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4)
심심풀이라고? 심심풀이? ‘슈퍼액터’ 1차 예선전 도중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메인 PD가 복도에서 황당하게 웃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단발의 그녀는 지금 핸드폰 너머 강우진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으니까.
‘그만한 연기를···심심풀이로 했다? 얼마나 자존감이 높은 거야?’
심심해서 보인 것 치고는 몇 시간 전 강우진의 연기는 격이 퍽 높았다. 입이 쩍 벌어질 수준. 그런 연기를 대수롭지 않게 펼친 우진은 쿨하게 집으로 떠났고 지금은 또 적잖이 심드렁한 말투로 심심풀이라고 말하고 있다.
‘···확실히 애 간지가 평범하진 않아.’
어쨌든 메인 PD가 핸드폰에 대고 답했다. 옅은 웃음은 유지했다.
“하하 우진씨. 심심풀이라니. 너무 솔직하신데요?”
곧 핸드폰 너머로 강우진의 단단하면서도 절제된 음성이 들렸다.
“그래도 별수 없습니다. 사실이라서. 그러니 잊어주셔도 됩니다.”
잊어? 그걸 어찌 잊어? 여기서 메인 PD는 확신했다.
‘그래. 얘는 진짜 오늘 일에 별 관심이 없는 거야. 연기도 취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고.’
이어서 드는 의문.
‘근데 보통 저 정도 실력을 가졌으면 뜨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닌가? 키도 있고 마스크도 괜찮았는데.’
왜 그 신들린 연기력을 썩히는 걸까? 궁금증이 증폭됐으나 왠지 일반적인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들 것 같았다. 최소한 메인 PD의 생각에선. 뭐가 됐든 강우진은 ‘슈퍼액터’ 출연을 거절했다.
메인 PD로서는 꽤 아까운 결말.
모르긴 몰라도 아마 방송을 타면 강우진에게 관심이 쏠릴 텐데. 허나 본인의 동의도 없이 장면을 가져다 쓸 순 없었다.
따라서 메인 PD는.
“후-”
아쉬움 섞인 숨을 뱉으면서도 다시 입을 열었다.
“심심풀이. 네 이해는 했어요. 근데 정말 아깝지 않겠어요?”
“전혀요.”
저 단단한 목소리를 들어봐선 생각을 전혀 바꿀 것 같지 않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우진씨 출연컷은 제가 알아서 폐기할게요.”
이후 짧은 정적. 약 5초쯤. 그러다 핸드폰 너머 우진의 낮은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런데 제가···크흠. 그거 한 장면 좀 받을 수 있습니까?”
“그거 한 장면? 아- 연기요? 메인 카메라로 찍은 건 힘들겠지만 너튜브 쇼츠용 영상은 받으실 수 있어요. 그건 촬영용 핸드폰으로 찍거든요.”
“아-”
“각도나 느낌 화질 등은 당연히 메인 카메라완 다르겠지만 그저 확인용이라면 충분하실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럼 보내주세요.”
“소장용?”
“뭐 비슷합니다.”
대답을 들은 메인 PD가 단발을 쓸어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저한테 번호 보내놓으시면 돼요 톡으로 넘겨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까진 넘어갈 거예요.”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그럼.”
“네 끊을게요.”
-뚝.
강우진과의 통화를 마친 메인 PD가 핸드폰을 내릴 때였다.
“어이.”
그녀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불쑥 끼었다. 덕분에 어깨를 복도 벽에 기대고 있던 메인 PD가 훅 놀랐다. 그리곤 고개를 뒤로 돌렸다.
“아 선배! 인기척 좀 내요 무슨 닌자도 아니고 놀랐잖아요!”
남자 목소리는 심사위원인 송만우 PD였다. 그런 그가 턱수염을 쓸면서 물었고.
“통화 아까 아침에 그 친구지? 디자인과.”
‘슈퍼액터’ 메인 PD가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2차 보겠대?”
“아니요 텄어요. 아예 관심이 없어 봬.”
“···진짜 친구를 따라 온 게 다라고? 그럴 거면 굳이 연기를 보일 필요는 없지 않나?”
되물음에 메인 PD가 난들 아냐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물어봤죠. 근데 그냥 심심풀이였답니다.”
“심심풀이? 그냥 심심해서 여길 발칵 뒤집고 갔다고?”
“네- 그렇다네요.”
잠시간 메인 PD 얼굴을 빤히 보던 송만우 PD가 돌연 하하하 크게 웃었다.
“또라이네 그거.”
“진짜라니까요? 그런 별종 간만에 봐요.”
“근데 이해는 돼. 사람이 어느 정도 높은 경지에 오르면 가끔 뒤를 돌아보고 싶으니까.”
“나 참 별안간 뚝 떨어져서는····걔 대체 정체가 뭘까요?”
여기서 바로 대답 없던 송만우 PD의 표정이 짐짓 진지해졌다. 그리곤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그 친구 번호는 받았어?”
뭔가 결심한 표정이었다.
그렇게 1시간 뒤. 강우진의 원룸.
‘슈퍼액터’ PD와의 통화 후 김대영의 많은 질문이 있긴 했지만 강우진은 적당히 둘러댔다. 아침의 그 수치심을 굳이 떠벌릴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혼자만의 흑역사로 묻어둘 생각이었다.
어쨌든 자신의 원룸에 도착한 우진은 바로 널브러졌다. 입은 패딩을 그대로 입고서. 받아온 대본들과 시나리오는 대충 던졌다. 배부르고 편해지니 졸음이 몰려왔다.
다만.
“후- 아까 하던 건 마저 해야지.”
할 일이 있었기에 꾸역꾸역 일어났다. 그리곤 던져놓은 것 중 책대본 2권을 집었다. 책대본 색은 둘 다 달랐다. 옅은 파란색과 진한 보라색. 당연하겠지만 두 책대본 표지엔 타이틀이 박혀 있다.
-‘우아한 장녀’ 1부.
-‘건달 검사’ 1부.
대본 둘 다 1부였다. 이쯤 책대본을 내려보던 우진이 작게 고개를 갸웃했다. 타이틀들이 뭔가 익숙했기 때문.
“뭔가···들어본 것 같은데.”
곧 우진이 패딩 주머니서 핸드폰을 꺼내 검색을 펼쳤다. 결과적으로는 이 책대본 두 작품은 이미 방영을 끝낸 상태였다. ‘우아한 장녀’는 작년 ‘건달 검사’는 2년 전. 방송사는 다르지만 공중파인 건 같았다.
이어.
-스윽.
대강 검색을 마친 우진이 ‘건달 검사’ 책대본을 집었다. ‘우아한 장녀’ 책대본은 아까 김대영의 집에서 이미 업데이트를 마쳤으니까. 이번엔 ‘건달 검사’ 차례였고.
“또 들어가려니까 좀 거시기하네.”
강우진이 책대본 옆에 뜬 검은 사각형을 잠시간 바라봤다. 여전히 회오리치고 있다. 기세는 꺼림칙했지만 작게 한숨을 뱉은 우진은.
-푹!
검지로 검은 사각형을 찔렀다. 바로 느껴지는 알싸함. 몇 번 했다고 이 느낌도 익숙해지는 그였다.
그리고.
“···”
입을 다문 강우진은 어느새 끝없이 펼쳐진 캄캄함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공간에 진입한 것. 다만 이제 호들갑 떨 건 없었다.
벌써 세 번째 입장이니까.
어쨌든 우진이 몸을 돌려 뒤쪽을 확인했다. 가슴팍 정도 높이로 둥둥 뜬 흰색 사각형 보인다. 그리고 역시나.
“3개.”
2개였던 흰색 사각형이 3개로 늘었다. 그런 A4용지 크기의 흰색 사각형에 천천히 다가가는 강우진. 한 걸음 정도 거리에서 멈춘 그가.
“보자-”
추가된 흰 사각형 위의 글자들을 확인했다. 시작은 쪽대본부터.
-[1/쪽대본(제목: 불명) F급(판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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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봤던 거니 빠르게 넘겼다. 다음은 ‘우아한 장녀’ 차례였다.
-[2/대본(제목: 우아한 장녀 1부) E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드라마 대본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확실히 쪽대본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어 우진이 세 번째를 확인했다.
-[3/대본(제목: 건달 검사 1부) C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드라마 대본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여기까지 확인한 우진이 팔짱을 꼈다.
“쪽대본은 10% 얘네는 100% 리딩이 가능하다라-”
그러다 강우진이 글자 중 뭔가를 보고선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이 급들은 뭘 뜻하는 거냐?”
분명 세 개의 흰 사각형은 급이 나눠져 있었다. 쪽대본은 F급 ‘우아한 장녀’는 E급 ‘건달 검사’는 C급이었다. 뭐 쪽대본이야 말 그대로 뭣도 아닌 쪽대본이니 F급이라 판단할 수 있다만.
“다른 두 개는 뭐로 급을 나눈 거지?”
완성도는 아닌 것 같다. 둘 다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건 같으니까. 심지어 두 작품은 이미 방영을 마친 과거의 작품들.
이쯤.
“아 혹시.”
뭔가 번뜩 떠오른 우진이 재빨리 입을 열었고.
“퇴장.”
커다란 회색이 그를 덮친 뒤 강우진은 다시금 자신의 원룸에서 눈을 떴다.
적응돼서 이번엔 신음조차 안 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
그런 그가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다시금 ‘우아한 장녀’와 ‘건달 검사’를 검색한 것. 강우진이 두 작품에서 확인한 건 딱 하나였다.
바로 시청률.
결과는 금세 우진의 눈에 보였다.
-‘우아한 장녀’/ 최종 시청률 2.7%
-‘건달 검사’/ 최종 시청률 7.1%
두 작품의 시청률은 꽤 차이가 났다. 기사를 몇 개 보니 ‘우아한 장녀’는 망했다는 평이 많았고 ‘건달 검사’는 딱 평균이라는 느낌. 이런 검색 결과들을 쭉 훑던 강우진이 턱을 쓸었다.
“‘우아한 장녀’는 망작이라 E급 ‘건달 검사’는 평타라 C급? 혹시 이거···급을 나눈 게 흥행의 척도 같은 건가?”
또는 작품 성적의 가늠. 명확하진 않았지만 얼추 뉘앙스는 맞았다. 급과 시청률의 그림이 맞아 떨어졌으니까.
다만 여기서 드는 의문.
‘···그럼 아직 세상에 안 나온 대본이나 시나리오는?’
이 책대본들이야 이미 방영을 종료했으니 결과가 나온다 쳐도 세상엔 준비 중이거나 시작도 못 하고 엎어진 대본들도 존재했다.
만약 그것들을 강우진이 입수한다면?
‘그런 것들도 나오나?’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당장 생각해봐서 나온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대본이나 시나리오의···가치를 미리 볼 수 있다?”
제작도 전인 작품의 성적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것. 어? 진짜? 그게 맞다면 이거 개쩌는 거 아닌가? 혼잣말로 작게 읊조린 우진의 눈빛이 변했고.
-슥.
그가 재빨리 손을 움직였다. 이번에 우진이 집은 것은 책대본이 아닌 종이 뭉치였다. 김대영에게 받은 것 중 영화 시나리오. 업계가 다르니 드라마 대본과 비교할 수 있었다. 종이 뭉치 표지엔 ‘흥신소’라는 타이틀이 박혀 있다.
어쨌든 우진이 시나리오인 종이뭉치 옆에 뜬 검은 사각형을 찌르려다 우뚝 멈췄다.
“아 근데 핸드폰 들고 못 들어가나?”
소지품을 지닌 채 아공간에 들어간다면 더욱 편해진다. 이에 우진은 왼손에 핸드폰을 쥔 채 검지로 검은 사각형을 찔렀다.
-푹!
그렇게 우진은 다시금 온통 컴컴한 아공간에 재진입했다. 문제는.
“쯧 안 되네.”
왼손에 들렸던 핸드폰은 탈락이었다. 지금 강우진은 빈손이었으니까. 소지품은 이 아공간에 들고 올 수 없다는 뜻. 아쉽지만 포기한 우진은 몸을 돌려 흰 사각형들을 확인했다.
역시 4개로 늘어난 상태.
곧 가까이 다가간 우진이 4번째인 흰 사각형의 글자들을 읽었다.
-[4/시나리오(제목: 흥신소) B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영화 시나리오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이 영화 시나리오는 B급이었다. 순간 살짝 놀라는 강우진.
“B? B급이면 나온 것 중에 제일 높은 급인데.”
그렇다면 퍽 큰 성적을 낸 작품인가? 관객수나 뭐 그런 거?
하지만 연예계에 관해선 개뿔 아는 게 없는 강우진이었다. 덕분에 짐짓 진중해진 우진이 재빨리 ‘퇴장’을 읊조린 뒤 자신의 원룸에 돌아오자마자 친구인 김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흥신소’란 영화에 관해 물어보기 위함이었고.
“어- 왜.”
김대영은 자고 있었는지 목소리가 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진은 바로 본론을 물었다.
“야 니가 준 것 중에 영화 시나리오 있지? 이거 잘 된 영화냐?”
“아아 ‘흥신소’? 잘되고 나발이고 그거 아직 제작도 안 들어간 건데?”
“제작이 안 들어가?”
“응. 나도 정확히는 몰라. 연극 동호회 사람한테 저번 주에 얻은 거라서.”
“그럼 이거 제작한 다음 영화관에 개봉하는 거냐?”
“아니? 개봉은 못 하지. 그거 상업 아니고 단편 영화야 단편. 짧은 거. 왜 그런 거 있잖어 독립이나 예술 영화 쪽. 뭐래드라- 감독은 무명이랬나?”
여기서 강우진이 집중한 포인트는.
‘단편? 아직 제작도 안 들어갔다?’
단편 영화라는 것과 제작 전이라는 것. 이때 핸드폰 너머 김대영이 설명을 추가했다.
“근데 그거 ‘흥신소’ 제작 안 될걸? 상업 영화도 시나리오만 나오고 엎어지는 거 수두룩하거든 그건 단편이니까 가능성이 더더더 낮지.”
“···영화관 개봉을 못 한다? 그럼 이 단편 영환지 뭔지가 만약 성공한다면 어떤 식이냐?”
“야 너 갑자기 관심이 많다? 뭐 단편이 잘 된다는 건 하나지. 개봉 자체는 불가능하니까 어디 공모전이나 시상식 영화제? 같은 곳에서 수상하는 거? 그러다 흐름 타면 리메이크되기도 하고.”
“아- 청룡영화제? 뭐 그런 곳?”
“그렇지. 아니면 단편 영화제 전문이나 해외 쪽도 있고. 근데 해외 쪽은 전례가 거의 없어.”
대답을 듣자마자 강우진이 답했고.
“알았어 일단 끊어봐.”
바로 전화를 끊었다. 뭔가 김대영의 말을 전부 이해한 건 아니지만 확실한 건 있었다.
‘제작도 전인 영화가 B급.’
B급이 어느 정도의 성적인진 몰랐지만 작품의 성적을 미리 엿본 쪽으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
잠시간 뭔가를 생각하던 우진이 약 3분 만에 손을 움직였다. ‘우아한 장녀’ 책대본을 집은 것.
“몰라 차차 확인해 보면 될 거고.”
이어 우진이 ‘우아한 장녀’ 책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팔락.
이유야 간단했다. 대본이나 시나리오의 내용을 명확히 알아야 했다. 그래야 마음 편히 배역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팔락 팔락.
거기다.
“뭣도 모르고 찔려 뒤지는 건 이제 사양이다.”
느닷없이 사망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같은 날 늦은 밤. 목동 SBC 사옥의 예술원.
‘슈퍼액터’의 1차 예선 촬영이 모두 끝난 시각은 밤 10시를 넘겨서였다. 예술원에 가득했던 참가자들은 모두 사라졌다. 지금은 수십 스탭들만 남아서 뒷정리 중.
오늘 일정이 빡셌는지 모두 파김치가 됐다.
물론 수백의 참가자들을 판단했던 3명의 심사위원 역시 마찬가지. 그중 턱수염 송만우 PD가 제일 빨리 움직였다. 일자 책상인 심사위원석에서 대뜸 벌떡 일어난 것. 표정이 꽤 다급하다.
“다들 고생했습니다.”
곧 주변 스탭들에게 적당히 인사를 던진 송만우 PD가 발을 움직일 때였다.
“어?? PD님! 벌써 가요?”
그의 옆자리였던 방금까지 엎드려서 피곤을 누리던 탑여배우 홍혜연이 고개를 팍 들었다. 덕분에 그녀의 긴 생머리가 팔랑였다.
“뒤풀이 안 가세요? 소고기 먹는다던데?”
소고기는 못 참지만 송만우 PD는 그럴 시간 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아니 난 됐어. 바로 박작가 보기로 했거든.”
“···박작가님을? 이 시간에?”
이 순간 홍혜연이 뭔가 번뜩 알아차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걸어가는 송만우 PD를 쫓아 팔을 잡았다.
“저도 갈래요.”
“···뭐? 너 안 바쁘냐?”
“바빠요. 근데 오늘은 비었어요.”
“하- 일 때매 가는 거야. 술 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우리 작품 관련해서.”
‘우리 작품’이라는 건 당연히 탑여배우 홍혜연도 포함된 것이었고.
-스윽.
어느새 송만우 PD 옆으로 붙은 홍혜연이 눈웃음치며 답했다.
“아까 ‘슈퍼액터’ PD님한테 걔 영상 받는 거 봤어요.”
이즈음 홍혜연과 송만우 PD의 머릿속에 가득 찬 남자는. 아니 괴물은 같은 인물이었다.
“작가님한테 보여주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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