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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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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풍 (1) >

녹음된 것은 아미에의 목소리였고 자신의 인생이 토막 나고도 남을 내용이었다.

-부웅!

천천히 이츠마의 고급 세단이 카메라를 스친다.

정적.

이어서 현장 전체로 쿄타로 감독의 사인이 뱉어졌다.

“커어엇!! OK!!”

뒤로 ‘낯기생’ 팀과 강우진은 같은 세트장에서 다른 씬들 촬영을 이어갔다. 그리고 다음 날 해가 진 늦은 오후 ‘낯기생’ 팀을 찾은 곳은 도쿄에 있는 고등학교였다.

강우진의 배역 합성을 처음 선보인 곳.

‘낯기생’으로 보자면 ‘이요타 키요시’라는 ‘낯선 이’를 탄생시킨 곳이기도 했다. 수십 스탭들과 쿄타로 감독 카메라 외의 수많은 촬영 기기들은 학교 옥상에 세팅됐다. 현실로는 늦은 오후지만 시나리오상으론 까마득한 밤이었다.

카메라 앞에 배우들도 섰다.

정확하게는 ‘낯기생’의 인물들. 피폐한 분장의 호리노치 아미에와 고급진 정장의 츠즈키 이츠마. 쿄타로 감독은 모니터 얹어진 자리에 앉았고 그 뒤쪽에 무심한 얼굴인 강우진도 보였다.

“···”

이곳에서 우진도 촬영이 잡혔지만 당장은 아니기에 1층에서 대기하고 있어도 됐다. 또는 차에서 쉬어도 괜찮았다. 허나 우진은 굳이 옥상에 올라왔다.

간단한 생각이었다.

‘저 배우들은 어떻게 표현할라나-’

‘낯기생’의 모든 배역을 리딩(경험)한 우진이었고 그것을 다른 일본 배우들이 어떻게 보이는지가 궁금해서였다. 뭐 봐두는 게 키요시의 연기에도 도움이 되기도 했고.

다만.

‘강우진 강우진이 보는군.’

‘우진씨가 올라왔네? 어우- 좀 긴장돼는데.’

그의 등장은 일본 배우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낯기생’의 일본 배우진은 강우진을 인정하는 수준을 넘은 상태였다. 우진의 경이로운 연기를 보고 있자면 자신들의 연기가 초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망할 대사 좀 더 연습하고 왔어야 했나?’

일본 배우들은 두 존재와 다투고 있었다.

‘낯기생’의 세상 속 이요타 키요시와 배우로서의 강우진. 배역으로 치자면 키요시에게 철저히 ‘기괴한 희생’을 당하고 연기자로서는 절절히 느껴지는 실력차에 철저히 난자당했다.

이미 하차한 ‘코나카야마 긴조’를 맡은 야스타의 말은.

‘다들 연기라는 생각을 버려 강우진이라는 최면에 들면 여긴 ‘낯기생’의 세상이 돼.’

사실이었다. 명백했다.

‘진짜 ‘이요타 키요시’라는 괴물과 혈투를 벌여야 할 거야.’

일본 배우 모두는 촬영 내내 강우진이 버거웠다. 발버둥 치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났다. 아니 누구라도 저 괴물과 투샷으로 잡히면 부족함이 드러나겠지. 그들의 연기력이 심하게 아쉬운 건 아니었다. 그저 강우진이 유별날 뿐.

이어 쿄타로 감독이 확성기를 들었다.

“하이-”

순간 카메라 앞 배우들은 잠시잠깐 한 단어가 스쳤다.

‘포기? 아니 안 될 말이야.’

데뷔 후 가장 힘든 영화다. 지금껏 이렇게까지 허덕인 작품이 없다. 포기하면 편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 배우들은 어떻게든 이를 꽉 물었다.

여기서 밀리면 매장당할 게 빤하니까.

그게 대중들에게든 연예계든 어디가 됐든 버티고 버텨서 저 괴물에게 비벼야 했다.

‘한국 배우 한 명에게 전부 몰살당하면 꼴이 어쩌겠냐고.’

곧.

“액션.”

쿄타로 감독의 신호를 시작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시작됐다. 추억이 깃든 학교의 옥상. 여전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미에. 미쳐버린 그녀를 보는 이츠마. 그의 손엔 왜인지 목장갑이 끼워져있다.

아미에가 급작스레 괴성을 질렀다.

“꺄악!”

토카의 환각을 본 것이다. 쪼그려 앉아 부들댄다. 한심하게 그녀를 보며 안경을 추겨 올린 이츠마가 어둑한 하늘을 올려본다. 그리고 한숨.

“하- 왜 이런 일이 갑자기 벌어지는지.”

몇 초 정도 유지. 카메라는 두 배우의 정면. 이쯤 이츠마가 쪼그려 앉은 아미에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아미에. 괜찮아 이제 편하게 해줄게.”

“···”

허나 그녀의 대답은 없었다. 옥상에 존재치 않았으니까. 그래 이츠마가 멋대로 그녀의 생명을 끊은 것이었다. 그가 난간 아래를 내려보며 혀를 찼다.

“이제와서 그딴 걸 경찰에 알리는 게 말이 되냐고. 네가 자처한 거야 아미에.”

여기서 컷. 몇 번의 리- 액션. 차후 옥상에서 철수한 촬영팀은 학교 뒤쪽 주차장으로 움직였다. 고급 세단에 탄 이츠마.

“몰라. 잘한 거야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내 인생을 포기하라고? 아미에 미안.”

익명에게 전달된 녹음기를 켠 채 빠르게 학교를 벗어난다.

격한 배기음 뒤로 다시금 학교는 고요해졌다.

그리고.

-스윽.

텅 빈 주차장을 비추던 카메라 앞으로 남자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죽은 눈 표정 없는 얼굴. 강우진이었다. 아니 방금 또 한 명의 숙제를 정리한 이요타 키요시. 그리고 다음 숙제에게 선을 연결했다.

“···”

카메라 키요시의 바스트를 찍는다. 그의 손엔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이츠마가 이 학교에서 벌인 행각이 낱낱이 찍혀 있을 터. 곧 키요시가 느릿하게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생명이 꺼져버린 아미에의 몸뚱이가 있을 곳.

하지만 수습할 생각은 없다.

“갈까.”

키요시가 타박타박 카메라 영역에서 사라졌다.

시간이 녹는다.

‘낯기생’ 촬영을 잇는 강우진 그리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우진은 ‘낯기생’ 촬영에 매진했다.

3월이 되면 다시금 잠시 이탈해야 했다.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컷을 소화해야 했다. 그렇기에 우진은 아공간을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피곤하면 바로 진입했다.

사이 ‘남사친: 리메이크’의 등급에 변화가 생겼다.

-[10/대본(제목: 남사친: 리메이크) SS급]

첫 등장부터 S급이던 것이 SS급으로 상승한 것. 자연스런 등급 업이긴 했다. 누가 뭐래도 일본 애니메이션 중 가장 핫한 작품이니까. 그 중심엔 당연히 강우진이 있었다. 이렇게나 핫한데 ‘남사친: 리메이크’의 제작을 밍숭맹숭하게 할 A10 스튜디오가 아니었다.

그들은 단숨에 성우 라인업을 완성 시켰다.

과정은 매우 간결했다. ‘남사친: 리메이크’는 일본을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이었고 캐스팅이 정식 발표 나기도 전에 성우들이 달려들었으니까.

추가로 A10 스튜디오는 제작팀 하나를 더 늘렸다.

즉 4화 분량의 팀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

한편 ‘우리네 식탁’ 팀과 윤병선 PD는 2차 촬영에 관한 준비를 마친 참이었다. 출연진의 스케줄도 모두 정리됐고 LA 현지의 문제도 해결됐다.

『[예능픽]‘우리네 식탁’ 2차 촬영은 2월 28일로 확정!』

최근 오디션을 성황리에 마친 ‘거머리’ 쪽은 부스터를 달았다. 정식 발표한 주연급 배우들은 물론 조연급과 조·단역 등등 배우들 캐스팅이 모두 확정된 것. 이제 남은 것은 촬영 세트 완공과 대본리딩 그리고 콘티의 완성이었다.

다만 노장 안가복 감독은 더욱 바삐 움직여야 한다고 직감하고 있었다.

“흠- 시간이 없어.”

“프리가 생각보다 좀 길어졌습니다.”

“세트 완공 날이 언제쯤인가.”

“다음 주면 될 것 같습니다.”

“예상 대본리딩 날은.”

“···3월 중순쯤.”

그렇기에 공사 막바지인 세트를 보면서 안가복 감독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안 돼. 한 주 당겨. 콘티는 내가 밤을 새워서라도 마무리 할 테니까 대본리딩은 3월 6일로 잡지.”

“알겠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6일에 리딩하고 이틀 뒤 8일에 크랭크인 올리자고.”

“이 이틀 만에 말입니까??!”

대본 리딩과 첫 촬영을 거의 동시에 가져가자는 뜻.

“그래. 가능은 하지?”

“···예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배우들이나 스탭들이 잘 받아들여 줄지는.”

“문제는 터질 거야. 하지만 무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잖나. 거기에 촬영을 진행하면서 편집도 덩달아 해놔야 돼.”

초벌 같은 느낌이었다. ‘거머리’의 쟁점은 촬영보다는 후반 작업에서 얼마나 시간을 세이브하느냐에 달렸으니까. 한마디로 쪽잠을 자면서 촬영과 초반 편집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뜻.

“배우들에게 전달해 리딩은 6일. 첫 촬영은 8일이 될 거라고.”

추웠던 날씨가 점차 풀리고 있었다.

『넷플렉스 타고 전세계 노리는 ‘이로운 악’ 배우 캐스팅 위해 여러 탑배우들 접촉 중』

여전히 이른 아침이나 밤은 추웠으나 낮에는 살짝 선선할 정도였다. 그렇기에 거리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두터운 외투를 벗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소리였다.

당연히 강우진을 둘러싼 여러 수치들도 변화가 생겼다.

-@Wooji_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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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강우진의 SNS는 거대 계정이 됐다. 이어진 탑배우들도 많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말이다. ‘강우진 부캐’ 채널의 성장은 여전히 폭발적이었다. 세계적인 아이돌들의 채널을 제외하면 배우로서는 거의 1등의 위치였다.

강우진은 현재 일본에 있지만.

『[스타톡]한국 일본 거닐며 인지도 폭발하는 강우진 데뷔 2년 차 SNS 팔로워 2000만 육박』

한국에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발을 걸친 작품이 워낙 많고 현재도 여러 이슈들이 펑펑 터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약 한 달의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새 2월 마지막 날. 2월 28일 일요일. 봄의 계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포토]‘우리네 식탁’ 2차 촬영 위해 출국장 들어가는 강우진/ 사진』

이쯤 강우진은 비행기에 오른 상태였다.

이틀 뒤 LA.

3월 2일. 시간은 아침쯤. 차들로 북적북적한 도로를 달리는 커다란 승합차 한 대. 그 차의 안에는 대략 여섯 정도 되는 인원이 타고 있었고 가장 눈에 띄는 건 흑인에 거인인 인물이었다.

헐리웃 유명 프로듀서 조셉 펠튼이었다.

바지는 정장이지만 상의는 편한 티셔츠 차림인 그가 태블릿을 보며 읊조렸다.

“로버트 한국의 스케줄은 문제없이 확정됐지?”

물음에 옆에 앉은 민머리 외국인이 답했다.

“예. 한국에는 3일 도착 4일부터 배급사들 미팅. 그리고 8일에는.”

“안가복 감독 현장부터 갈 생각이야.”

“조셉 그쪽과 연락은 하신 겁니까?”

“그래. 이미 해뒀어. 한국 도착해서 한 번 더 해봐야겠지만.”

비죽 웃는 조셉이 보던 태블릿을 내리며 주제를 바꿨다.

“강우진은 지금 LA에 있다고?”

“확인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TV쇼 2차 촬영으로 재방문한 거로 압니다. 안 보고 가셔도 됩니까? 비행기 시간은 바꾸면 됩니다.”

“아니. 한국에서 만나는 게 좋겠어. TV쇼가 아닌 배우로서 보고 싶은 거니까.”

“···한국에서 그의 요리가 상품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저번에 너튜브로 본 피아노 연주도 그렇고. 강우진의 너튜브 채널에도 영상이 꾸준하게 올라오고요. 다재다능한 건 인정하지만 그의 몸은 하나 아닙니까? 부수적인 활동이 많다보니 연기 텐션은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대하게 길쭉한 다리를 꼰 조셉이 팔짱을 꼈다. 팔뚝의 근육이 불끈댄다.

“글쎄 일반적으론 그렇겠지만 강우진은 다를 것같기도 해. 뭣보다 수많은 헐리웃 탑배우들을 거친 그 메건 스톤이 ‘스타’라 칭할 정도야. 내가 봤던 에너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겠지.”

민머리 로버트가 머리를 긁었다. 당장은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메건 스톤의 이름에서 그가 말을 바꿨다.

“그러고 보니 메건도 곧 한국에 갈 거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음. 3월 중순에 한국에서 열리는 백상 영화제 참석을 위해서지. 어차피 ‘라스트킬3’에서 그녀의 할 일은 이제 끝났다 봐야하고 다른 작품들 진행하면서 가보려는 거 같아.”

“저번엔 일본을 가더니 이번에는 한국이군요.”

“헐리웃에서 잘나가는 캐디가 되려면 전세계의 수많은 배우들 정보가 확실해야 하니까. 뭐 이번 한국행은 누가 봐도 강우진 때문인 것 같지만.”

픽 웃은 조셉이 다시금 태블릿을 들어 올리며 읊조렸고.

“우리도 스케줄이 된다면 백상까지는 생각해보자고.”

이들이 LA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 것은 늦은 점심쯤이었다.

뒤로 며칠.

조셉 펠튼이 한국에 도착해 스케줄을 시작한 4일 늦은 밤.

많은 기자들과 구경꾼들이 범람하는 입국장으로 한 무리들이 우르르 나왔다. 얼추 수십 명은 거뜬하다. 그런 무리의 선두에 보이는 윤병선 PD.

그랬다 무리는 ‘우리네 식탁’팀이었다.

-파바바바박!

-파바바바바박!

밤임에도 몰린 기자들의 셔터음은 쉴새 없이 터졌고 그 번쩍이는 플래시는 ‘우리네 식탁’의 출연진들을 향했다. 모자를 쓰거나 마스크를 쓴 ‘우리네 식탁’ 출연진들은 정해진 곳에서 모두 헤어졌다.

그중.

-드르륵!

방금 공항 입구 갓길의 검은색 밴에 오른 흑발의 남자.

‘개빡세네 진짜. 비행기는 내 체질이 아니야.’

속의 알맹이가 따로 있으며 겉으로는 근엄한 척 세상 멀쩡해 보이는 그였다. 이어 몇몇 인원들이 밴에 우르르 타고 조수석에 앉은 꽁지머리 최성건이 몸을 돌려 말했다.

“우진아 내일 ‘실종의 섬’ 제작발표회도 있고 6일에 ‘거머리’ 대본리딩이라 내일 2시까진 스케줄 하나도 안 잡았다. 집 가자마자 푹 쉬어라.”

많은 것이 시작될 3월의 뚜껑이 열린 셈이었다.

“예 대표님.”

‘우리네 식탁’ 2차 촬영을 마치고.

『[포토]‘우리네 식탁’ 촬영 마치고 입국하는 강우진 기자들과 팬들에게 평온하게 인사/ 사진』

『한국 복귀한 ‘이슈 괴물’ 강우진 알려진 스케줄론 ‘거머리’ 첫 촬영과 백상 시상식 등 차고 넘친다.』

강우진이 한국에 복귀했다.< 질풍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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