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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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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3) >

헐리웃 영화 중 공룡이 주제가 되는 ‘쥬라기 랜드’ 시리즈. 수십 년이긴 하지만 영화 ‘쥬라기 랜드’는 워낙에 대박나기도 했고 강우진 포함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히트작이었다.

뭐랄까 상상을 영화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현실로 만들어 줬달까?

퍽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CG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퀄이며 스토리나 연출은 맡은 감독이나 배우들도 헐리웃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었다.

‘쥬라기 랜드’는 강우진의 추억 중 하나였다.

어린 시절 영화를 보고 입을 쩍 벌렸었고 성인이 된 뒤에도 종종 생각나면 ‘쥬라기 랜드’ 시리즈를 찾아보곤 했었다. 어쨌든 ‘쥬라기 랜드’의 1 2는 헐리웃 포함 대흥행이었다.

허나 뭐가 문제였는지 3는 나오지 않았다.

그랬다가 2016년쯤 헐리웃 쪽에서 돌연 ‘쥬라기 랜드3’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알렸고 정확히 2년 뒤에 개봉했다. 물론 감독부터 제작진이나 배우들은 모두 교체됐지만 뼈대는 그대로였다. 당연히 기술력도 높아졌다. 허나 흥행은 평타였다. 허나 ‘쥬라기 랜드3’는 많은 국내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 시리즈 작품.

‘쥬라기 랜드3’는 강우진도 영화관에서 봤었다.

후로 몇 년간 ‘쥬라기 랜드4’의 소식은 없었다. 아마 생각보다 세계적으로 흥행이 별로인 탓이 컸겠지. 그런데 그 공룡 시리즈의 전설인 ‘쥬라기 랜드4’의 시나리오가 지금.

‘와- 씨 미쳤다. 진짜냐??!’

강우진의 눈앞에 있었다. 그것도 무려 배우 강우진의 캐스팅을 위한 ‘쥬라기 랜드4’의 시나리오. 그는 순간 감격과 더불어 신기함이 폭발했다.

‘실화냐고!!’

새삼 현실이 동떨어졌다. 과거 TV나 스크린 또는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추억 한켠을 차지한 영화 ‘쥬라기 랜드’가 러브콜을 줬다? 요지경도 이런 요지경이 없었다. 이어 강우진은.

-스윽.

‘쥬라기 랜드4’ 시나리오 포함 최성건이 건넨 여러 대본·시나리오들을 다시 확인했다. 아니 정확히는 대본·시나리오에 붙은 검은 사각형을 확인한 것. 다행히 검은 사각형은 모두 달려 있었다.

이쯤.

“역시 그 시나리오가 눈에 띄냐?”

건너편 최성건이 끼었다.

“솔직히 ‘쥬라기 랜드’라는 타이틀 보고 나도 놀랐다.”

인정 저도요. 속으로 읊조린 우진이 시나리오를 내리면서도 물었다.

“언제 받으신 겁니까?”

“‘쥬라기 랜드4’는 어제. 뭐 그 대본이나 시나리오들은 칸 끝나고 며칠 안에 넘어온 것들이고.”

비죽 웃는 최성건.

“칸은 역시 칸인가 싶더라고. 네가 ‘남우주연상’으로 폭탄을 터트리긴 했는데 덜컥 ‘쥬라기 랜드’급의 전설급 시리즈 영화 쪽에서 바로 입질이 올 줄은 몰랐다. 처음엔 이게 사칭인가 했다니까? 근데 확인해보니까 맞어. 그건 확실히 ‘쥬라기 랜드’ 시리즈 후속작이야.”

“···”

“근데 그거 받자마자 내가 ‘쥬라기 랜드4’ 관련해서 조사 좀 긁어 봤거든? 전무해. 국내는 당연하게 헐리웃 쪽에도 아직 소식이 없어. 아직은 극비로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지. 실제 제안에도 입단속 비슷한 문구도 있었고.”

“내용은.”

최성건이 바로 챙겨온 투명파일 몇 부를 당겼다. 그중 하나를 펼친 그가 말을 이었다.

“정식 시나리오도 있고 캐스팅 중인 걸 보면 프리 프로덕션 초기? 쯤으로 보여. 감독 포함 대부분 명시하진 않았고. 걔네가 보낸 제안엔 핵심적인 내용은 너를 꼭 캐스팅하고 싶으니 미팅을 원한다 정도다. 근데 제안한 배역은 조연급이라고 표했어.”

“조연급.”

“그래. 다만 미팅도 전에 쉬쉬하는 정식 시나리오를 보냈고 메일에도 너를 캐스팅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다. 즉 거의 80% 이상은 확정으로 봐도 된다는 거지. 걔네야 이미 널 검증한 다음에 캐스팅 제안을 보냈을 테니까.”

멘트를 마친 최성건이 우진에게 투명파일을 내밀었다. ‘쥬라기 랜드4’에 관한 정보들과 영화사 측의 제안이 담겼다. 원문 영어와 번역본이 함께 들어 있었고 강우진은 별수롭지 않게 원문 영어 쪽을 읽었다.

‘음- 확실히 제안에서 욕심은 보이는 듯?’

결과적으론 ‘쥬라기 랜드4’에선 강력하게 강우진과의 미팅을 원하고 있었다. 이건 100% 칸 영화제의 여파가 미친 영향일 게 빤했다.

‘그래도 이 정도 급 영화에서 바로 입질이 올 줄이야.’

허나 ‘조연급’ 배역인 게 약간 강우진에게 걸렸다. 사실 다른 배우들이 본다면 닥치고 미팅부터 잡겠지. 그도 그럴 게 그 레전드인 ‘쥬라기 랜드’ 시리즈의 후속작이니까. 아마 ‘쥬라기 랜드’ 작품 역사상 한국배우는 처음일 테고 이 역시 세계로 밝혀지면 어지간히 난리가 날 터.

일반적으로 보자면 ‘쥬라기 랜드’ 시리즈의 조연급이면 어마무시한 기회가 맞다.

이쯤 우진의 머릿속에 ‘라스트 킬3’가 스쳤다.

분명 ‘쥬라기 랜드’ 시리즈가 대단하긴 하지만 목을 맬 정도인가?

‘스읍- 그건 아닌데.’

또라이라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딱 까놓고 말해서 강우진은 조연급이 아쉽게 느껴졌다. 이는 건너편 최성건도 마찬가지였는지 그가 꽁지머리를 긁으며 입을 열었다.

“이게 뭔가···내가 미친놈인가 싶기도 아니면 너랑 있어서 현실감이 사라진 건가 싶은데. 나는 아무리 ‘쥬라기 랜드’의 후속작이라도 네가 조연급에 들어가는 건 좀 아깝다. 아 말해 놓고도 이게 맞나 싶어. 근데 솔직한 심정으론 그래.”

약간 인지부조화가 오는 듯한 최성건.

“반대로 소속사 대표로 보자면 ‘쥬라기 랜드4’는 영향력이 미친 수준이긴 하다. 혹시 그걸 까면 깐 개 밝혀지면 여기나 헐리웃이나 진짜 병신이라고 손가락질하겠지.”

“···”

“당연히 선택은 네 몫인데 어떻게 생각하냐?”

보던 투명파일을 내린 강우진이 무심히 답했다.

“저한텐 모든 작품이 다 똑같습니다 의미가 없으면 까야죠.”

시간은 아침 9시쯤.

강우진이 탄 검은색 밴은 경기도 연천에 있는 ‘이로운 악’ 초대형 촬영단지에 거의 다다른 상태였다.

-부웅!

도착까지는 대략 10분 정도. 밴 안에는 십수 명 우진의 팀들이 보였고 늘 조수석에 있던 최성건은 오늘도 함께하지 않았다. 조만간 합류하긴 할 테지만 현재로선 그가 처리할 일이 많았다. 칸에서의 열흘간 일이 워낙 쌓여 있었으니까.

어쨌든 강우진은.

“···”

말없이 앉아 종이뭉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아침에 최성건에게 받은 5부의 대본·시나리오였다. 이미 전부 설명을 듣긴 했지만 일단 우진은 대본·시나리오들의 간단한 것들을 먼저 훑은 것. 타이틀과 적당한 내용 등.

결과적으론.

‘다들 흥미롭긴 해.’

5부 전부 나름 재밌긴 했다. 배우의 시선만이 아닌 알맹이 소시민 강우진의 눈에서도 그랬다. 프랑스 영화 2개 헐리웃 영화 2개 미드 1개. 컨셉질 짙은 우진이 속으로 침음을 뱉었다.

‘흠- 솔직히 뭘 해도 상관없는데 아무래도 영향력은 프랑스보단 헐리웃이 낫지?’

헐리웃 영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쥬라기 랜드4’였고 다른 것은 약간 잔잔한 가족 이야기였다. 미드는 싱어송라이터의 성공기? 같은 느낌. 제안을 보면 프랑스 쪽은 강우진을 주연으로 쓰고자 했지만 헐리웃 영화나 미드는 주·조연이나 조연급이었다.

뭐 어느 쪽이 됐든 적당히 내용은 확인했으니 이젠 다음 차례.

-슥.

강우진이 티 안 나게 검지를 움직였다. 검은 사각형을 찌르기 위함.

곧.

-푹!

밴의 내부였던 강우진의 시야가 온통 컴컴한 아공간으로 변했다. 아공간에 진입하자마자 우진이 짙은 컨셉질을 풀었고 고개를 양쪽으로 꺾으면서도.

“아으- 좀 피곤하네. 온 김에 쉬어야지.”

흰 사각형이 둥둥 뜬 곳으로 걸었다. 그는 총 5작품의 등급을 확인할 참이었다. 안 보면 찜찜하잖아? 일단 첫 번째로 정한 작품에 관한 정보를 보기 위해 우진이 흰 사각형들 앞에 멈췄다. 여러 작품 중 가장 끝에 우진이 선택한 작품이 보였다.

-[11/시나리오(제목: 쥬라기 랜드4) B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 검증은 당연히 ‘쥬라기 랜드4’였다. 보자마자 우진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B급? 하- 진짜 좀 애매하네. 근데 이 영화 등급은 국내 해외 포함인가?”

어느 쪽이 됐든 B급은 평타였다. 거기다 ‘쥬라기 랜드4’ 측이 제안한 건 조연급 배역. 슬슬 우진의 무게가 별로인 쪽으로 기울었다. ‘쥬라기 랜드4’의 등급이 최소 A급만 됐어도 욕심이 났겠지만 B급이라면 굳이? 정도의 느낌이 들어서였다.

“화제야 터지겠지 근데 영화 자체가 잔잔하게 성공하면 좀 그렇잖아. 내 필모도 갑자기 좀 곤두박질치고.”

아쉬움이 묻긴 했지만 강우진은 일단 현 기분을 지워낸 뒤 ‘쥬라기 랜드4’의 흰 사각형을 선택했다. 영화를 하든 안 하든 우진은 지금 명확한 목적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어쨌든 시바 공룡을 직접 볼 기회. 이건 진짜 못 참아.”

공룡이란 존재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자- 배역 이름이 아마 ‘후안 곤잘레스’였지?”

추측한 새로운 능력 각인이었다. 작품 속 배역 중 ‘후안 곤잘레스’라는 인물.

그리고 그의 대사에는.

[“‘E:후안 곤잘레스’ 리딩 준비 중···”]

[“기본 언어 외의 새로운 언어가 감지됩니다. ‘스페인어’를 먼저 습득합니다.”]

‘스페인어’가 포함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앞의 시야가 온통 검다. 강우진의 얘기였다. 습하다. 그리고 뜨겁다. 피부에 닿는 상당히 높은 온도. 묘한 냄새가 난다. 푸르른 향내와 군내가 섞였다. 귓가에 벌레 소리가 들렸다. 위이잉이 아니었다. 퍼더덕이었다. 벌레가 맞나?

뭔가 컹컹 거리는 소음도 하늘에서 들려온다.

새? 아니면 다른 그 무언가? 대체로 지금 우진의 오감은 유별났다.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바닥이 질퍽인다. 심장이 뛴다.

강우진이 눈을 떴다.

-스윽.

검던 시야가 회색으로 변했다가 그마저도 점차 희미해졌다. 색깔이 그의 눈에 담기기 시작했다. 가장 강렬한 색은 초록색.

그래 여긴 숲속이었다.

눈을 뜬 우진이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숲속? 여긴 진짜 숲속이 맞나? 눈동자는 맞다고 하는데 뇌가 거부하는 기분이었다. 처음 보는 식물이 많았으니까. 땅에 박힌 나무들은 어떤가? 죄다 하늘에 닿을 듯 어마어마한 길이를 자랑한다. 모조리 최소 1000년은 살았을 듯싶다.

그런 나무와 처음 본 풀들이 응집된 곳에 강우진이 서 있었다.

“···세상에.”

감격과 탄성이 섞인 우진의 혼잣말. 한국어도 영어도 불어도 아닌 스페인어였다. 강우진은 지금 ‘후안 곤잘레스’의 세상을 가진 상태였으니까. 또 다른 세계 각인된 그의 눈을 통해 보는 현실. 강우진 또는 ‘후안 곤잘레스’의 심장은 쉴 새 없이 두쿵대고 있었다.

어찌나 심한지 귀와 머리가 웅웅 울릴 지경.

“후웁- 후- 지 진짜 있는 건가? 그것이?”

읊조린 우진의 볼을 따로 땀이 주르륵 흘렀다. 꽤 큰 사파리 모자에 반팔 그리고 청바지. 한 손엔 검은색 카메라를 들었다.

-스윽.

긴장과 기대가 팽배한 그가 한 걸음 움직여 바로 앞 거대한 나무에 붙었다. 사람 몸통에 5배는 넘어 보이는 넓이에 위로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나무. 그런 것이 시야에 수도 없이 박혀 있다. 분명 어디서나 볼법한 숲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든 우진이 광활한 숲속과 나무 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갈수록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허억 거릴 정도로 심장박동수도 치솟는다. 여긴 공기가 부족한가? 하지만 참는다. 이미 이 경이로운 광경에 아드레날린이 쏟아지는 중이니까.

그때.

-푸드드!

오른쪽 팔뚝이 따끔하며 소름이 돋았다. 우진은 자연스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흐아아악!!”

화들짝 놀랐다. 날개가 손바닥만 한 벌레가 팔뚝에 붙어 있었기에. 모기를 닮았지만 크기가 사람의 몸통만 했다. 악소리를 지른 강우진이 팔을 거칠게 휘적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물컹한 바닥 덕분에 아픔은 적었지만 엉덩이에 차가운 수분이 스며드는 게 생생히 느껴졌다.

-푸드드드드!

괴물 모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본 뒤에야 우진이 안도했다.

“하- 후 빌어먹을.”

손과 발이 떨렸다. 충격에 들고 있던 카메라가 바닥에 박힌 것을 발견했다. 우진이 얼굴을 타고 흐른 땀을 닦은 뒤 카메라를 집기 위해 손을 뻗었다.

이 순간.

-바지직!

뭔가 강렬한 인기척이 들렸다. 이어서 풀들이 서로를 때리는 소음까지.

그런 뒤에 미약하게 땅이 울렸다.

움찔한 우진이 느릿하게 얼굴을 뒤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 전에 웅장한 몸통들이 그의 양옆을 스쳤다.

-우우우우큽.

오묘한 울음소리 딱딱한 피부 짧은 네 발 뾰족하면서도 길쭉한 두 개의 뿔. 언뜻 코뿔소처럼 보이는 존재들. 하지만 코뿔소일 리가 없다. 크기가 사람의 10배는 족히 넘으니까. 한 마리가 아닌 여럿. 8마리의 무리. 여전히 엉덩이를 땅에 붙인 강우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쩍 벌렸다.

“아-”

푸스스 숨소리를 내며 우진을 스치는 존재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쿵쿵 소음이 들렸다. 혼 빠진 얼굴로 본인 양옆의 거대한 존재들에게 우진이 다시 말했다

“트리케라톱스···”

트리케라톱스. 즉 공룡을 말하는 것. 그러다 멈칫. 트리케라톱스 중 선두가 멈추자 무리들 모두가 움직임이 멎었다. 그리곤 트리케라톱스들은 주변의 풀을 뜯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기이하면서도 경이로운 광경인가?

눈동자는 터질 듯 커진 우진의 입가엔 광기 비슷한 미소가 번졌고 아주 조금씩 바닥에 붙인 엉덩이를 들었다. 곧 트리케라톱스의 다리보다 살짝 큰 우진이 바로 앞에서 풀을 뜯는 트리케라톱스의 배에 손을 뻗었다.

-스으.

까글하며 딱딱한 피부. 하지만 물렁했다. 트리케라톱스가 숨 쉴 때마다 배가 팽창했다. 푸스- 소음을 내며 풀 뜯던 놈이 강우진에게 머리통을 돌렸다. 두 개의 뿔이 허공을 가리며 바람 소리가 들린다.

“···”

다행히 트리케라톱스는 강우진을 신경 쓰지 않고 다시금 풀을 뜯었다.

“하···하하.”

황당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헛웃음을 짓던 강우진. 그가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박힌 카메라를 집었다. 그리곤 바로 앞의 거대한 트리케라톱스를 찍으려던 때였다.

바닥이 떨렸다.

기분 탓인가 했지만 아니었다. 또 바닥이 진동했다. 떨림이 점점 심해지며 가까워진다. 추가로.

-···쿵 쿵 쿵!

뭉뚝한 폭발음까지.

그 순간.

-우어어어어!

풀 뜯던 트리케라톱스들이 우르르 뛴다. 그 충격에 강우진이 재차 바닥에 엎어졌다. 앞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진흙이 얼굴이 묻었다.

바로 그쯤.

-쿵!! 쿠쾅!!

바닥이 갈라지는 굉음이 뒤통수에서 들렸다. 앞으로 엎어진 강우진의 몸이 자연스레 벌벌 떨렸다. 두 손도 마찬가지. 빠지직. 나무가 부러졌다. 있다 분명 뒤에 엄청난 것이 있다.

-그으으으으으흐.

태풍 소리처럼 들렸으나 아니었다. 뒤쪽 뭔가의 숨소리였다. 우진의 아랫도리가 축축했다. 수분이 스며든것도 있겠지만 솔직히 조금 지린 그였다. 앞으로 엎어진 채 굳어 있던 그가 느릿하게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허헙.”

빌딩만 한 괴물이 엎어진 강우진을 내리보고 있었다. 팔은 심히 짧지만 머리통이 직전의 트리케라톱스만 했다. 놈이 급작스레 표효했다.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강우진이 반사적으로 훅 일어나 뛰었다.

“으아아아아어아아아아악!!!!!”

놈은 티라노사우루스였다.< 연쇄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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