 참석 안 해도 되긴 해. 분량이 짧으니까. 그래도 이월선 작가한테 눈도장은 찍어두는 게 좋아.”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바닥 인맥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쓰일지 알 수가 없거든.”
답한 최성건이 현재의 리딩장 상황을 예측했다.
“어으 근데 리딩장에 배우나 스탭들이나 죄다 네 얘기 해대고 있을 거다.”
“상관없습니다.”
“그렇겠지 뭐 언제는 니가 그런 거 신경이나 썼냐?”
이때.
-띵!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문을 열었다.
한편 ‘얼어죽는 연애’의 리딩장 안.
ㄷ자형 책상이 깔린 리딩장은 세팅이 얼추 끝난 상태였다. 이미 도착한 조연급 배우도 몇몇 보였고 수십 스탭들은 물론이며 대여섯 기자도 눈에 띈다.
웃긴 것은.
“강우진 오는 거 확실한 거지?”
“아- 그렇다니까. 내가 조기 조연출한테 몇 번이나 물었다고. 정 못 믿겠으면 김기자 네가 가서 다시 물어보든지.”
“운이 좋았구만. 강우진 리딩에 온다 안 온다 말이 많았는데 특종 터지고 바로 다음 날 보다니.”
모두의 입에선 강우진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
“검색사이트 봤어요? 진심 연예면 뉴스에 싹- 다 우진씨 기사던데.”
“그럴만하지. 적당히 국뽕도 끼었겠다만 애초 영화계 역사 통틀어서 처음이라잖아.”
“근데 진짜 신기하긴 해요 대체 어떻게 그 판에서 주연을 꿀떡 먹었지? 뒷배가 좋나?”
“어떤 기사 보니까 재벌이란 얘기도 있드만. 연기에 보컬에 일본어까지. 조기교육 빡세게 받았다고.”
기자들 스탭들 배우들은 수군대기 바빴다.
“이야- 강우진. 부럽다 부러워. 나는 언제 해외 진출해보나.”
“오빠는 일단 국내서 조연롤 이미지부터 벗어야지?”
“너도 마찬가지잖아.”
“어쨌든 인터넷이고 SNS고 죄다 강우진 얘기뿐이더라. 꽤 오래가겠어 이러면 걔가 막 배우들 무시하고 그러지 않을라나?”
“인성 괜찮다고 하던데.”
이 순간.
-스윽.
유리문이 천천히 열리며 냉기가 담긴 얼굴의 남자가 들어섰다. 강우진이었다. 덕분에 리딩장 모두의 시선이 입구 쪽 우진에게 붙었고 잠시간 그들을 훑던 우진이 고개 숙이며 낮게 읊조렸다.
“안녕하십니까 강우진입니다.”
일순 리딩장이 고요해졌다. 이때 우진을 보며 약간 멍때리는 기자의 핸드폰이 눈에 띈다. 보이는 건 너튜브 ‘강우진 부캐’ 채널 아마 곧 만날 강우진 때문에 보고 있었던 듯.
흥미로운 것은
[채널명: 강우진 부캐]
[구독자 50.9만 명]
[동영상 2개]
속된말로 ‘개떡상한’ 구독자 수였다.
그쯤 리딩장의 밖.
복도를 휘적휘적 도는 최성건은 여전히 핸드폰을 귀에 붙이고 있었다. 미친 듯 쏟아지는 전화. 지금의 통화 상대는 넷플렉스 코리아의 김소향이었다.
“일본 홍보 일정이 26일이요?”
일본 홍보 일정이란 일전에 그녀가 말했던 제작발표회를 빙자한 행사를 말하는 것. 일본 넷플렉스와 합작할 예정. 어쨌든 최성건의 되물음에 핸드폰 너머 김소향 총괄디렉터가 답했다.
“네 다음 달도 괜찮긴 한데 이런 일은 최대한 빨리 잡는 게 좋다고 일본 넷플렉스 측과 의견 좁혔어요. 한창 왁자지껄할 때 들이받아야죠. 물론 우진씨 스케줄이 맞지 않으면 방향 틀어야겠지만.”
“아니요. 다음 달은 더 힘듭니다. 우진씨 스케줄이 다음 달은 지금의 두 배라. 흠- 26일.”
따지면 며칠 뒤 바로였다. 곧 머리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던 최성건이 입을 열었다.
“26일에 잡힌 스케줄이 몇 있긴 한데 혹시 화린씨 쪽은 어떻답니까?”
“어차피 하루 일정이라 괜찮다고 해요. 정 힘드시면 일본 도착은 화린씨랑 따로 하셔도 돼요. 현지에서 쪼인해도 되니까.”
“아니요 가능하면 같이 가는 그림이 예쁘죠. 알겠습니다. 제가 한 번 맞춰 볼게요.”
“아! 감사해요 그럼 저는 저대로 26일에 맞춰서 준비할게요?”
“네 총괄디렉터님.”
그렇게 통화를 마친 최성건이 다이어리를 펼쳤다. 이미 공백없이 빼곡하다. 작게 한숨 쉰 그가 뒷장을 넘겨 뭔가를 적었고.
‘26일 일본 도착. ‘남사친’ 관련 일본 홍보 스케줄 소화. 이러면- 27일에 ‘아메토크 show!’ 하고 쿄타로 감독 미팅을 잡아야겠어.‘
다이어리를 덮은 그가 혼잣말을 뱉었다.
“그리고 30일엔 ‘아메토크 show!’ 정식 녹화.”
한마디로 강우진의 이번 일본 스케줄은 하루가 아닌 총 4일이 될 예정이었다. 30일이 ‘아메토크 show!’ 촬영인데 왔다 갔다는 번거로우니까.
뭔가 답이 나온 최성건이 이번에는 본인이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실종의 섬’ 제작실장이었다.
“예 실장님. 연락이 늦었습니다. 스케줄을 좀 정리한다고. 예예. 일단 정확한 건 이번에 일본 가서 쿄타로 감독을 만난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그래도 해외로케 스케줄이 쪽날 일은 없을 겁니다 촬영 일정도 최대한 기스 안 나게 붙일 거고.”
길게 설명하던 최성건이 마무리 멘트를 던진 뒤.
“네네 그럼 일본 다녀와서 뵙는 거로 하겠습니다. 예. 아- 그 부분은 권감독님께 직접 전화하겠습니다. 네-”
-뚝.
얼추 급한 불은 껐다 싶은지 최성건이 긴 한숨을 뱉었다.
“후우 이건 뭐 혜연이 때보다 더 바쁘네. 뭐 하긴. 걔는 이렇게 일이 겹친 적도 없으니까. 정신없어도 재밌긴 해.”
그 순간.
-우우웅 우우우웅.
다시금 울리는 벨소리. 곧 발신자를 확인한 최성건이 약간 고개를 갸웃했다.
“김도희 감독?”
상대가 ‘마약상’의 김도희 감독이었으니까. 그러다 ‘우진에게 축하를 전하려나 보네’ 한 최성건이 전화를 받았다.
“네 감독님. 하하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니요 이제 해야죠. 그보다 최대표님.”
그런데 핸드폰 너머 김도희 감독이 뱉은 것은 축하가 아니었다.
“다음 주쯤에 ‘마약상’ 블라인드 시사회 열 건데요.”
“···블라인드 시사회요?”
블라인드 시사회란 작품의 후반 작업 끝에 있는 일정이었다. 감독 등의 제작진들 그리고 배우들만이 모여 시사회를 여는 것. 완성품의 감상이랄까?
그 말인즉슨.
“네. 블라인드 시사회요. 가능하면 우진씨랑 같이 오셨으면 좋겠네요 꼭.”
‘마약상’의 개봉이 코 앞이란 소리였다.< 폭죽 (6)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