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신 (5) >
최성건이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 대표실에는 강우진과 안가복 감독 그리고 영화사 대표만 남았다. 분위기는 약간 무겁다. 안가복 감독과 영화사 대표는 그저 건너편의 우진을 유심히 응시하는 중.
“···”
“···”
강우진은 안가복 감독의 100번째 영화가 될 ‘거머리’의 첫 장을 말없이 내려보고 있었다. 다만 찰나의 순간 우진의 미세한 변화를 눈치챈 안가복 감독.
‘방금- 멈칫하지 않았나.’
그렇기에 뱉어진 물음.
“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라도 있나?”
허나 강우진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저 ‘거머리’ 시나리오를 내려보면서도 좀 전에 입장했었던 아공간에서의 상황을 떠올리고 있을 뿐.
간만에 추가된 시나리오.
끝없이 컴컴한 아공간에 진입했을 때 우진의 첫 대사는 짧았었다.
“영화 제목이 거머리? 겁나 심플하네.”
제목에 관한 간단한 감상. 타이틀이 뭔가 거칠면서도 내용을 추측하기 힘들었다. 뭐 그런 건 나중에 읽어보면 될 것이고. 강우진은 둥둥 뜬 흰 사각형을 확인했다. 나열된 것 중 제일 끝에 걸린 ‘거머리’의 것.
보자마자 강우진의 눈이 약간 커졌다.
-[8/시나리오(제목: 거머리) S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영화 시나리오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S급. 영화 ‘거머리’는 시작부터 S급의 등급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우진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우와- 역시 영물.”
과연 안가복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 전설이라 불러도 마땅했다. 다만 여기서 생기는 의문. 대단한 건 알겠다만.
“근데 이 영화 칸에 도전하는 거랬잖어?”
이 ‘거머리’는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는 거지? ‘마약상’처럼 그저 영화관에 개봉하는 거라면 관객수로 판단하면 됐다. 근데 칸에 도전하는 거니 그쪽으로만 터지는 건가?
‘아니. 칸 갔다가 개봉할 수도 있는 거고.’
‘흥신소’는 단편이었으니 개봉 생각조차 못 했으나 ‘거머리’는 장편이었다. 칸에 도전 이후 국내 영화관들에 개봉할 가능성이 컸다. 우진이 조사한 바로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초청된 뒤 적당한 언플을 돌린 후에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었다.
즉 예측하기 좀 모호했다.
그러다 강우진은 복잡한 생각을 집어치웠다. 어느 쪽이든 대박 나면 그만 아닌가? 어쩌면 두 쪽 다 잘 될 수도. 이쯤 아공간에서의 생각을 멈춘 강우진에게 건너편 안가복 감독이 재차 말을 건다. 약간 고개를 꺾으며.
“왜 그래요. 무슨 문제라도?”
늙은 목소리에 포커페이스가 진한 강우진이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저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가? 잠깐이지만 어떤 것 같아요?”
나야 아직 모르지. 제대로 읽어보질 않았으니 당연했다. 간단히 ‘이건 귀하군요 S급이라.’ 하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뭐 다른 탑배우들은 안가복 감독의 시나리오니 일단 좋다고 하겠다만 강우진은 진한 컨셉질도 있고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우진의 성향을 파악했다는 듯 안가복 감독의 주름진 입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요. 바로 물어보는 건 좀 시기상조지.”
흰털이 자욱한 머리를 쓸어 넘긴 안가복 감독이 주제를 바꾼다.
“흠- 그럼 일단 다른 얘기를 해볼까? 다낭에서는 좀 앞뒤가 없었어요. 자네가 워낙 탐이 났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
“감사합니다.”
“뭘 감사할 건 없지.”
여기서 여유로운 안가복 감독의 눈에 무게감이 실렸다.
“정식으로 요청해요 내 영화에 우진군이 나와 줬으면 좋겠어. 많이 욕심이 나요.”
바통을 안가복 감독의 옆에 앉은 영화사 대표가 이어받았다.
“우진씨가 다낭에서 말한 것처럼 칸 영화제에 딱히 관심이 없는 것은 이해했습니다.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도. 하지만 지금 강우진씨 필모로는 아카데미상은 불가능해요 확신합니다.”
“···”
“물론 지금 우진씨의 성장 속도도 가히 듣도보고 못한 미친 수준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정석대로 가면 5년은 가볍게 넘길 거예요. 애초 10년 15년 경력의 탑들도 문턱조차 못 넘으니까.”
설명을 듣던 우진의 시선이 팔짱 낀 안가복 감독에게 넘어갔다. 곧 영물 노장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아아 우진군이 아카데미상에만 관심 있는 걸 나와 이 친구만 알고 있어요. 그쪽으론 나보다 장대표가 더 전문가지.”
그러니까 할아버지? 그 아카데미상이 어디서 튀어나온 거냐니까요? 우진은 속으로 긴 한숨을 내뱉었다. 바로 눈앞에서 착각이 범람하고 있어서였다. 역시 이 영물 할아버지가 원흉이었네. 다만 지금 상황에 저 노장에게 물음을 던지는 건 병신이었다.
그저 차분하고 의연함을 억지로 덧씌울 뿐.
“계속 듣겠습니다.”
낮은 톤으로 강우진이 읊조리자 영화사 대표가 설명을 이었고.
“하지만 칸에서 실적을 내면 사정이 180도 달라집니다. 어찌보면 편법에 가깝죠.”
안가복 감독이 끼었다.
“내 영화를 도움닫기로 쓰라는 게지. 보고 싶기도 하고. 우진군이 목표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지.”
점차 오해가 심화되는 와중 안가복 감독이 몸을 앞으로 밀었다.
“칸 영화제는 매년 6월쯤 열려요. 근데 내년은 칸 내부 사정으로 9월로 밀린다고 하더군. 나한테는 호기지 잘 못 하면 내 후년까지 밀릴 뻔했으니까.”
“다행이네요.”
여기서 영화사 대표가 말끝에 붙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합니다. 밀렸다고 한들 최소 내년 1월엔 크랭크인이 들어가야 하고 6월에 크랭크업 그리고 9월 전엔 편집을 끝내고 출품. 다만 칸 쪽에선 이미 오퍼가 와 있는 상탭니다. 안 감독님이 과거 칸에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많기 때문이죠. 심사는 당연히 들어가겠다만 본선 진출은 문제없을 겁니다.”
뭔가 디테일한 설명이 줄줄 나온다. 우진은 그저 무심한 얼굴로 정보를 습득할 뿐.
‘겁나 빡빡한데?’
시간이 많지 않다. 여기서 안가복 감독의 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내 100번째 작품이라는 거나 주변 시선 신경쓰지 말고 그저 우진군의 앞날만 생각해서 결정해주면 돼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이어.
-드륵.
안가복 감독이 자리서 일어났고 영화사 대표가 따랐다. 할 말은 모두 끝났다는 뜻. 이제 남은 건 강우진의 대답. 그때 통화하러 나갔던 최성건이 대표실로 복귀했고.
“아! 끝나셨습니까?!”
작게 웃던 안가복 감독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바쁘시죠? 우진군이 결정하면 연락해줘요.”
“예예! 감사합니다 감독님.”
그대로 사라지는 안가복 감독. 곧 대표실에 팽배했던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그 증거로 꽁지머리 최성건이 긴 숨을 내뱉었다.
“후- 우진아 어떤 것 같냐.”
“모르겠습니다 일단 시나리오를 읽어봐야겠죠.”
“···그래. 그럼 읽어보고 알려주고.”
“예.”
“하나 더.”
최성건이 돌연 강우진에게 핸드폰을 보였다. 화면엔 기사 하나가 출력되고 있었고.
『[단독]‘괴물 신인’ 강우진 알고 보니 bw 엔터와 1년 계약···내년 초에 FA시장 나오나?』
진중해진 최성건이 말을 이었다.
“어디서 샜는지는 아직 모르겠는데 지금은 딱히 그런 게 중요하진 않아. 곧 시끄러워질 거다.”
“아.”
강우진의 표정은 덤덤했으나 속으로는 약간 놀라고 있었다.
‘엥? 뭐냐? 아- 맞네. 나 1년 계약이었지?’
까먹고 있었던 듯. 이를 알 리 없던 최성건이 시간을 확인하면서도.
“일단 스케줄 이동해야 돼. 자세한 건 나중에 하자.”
“예 대표님.”
나름 다급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괜찮아 아직 시간 있다. 급하게 대응하면 고꾸라져.’
착 깔린 대답을 뱉은 강우진은.
‘근데 이게 왜 기사로 뜬 거냐? 희한하네.’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강우진은 ‘강우진 부캐’ 채널의 촬영을 위해 녹음 스튜디오로 움직였다. 커버곡 녹음과 너튜브 촬영으로 고정된 곳이기에 슬슬 익숙해진 곳이기도 했다.
우진이 녹음실로 향했을 사이.
“우진 오빠 1년 계약 얘기 진짤까요??”
주차장에 세워진 승합차에선 장수환 한예정 외 우진의 팀들이 모여 열띤 대화를 하기 바빴다. 주제는 당연히 강우진이었다.
“그냥 찌라시같던데. 1년 계약은 진짜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긴 한데- 분위기가 좀 그래서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우진 오빠도 기사는 분명 봤을 건데 아무 말도 없고.”
“기사는 계속 막 늘어나는데 대표님도 조용하셨죠?”
아침에 떴던 우진의 1년 계약설은 이들에게도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 근데 그 기사 진짜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아니 우진 오빠가 난리라 그렇지 신인은 신인이잖아요? 보통 신인은 5년에서 7년 계약이지 않아요?”
이때 파란 단발의 한예정이 쌀쌀맞은 톤으로 끼었다.
“우진 오빠 캐스팅 과정 아시는 분?”
“···”
“···”
“없죠? 그러니까 우린 그냥 설레발치지 말고 기다려요.”
한편 강우진은 녹음 스튜디오에서 미팅 중이었다. 인원은 ‘강우진 부캐’ 채널 팀과 프로듀서 그리고 최성건. 이미 ‘강우진 부캐’ 채널은 거대해졌기에 이렇듯 틈만나면 영상 비축을 쌓아야 했다.
오늘은 선별한 팝송과 JPOP을 한국어로 커버할 예정.
참고로 ‘강우진 부캐’ 채널의 현 구독자는.
[채널명: 강우진 부캐]
[구독자 587만 명]
[동영상 17개]
580만을 돌파한 상태였다. ‘마약상’ 등의 이슈로 국내 팬들도 그랬지만 ‘남사친’의 흥행으로 인해 일본 쪽의 팬들이 더 유입됐다. 물론 KPOP을 영어로 커버하는 영상들 덕에 영어 댓글도 대폭 상승.
여전히 업로드된 영상들의 조회수는 어마무시했다.
-【(6)마일리 카라(Miley Cara)/‘Absolute’】커버(Cover) [Korean. Ver]|강우진 부캐
-조회수 612만 회
영상마다 취향을 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500만 조회수는 기본이었다. 그래서인지 미팅 사이 ‘강우진 부캐’ 채널 팀이 흥분했다. 특히 메인 PD가.
“이번에 업로드한 영상도 대박입니다! 곡선별이 좋았던 것 같아요! ‘마일리 카라’거로 한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녹음 기기 앞 프로듀서도 거든다.
“‘마일리 카라’도 천재죠. 본업이 배우고 헐리웃에서 탑급 취급인데 뮤지컬 영화 출연 한 번으로 가수로서도 입지가 단단해졌고.”
“아아! 그게 그렇게 된 겁니까? 저는 ‘마일리 카라 원래 배우랑 가수 투잡으로 데뷔한 줄 알았어요.”
“아니죠. 헐리웃 보면 그런 애들 좀 있어요. 배우랑 가수랑 병행하는. 대신에 얘는 배우로 확실히 입지 다진 다음에 좀 늦게 가수로 두각을 보인 거고.”
‘마일리 카라’? 그저 묵묵히 듣고 있던 우진도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뭐더라? 헐리웃에서 겁나 잘나가는 배우였던가? 한국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것도 들었다. 그래 봤자 얕은 지식일 뿐.
이때 다이어리를 내려보던 최성건이 끼었다.
“커버 요청이 들어왔어요. 아니 요즘 커버 요청이 쏟아지고 있긴 합니다. 아이돌부터 중견 가수들 등등. 걸러야 될 정도로.”
“아! 그렇지 저번에 말씀해주셨죠? 그래서 이번엔 누가 요청한 겁니까?”
“이정아.”
“이정아! 진짜 이정아가??!”
이정아는 여자 솔로이면서도 탑가수였다.
“뭐 내용은 다들 아는 느낌이죠. 신곡이 나오니까 홍보를 겸한 요청.”
현재 ‘강우진 부캐’ 채널은 막강해졌으니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건 당연한 그림이었다. 어쨌든 이어지던 미팅에서 주제가 바뀌었다. 물론 꽁지머리 최성건의 입에서 나왔고 우진의 ‘요리’ 관련.
“요리는- 보자 총 3가지로 좁혀졌다. 우진이 네가 구독자들에게 레시피 알려주며 요리하는 것 게스트 섭외해서 토크하면서 원하는 요리 해주는 거 그리고 아바타 요리.”
강우진이 무심하게 되물었다.
“아바타 요리요?”
“응. 게스트를 부른다는 거에서 나온 아이디언데 간단히 말해서 섭외된 게스트가 아바타고 너는 뒤에서 말로만 알려주는 거야.”
“아-”
“어때?”
“괜찮을 것 같습니다.”
비죽 웃는 최성건.
“요리 못 하는 게스트 나오면 그렇지도 않을 걸? 너는 그저 게스트한테 말 밖에 못 하니까.”
즉 게스트 뒤에서 답답해할 강우진의 모습이 핵심이었다.
“좀 예능적으로 가는 컨텐츠인거지.”
결과적으로 ‘강우진 부캐’ 채널은 크게 두 개로 나뉘었다. 커버와 요리. 그 대분류에서도 컨텐츠는 소분류로 가지를 뻗었다. 커버와 요리의 컨텐츠만 어림잡아 열 가지는 넘었다.
“그래서 우진아 요리 쪽 첫 게스트는 누가 좋겠냐?”
“아무래도 화린씨가.”
“음- 그렇지. ‘강우진 부캐’ 채널의 첫 곡이니까 의미도 있네. 알았어 화린씨 쪽 섭외 요청 바로 보내볼게. 아바타쪽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쪽도 적당히 내가 정한다 그럼?”
“예 대표님.”
이어 미팅이 마무리된 후 강우진은 녹음 부스로 진입했다. 커버 영상을 찍기 위함이었고 한창 촬영 준비가 시작된 참에 ‘강우진 부캐’ 채널의 메인 PD가 최성건에게 슬쩍 물었다.
“저···대표님. 우진씨 기사를 봤는데요. 진짜 내년 초에 이적하시는 겁니까?”
팔짱낀 채 부스 안 우진을 응시하던 최성건의 대답은 짧았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아- 예 그저 걱정이 좀 돼서. 하하하 역시 어뷰징 기사인 거죠?”
이 순간.
-우우우웅 우우우웅.
재킷 주머니 속 최성건의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발신자를 보니 홍혜연이었다. 곧 스튜디오 밖 복도로 나온 최성건이 핸드폰을 뒤에 붙인다.
“어. 왜.”
바로 들리는 홍혜연의 흥분한 음성.
“오빠!! 우진씨 기사 이거 오빠가 쐈어??!”
“내가 돌았냐.”
“그 근데 이게 왜 떴어??”
“하- 몰라 임마.”
“모르면 어째??”
홍혜연은 bw 엔터의 투자자였다. 우진이 신경쓰인 것도 있겠지만 회사 투자자로서의 심경도 컸다.
“대체···이게 왜. 우진씨는 뭐래?!”
“알잖냐 우진이 성격.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없다.”
“···칼 같은 우진씨라면 진작에 결정했을 텐데?”
“그렇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우진은 현재 계약과 관련해서 별생각이 없었다.
“오빠 우진씨 1년 계약 조건이 뭐였지?”
“계약금 사천에 9:1 비율 1년 계약으로 우리 bw 엔터가 어떤 맛인지 먼저 경험해보라는 것. 연장할지 말지는 그다음 결정하라고 했지.”
그 1년 사이. 아니 정확하게는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강우진의 몸집은 그야말로 괴물이 됐다. 그래서인지 핸드폰 너머 홍혜연의 목소리는 살짝 다급했다.
“···그 근데 아직 말 없는 거면 우리가 막 그렇게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
“모르지. 누가 우진이 속을 알겠냐. 그냥 이렇게 된 김에 원래 계획보다 빨리 움직여야지. 나름 최선을 다할 거고. 근데 알다시피 우진이 스케줄이 미친 상태라 타 엔터들도 섣불리 다가오진 못해.”
“그래도 전쟁 터질 거잖아. 이 기사 하나로 대대적으로 공고가 올려진 거나 다름없고. 오빠 알지? 우진씨 죽어도 잡아야 돼.”
“어 안다. 가치가 체감상 100배 이상 뛰었으니까.”
메인인 배우와 너튜브 채널 SNS 주변에 널린 거물들 하며 일본 진출에 심지어 아카데미상까지 노린다. 보컬과 요리 그리고 언어 등 능력은 어떤가? 바로 옆에서 지켜본 최성건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일단 최대한 총알 끌어모으고 있다.”
이틀 뒤 아침. 논현동 GGO 엔터테인먼트.
초대형 GGO 엔터의 대표실에 아침부터 여러 명이 모여있다. 간부급 직원들은 물론이고 5인 소파 상석에 앉은 불독. 아니 과거 ‘미장센 영화제’ 건으로 강우진에게 물먹은 서구섭 대표.
이들은 하나같이 태블릿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김이사 이 기사 확인해 봤나?”
소파 상석의 서구섭 대표의 물음에 옆에 앉은 간부가 고개를 숙였다.
“예 대표님. 언론사 쪽은 거의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 같습니다.”
“그래? 그럼 구라는 아니라는 소린데-”
“타 엔터들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진작에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는 거지.”
그러자 픽 웃은 서구섭 대표가 꽁지머리 최성건을 떠올렸다.
“1년? 그 괴물을 고작 1년으로 잡아 두고 있었다고? 최성건 이 병신 새끼 뇌라도 고장 났나?”
약간 비열한 미소를 짓던 그가.
‘이유야 내 알 바 아니고. 이참에 강우진 그거 삼켜야 돼.’
속으로 읊조렸다.
‘2억. 아니 최소 3억 정도면 되려나?’< 경신 (5)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