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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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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화 등장 (1)

5월 17일이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대본리딩 날. 핸드폰을 귀에 붙인 강우진은 묵묵한 표정으로 날짜를 계산했다.

‘오늘이 8일이지?’

금일은 5월 8일이었다. 그러니 5월 17일은 다음 주며 날짜로는 열흘도 안 남은 상태. 조금은 빡빡해 보일 수는 있지만 강우진에겐 크게 문제 될 게 없었다.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대본리딩이 5월 둘째 주 셋째 주 사이에 있을 거라고 미리 언질을 받았으니까.

그렇기에 강우진은 12일쯤 LA 출국 예정이었다.

미리 도착해 LA 쪽 스케줄을 소화하다가 대본리딩에 참여할 생각. ‘이로운 악’ 촬영 도중이긴 하지만 촬영 스케줄상 중후반부고 이미 강우진의 미친 일정을 인지하는 송만우 PD가 이해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어쨌든 강우진이 핸드폰 너머 안가복 감독에게 답했다.

“17일 알겠습니다 감독님.”

곧 핸드폰에서 안가복 감독의 늙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컬럼비아 스튜디오’에서 bw엔터로 따로 연락도 갈 거야 어찌저찌 대본리딩까지 닿는구만. 처음엔 아득하기만 했는데 말이지.”

“시간이 빠르네요.”

“피차 정신이 없지 않나. 물론 나보다야 자네가 더 극심하겠다만. 그나저나 대본리딩날 따로 준비할 건 없어. 시나리오도 이쪽에서 배부할 거고. 자네 것이 편하면 시나리오는 챙겨와도 돼.”

“예.”

“정확한 장소나 시간은 며칠 안으로 전달하지.”

슬슬 통화 마무리 느낌이 나서인지 강우진이 인사했고.

“감사합니다 감독님 그때 뵙겠습니다.”

핸드폰 반대편 안가복 감독은 뜬금없는 대답을 뱉었다.

“참고로 예상이야 하겠다만 이쪽 헐리웃에서 현재 자네의 영향력이 상당해. ‘유니버설 무비스’ 때도 시끄러웠는데 이번 ‘에미상’이 터지니 스탭들이 자네 얘기밖에 안 해.”

“그렇습니까?”

“음 스탭들이 이런데 배우들은 어떻겠나? 100% 대본리딩에 올 배우들은 자네만 보겠지.”

허허 웃는 안가복 감독.

“호기심 시샘 검증 질투 등 여러 감정들이 섞일 텐데- 재밌겠지? 헐리웃에서의 대본리딩은 처음이지 않나.”

그렇게 잠시간 안가복 감독과 통화하던 강우진이 천천히 핸드폰을 내렸다. 전화가 끊긴 것. 그러면서도 우진은 속으로 읊조렸다.

‘아 맞네 나 헐리웃에선 대본리딩 처음인데.’

추가로 크리스 하트넷을 빼면 ‘삐에로:빌런의 탄생’에 캐스팅된 모든 헐리웃 배우를 처음 본다. 물론 그들도 강우진이 난생처음이겠지.

‘생각해보니까 꽤 기념적인 날이네.’

강우진에게도 ‘컬럼비아 스튜디오’로서도 캐스팅된 헐리웃 배우들에게도. 모두에게 여러 처음이 시작되는 날. 어찌보면 강우진의 본격적 헐리웃 데뷔는 그날이라 봐도 무방했다. 이 정도쯤 되면 우진은 약간 떨려야 했다. 과거의 그였다면 당연히 그랬을 것.

허나.

‘뭐- 다를 게 있겄어?’

의외로 강우진은 차분했다. 전혀 긴장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을 넘어서진 않았다. 꽤 유지된 컨셉질 덕에 담이 커진 탓? 아니면 헐리웃에 적응을 했나? 또는 성장? 뭐가됐든 떨리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오히려 지금 강우진은.

‘약간 전투력이 뿜뿜하는디.’

태도마저도 공격적이었다. 한국의 대표 명찰을 달고 출격하는 장수의 느낌. ‘삐에로:빌런의 탄생’ 관련 스탭이 됐든 배우가 됐든 니들이 날 어떻게 보든 나는 오직 직진.

‘개썅마이웨이.’

노빠꾸 태도가 진해지는 강우진에게 최성건이 말을 건 건 것은 이때.

“안가복 감독님이냐? 뭐라셔.”

이쯤 우진의 컨셉질은 평소보다 몇 배는 진했고.

“대본리딩이 5월 17일로 확정됐답니다.”

최성건이 비죽 웃으며 강우진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오케이 조져보자.”

이후.

하루가 저물었다. 그리고 시작되는 다음 날. 강우진의 첫 스케줄은 광고 촬영이었다. 최근 추가된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였고 이 순간에도 국내 전체는 ‘이로운 악’과 강우진 얘기로 시끌벅적했다.

어제보다 수 배는 더 격정적이었다.

『‘이로운 악’ 프라임타임 에미상 10개 부문 후보선정에 해외 언론들 집중 보도』

『강우진 美 에미상 남주상 후보 소감 “전세계 ‘이로운 악’ 팬들에게 감사”』

『[이슈픽]10개 부문 에미상 후보 오른 ‘이로운 악’…헐리웃에 있는 안가복 감독 “언어와 문화 장벽 넘길”』

『‘이로운 악’ 美 에미상도 휩쓸까? 요동치는 국내 여론은 벌써 예측 중 “최소 상 하나는 탄다”』

격정적인 것은 이틀 정도가 지나자 광적인 수준으로 치달았다. 국내 언론은 물론 광분한 대중들은 쉴새 없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 덕에 인터넷은 물론 현실 어디에서도 ‘이로운 악’과 강우진의 얘기가 들렸다. 뜨거운 용광로인 한국과 같은 분위기는 일본 쪽도 같았다.

『일본 대중들 ‘이로운 악’의 ‘에미상’ 이슈에 “부럽다” “응원한다” 응원』

『‘낯기생’ ‘거머리’ 등 일본 강타한 강우진 덕에 현재 일본 언론은 강우진 얘기뿐/ 사진』

명확하게는 LA 포함 미국도 칸이 있었던 프랑스 외의 세계 전체로 올해 ‘에미상’ 관련 이슈가 재빠르게 퍼졌다.

『[해외토픽]‘네딧’ 포함 해외 거대 커뮤니티는 지금 ‘이로운 악’ 강우진 얘기로 후끈/ 사진』

이쯤 헐리웃 쪽 ‘컬럼비아 스튜디오’가 공식 SNS에 새 글을 올렸다.

-[안녕하세요 ‘컬럼비아 스튜디오’입니다. 최근 강우진 배우와 그의 작품에 굉장한 일이 생겼습니다. 먼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추가로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공식 대본리딩날이 결정됐으며……]

강우진과 ‘이로운 악’을 향한 축하와 함께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대본리딩날을 발표한 것. 워낙 우진이 세계로 난리였기에 이 소식 역시 헐리웃은 물론 한국에 도달하는 건 금방이었다.

이어 하루가 지난 12일 이른 아침.

온 세계가 발광하든 말든 조용히 ‘이로운 악’의 촬영을 이어가던 강우진은.

『‘아시아 최초 에미상 남우주연상’ 강우진 ‘삐에로:빌런의 탄생’ 대본리딩 위해 LA로 출국/ 사진』

『강우진 공항에 모인 수백 팬들에게 덤덤하게 손 인사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다운 아우라…그는 이제 LA로 향한다/ 사진』

‘이로운 악’의 촬영을 잠시 멈추고 LA행에 올랐다. 공항에 모여든 기자들만 200이 넘었고 팬들이나 구경꾼까지 합치니 그야말로 공항 로비 전체가 꽉 찰 정도였다.

그렇게 어렵사리 전용기에 몸을 실은 강우진은.

‘후- 일단은.’

쉬는 것은 아공간에서 하기로 하고 먼저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시나리오부터 펼쳤다. 재차 완독 후 리딩(경험)을 할 생각.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그는 더욱더 ‘헨리 고든’스럽게 ‘조커(Joker)’답게 날뛸 수 있으니까.

이어 몇십 분 뒤.

‘뜬다.’

강우진의 전용기가 움직였다.

며칠 뒤 5월 17일. LA.

헐리웃의 거대한 현재도 수많은 관광객이 왕래하는 ‘컬럼비아 스튜디오’. 다만 오늘은 입구 쪽에 외국인 기자들이나 파파라치가 많았다. 그들은 ‘컬럼비아 스튜디오’ 입구를 통과하는 커다란 밴 승합차를 찍어대기 바빴다.

그런 ‘컬럼비아 스튜디오’ 내부의 메인 건물.

영화사 직원들부터 관계자들이 쉴 새 없이 왔다갔다하는 건물 내부 중 평소엔 대회의실인 곳에 여러 외국인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잘 보니 부산스런 외국인들 전부 ‘삐에로:빌런의 탄생’ 스탭들이었다.

이들이 대회의실에서 정신없이 뭔가를 세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약 두 시간 뒤면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정식 대본리딩이 있을 예정이었으니까. 따라서 외국인 스탭들은 대회의실을 리딩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리딩장으로 바뀐 내부는 한국의 리딩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 물은 어딨어요??!”

“거기 뒤쪽에 쌓아 놨잖아요!”

“어디?? 아! 찾았습니다!”

드넓은 리딩장에 감독 키스탭들과 배우들이 앉을 테이블은 중앙에 ㅁ자형으로 세팅됐다. 그 위로 검은색 천이 깔렸고 자리마다 시나리오와 물통 테이블 마이크 배역표 등이 꼼꼼하게 나열됐다. 그 ㅁ자형 테이블 주변으론 여러 카메라가 설치됐고 테이블 뒤쪽으로 수십 의자들이 배치된다.

초대된 기자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들이나 관계자들 배우들의 팀원 등이 앉을 자리였다.

굳이 한국의 리딩과 다른 점을 찾자면 전부 다 외국인이라는 점. 추가로 대본리딩의 규모가 한국에 비해 약 두 배 정도는 크다. 헐리웃 ‘빅파이브’ 중 한 곳인 ‘컬럼비아 스튜디오’였고 그들이 목숨을 건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서막을 알릴 ‘삐에로’니 그럴 수밖에.

뭐 참여하는 배우들도 많은 탓도 있었다.

어쨌든 약 1시간 정도가 지났다. 곧 드넓은 리딩장으로 제작진을 제외한 인물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컬럼비아 스튜디오’의 간부들이었다. 그 뒤로 오늘 대본리딩에 초대된 외국인 기자들이 따랐다. 점차 텅 비어있던 리딩장에 조금씩 영어로 된 웅성거림이 번졌다.

“드디어구만. 그런데 너무 빨리 왔나? 배우들이 한 명도 안 왔군.”

“아직 1시간이나 남았으니까. 흠- 그나저나 이 큰 작품의 남주로 앉을 강우진이 기대돼.”

“나도 마찬가지야 이 작품 포함해서 ‘야수와 미녀’ ‘존 페르소나’ 그리고 ‘에미상’까지. 소식이야 지겹게 들었는데 실물로는 처음 보는 거거든.”

“하하 여기 기자들 거의 대부분이 같지 않겠어? 대부분 그의 연기는 처음 보는 거겠지.”

“강우진 어떨 거 같아? 난 ‘이로운 악’을 봤지만 솔직히 이렇게 헐리웃을 뒤집을 만한 텐션은 아니라고 보거든.”

“글쎄. 나도 의아하긴 하지만- 어쨌든 ‘빅파이브’ 영화사들이 반한 이유는 분명 있겠지.”

수십 외국인 기자들부터 영화사의 간부들 등등. 모두가 제각각 주제를 가지고 떠들어댔다. 재밌는 것은 ‘삐에로:빌런의 탄생’이나 크리스 하트넷의 얘기도 들렸으나 대체적으로 강우진 주제가 가장 많다는 점.

이쯤부터.

“안녕하세요-”

“오! 로버트! 어서 와요.”

‘삐에로:빌런의 탄생’에 캐스팅된 헐리웃 배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 이 리딩엔 조.단역 배우들까지 참석한다. 그렇기에 시간이 갈수록 조연 조.단역 주.조연 외로 배역을 막론하고 중구난방으로 헐리웃 배우들이 도착했다.

“하하! 빌 오랜만이네.”

“그러게. 넌 그새 살이 좀 빠졌잖아? 운동도 했어? 몸이 좋아졌는데.”

“안가복 감독의 요청이었어. 몸이 좋아야 한다더군.”

점점 리딩장 중앙의 ㅁ자형 테이블의 빈자리가 채워진다. 나름 유명한 또는 인기는 없어도 연기파로 꼽히는 헐리웃 배우들이 늘어났다. 동시에 뒤쪽 의자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원들이 불었다. 전체적으로 백여 명이 훌쩍 넘는다.

어느새 대본리딩 시작 30분 전.

ㅁ자형 테이블의 반 이상이 채워졌고 넓은 리딩장은 웅성거림을 넘어 시끄러울 정도였다. 특히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배우들의 입이 쉬질 않았다.

“마크 연기 연습은 얼마나 했어?”

“말도 마. 눈 감고도 대사를 줄줄줄 뱉을 정도야. 너는?”

“하하하 나도 같아. 그래도 리딩 전이니 시나리오를 계속 봐야 하는데 집중이 안 돼.”

“역시 강우진?”

“그래 궁금해 미칠 지경이야.”

“흠……솔직히 여기 컬럼비아까진 이해되지만 디즈니나 유니버설까지 섭렵한 건 조금 황당하더군.”

“하긴. 헐리웃에선 처음 있는 일이니까 거기다 같은 시기에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랐고.”

“돌풍 그 이상이지 대체 어떤 남자기에-”

20명 넘는 헐리웃 배우들의 공통점은 죄다 감독이 앉을 곳의 바로 옆 빈자리를 본다는 것. 놓인 배역표엔 영어로 된 글자가 박혀 있었다.

-[헨리 고든 역/ 강우진]

이 넓은 리딩장에서 유일한 한국 이름이었다. 그런 강우진의 이름은 배우들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조연이든 뒤쪽에 앉은 조.단역이든.

“난 ‘이로운 악’을 보고 강우진의 팬이 됐어.”

“정말? 음- 이상한데? 나는 ‘이로운 악’이 조금 아쉬웠거든. 내 생각엔 강우진 그가 크리스 하트넷을 연기로 이긴 게 조금 의아해.”

“그건 나도 놀라긴 했어. 크리스가 작정하고 덤빈 작품에서 연기로 밀린 건 처음 봤거든.”

“이건 소문인데 말이야 강우진이 큰 손의 인맥이라는 얘기가 있어.”

“설마.”

“그게 아니고선 어떻게 이런 현상을 일으킬 수 있겠어?”

그쯤이었다.

“헛소문이군.”

입구 쪽 조.단역 배우들의 대화에 남자의 목소리가 끼었다.

“대체 그런 소문은 어디서 듣는 거지?”

짙은 갈색 눈동자가 매력적인 헐리웃 탑배우 크리스 하트넷이었다. 그의 등장에 미리 모였던 헐리웃 배우들 수십의 시선이 집중됐고 어깨를 으쓱인 크리스가 옅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디션에 시도조차 안 했어. 포기했거든 강우진의 연기를 보고. 전의를 상실했다고 말해야 하나?”

예민할 수도 있는 말을 별수롭지 않게 뱉는 크리스였지만 뒤쪽 의자에 앉던 그의 매니저는 긴 한숨을 쉬며 얼굴을 손을 감쌌다.

하지만 크리스 하트넷의 입은 멈추지 않았고.

“뭐 결과적으로 난 성장한 게 됐다만.”

모든 이목이 그에게 집중된 상태일 때 돌연 크리스의 바로 뒤에서 낮은 톤의 영어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크리스.”

약간 움찔한 크리스 하트넷이 고개를 뒤로 휙 돌렸다. 흑발의 남자가 무심한 얼굴로 크리스를 보고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강우진이었다.

이때 모인 배우들 포함 이 리딩장의 백여 명 외국인들 모두의 시선은 강우진에게 박혀 있었다.

특이한 것은.

“……아.”

우진이 등장하자마자 퍽 시끌벅적하던 넓은 리딩장이 삽시간에 고요해졌다는 것.

“……”

“……”

“……”

‘삐에로:빌런의 탄생’ 주인공의 첫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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