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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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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20) >

‘낯기생’ 공식 제작발표회가 확정됐다는 소식. 보통 제작발표회는 작품 편집 완료의 두 달 정도 전에 오픈한다. 다만 ‘낯기생’의 후반 편집 완료는 두 달까지 걸릴 정도는 아니었다. 편집을 총괄 지휘하는 쿄타로 감독의 생각에선 그랬다.

‘늦어도 9월 말쯤엔.’

현재는 8월 중순이니 얼추 한 달하고 조금 더 남은 상황. 이어 ‘토에가’ 영화사의 대표에게 쿄타로 감독이 말했다.

“강우진씨에게 먼저 알려요.”

‘낯기생’의 제작발표회에선 우진이 빠져선 안 됐다.

“그가 핵심입니다 워낙 바쁜 배우니 미리미리 확정을 지으세요.”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미 저번 달에도 전달했던 상황이고 현재 ‘남사친: 리메이크’가 터져서 우리 것과 애니 스케줄을 섞여서 소화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겠지.”

‘남사친: 리메이크’가 돌연 대 히트를 쳤기에 ‘낯기생’에 도움이 된 것도 있었다. 물론 그 통로는 강우진이었다. 어쨌든 침음 뱉은 쿄타로 감독이 새치 그득한 머리를 쓸었다. 과거를 상기하는 것. ‘낯기생’의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요시무라 히데키 회장이 열었던 뒤풀이 때였다.

‘우진씨가 판을 더욱 키우자 했었지.’

예고된 ‘낯기생’의 숱한 논란을 조금이나마 살짝이라도 잠재울까 하여 홍보를 축소하자는 안건에 강우진이 뱉은 말은 ‘노빠꾸’였었다.

결과적으론.

‘홍보 마케팅 포함 제작발표회나 행사 외의 모든 판을 기존보다 더 확장시키는 것.’

도리어 상황을 몇 배나 증폭시키자는 결론에 쿄타로 감독 포함 모두가 동의했었다. 그런 판을 ‘낯기생’은 반듯하게 정면돌파해야 했다. 이어 편집실의 직원들에게 잠시 쉬자는 말을 던진 쿄타로 감독. 곧 편집실엔 그와 ‘토에가’ 영화사의 대표만이 남았다. 둘 중 다시금 입을 연 것은 앉으라는 손짓을 던진 쿄타로 감독이었고.

“판은. 아니 제작발표회는 어찌 짜였습니까?”

가까운 의자를 당겨 앉은 대표가 진지하게 답했다.

“날짜는 8월 22일 토요일입니다.”

대략 5일 정도 남았다.

“시간은 정오로 맞췄고 장소는 ‘카시히 도쿄 호텔’입니다. 강우진씨는 물론 주연 배우들 전부 참석할 예정이고 타키카와 아카리 작가님도 가능하시답니다.”

“다행이네요. 기자들은?”

“명단 상으로는 120명 넘게 모았습니다. 예정했던 것보다 두 배 늘렸습니다. ‘낯기생’이 워낙 화제성이 짙어서 더 몰릴 수도 있습니다.”

“상관없겠지 그렇게 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리고?”

“기자들 포함 제작발표회 당일 너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도 준비했습니다. 사전에 SNS 등으로 스트리밍 홍보 역시 할 생각이고요.”

“음.”

한 마디로 ‘낯기생’의 제작발표회 때는 할 수 있는 걸 전부 하겠다는 소리였다. 실시간 스트리밍 같은 경우 한국에서도 자주 하는 수순이지만 ‘낯기생’은 강우진 포함 많은 탑배우나 아카리 작가 등 거물이 많다. 더불어 일본에서 가히 폭발적인 이슈 몰이를 했던 터라 많은 네티즌이 들이닥칠 게 빤했다.

그 네티즌엔 대중들은 물론 일본의 배우들이나 연예계 관계자들 역시 섞이겠지.

천천히 팔짱을 끼던 쿄타로 감독이 턱을 쓸었고.

‘그 정도면 판을 증폭시키자는 것에 부족하진 않아.’

과거 뒤풀이 당시 히데키 회장의 멘트를 상기했다.

‘강우진은 선전포고의 아이콘.’

정확히는 히데키 회장이 멋대로 이해한 착각이었다. 강우진이 적당히 읊조린 판을 키우자는 말에 한 방 제대로 꽂고 시선을 더더욱 집중시키리라는 진한 오해 말이다.

‘우진씨가 기획하고 있는 건 뭔가?’

이 시각 100% 강우진은 아무 생각이 없을 게 빤했으나 쿄타로 감독의 미소가 짙어졌다. 확정됐던 대로 ‘낯기생’의 진격을 알릴 증폭된 판은 제대로 깔렸다. 이제 남은 것은 강우진이 투하할 핵폭탄이었다.

‘그래 나도 기대되기 시작했어. 어떤 선전포고를 해낼지.’

다만 쿄타로 감독 역시 강우진에게 모두 맡길 생각은 없었다. 주연 배우가 이리도 몸을 사리지 않는데 감독인 본인이 미적지근할 수는 없으니까.

“나 역시 각오를 다져야 돼.”

히데키 회장이 심어둔 착각이 쿄타로 감독의 전투력을 부추겼다. 이때 ‘토에가’ 영화사 대표의 시선이 쿄타로 감독 뒤쪽 여러 모니터에 닿았다. 강우진의 얼굴이. 아니 ‘이요타 키요시’의 모습이 멈춘 채 출력되고 있었다.

키요시는 표정 없는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 중이다.

이미 현장에서 우진의 연기를 실제로 본 대표였으나 모니터로 영상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는 모니터 속 키요시를 보자마자 침을 꿀떡 삼켰다. 강우진의 연기도 연기겠지만 그가 구현한 키요시의 얼굴을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으니까.

‘이 영화는 필시 일본을 혼돈에 빠트릴 거다.’

일본 영화계에 다시 없을 재난일지도 몰랐다.

뒤로.

이른 오후쯤 일본 언론에 ‘낯기생’ 관련 중요 떡밥이 우수수 쏟아졌다. 그것을 한국에 있는 강우진이 스케줄 이동 중에 확인했다.

‘와- 씨 화력 미쳤네??’

겉으로야 단단했으나 속으로는 화들짝하는 강우진. 이미 ‘낯기생’의 제작발표회 건을 전달받은 그였어도 ‘낯기생’의 강한 불길은 놀랄 만했다.

『강우진 주연의「낯선 이의 기괴한 희생」제작발표회 소식 발표』

『「낯기생」수많은 이슈와 논란 속 드디어 제작발표회 강행』

당연하겠지만 한창 편집이 후반부를 향해 달리는 ‘낯기생’의 공식 제작발표회 소식. 이미 ‘남사친: 리메이크’ 덕분에 재차 장작이 던져지던 ‘낯기생’ 쪽에 급작스레 시선이 몰렸다.

그럴 수밖에.

『22일 토요일「낯기생」제작발표회 연다! 장소는 카시히 도쿄 호텔 당일 실시간 스트리밍도 진행』

‘낯기생’의 제작발표회에 여러 컨텐츠가 포함돼 있었으니까. 보통의 두 배 넘는 기자들이 몰리는 것도 그렇지만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한다는 것도 여론을 자극했다. 이 떡밥은 같은 날 밤쯤엔 일본 대표 SNS에 파다하게 퍼졌다.

-이거 제작 중단된 거 아니었어?

-wwww스트리밍도 진행하는 제작발표회는 처음 봐! 당연히 강우진도 나오겠지?

-궁금하긴 하다! 22일? 몇 시에 하는 거지? 시간 맞으면 무조건 봐야지!

-….한국배우가 메인인 낯기생은…별로야…

-원작 팬들 원성 무시까지 해놓고 뭐가 이렇게 당당한 거야?

-낯기생 출연 확정되고 강우진은 처음 매스컴 앞에 서는 거 같은데

-분위기 보니까 일단 스트리밍에 엄청 몰릴 거 같긴 하네wwwwww

-강우진이 나온다면 봐야지!!!

여러 반응들이 솟아났지만 일맥상통한 느낌은 없었다. 응원을 뿌리는가 하면 시원하게 욕을 박기도 했다. 또는 벼르고 있다던가 무관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뭐랄까 진창 그 자체였다. 강우진의 팬들과 ‘낯기생’ 원작 강성 팬들의 격돌처럼도 보였다.

『제작발표회 코앞인「낯기생」 때문에 SNS는 후끈 달아올랐다』

『SNS에 파다하게 번지는 「낯기생」제작발표회 소식 대중들 반응 극명하게 갈린다』

이 같은 상황은 17일이 저물고 다음 날인 18일이 밝았을 땐 몇 배나 더 강력해졌다. SNS를 넘어 커뮤니티까지 눈덩이가 넘어갔다. 심지어 ‘낯기생’의 실사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이 외신 쪽 기사로도 나올 정도였다. 원작 ‘낯기생’의 책이 워낙 세계적이로 인기를 끌었던 탓이었다.

뭐가 됐든 홍수가 터지기 시작한 상황을 지켜보던.

“흠 조금 아쉽군.”

카시히 그룹 총수 겸 ‘낯기생’의 메인 투자자 히데키 회장이 비소 실장인 리리에게 지시했다.

“우리 쪽도 언론에 힘을 좀 실어주자고. 지금보다 더 시끄럽게 번지도록.”

“알겠습니다 회장님.”

“제작발표회가 열릴 홀이나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예. 카시히 도쿄 호텔 쪽에 확실히 전달했고 준비도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보도 잊지 말고.”

“네 회장님.”

이미 ‘낯기생’의 채널로도 기사는 쏟아졌지만 히데키 회장의 개인적인 힘까지 합쳐진다. 차후 사태는 안 봐도 훤했다. 지금보다 더 범람하겠지. 물론 ‘낯기생’의 원작자 타키카와 아카리 작가 역시 가만히 있진 않았다. 그녀는 대형 언론사 인터뷰에서 영화 ‘낯기생’을 언급했다.

“작가님 지금 ‘낯기생’ 실사 영화가 다시 화제에 올랐는데요. 어떤 내용으로 제작이 되는 중인지 조금 힌트를 주실 수 없나요? 하하 수많은 세계 팬들이 많이 궁금해하니까요.”

“자세히 말씀드리는 건 힘들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영화 ‘낯기생’은 제가 쓴 ‘낯기생’보다 재미있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들을 놀라게 할 겁니다.”

“오- 그런가요?”

“장담해요. 나도 놀랐으니까. 이번 ‘낯기생’ 제작발표회도 그럴 거 같고요.”

“아아 기사 봤어요. 작가님도 참석하시는군요? 혹시 강우진 씨도?”

“당연하죠 그는 ‘낯기생’의 핵심 주연 배우니까요.”

이 아카리 작가의 인터뷰는 같은 날 오후쯤에 기사화됐다.

『[핫이슈]「낯기생」의 원작 작가 타키카와 아카리 작가 “영화 낯기생은 모두를 놀라게 할 것”』

이미 후킹이 제대로 먹은 건이라 그런지 어그로가 끌리는 건 삽시간이었다. 수많은 일본 대중들의 댓글들이 우르르 달렸다. 그것을 보는 강우진은 한국의 한 광고 촬영장에 있었다. 지금은 쉬는 시간인지 광고용 의상인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채였다.

다리 꼰 우진의 얼굴은 근엄했으나.

‘판 개커지네?? 맞냐 이거??’

알맹이 강우진은 심히 놀라고 있었다. 뭐 자신이 뱉은 말이 있으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현재의 일본 상황은 그렸던 그림보다 몇 배는 어그로가 끌리는 중이었다. 과연 거물들이 합심하니 이 정도는 껌이네. 속으로 읊조리던 강우진은 옅은 걱정이 들었다.

‘어후 약간 부담되는데 이거.’

그러나 근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쯧 됐어.’

컨셉질만 방심 없이 유지하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니까.

‘오히려 편해 노빠꾸만 생각하면 되니까.’

며칠 뒤 고속도로 위.

20일 금요일 시간은 아침 8시를 조금 넘겼다. 강우진을 태운 검은색 밴은 한창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목적지는 김포공항. 그런 밴의 안엔 여러 팀원들이 타 있었고 당연히 강우진도 함께였다. 우진은 베이지 셔츠에 진한 갈색 슬랙스를 입었다. 헤어도 메이크업도 이미 멋을 낸 상태.

새벽부터 샵에 다녀온 뒤였으니 당연했다.

“···”

시니컬함이 짙은 우진은 창밖을 무심히 보는 중이었으나 속으로는 기대 반 걱정 반이 잔잔히 번지고 있었다.

‘벌써 낯기생 제작발표회네. 시간 뭐 이리 빨러. 어찌어찌하다 보면 개봉도 금방이겄네.’

오늘 그는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었으니까. 이어 조수석의 최성건이 다시금 꽁지머리를 단단히 묶으며 몸을 돌렸다. 그의 손엔 다이어리가 들렸다.

“우진아 오늘 일본 가서 점심쯤부턴 ‘남사친: 리메이크’ 관련 인터뷰나 ‘A10 스튜디오’ 등 돌 거고 내일 21일엔 알겠지만 ‘낯기생’ 제작발표회가 메인이다.”

이번 강우진의 일본 스케줄은 짧았다. 대략 3일. 오늘인 20일은 대히트 친 ‘남사친: 리메이크’ 일정이 중심이며 내일 21일과 22일은 ‘낯기생’ 제작발표회 포함 몇몇이 메인이었다. 3일이란 짧은 기간이기에 스케줄은 촘촘했다. 그럼에도 최대한 많은 것을 하고 빠져야 했다.

어쨌든 우진은 덤덤하게 답했고.

“예 대표님.”

최성건은 울린 벨소리에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곧 최근 주황 단발로 바뀐 한예정이 우진을 불렀다.

“오빠 ‘낯기생’ 제작발표회요. 대표님이 그날 힘 좀 줘야 된다고 하셔서 의상 리스트 좀 만들어 봤는데 뭐로 하실래요?”

보니 여러 컨셉의 의상이 사진으로 출력된 상태였다. 그중 강우진이 한 의상을 찍었다.

“이거.”

올블랙이었다.

뒤로 약 두 시간 뒤. 강우진은 어마무시하게 몰린 취재진을 뒤로하고 출국장을 통과했다. 금세 구경꾼들이 몰렸지만 최성건이 미리 가드들을 더 준비한 탓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때.

-우우웅 우우우웅.

우진이 게이트로 이동 중에 그의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최근 자주 울렸던 터라 별수롭지 않게 상대를 확인하는 강우진.

‘오?’

컨셉질에 표정 변화는 없었으나 속으로는 약간 놀라는 강우진. 이유야 간단했다. 상대가 한국 영화계의 노장 안가복 감독이었으니까. 곧 최성건에게 잠시 멈추자는 손짓을 한 강우진이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목소리는 낮았다.

“예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핸드폰 너머 안가복의 늙은 목소리는 여전했다. 다만 더욱 건조한 느낌이었다.

“음. 꽤 오랜만에 연락하는군. 어디신가?”

“지금 일본 출국 직전입니다.”

“우리 ‘거머리’도 코앞이야.”

“···그렇습니까?”

“음. 그러니 우리 쪽도 신경 써줘야지. 9월 중순 전엔 편집이 마무리될 것 같으니.”

시기상 3주도 안 남았다. 이어 핸드폰 너머 안가복 감독이.

“어쨌든 일본 다녀와서 봐야겠구만. 포스터를 찍어야 하네.”

확정적으로 읊조렸다.

“칸에 보낼 메인 포스터 말이야.”< 가을 (20)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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