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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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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화 다망 (6)

‘엥?? 내가 남우주연상 후보라고??’

짙은 포커페이스엔 별 변화가 없었지만 지금 강우진의 내면은 나름 당황이 번지고 있었다. 아마 컨셉질을 벗어던졌다면 티 나는 액션을 보이며 고개를 갸웃했을 것.

‘와- 씨 이건 솔직히 좀 예상 못 했는데.’

전혀 기대나 추측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까. 강우진도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알고는 있었다. 물론 몇 달 전까지는 들어본 적도 신경 쓴 적도 없었다만 워낙에 외신이나 국내 언론이 ‘이로운 악’과 ‘에미상’을 언급했으니 우진이 인지할 수밖에.

이래저래 검색이나 정보들을 들어보니 어마무시한 시상식인 건 확인했다.

뭐 은근 복잡한 부분도 있었다만 그냥 간편하게 방송판 ‘아카데미상’ 정도의 파급력으로 강우진은 결론을 내렸었다. 그런 ‘에미상’ 남우주연상의 후보? 칸 때와는 감정이 미묘하게 다른 강우진이었다. 따지면 칸 영화제는 대놓고 노렸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번 ‘에미상’은 전혀 의도가 없었다.

‘연기를 대충 하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강우진이 ‘이로운 악’에서 텐션을 대강 돌리지도 않았다. 따지면 지금까지 쌓았던 연기 능력 그리고 첫 시도인 액션을 섞었느니 수준이 높기는 했다. 거기에 CQC는 덤. 그래도 처음부터 ‘에미상’을 겨냥한 건 아니었기에 지금 강우진은.

‘좋기야 좋은데 뭔가 얻어걸린 기분이 드냐 왜.’

느낌이 오묘했다. 뭐가됐든 기쁘긴 했다. 헐리웃 포함 세계적 방송계의 ‘에미상’ 남우주연상에 올랐다는 건.

‘내가 지리긴 했다는 거겠지.’

‘에미상’이 강우진의 ‘이로운 악’ 연기와 액션 등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니까. 심지어 이 ‘에미상’ 남우주연상에 오른 아시아 배우는 우진이 최초란다. 그래서 눈앞의 송만우 PD나 김소향 총괄디렉터 최나나 작가 최성건 외의 다수가 발작 비슷한 흥분을 하는 거겠지.

“나 남우주연상 후보??!! 이런!! 우진씨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처음이잖아요!! ‘에미상’ 남주상 후보에 한국배우가! 아니 아시아 배우가 오른 건! 대박!!”

“우진씨! 축하해요!! 이게 지금 진짜 어마어마한 거라고! 행여 상을 못 받아도 우진씨가 ‘에미상’의 역사를 바꿨어!”

“칸- 칸에 이어서 이게 뭔 일이래?? 아니 물론 우진씨가 ‘이로운 악’에서 오지긴 했지만! 이렇게 바로 남주상 후보에 올려버릴 줄은 몰랐어요!!”

“우진아!!! 잘했다! 잘했어!!”

“하하하! 아니 칸에서 바로 ‘에미상’으로!! 이거 또 국내든 해외든 발광하겠는데요??!”

모두가 강우진의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광분 감격 감탄이 극심하게 질펀해진다. 반면 강우진은.

“…예 감사합니다.”

차분했다. 뭐 쎈척이 가미된 것이기도 했지만 실제 알맹이 강우진도 앞의 인원들보다 흥분이 약했다. 감흥이 미약하다고 할까? 저들이야 ‘에미상’의 미친 영향력을 절절하게 알겠으나 올해 처음 ‘에미상’을 접한 강우진에겐 생소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뭐 경험의 차이라고 해두자.

그런 강우진이 이젠 익숙한지 턱수염 송만우 PD가 하하하 웃었다.

“역시! ‘에미상’도 얼추 예상한 거지? 그죠? 우진씨. 촬영 내내 그 대단한 텐션을 냈는데 자신도 있었을 거고.”

뭔 예상? 아무 생각 없었다니까요? 속으로 진심을 전한 강우진이 겉으로는 대강 호응해줬다.

“얼추는.”

김소향 총괄디렉터가 약간 놀랐다. 우진의 대담함이 아직 적응이 안 되는 듯 보였다.

“그…래도 우진씨? ‘에미상’이라구요?? 결만 다르지 ‘아카데미상’이랑 동급이라 봐도 돼요! 근데 너무 미지근하신 거 같은데??”

“아니요 기쁩니다.”

“저 전혀 아닌데!”

이쯤 강우진을 자랑스럽게 또는 사랑스럽게 보는 꽁지머리 최성건은.

‘이 자식 칸을 진짜 발판처럼 작게 만들어 버렸어.’

새삼 소름돋고 있었다. 솔직히 강우진 경력에 칸 영화제만 해도 ‘레전드’라 불릴 만했다. 그뿐인가? 뒤로 국내 청룡 백상 대종상까지 휩쓸었다. 추가로 헐리웃 ‘빅파이브’ 영화사 3관왕까지 달성. 이미 괴물 수준을 아득히 넘어섰다.

그런데 돌연 ‘에미상’이 튀어나왔다.

즉 보통의 배우였다면 자서전을 써도 모자라지 않을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저 외계인 강우진에겐 그저 그런 발판일 뿐이었다는 얘기. 여기서 우진이 경력의 종지부를 찍어도 몇백 년간 이 기록을 넘는 배우는 없을 것. 다만 현재 우진의 저 밋밋한 반응을 보니 최성건은 다시금 헛웃음이 나왔다.

‘그 에미상마저도 고작 다음 발판 정도로 보고 있는 거야 이놈은.’

아니었다. 명백한 착각이었다. 강우진은 최성건의 뜨거운 눈빛을 보면서 오해를 대충 인지했다. 하지만 딱히 정정하지 않았다.

‘몰라- 알아서 돌돌돌 굴러가든지 말든지.’

이제 오류와 착각 또는 오해들 관련해서는 통달한 강우진이었으니까. 뒤로도 몇십 분간 회의실은 우진의 희소식으로 우렁찬 괴성이 유지됐다. 그러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김소향이.

“아! 아아아! 내 정신 좀 봐! 죄송해요 바로 ‘이로운 악’이 노미네이트된 부문 쏠게요!”

자신이 따로 정리한 것을 노트북을 통해 빔프로젝터로 쐈다. 곧 약간 어두워진 회의실 정면의 스크린에 ‘이로운 악’의 결실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무려 ‘에미상’에서 10개 부문.

-[(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미술상 촬영상 편집상 특수효과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총 10개 부문.]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나열이었다. 상의 명칭 밑으로는 각 상들의 후보로 오른 인물의 이름들이 박혔다. 강우진은 물론 송만우 PD나 극본을 쓴 최나나 작가 그리고 여러 키스탭들. 이 정도면 전설을 썼다 봐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였고.

“이미 사상 최초 대업은 이룬 거나 마찬가지예요! 비영어권 드라마가 ‘에미상’ 10개 부문에 초청된 거니까!!”

“그렇지! 이만하면 국위선양은 가뿐하고! 대통령이 호출할만한 사안이잖아!”

이어 김소향이 묵묵한 강우진을 보며 말했다.

“이 중에 상 하나만이라도 탄다면……‘이로운 악’은 넷플렉스 포함 평생 회자될 거예요.”

후로.

한창 강우진과 ‘이로운 악’ 팀들이 넷플렉스 코리아에서 광적인 미팅을 진행하고 있을 때쯤. 국내 연예계 전체로도 그 발작이 전염되고 있었다.

“에 에미상!! 진짜냐 이거?!! ‘이로운 악’이 정식 노미네이트도 모자라서! 10개 부문에 올랐는데??!”

“뭐어?!! 10개 부문?! 잘못 본 거 아니고?!”

“이 양반아! 직접 와서 보라고!”

방송국 영화사 제작사 언론사 외의 여러 관련 업계들 역시.

“미친!! 1개 부문도 한 획을 긋는 건데 10개??!!”

‘에미상’ 측이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생중계로 발표한 올해 공식 노미네이트 작품 후보를 확인했으니까. 세계적으로 오픈된 이 발표의 반향은 한국 전체를 삽시간에 잡고 뒤흔들었다.

“와- 뭐야 이 결과는! 하도 외신에서 에미상 에미상 하길래 연출상 하나쯤은 오를 거 같긴 했는데……10개 부문??!”

“그냥 10개도 아니고! 따지면 에미상 드라마 부문 쪽 메인 상들입니다!”

“…이런 경우가 있었나?”

“헐리웃 쪽이야 몇 번 있었어도 한국. 아니 아시아 전체로는 처음이죠! 애초 ‘에미상’을 아시아 드라마가 이렇게 뒤집어엎은 거 자체가 최초잖아요!”

그리고.

“기사 쏴! 일단 최대한 빨리 쏘라고! 타이틀은 무조건 ‘이로운 악’ ‘에미상’ 그리고 강우진을 붙여!”

“옙!”

“아니다! 일단 강우진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부터 갈겨!”

“강우진부터요?!”

“그래!! 강우진부터 팔고 그다음에 ‘이로운 악’ 연달아 던지면 되잖아! 빨리!”

강우진의 이름엔 영광 그 이상의 폭발력이 덧씌워졌다. 다분히 그럴 만했다. 진작에 ‘이로운 악’은 세계로 흥행 괴력을 보였으며 가장 최근 ‘유니버설 무비스’까지 점령하는 상식을 박살 내는 행보를 보였으니까.

그러니.

“우와- 강우진이 ‘에미상’ 드라마 부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네?!”

“어?? 진짜?”

“…응 이거 봐.”

“돌았네. 같이 오른 헐리웃 배우들 급 좀 봐라? 여기에 한국배우가 끼어 있는 게 자랑스러우면서도- 질투 겁나 나네.”

“솔직히 같은 배우로서 대단해. 약간 선구자 느낌?”

“그건 맞지 지 혼자 헐리웃 나가서 팍팍 길 닦고 있잖어. 예전이야 좀 폭발적 행보가 괴상하다 싶었는데…이젠 심히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후밴데도.”

“뭔 소리야 강우진급이면 이제 경력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선배지.”

‘에미상’의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로운 악’의 메인은 상징은 당연히 강우진이었다. 이 파괴적인 소식을 보고 기자들은 미친 듯이 기사를 쏴댔고.

『[속보]‘이로운 악’ 에미상 드라마 부문 10개 후보.강우진 남우주연상 후보 등극!』

『넷플렉스 ‘이로운 악’ 일냈다… 美에미상 후보 대거 올라』

『강우진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 올랐다! ‘이로운 악’은 10개 부문 후보 달성』

방송국 여러 뉴스들은 재빨리 보도를 준비했다. 추가로 인플루언서 너튜버 블로거 등등. 이슈에 민감한 인물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에미상’ 측이 정식 발표를 내고 딱 30분 안의 일이었다. 넷플렉스 코리아나 강우진과 bw엔터가 공식 입장을 내기도 전에.

『[공식]‘이로운 악’ 강우진 또 일냈다…美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 입성! 칸 영화제는 입가심이었다』

거대한 이슈가 한국 전체로 번지는 것은 삽시간이었다. 물론 이것은 시작일 뿐이겠지. 한국을 점령한 뒤 이 소식은 일본을 넘어 헐리웃 나아가 전세계로 쭉쭉 뻗어 나갈 것이 자명했다.

이로 인해 세계에서 보는 강우진은 더더욱 외계인 취급을 받겠지.

진작에 헐리웃 포함 해외에서 강우진을 보는 이미지는 어처구니없는 괴짜 자체였다. 거기에 이번 ‘에미상’ 건까지 붙으면 몸집이 수 배는 불 것. 물론 행여나 강우진이 진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들어 올린다면 이제 그는 한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강우진 에미상 “유력후보”라 보는 외신 “아시아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 예측”』

아시아 전체의 ‘영웅’이라 봐도 이상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오전에 넷플렉스 코리아에 있던 강우진은 어느새 경기도 연천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이로운 악’의 촬영 세트단지. 세계를 놀래킨 날이지만 예정된 촬영을 건너뛸 수는 없으니까. 이미 정오쯤 넘어온 우진은 수 시간째 촬영 중. 현재는 잠시 쉬는 시간.

오늘 ‘이로운 악’의 촬영 분위기는 그 어떤 때보다 역동적이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송만우 PD를 시작으로 백여 명 스탭들 배우들 배우들의 스탭들까지. 최소 200명은 거뜬한 모두의 가슴에 ‘에미상’이 가득했으니까. 그러니 평소보다 에너지가 몇 배는 높았고 텐션 역시 폭발 중이었다. 강우진 주변의 최성건이나 팀원들도 다르지 않았다.

“오오오! 진심 기사가 초마다 떠요!!”

“우와! 오빠! 인스타 팔로워 뛰는 거 미쳤는데요?!”

“커뮤 쪽도 난리예요! 완전 싹- 다 ‘이로운 악’이랑 ‘에미상’ 그리고 우진오빠 얘기뿐이네!!”

꽁지머리 최성건은 오전부터 지금까지 귀에 붙인 핸드폰을 내린 적이 없었다. 그만큼 전화가 폭발한다는 뜻. 우진의 핸드폰도 마찬가지. 다만 전화보다는 메시지가 많았다. 으레 오던 축하들. 그래도 과거와 비교하면 연락 오는 인물들이 퍽 늘었다. 국적도 다양.

심지어.

‘워- 씨 마일리 카라나 크리스 하트넷은 그렇다 치지만 얘네들은 내가 본 적도 없는 헐리웃 배우들은디?? 뭐냐?’

강우진이 만난 적 없는 헐리웃 배우들이 SNS에 축하 글을 올릴 정도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용에 자신이 강우진의 팬임을 명시했다는 점. 우진은 뭔가 신기했다.

‘약간 들뜨네 시바’

이상하진 않았다.

헐리웃 스타들의 스타가 된 형태니까.

이 순간.

-우우웅 우우우웅.

그의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전화였고 상대는 LA에 있을 안가복 감독이었다. 강우진은 부산스런 주변 때문에 일어나 약간 이동해서 전화를 받았고.

“예 감독님.”

핸드폰 너머로 늙은 목소리가 들렸다.

“우진군 일단 축하부터 해야겠군.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 말이야. 자넨 아시아 전체가 수십 년간 못 한 일을 단 3년 만에 해낸 게야.”

“상을 타야 해냈다고 말할 수 있겠죠.”

“허허 그래. 내가 너무 호들갑을 떨었나?”

“아니요 감사합니다.”

이어 안가복 감독의 목소리 톤이 약간 변했다.

“사실 축하는 겸사겸사야. 대본리딩날이 결정됐네.”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총괄 감독으로서의 분위기였다.

“5월 17일이야.”

대본리딩은 다음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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