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습 (2) >
‘아메토크 show!’ 강우진 편의 시작은 여느 편과 비슷했다. 같은 세트장에 MC인 비버 닮은 카라마츠 소요가 나와 간단한 오프닝 멘트.
[“9월 중순이 됐는데도 아직 덥네요 그래도 오늘 초대한 게스트분이 워낙 신박해서 더위를 잠시 잊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곤 MC 소요의 게스트 소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 한국의 괴물 신인배우 강우진!”]
오랜 세월 유지해온 ‘아메토크 show!’만의 게스트 입장곡이 틀어지고.
-♬♪
세트장에 설치된 게스트 입장 문으로 강우진이 등장했다. 우진과 MC 소요는 간단한 악수를 나눈 후 각자 소파에 앉는다.
[“반갑습니다 강우진씨. 간단하게 시청자분들께 인사부터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아메토크 show!’ 시청자 여러분. 배우 강우진입니다. 일본의 전통 깊은 토크쇼에 나오게 되어 영광입니다. 열심히 떠들다 가겠습니다.”]
[“이야- 근데 일본어를 정말 잘하시는데요? 눈감고 들으면 헷갈리겠어요”]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한국말을 역시 더 잘합니다.”]
토크쇼 ‘아메토크 show!’의 속 강우진은 무덤덤했지만 부드러웠다.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 우진씨는 데뷔하고 난 뒤에 토크쇼가 처음이시라고요?”]
[“예. ‘아메토크 show!’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많이 떨리네요.”]
[“에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 하하 그래도 첫 토크쇼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
[“에? 농담이죠?”]
[“농담입니다.”]
인사 뒤론 많은 얘기가 오갔다. 한국의 스케줄은 어떤지 현재 스케줄은 바쁜지 처음 ‘프로파일러 한량’에 합류했을 때의 기분이나.
[“‘프로파일러 한량’에 딱 합격했을 땐 어떠셨어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일본에서 한량이 터졌을 때의 생각 곧 런칭인 ‘남사친’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강우진의 SNS 몇 주 만에 100만 구독자를 훌쩍 넘긴 ‘강우진 부캐’ 채널까지.
여기서 MC 소요가 강우진에게 부탁했다.
[“제가 우진씨 채널을 살짝 구경했습니다. 영상 몇 개 없던데 100만을 넘겼더라고요. 그런데 취미 삼아 할 정도의 실력을 넘던데요? 거기다 주제도 특이합니다. KPOP을 일본어나 영어로 커버하던데.”]
[“곧 JPOP이나 팝송을 한국어로 커버하는 것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대충 들어도 조회수는 폭발하겠어요? 혹시 다른 컨텐츠도 구상 중인가요?”]
[“생각 중이긴 합니다.”]
[“음음! 짧게 아주 살짝 커버한 곡을 들려주실 수 있어요? 시청자분들이 원하실 거야.”]
[“그럼요.”]
-♬♪
요청은 한 소절 정도였으나 강우진은 거의 1절을 다 불렀다. 재밌는 건.
-스으.
2절 부근에서 뜬금 예상치 못한 손님이 등장했다. 핸드 마이크를 든 화린이었다. 그녀는 ‘엘라니’의 ‘발레리나(ballerina)’ 2절을 원곡으로 열창했다.
퍽 꽉 찬 구성.
이어 강우진과 화린은 나란히 앉아 ‘남사친’ 관련 홍보성 토크를 이어갔고 MC 소요가 중반부쯤 주제를 ‘낯기생’으로 돌렸다. 쿄타로 감독과의 관계 캐스팅된 속사정 영화 내용 마음가짐 등등.
다만 아쉽게도 ‘낯기생’ 자체가 아직 정보를 털 수 없는 상황이라 대답이 세세하진 않았다.
이쯤 ‘아메토크 show!’는.
[“자! 좋습니다. 그럼 분위기를 좀 바꿔 볼까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녹화장에 참여한 수백 방청객의 Q&A에 돌입한 것. 그리고 첫 번째 질문은.
[“···”]
말이 없는 어린 남자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일본 수어를 하는 아이. 물론 밑으로는 자막이 깔리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슥.
아이가 던진 일본 수어의 질문을 본 강우진이 소파서 일어나선 성큼성큼 움직였다. 어린아이의 바로 앞으로 걸어간 것. 이내 앵글 속 강우진은 어린아이와 자연스런 일본 수어를 나눴다.
이를 방영하는 ‘아메토크 show!’엔 갖가지 효과 자막들이 달려댔다.
그리고 이 장면을.
[“할아버지! 저! 저 나왔어요!”]
손자인 신고와 함께 뭉클하게 보는 히데키 회장. 그런 그는 신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도 TV 속 강우진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의 외모부터 피지컬 분위기 등을 파악했다. 이어 우진이 보이는 일본 수어에 집중한다.
본인보다 더 대단했다.
뭣보다.
‘눈길이 가. 퍼포먼스가 좋아 저렇게 신고 앞까지 다가가 수어를 보이는 건 제작진의 생각인가? 아니 저 친구의 생각임이 확실해. 수어를 잘 아는 사람만이 떠올릴 생각이야. 눈과 표정이 잘 보여야 하니까.’
강우진은 존재감을 피력하는 기술이 좋았다. 어느정도 무대 연출이나 각색이 있기야 하겠다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있군. 무대 활용도도 좋고. 최고점은 저 냉철한 여유. 과연 평범친 않군.’
히데키 회장에게 더욱이 우진의 흥미가 높아졌다.
한편.
‘아메토크 show!’가 끝으로 치닫고 있을 무렵 민영방송국 TBE의 주종정실에 모인 전부는 광란의 어깨춤을 춰대고 있었다.
“20.5% 넘겼습니다!”
종합시청률은 아니어도 충분했다. 참고용 실시간 시청률이라 할지라도 수치는 이미 예상을 아득히 넘겼다. 덕분에 얼타는 얼굴의 신조 PD에게 축하가 쏟아졌고.
“신조! 잘했다 잘했어!”
“시이키 PD님!! 축하드려요!”
“여론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이게 이렇게 뒤집히나??!”
“얼마 만에 20% 시청률이야?! 헤이! 신조! 정신 좀 차려보라고!”
“하하하 국장님 이 친구 넋을 놨습니다!”
빼싹 마른 신조 PD의 집 나간 혼은 쉽사리 돌아오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20%?!! 진짜 20%를 넘겼다고??’
지금 눈 앞에 펼쳐진 20% 넘는 시청률은 초창기 빼곤 없었으니까. 전통 깊은 ‘아메토크 show!’ 전체로 봐도 평균 10% 시청률에 최고치인 23%를 넘긴 것도 8년 전이었다. 헐리웃 인기배우가 나온 편.
뒤로 20% 시청률은 전무했다.
그것을 강우진이 다시금 끌어 올렸다. 물론 순전히 강우진의 힘만으로 만든 수치는 아닐 것이었다. 쿄타로 감독부터 수많은 이슈가 합쳐진 결과.
그럼에도 그렇다 해도 중심에 서 있는 건.
“신조! 저 한국의 신인. 아니! 강우진한테 연락은 해줘야지??”
누가 뭐래도 강우진이었다.
그 시각. 한국.
장소는 ‘얼어죽는 연애’의 제작사였다. 그 제작사의 커다란 회의실. 얼추 열댓 명의 인원들이 모여 있다. 이미 대본리딩을 마친 ‘얼어죽는 연애’였고 지금은 프리 프로덕션에 있는 마지막 제작 회의 중이었다.
그러니 연출 PD는 물론이고 여러 팀의 키스탭들과 주얼리가 주렁주렁한 이월선 작가 역시 참석했다.
이제 ‘얼어죽는 연애’는 촬영만이 남은 상태였다.
세트장 장소헌팅 배우 캐스팅 편성 등 굵직한 결정은 이미 확정이 났으니까. 그리고 이 마지막 제작 회의에서 첫 촬영날을 픽스할 예정이었다.
재밌는 것은.
“‘낯기생’ 분위기가 점점 더 안 좋아지네요? 며칠 전보다 여론이 훨씬 나빠졌어.”
왜인지 제작 실장이나 연출 PD 등은 우진과 ‘낯기생’의 얘기가 한창이라는 것. 이월선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을 뒤흔드는 ‘낯기생’ 소식이 한국에까지 퍽 번졌으니까.
“뭐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화 또는 드라마 제작은 풍전등화지. 다들 알면서 그래요.”
“그래도 감독이 그 쿄타로 감독에 워낙 깔린 판이 컸고 우진씨가 주연이라는 이슈 터지면서 난리 났었잖아요? 근데 갑자기 상황이 이리 휙 바뀌네.”
“언론·여론 태세 변환하는 거 한두 번인가? 이슈가 어마무시했던 만큼 후폭풍이 큰 거겠죠.”
“‘낯기생’ 투자자들이 강우진씨 때문에 빠진다는 건 진짜래요? 지금도 쭉쭉 빠지고 있다던데.”
‘얼어죽는 연애’ 팀들은 남 일이긴 했으나 그 사건에 강우진이 끼어 있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강우진이 날아오를수록 ‘얼어죽는 연애’에도 낙수효과가 있으니까.
“왠지 엎어질 것 같네 좀- 아깝네요. 우진씨가 역사 한 번 제대로 쓰나 했구만.”
“이대로 ‘낯기생’ 엎어지면 우진씨한테 타격이 있을까요?”
“있기야 하겠지만 ‘낯기생’ 엎어져도 크게 보면 우진씨한텐 이득이긴 하죠. 악플이야 한때고 지금 우진씨가 일본에서 인지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랐잖아요.”
“그래도 실추될 이미지도 있고 ‘낯기생’은 엎어지기보단 제작가는 게 무조건 베스트긴 한데. 최초의 선례를 만드는 것도 있고요.”
“흠- 분위기 상 그 뭐냐 우진씨가 출연한다는 토크쇼 시청률은 좀 별로겠네요.”
“아아 그거? 아메토크? 일본에서는 국민 토크쇼긴 한데 지금은 대중들한테 욕 많이 들어 처먹고 있더라고요.”
이때 핸드폰을 내린 이월선 작가가 제작 회의의 주제를 바로 잡았고.
“결과야 지켜보면 알 것이고. 우린 일단 첫 촬영 날부터 확정 지어야죠?”
연출 PD부터 각 키스탭들이 정신을 차렸다.
“아아아 그렇죠. 보자- 작가님은 장환씨하고 우진씨 컷으로 뚜껑 따는 게 좋다고 하셨죠?”
“맞아요. 아무래도 초반 중 가장 중요한 씬이고 장환씨 감정선 잡기에도 편할 것 같아서. 우진씨 스케줄 맞추는 것도 이번 달이 낫다고 했고.”
“예 최대표님한테 들었습니다.”
고개 끄덕인 이월선 작가가 제작실장에게 물었다.
“우진씨 ‘실종의 섬’ 촬영이 임박했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크랭크인이래요?”
“아아- 25일 확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뒤로 약 일주일 뒤에 해외로케 떠나구요.”
“그럼 천상 우린 20일 전후로 첫 촬영 잡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PD님.”
턱을 쓸던 연출 PD가 앞에 놓인 예상 촬영 스케줄을 내려보며 답했다.
“오늘이 16일- 대략 일주일이라.”
“좀 빡빡하긴 해도 못 할 건 없죠? 이미 뭐 세팅될 건 다 됐잖아요. 장환씨도 우리 거 말곤 스케줄 없다고 했고.”
“소품 세트가 좀 미비되긴 했는데···서두르면 가능은 할 겁니다.”
“그럼 확정 지어도 되지 않나?”
“뭐 우진씨 촬영 스케줄 길어야 이틀인데 그게 낫겠다 싶긴 하네요. 우진씨 ‘실종의 섬’ 해외로케 뜨면 몇 달이나 기다릴지 알 수도 없고.”
대체로 의견이 모이던 중 연출 PD가 말을 이었다.
“당장 우진씨 스케줄부터 붙여 봐야겠네요. 아 작가님. 그 건은 어떻게 보십니까? 우진씨 촬영날에 배우들이 참관하고 싶다는 거.”
곧 이월선 작가가 상관없다는 듯.
“상관없지 않나요? 촬영에 방해만 안 된다면. 두 눈으로 보고 싶기도 하겠죠. 자극될 것도 같고.”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보러 갈 거야.”
그렇게 슬슬 마무리가 지어지던 참에.
“어?!”
조연출이 약간 놀라며 외쳤다.
“아메토크 show!요 지금 기사 떴는데 시청률 20% 넘겼다는데요??”
그 충격은 이월선 작가를 포함해 모두에게 번졌다.
“어 얼마를 넘겼다고??!”
이렇듯 ‘아메토크 show!’의 기록적인 시청률 갱신은 금방 한국에도 퍼졌다.
『‘괴물 신인’ 강우진이 출연 편 일본의 국민 토크쇼 ‘아메토크 show!’ 시청률 20% 넘겼다!』
워낙 강우진이 잘 팔리다 보니 국내 기자들이 일본 쪽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었으니까. 즉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메토크 show!’의 반전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는 뜻.
『[이슈체크]‘한량에 이어 또 20%?!’ 강우진 단독 출연한 ‘아메토크 show!’ 시청률 갱신』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일본 토크쇼 나가 당당히 20% 시청률 기록한 강우진/ 사진』
이에 부정적인 것이 가득하던 일본의 여론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우와! 아메토크 시청률 20% 넘겼다구?? 다들 안 본다고 난리였으면서!
-(웃음)다들 강우진이 궁금했던 거겠지
-난 강우진 그냥 그렇던데? 딱히 매력은 안 보였어 그러니까 일본에 그만 왔으면!
-↑너 같은 악플이 사람을 죽이는 거야
-강우진 너튜브 보고 왔는데!! 대충격!! 진짜 노래 잘해!! 미쳤어!!!!!!!!
-화린이랑 강우진….케미 좋더라…..
-일본어 완전 잘하더라? 엄청 노력한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
-하긴 그 정도면 일본어 대사해도 전혀 어색하진 않겠더라
-반대!! 강우진 반대!!!
-강우진 좋아졌어 특히 일본 수어하는 장면. 남자 아이한테 직접 다가가서 수어하는데….왜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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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완벽히 긍정적으로 돌아선 건 아니지만 많은 변화가 보였다. 그중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얘들아 그것보다 강우진이 일본말 왜 그렇게 잘 하는지 심지어 일본 수어까지 왜 할 줄 아는지는 나만 궁금해????
역시 유창한 일본어와 일본 수어였다. 이후 다음 날 아침 17일에 ‘아메토크 show!’의 정식 시청률이 일본에 발표됐다.
『강우진 나온「아메토크 show!」 공식 시청률은 20.4%』
과연 20%의 ‘아메토크 show!’의 힘은 작지 않았다. 몇 배는 뻥튀기된 유입이 강우진 관련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일본은 물론이며 한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약 이틀간 말이다.
심지어 한국에선 일본의 ‘아메토크 show!’ 강우진 편이 불법 사이트에 업로드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영화계 전문가 “「낯기생」쪽 투자금 약 70% 빠져나간 듯 보인다”』
일본서의 ‘낯기생’ 관련 위기는 여전했다.
21일 아침. 수원.
수원 쪽에 위치한 KBC의 드라마 제작센터. 즉 대형 촬영 세트장이었다. 이 KBC의 드라마 제작센터에는 내부와 외부로 나뉘어 있다. 그만큼 규모는 퍽 커다랗다 봐도 됐다. 그런 제작센터 내부엔 섹션마다 세트장이 보이며 천장으로는 수많은 조명이 달렸다.
그중 한 세트장 앞엔 이미 카메라부터 각종 오디오기기 등이 세팅되고 있었고.
“아니!! 거기 조명 아니고! 여기 뒤에!!”
“아!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세트팀! 여기 문짝에서 끼익끼익 소리나요!”
“그거 소리 나게끔 PD님이 만들래서 나는 겁니다!!”
50명은 가뿐히 넘는 스탭들이 몰려 있었다. 세트장의 형태는 뭔가 고급 아파트의 복도를 연상케 하는 모습.
이때.
“미술팀! PD님이 찾으세요!!”
연출 PD가 미술팀을 불렀다. 보니 연출 PD가 낯익다. 그런 그가 뒷주머니에 꽂은 대본엔 이런 타이틀이 걸려 있었다.
-‘얼어죽는 연애’
즉 여긴 ‘얼어죽는 연애’의 촬영 세트장인 것.
바로 이 시각.
-끼익!
외부 주차장에 외제차 한 대가 섰다. 붉은색의 차였고 그 차에서 번쩍이는 귀걸이 등이 눈에 띄는 여자가 내렸다. 스타작가 이월선 작가였다.
재밌는 것은.
-텅!
차 문을 닫은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가까운 곳에 방금 주차한 승합차를 보자마자 이월선 작가가 씨익 웃는다는 것.
정확하게는.
“우진씨 일찍 왔네요?”
“아- 예. 안녕하십니까 작가님.”
승합차에서 내린 ‘옆집 묘한 남자’. 아니 오늘부터 약 이틀간 ‘얼어죽는 연애’의 촬영에 참여할 강우진에게 던진 미소였다.
한편 약간 어둑한 편집실.
많은 모니터 각종 기기들 벽에 걸린 오디오 등. 편집실의 풍경은 여느 때와 같으나 모인 사람들부터 분위기가 대체로 침체됐다. 뭐랄까 이 편집실에는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편집실엔 얼추 너댓명의 인원이 보였다. 그중 익숙한 남자가 눈에 띈다.
“후우- 으아 드디어.”
방금 의자 등받이에 몸을 움푹 기댄 얼굴에 다크서클이 즐비한 사각턱 신동춘 감독이었다. 이어 그가 주변 편집기사들의 어깨를 두드린 뒤 대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넷플렉스 코리아의.
“아- 총괄디렉터님.”
김소향 총괄디렉터였고 신동춘 감독이 옅게 입꼬리를 올리며 읊조렸다.
“다됐습니다 후반 작업.”
편집이 방금 끝났다. 즉 찐한 첫 장면 포함 여러 OST 온탕 ‘한인호’가 함유된 ‘남사친’이 완성됐으며.
“날 잡으시죠.”
출격만이 남았단 소리였다.< 역습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