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 (4)
유지형을 응시하는 박대리의 눈은 고요했다. 안개가 산재한 새벽녘 호수 같았다. 흔들림 없이 잔잔했다. 온도도 애매하다. 미지근했다.
하지만 진하고 위험하다.
공격적이진 않지만 공포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저 진한 눈동자에 발을 담그면 끝없이 빨려 들어갈 것 같다.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이 더 끝없이.
그런 박대리의 눈동자가 취조실의 공기를 바꿔놨다.
백 마디 말은 필요 없다. 그저 냄새를 빼낸 눈빛 한 번에 박대리의 캐릭터가 더없이 선명해졌다. 이에 건너편에 앉은 유지형 또는 류정민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을 뻔했다.
‘···까도 까도 끝이 없구나 넌.’
눈앞에 앉은 괴물에 대한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저런 밀도 있는 시선 처리를 어떻게 이리 삽시간에 보일 수 있을까. 넌 대체···얼마나 긴 시간을 혼자 갈고 닦아 온 거냐.’
탑배우로서나 유지형으로서나 지금의 박대리는 충분히 추앙받아 마땅했다. 적이든 견제할 배우든 어느 쪽이든 대단했다. 그리고 류정민은 상대가 강우진이기에 이해됐다. 아니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저건 강우진만이 가진 힘일 것이다.
대본리딩때도 봤었다. 인물 그 자체로서 모두를 집어삼키는 생동감을 넘어 인물을 데려다 놓은 것 같은 심히 디테일한 연기. 메소드를 넘나드는 범용성. 아쉽게도 그런 것들은 류정민에겐 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정신 차리고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류정민은 더욱이 마음을 단단히 했다. 정적이며 무음의 전쟁 중이었다. 이제와서 밀릴 수도 없거니와 유지형으로서는 유도한 그림이었으니까.
‘치고 나간다.’
유지형은 기괴한 박대리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봤다. 난 그딴 텅텅 비어있는 눈 따위 별수롭지 않아. 그러니 좀 더 달아올라라.
“아.”
짧게 말을 뱉은 유지형이 작게 웃었다.
“미안해요 이건 시시콜콜한 얘기가 아니긴 하네. 실수했어요.”
“···”
비아냥과 진심 어린 사과 그 중간쯤의 말투. 다만 박대리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처음으로 반대편에 앉은 유지형을 적으로 인식했다.
그래 넌 좀 낫네. 꼭두각시는 아닌가 봐.
박대리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니요 자살한 내 누나 얘기. 시시콜콜한 거 맞아요.”
뒤로 약 10초간의 침묵이 흘렀다. 유지형도 박대리도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침묵을 깬 것은 벌떡 일어난 턱수염 송만우 PD였다. 그가 우렁차게 외쳤다.
“컷!! 오오오케이!!”
덕분에 강우진이 놀랐다.
‘깜짝이야 엄마야 할 뻔했네.’
다행히 근엄함을 유지할 순 있었다. 이를 알 리 없던 송만우 PD는.
“좋아요 나이스해! 아니 죽여줬어요!”
확성기를 내팽개치곤 냅다 취조실 세트장으로 달려갔다.
“대체 뭐야? 둘 다 첫 컷부터 아주 이를 갈았어??!”
두 배우에게 신명나게 엄지를 추켜세우는 송만우 PD. 그럴만했다. 드라마판 거물이 보기에도 방금 씬은 손에 꼽을 정도의 연기였으니까. 연출자로서 자주 볼 수 있는 컷이 아니었다.
“하하하! 내가 이래서 연출을 못 그만둔다니까??!”
그것은 이곳에 모인 수십 스탭들도 마찬가지였다.
“···미쳤나 봐요 둘 다.”
“그러니까요.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아니 촬영 시작부터 연기 급이 왜 이리 높아요?”
연출팀이나 촬영팀 등등 입을 막거나 충격을 뱉기 바쁘다. 어느 팀이든 방금 본인들이 본 연기를 믿지 못하는 듯.
“우진씨 마지막 눈빛 연기 그거 봤어요? 진짜 소름 돋던데. 클로즈업으로 땡기면 진짜 시청자들 공포감 오질것 같던데요?”
“정민씨도 약 빨았어요 둘 다 심리 싸움하는데 와- 대본 느낌이 이렇게 생생하게 담길 줄은.”
스탭들의 흥분은 대체로 정상이었다. 첫 촬영 날에 첫 씬이었다. 그동안 피똥 싸며 준비한 고통이 방금의 한 씬으로 씻겨나가는 것 같았다.
왜?
“이거···우리가 봐서 이 정돈데 시청자들이 보면 어쩌겠어요? 완전 빨려 들어가겠는데??”
결과물이 어마어마할 거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이 현장의 수십 스탭들은 오직 그 결과물을 위해 달려온 거니까.
와중 배우들의 대기 공간도 시끄러웠다.
류정민의 진영 팀들은 본인들 배우와 강우진을 극찬하기 바빴다. 이는 바로 옆쪽의 강우진 진영도 비슷했다. 물론 꽁지머리 최성건은 팔짱 끼며 비죽 웃는 게 다였지만.
‘탑. 강우진 쟤는 아마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안에 탑이 되겠지 그 시간을 내가 더 좁힐 거고.’
최근 합류한 로드 장수환이나 스타일리스트 한예정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와! 미쳤다! 우진 형님 연기 진짜 겁나 쩔어버리네요?!! 대박.”
“···그러네요. 저도 나름 혜연 언니 팀에서 탑들 꽤 봤는데 저 정도는 처음 봤어요. 우진 오빠 연기 진짜 잘하는구나.”
이쯤 세트 안 송만우 PD는 두 배우에게 바삐 브리핑 중이었다. 이 감정 이 텐션을 계속 유지하길 원했으니까.
“똑같이 한 번 더 가봅시다. 그림은 죽여요 죽이는데 내가 좀 더 잘 찍어볼게요. 그런 다음에 같은 씬 솔로컷 갑시다.”
드라마든 뭐든 씬은 여러 각도로 찍는다. 같은 대화하는 투샷을 인물만 따로 찍기도 하고 좀 더 멀리서도 찍는다. 대화하다가 인물로 장면 교차하고 다시 대화하는 투샷으로 바뀌는 게 이에 속한다.
지루함을 줄이거나 긴장감을 위해 인물의 표현을 시청자에게 보이기 위함.
어쨌든 촬영은 속행됐다.
“하이- 액션!”
류정민의 솔로샷.
“컷! 오케이! 이번엔 우진씨!”
강우진의 솔로샷.
또는 인물들의 후방에서 약간 위에서 등등. 송만우 PD의 욕심에선지 콘티에 없던 컷까지 추가됐다. 물론 그만큼 퀄리티는 올라가겠지만.
‘와- 이렇게나 많이 찍는다고??’
대형 드라마를 처음 겪는 강우진으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허나.
‘이 드라마 촬영 끝나면 나 죽어 있는 거 아니냐?’
촬영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한 시간 뒤.
취조실 안 박대리와 유지형이 마주 보고 있다. 박대리의 입꼬리는 올라간 상태지만 기쁜 것은 아니었다. 눈으로 유지형을 응시하지만 그 만을 보는 건 아니다.
유지형을 포함한 모든 것을 상정한다.
진한 눈동자를 티 안 나게 굴리는 박대리. 유지형이 펜을 쥐고 있다. 꽤 길다. 저걸로 목을 쑤셔버릴까? 내 손은 지금 자유롭다. 의자로 머리통을 깨버려? 초마다 박대리의 심장은 차갑게 식었지만 뇌는 바삐 일한다.
냉정하고 냉철하게 어긋난 동심을 펼친다.
“···”
박대리의 손끝이 작게 움찔움찔한다. 충동 욕망 욕정 욕심. 단어가 어찌 됐든 박대리의 온몸에 그것들이 퍼졌고 하반신에까지 도달했다. 박대리는 발기감을 느꼈다.
살의의 흥분.
아- 저 남자는 죽음이 앞에 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 순간 박대리의 시야에 색깔이 칠해졌다. 물론 박대리의 눈에서만 그랬다.
전부가 회색.
인간의 실루엣엔 검은색 선이 그어졌고 표정부터 모든 것이 회색으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박대리는 참아야 했다. 숨겨야 했다. 그저 유지형을 본다.
이때 유지형이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아니 미안해요.”
“괜찮아요. 시시콜콜이 맞으니까. 내 누나 포함 어차피 인간은 다지면 같잖아요?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나 인간이나 다를 게 없지.”
“어이구 무서워라.”
“장난이에요.”
기다렸다는 듯이 유지형이 몸을 앞으로 당겼다. 분명 박대리는 지금 약간 변화가 있었다. 그러니 상황을 컨트롤한다.
“편해 보이네 여기 취조실인데 편해요?”
“난 형사님들에게 공손해요. 그들을 존중하고. 말도 통한다 생각해요. 그러니 불편할 상황은 나오지 않아요.”
“살인도 편했어요?”
되물음에 박대리가 양손을 모았다. 자세는 말하는 것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박대리는 진중함을 자세로써 표출하는 것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건 어려워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드는 건 쉽지 않죠. 남들은 몰라요 그러면서 자기들 멋대로 떠들어대요. 잔악하다 쓰레기 나가 죽어라 사형이 답이다.”
“대체로 맞는 말이네.”
“하지만 그래놓고 이틀만 지나면 관심을 끊어버려요. 오늘 점심은 뭐 먹지? 같은 게 더 중요해져요. 그러니까 살인 자체는 고되지만 반복하는 건 편하죠. 대답이 됐을까요?”
박대리가 웃으며 유지형 앞에 놓인 두꺼운 파일을 검지로 찍었다.
“그 파일엔 내 자료가 들었나요? 어떤 것들이 있죠?”
주제를 바꾼다. 유지형은 박대리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받고 다시 충격을 줘야 했다.
“글쎄요. 전부? 물론 당신의 누나 얘기도 있고.”
“그것들과 지금의 내가 도움이 되고 있나요? 나를 파악해서 진범을 잡아야 하잖아요.”
다시금 여유를 찾은 박대리를 보던 유지형이 한숨을 팍 내쉬며 파일을 펼쳤다. 귀찮다는 듯. 그러면서도 눈은 박대리의 시선과 자세를 파악한다.
“사이코패스. 언뜻 당신은 사이코패스로만 판정되겠지만 내 보기엔 소시오패스도 합쳐진 부류 같아요. 충동적이지만 냉철해. 충동을 상대와 상황에 따라 체계적으로 다스릴 줄 안달까? 그래서 살인에도 전문성을 띠는 거고.”
“그렇구나.”
“보통 소시오패스는 뭐냐 사이코패스와 달리 자라온 환경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난 당신의 인생을 좀 꼼꼼하게 확인했어요. 안 하던 짓을 하다 보니까 피곤하긴 했어요.”
“···”
유지형이 느릿하게 종이 한 장을 넘겼다.
“아버지가 도박과 술에 빠져 살았고 매일 같이 폭력에 시달리셨나 봐요? 여기까진 으레 자주 있는 일이고. 아버지의 타겟은 당신이 아닌 어머니와 누나. 아마 그 두 분은 당신을 필사적으로 지켰던 모양이죠?”
“아니요 약한 걸 공격하는 건 상식이니까.”
“하지만 누나는 버티질 못했어요. 고등학교 때 자살을 했으니까.”
다시 한 장 넘어가는 종이.
“어머니는 술 마신 아버지가 모는 차에 동승 했다가 전봇대를 박자마자 즉사. 늦은 밤 인적과 차가 없는 도로였죠. 정황상 어머니는 반강제로 탔을 겁니다. 아버지도 즉사는 아니지만 거기서 사망했어요. 결과는 사고사로 종결.”
인생이 까발려지고 있지만 박대리는 여전히 옅게 입꼬리를 올리고 있다. 유지형은 작게 한숨 뱉으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근데 당시 사건 기록을 좀 자세히 보니까 이상한 점이 있어요. 어머니야 차 안에서 즉사했지만 아버지는 차 밖으로 기어 나온 후 사망했죠. 그런데 그에게 작은 저항의 흔적이 있어요.”
“···”
“뭐 옛날 사건이고 증거도 없기에 그대로 종결됐는데. 이상하긴 하죠. 대체 그 사경을 헤매는 순간 무엇에 저항을 한 것일까.”
순간 유지형이 반대편 박대리에게 얼굴을 가깝게 붙였고.
“날 적부터 사이코패스였고 지옥 같은 인생을 경험하며 소시오패스 성향을 키워온 아들이 아닐까? 그때 당신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검지로 박대리를 찍었다.
“연쇄살인의 쾌락을 깨워준 시초가 아버지였죠? 연쇄살인은 다섯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인 거고.”
어느새 박대리의 표정이 딱딱해졌다. 돌 같았다. 진한 눈동자는 미동이 없다. 그저 지척에 다가온 유지형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뿐. 박대리의 발기감이 더욱이 증폭됐다.
곧 박대리의 눈동자가 내려갔다.
유지형이 파일 사이에 끼워둔 펜을 본 것이었고 잠시간 펜을 내려보던 박대리가 지웠던 미소를 다시금 띄웠다. 그리곤 유지형에게 나지막이 읊조렸다.
“있잖아요 세상에 알려진 내 작품들.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요?”
더욱이 목소리를 죽이는 박대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고 생각은 안 해?”
그런 그가 대뜸 비죽 웃더니 유지형의 멱살을 잡고 발광했다. 의도된 행동이었다.
“이 개새끼가!!!”
취조실에 더 있는 건 껄끄럽다. 일단 빠져야 했다. 그것이 통했는지 형사들이 달려와 박대리를 포박하고 다시금 수갑을 채웠다. 박대리는 취조실에서 끌려나갈 때까지 격렬히 저항했다.
재밌는 것은.
-스윽.
복도에 나오자마자 그의 저항이 뚝 멈췄다는 것. 심지어 박대리는 자신을 붙잡은 형사들에게 사과까지 했다. 목소리가 차분했다.
“소란피워서 죄송해요.”
“···뭐??”
여기서 메인 카메라가 박대리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당겼다. 곧 작게 고개를 숙인 채 입꼬리를 씰룩이던 박대리가 유지형을 떠올리며 작게 혼잣말을 뱉었다.
지금 박대리의 머릿속엔 버둥거리는 아버지가 스친 참이었다.
“꼼꼼하네 어떻게 알았지?”
한편.
세트장 어딘가에 선 채 박대리의 연기를 바라보던 푸근한 남자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저···배우. 아침에 그 신인이잖아?’
마스크 쓴 거장 권기택 감독이었다. 그는 처음 박대리 역 배우가 취조실 세트장에 들어설 때부터 의아했다. 아침에 대형 세트장을 신기하듯 바라보던 그 신인이 마치 조연급 배우로서 류정민과 같은 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
왜지? 왜 저 무명 신인이 류정민과 같은 씬으로 투입되는 건데?
권기택 감독으로서는 이해가 힘들었다. 메이크업에 의상도 제대로 준비된 데다 전용 카메라까지 붙었다. 하지만 저 신인은 아무리 봐도 처음 보는 마스크였다.
‘혹시···소속사 힘이 좋은 건가?’
탑배우를 팔며 무명을 끼워파는 건 이 바닥에서 흔했다. 따라서 권기택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 생각이 180도 뒤집히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류정민이 안 잡아 먹히려고 기를 쓰고 있다. 뭐야 저 신인.’
끼워판 배우일 수가 없었다. 탑배우를 버둥거리게 하는 괴물. 저 신인은 지금 홀로 이 거대한 현장을 연기로 압도하고 있었다. 영화계 거물 권기택 감독이 눈을 떼지 못 하는 게 그 증거였다.
‘···신인? 아니 저 연기는 신인이 아니야. 대체 누구지? 연극에서 오래 지낸 친군가?’
권기택 감독은 박대리의 연기를 뚫어져라 보면서도 옆에 선 영화사 제작 PD를 불렀다.
“···저 친구 있잖아 이름 좀 확인해 봐.”
“예? 아 예. 안 그래도 저도 확인해볼 참이었습니다. 연기 미쳤는데요?”
이어 제작 PD가 조용히 움직여 제작팀 스탭 한 명에게 붙어 뭔가를 물었다. 그가 돌아온 것은 몇 분 뒤였다.
“감독님.”
제작 PD가 권기택 감독에게 속삭였다.
“강우진이랍니다 저 배우 이름.”
“강우진?”
“예.”
“잠깐만 강우진? 강···우진.”
푸근한 권기택 감독은 왜인지 강우진이란 이름을 계속 되새겼다. 이유야 간단했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익숙한 이름이었기 때문. 그러다 번뜩. 권기택 감독의 머릿속에 돌연 현재는 나락에 빠진 우현구 감독이 떠올랐다.
정확하게는 고급 중식집에서 만났던 우현구 감독이 뱉은 욕설이었다.
‘무명 놈 하나가 내 오디션을 까더라고 아주 싸가지를 밥 말아 먹은 놈이야. 이름이 강우진이라고···’
순간 권기택 감독의 두 눈이 커졌다.
“그래 그 싸가지 밥 말아 먹은 무명 배우.”
그랬다. 그 싸가지 밥 말아 먹은 무명이 이 현장에 있었다. 묘한 곳에서 실이 연결됐다. 물론 저 강우진이란 배우는 권기택 감독을 모르지만.
이어 픽 웃는 권기택 감독이 세트장 속 강우진에 다시금 시선을 맞췄다.
“오디션 까일 만했어.”
그리곤 우현구 감독을 떠올리며 나긋나긋 읊조렸다.
“저런 괴물한테 오디션을 들이밀었으니 까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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