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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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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화 조커 (6)

크리스 하트넷이 멋대로 내린 결론·

“그 애드립은 즉석에서 나왔던 거군요·”

그것을 들은 강우진은 무던한 얼굴이었지만·

“······”

속으로는 가열차게 부정하고 있었다·

‘뭘 쌉소리여? 그게 즉석에서 나왔겠냐?? 이 존잘이 갑자기 혼자 난리네·’

허나 크리스는 이미 혼자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런 연기가 즉석에서 나오다니- 충격과 함께 기쁜데요?”

대체 어느 부분에서 기쁘다는 건데? 우진은 일단 침묵했지만 눈앞의 헐리웃 존잘 배우가 퍽 이해가 안 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크리스는 말을 쭉 이어갔다· 이번엔 지가 하는 애드립을 편히 받아 줄 수 있단다 본인도 애드립을 좋아한다나?

그래 최성건에게나 마일리 카라 또는 이쪽 스탭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

‘헐리웃은 애드립 치는 게 빈번하댔어·’

당연히 헐리웃은 한국보다야 개방적이었다· 디렉팅 없이 배우의 감에 맡기는 감독도 있다나 뭐라나· 그러니 헐리웃 탑배우인 크리스 역시 꽤 자유적인 연기를 펼치는 게 능숙하겠지·

그래서 이건 전쟁선포?

크리스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만 알맹이 강우진에겐 그야말로 전쟁이 발발된 소리나 다름없었다· 저 인기 터지는 크리스가 애드립을 자유롭게 받아 달란다· 우진의 컨셉질엔 흔들림이 없었으나 내면으로 그는 살짝· 아니 꽤 많이 긴장감이 올랐다·

‘그니까 어느 타이밍이든 대뜸 달려들 수도 있다는 소리지?’

하지만 이내 강우진에겐 ‘노빠꾸’기질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예전 과거라면 경거망동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그는 나름 경력이 쌓였다·

거기다·

‘몰라 시바 내 능력들로 비비면 어떻게든 되겠지·’

현재 우진에겐 틀을 깨트릴 수 있는 ‘배역의 자유도’가 있다· 즉 어떤 공격이 들어와도 대처가 불가능하진 않다· 어쩌면 현실에 풀어 놓은 ‘조커(Joker)’가 또 다른 미친 짓을 벌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모든 미친 짓은 주인인 강우진의 컨트롤 하에 있는 것·

우진이 미소를 머금은 크리스에게 무던히 답했다· 딱딱하지만 묵직한 답변이었고·

“하지만 즐길 수는 없을 겁니다 각오도 필요할 테고·”

짧게 미간이 움찔한 크리스가 되물었다·

“각오?”

“네· 연기를 자유롭게 하신다고·”

“······그런 편입니다·”

“어떤 자유든 대가가 필요한 법이죠·”

지금 강우진이 뱉은 대사는 솔직히 경고 사격 같은 거였다· 허세가 섞였다· 속으로는 ‘어지간하면 하지마! 하지 말라고!’ 정도의 외침을 질러댔다· 이를 알 리 없던 크리스에겐 어지간하면 경고 따위 먹히지 않을 터였다· 그는 이 광활한 헐리웃에서 십수 년 굴러먹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짙은 갈색 눈동자가 티 나게 흔들렸다·

“대가 그렇군요·”

경고 사격이 먹혔단 증거였다· 지금껏 강우진이 쌓아온 빌드업을 착착 올린 위세와 착각의 거대한 몸집 덕분· 잠시 우진의 얼굴을 응시하던 크리스는 조용히 침을 삼키면서도·

‘어설프게 덤볐다간 도리어 물어뜯길 거라는 얘기야·’

심정을 확고히 다잡았다·

‘흥분되는데? 지금껏 지나온 그 어떤 작품보다 배역보다 제일 기대돼· 마치 골리앗에게 덤비는 다윗이 된 기분이야·’

강우진의 경고 사격은 분명 크리스에게 먹혔다· 하지만 그 총성은 크리스를 더욱 달아오르게 했다·

“도전자가 되는 건 오랜만이네요 각오 정도야 당연히 해야죠·”

“······”

입을 다문 우진은 내면으로 미간을 좁혔다·

역효과였으니까·

잠시 후·

강우진의 트레일러를 나온 크리스 하트넷이 갈색 머리를 쓸며 웃었다·

‘분명 난 이 작품에서 한층 성장하겠지·’

지금 뿜어대는 고양된 도전의식이 실은 모두 착각에서 비롯된 것을 그가 알 턱이 없었다· 그렇게 오해가 점철된 크리스는 조바심 섞인 그러나 세상 시원한 발걸음으로 촬영존 쪽으로 움직였다·

늦은 밤 백여 명 외국인 스탭들은 철수 움직임이 한창이었다·

그 사이로 진입한 크리스가·

-스윽·

한창 키스탭들과 얘기 중인 안가복 감독에게 붙어 물었다·

“감독님 감독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어떤걸 묻는 거죠?”

“첫 촬영 때 강우진씨가 보인 ‘조커(Joker)’ 각성의 애드립· 그게 즉석에서 나온 거라고 하던데요·”

곧 주변의 외국인 키스탭들의 두 눈이 확정됐다·

“뭐라고?”

“즉석? 크리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크리스 하트넷이 숙주로서 착각을 전파했다· 그것을 거드는 것은 안가복 감독·

“······강우진이 직접 말했나?”

“네 방금 듣고 왔습니다·”

“역시 그랬군·”

“역시? 역시라면·”

시선이 집중된 안가복 감독이 과거를 상기했다· 정확하겐 ‘거머리’ 때였다·

“강우진에게 딱히 얘기를 들은 건 아니지만- 내가 아는 그라면 그 정도의 애드립은 즉석에서 보였어도 이상하지 않지·”

“······”

“솔직히 첫 촬영 때 그의 연기를 보고 즉석이다 싶었네· 강우진이란 배우는 체계적인 또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부류는 아니야 본능적이며 야생에서 힘을 키운 괴물에 가깝지· ‘거머리’에서도 자주 보였었고·”

안가복 감독의 브리핑에서 신뢰도가 속된 말로 ‘떡상’했다·

“‘거머리’의 리플리 증후군을 명확히 알리는 가족사진 씬 그것 역시 강우진의 즉석 애드립이 완성한 컷· 그의 창의성은 보통을 아득히 상회해서 연출자에겐 어찌보면 무서운 배우기도 하네·”

이어 크리스의 미소가 짙어졌고 주변 외국인 키스탭들의 수군거림이 커졌다· 그 수군거림엔 탄성과 감탄이 과하게 섞였다·

여기서 안가복 감독이·

“대본리딩 때 다들 봤잖아요 그가 다른 배역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것을· 그 정돈데 즉석에서 현장을 뒤집을 정도의 애드립이 나오는 건 가볍지·”

크리스를 보며 선언했다·

“시나리오에 기반을 둔 애드립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네 고착되고 썩는 것보다는 도전해서 씬 볼륨이 방대해지는 것이 수 배는 원하는 거니까·”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총괄 감독으로서의 고집이기도 했다·

“그러니 크리스 강우진 그처럼 기본이 깔린 창조적 연기를 부탁해요· 자유롭게·”

뒤로·

크리스가 탄 승합차가 촬영장을 벗어났다· 다리 꼰 채 창밖을 내다보는 그는 기대감이 팽창하고 있었다· 원래도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은 그에게 큰 흥분을 선사했지만 오늘 강우진과 안가복 감독으로 인해 그 부피가 몇 배는 커졌다·

“역대급이군·”

“응? 뭐라고? 크리스 뭐라 말했나?”

매니저의 되물음에 고개를 저은 크리스가 핸드폰을 들었다· 밀린 연락들을 돌린 그가 왜인지 유명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네딧’이었다·

세계 대중들의 반응을 제일 빨리 확인할 수 있으니까·

크리스는 검색으로 ‘강우진’을 적었다· ‘네딧’에 떠도는 수많은 주제 중 강우진은 핫했다· ‘에미상’부터 ‘야수와 미녀’ 등 지금은 며칠 전 첫 촬영을 올린 ‘삐에로:빌런의 탄생’ 관련 얘기가 많았다·

‘신났구만·’

진창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익명의 해외 대중들은 우진을 씹고 뜯고 즐기고 있었다·

-아쉽지만 컬럼비아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망할 거야 장대하게 준비한 건 좋지만 그 시작이 한국배우라니 이상하지 않아?

-수준이 보이는 글이네 이제 그만 인정해 강우진은 칸부터 헐리웃와 에미상이 인정한 배우라고

-분명 그가 뭔가를 가지고 있겠지만 헐리웃 진출부터 주연을 맡는 건 너무 빨라 경험이 없는데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겠어?

-이로운 악을 보니 연기를 잘하긴 하지만 첫 헐리웃 작품인 삐에로는 큰 기대가 안 돼···아마 너무 떨려서 본 연기 실력을 보이지 못하겠지

-칸에서나 기자회견에서도 대놓고 아카데미상을 언급할 정도의 배짱인데 떨리는 게 말이 돼?

-여긴 매일 와도 시끄럽네 그만큼 강우진이 세계적으로 핫하다는 증거겠네

-강우진의 액션은 볼만했지만 정극은 글쎄?

여기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헐리웃 언론 쪽은 ‘삐에로:빌런의 탄생’을 퍽 자주 보도하고 있었다·

『LA TIME/본격적으로 촬영 돌입한 ‘삐에로:빌런의 탄생’ 세계의 관심을 받는 강우진은 어떤 연기를 펼치고 있나?』

이 같은 기사가 많다· 잠시간 반응을 쭉 살피던 크리스가 속으로 읊조렸고·

‘‘컬럼비아 스튜디오’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강우진에게 절을 해야 할 거야 서막을 알리는 첫 빌런으로서 손색이 없으니까· 분명 온 세계에 ‘조커(Joker)’를 전염시키겠지·’

조수석에 앉은 매니저에게 크리스가 말했다·

“안가복 감독이 창의적 연기를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군·”

“오- 그럼 너의 특기인 애드립을 편하게 보여도 되겠는데? 고민했었잖아? 잘됐군· 하지만 적당히 해 애드립을 싫어하는 배우가 꽤 많아· ‘삐에로:빌런의 탄생’엔 신인도 원로배우도 있으니까·”

“······강우진에겐 괜찮아·”

답한 크리스 하트넷이 강우진의 무심한 얼굴을 상기했다·

“그라면 뭐든 아무렇지 않게 받아칠 거야·”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6월 20일· 11일에 첫 촬영을 올린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어느새 크랭크인을 올린 지 2주째·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초반부 촬영은 몇몇 조연 조·단역의 씬이 끼긴 했으나 대체로 남주인 강우진의 씬이 많았다·

강우진은 1주간 ‘조커(Joker)’와 ‘헨리 고든’을 왔다갔다 하며 촬영에 박차를 가했다·

그사이 여러 소식이 터지는 헐리웃엔 ‘삐에로:빌런의 탄생’ 외의 몇몇 새로운 소식이 피어올랐다·

프리 프로덕션의 중후반부인 ‘야수와 미녀’나·

『CNM/‘야수와 미녀’ 측 마리아 아르마스 캐스팅 확정!』

『BBX/마일리 카라와 마리아 아르마스까지! 캐스팅 점점 화려해지는 ‘야수와 미녀’ 관계자 측 “대본리딩 7월쯤 예상”』

제일 마지막에 강우진을 캐스팅 한 ‘유니버설 무비스’의 ‘존 페르소나’ 이슈도 있었다· ‘캐스팅을 시작했는지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정도의· 본격 프리 단계의 시작을 위해 제작진 영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건 덤·

그리고 ‘이로운 악’까지·

『LA TIME/‘에미상’ 10개 부문 후보 ‘이로운 악’ 넷플렉스 CEO “이로운 악 파트2는 9월쯤 런칭”』

‘이로운 악’과 언제나 같이 붙는 방송계의 거대한 시상식인 ‘프라임타임 에미상’ 소식도 있었다·

그리고 강우진은·

-스윽·

방금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 세트장에 도착했다· 세트 위치는 조금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거의 같았다· 우진과 팀은 도착하자마자 트레일러로 움직였다· 30분 일찍 오기도 했고 아직 촬영 준비 중이니까·

이어 한 손에 ‘삐에로:빌런의 탄생’ 시나리오를 든 강우진이 트레일러에 들어설 때였다·

“우진아·”

직전에 어딘가와 통화하던 꽁지머리 최성건이 다가왔다· 참고로 최근 최성건은 우진보다 바빴다· 한국과 일본 헐리웃을 오가며 강우진의 서포트와 bw 관리와 확장까지 처리해야 했으니·

뭐가됐든 최성건이 우진에게 붙어 물었다·

“‘에미상’ 말이야 아직 좀 남긴 했는데 아무래도 너의 첫 ‘에미상’이기도 하고 한국은 물론 세계가 너를 지켜볼 거니까- ‘에미상’ 때의 네 스타일에 힘을 빡 줄 필요가 있다·”

“그렇습니까?”

낮게 되묻는 우진은 트레일러에 진입하면서도 속으로 읊조렸다·

‘굳이 그렇게 오바할 필요가 있나? 칸이랑 비슷할 거고·’

아니었다· 감이 잘 안 오는 우진이기에 나오는 결론· 커다란 행사임은 칸이나 ‘에미상’이나 비슷하겠지만 권위나 상징 그리고 세계적 파워면에서 ‘에미상’이 압승이었다· 곧 강우진을 따라 트레일러에 들어온 최성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간 날 때 예정이랑 얘기 좀 해봐· 턱시도든 정장이든 무슨 색이든 상관없고 명품 브랜드 역시 네가 원하는 곳을 픽하면 돼· 어차피 이미 각종 명품 브랜드들에서 컨택 겁나 들어오니까·”

곧 세계에서 으뜸가는 명품 브랜드들이 떠오르는 강우진· 이미 그가 모델은 맡은 브랜드도 있다· 그러다 돌연 우진은·

‘흠- 좀 밋밋한데 청룡부터 백상 대종상 칸 외로 죄다 비슷한 거만 입었으니까·’

자신이 질렸다는 걸 인지했다· 시상식 행사 파티 등에 입는 정장과 턱시도들 말이다· 알맹이가 일반 배우와는 판이한 그였기에·

‘그냥 평상시의 입는 옷 입고 가볼까? 후드나 그런 거· 겁나 욕 처먹나?’

잡생각이 뿌리를 내리던 순간·

‘아·’

강우진의 눈을 사로잡는 게 보였다· 트레일러 안 옷걸이에 걸린·

‘흠- 나쁘지 않을지도?’

‘조커(Joker)’ 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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