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WMMGA Chapter 43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432화 야수 (1)

7월 2일 아침·

거리가 약간은 더러운 곳곳에 노숙자들이 즐비한 한 도심의 거리· 높디높은 건물과 중간중간 각종 가게들이 줄지어 빼곡히 붙어 있고 인도에는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도로는 어떤가?

-빵빵! 빵! 빵빵!!!

정체가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서 귀가 찢길 듯한 경적이 터져댔다· 노란 택시의 기사가 창문을 내려 앞차에 욕을 박는다·

“시발!! 가라고 좀!!”

앞쪽의 픽업트럭도 창문을 내려 욕으로 응수했다·

“닥치지 못해?! 나라고 안 가고 싶겠냐?!! 어이! 죽고 싶어?!!”

고성과 고함이 오간다· 그것이 도로를 메운다· 도시는 수많은 소음으로 가득 찼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지만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익숙한 듯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중 창문을 내려 욕 박던 택시 기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게 뭐야??!”

앞쪽 인도에 괴상망측한 인간· 아니 저건 인간이 맞나? 택시 기사가 헷갈릴 정도의 끔찍한 광대가 보였으니까· 그가 보는 쪽 인도를 보니 확실히 ‘삐에로’ 한 명이 걷고 있었다· 웨트한 붉은 머리카락은 찰랑였고 얼굴은 허옇다· 눈코잎이 검거나 붉다·

복장 역시 경건한 척 하지만 색은 유난스럽다·

빨간 재킷과 바지 파란 셔츠 노란 조끼 헤진 갈색 구두 빨갛고 파란 짝짝이 양말·

재밌는 것은·

-터벅터벅터벅·

그의 기세가 심히 위풍당당하다는 것· 뿜어내는 에너지론 앞길을 막으면 밀어버리겠다는 정도· 야수성마저 느껴졌다·

-터벅터벅터벅·

‘삐에로’· 아니 ‘조커(Joker)’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길게 연기를 뿜었다· 한 손으로 붉은 머리를 쓸었다· 걷는 것을 멈추진 않는다· 스치는 또는 도로의 차들 안 사람들이 그를 뚫어져라 본다· 마치 동물원에서 탈출한 맹수를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아니면 멋대로 퍼지는 전염병쯤·

뭐가됐든 ‘조커(Joker)’는 사람들에게 ‘평범’하진 않았다· 눈에 띄었으며 위험과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몇몇 사람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몇몇은 ‘조커(Joker)’를 손가락질했다· 몇몇은 ‘조커(Joker)’를 보며 히히덕 웃었다· 몇몇은 화들짝 놀라 도망쳤다·

그래서 뭐? 니들이 어쩔건데?

‘조커(Joker)’와 다르지 않은 강우진의 거침없는 전진은 멈추지 않았다· 두 명이 어깨에 진 카메라 한 대가 우진의 앞과 옆에서 번갈아 가며 찍었다·

“후우-”

강우진이 길게 담배 연기를 뿜다가 돌연·

-♬♪

거리에 들리는 음악 소리에 몸을 리듬에 맡겼다· 춤을 추기 시작한 것· 그의 춤사위에 그를 신기한 듯 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더욱 괴상해졌다· 저 미친놈이 대체 뭘하는 거지? 그럴수록 입에 담배를 문 우진의 춤은 강렬해졌다·

이때 자리에서 빙글 돈 그가·

“즐거워 미치겠군·”

낮고 무던하게 읊조렸다· 곧 그를 찍던 카메라가 스윽 빠졌다· 그리고 다른 카메라가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강우진을 정면으로 찍는다·

-스윽·

새 담배를 꺼내문 강우진이 하늘에 대고 연기를 뿜은 뒤 다시 걸었다· 한 발 두 발 세 발· 역시나 거침이 없다· 그런 ‘조커(Joker)’의 뒤가 없는 전진은·

‘그림 죽이는군·’

수백 외국인과 안가복 감독 등이 보는 모니터들에 생생히 출력되고 있었다· 여기서 안가복 감독이 원하는 연출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속으로 평가하는 외국인 스탭들·

‘이런 말이 있어 삶은 멀리서는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그것을 지금 ‘조커(Joker)’의 저 걸음에 녹였어·’

‘콘티 설명 들었을 때도 괜찮은 씬이다 싶었는데- 직접 보니 더 좋은데?’

‘‘조커(Joker)’의 두텁고 웃듯 찢어진 입술 분장 때문에 멀리서는 웃는 거로 보이지 하지만 카메라에 가까이 다가올수록 느끼게 돼· 지금 ‘조커(Joker)’는 무표정이라는 걸·’

실제 모니터에 출력되는 강우진의 얼굴엔 반전이 있었다· 멀었을 땐 입이 찢어져라 웃는 것 같았는데 그의 모습이 점차 가까워지자 그려진 입술 속 진짜 표정은 무표정이었다· 딱딱하며 무심했다· 이게 안가복 감독의 노림수였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모습· 그리고 본체는 광대인 ‘조커(Joker)’가 세상 사람들을 풍자하는 것과 같다· 너희가 이따위 웃는 가면을 쓰고 사는 걸 난 알아 하지만 난 해방됐다·

그때였다·

“어이!!”

강우진의 뒤쪽에서 남자의 외침이 들렸다· 멈칫한 우진이 붉은 머리를 쓸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몸집이 큰 경찰 두 명이 꽤 먼 곳에서 손짓하고 있었다·

“당신 뭐야! 이쪽으로 와!!”

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이었다· 카메라 경찰들을 찍다가 우진의 얼굴로 앵글을 돌렸다· 예전 같으면 긴장에 몸서리치며 얼어붙었겠지만 지금은 그는 각성한 ‘조커(Joker)’였다· 담배를 길게 빨던 그가 경찰들을 향해 커튼콜 인사하듯 한 손을 가슴에 올리고 적당히 허리를 숙였다·

이게 경찰들의 눈엔 심히 기괴하게 보였다·

소름 돋게 ‘삐에로’ 분장을 한 놈이 대뜸 예의를 차렸으니까·

“뭐 뭐야 저 미친놈·”

하지만 강우진의 입에서 나온 외침엔 예의 따윈 없었다·

“안녕 뚱보들!”

경찰들의 눈이 커졌고·

“!!!”

“잡아 저 자식!!”

뚱뚱한 경찰 둘이 뒤뚱대며 뛰기 시작했다· 강우진 또는 ‘조커(Joker)’는 크게 웃으며·

“히히히!”

마찬가지로 뛰었다· 경찰들과는 달리 광적으로 신난 얼굴이었다· 그려진 것이든 진짜든· 그의 뒤쪽 카메라엔 펄럭이는 바짓단 밑으로 빨갛고 파란 짝짝이 양말이 선명히 찍히고 있었다·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세상에·

“히히히! 하하하하!”

모습을 드러낸 ‘조커(Joker)’가 날뛰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끔찍한 광대가 신명나게 즐기고 있는 모습· 카메라 뜀박질 시작한 ‘조커(Joker)’의 정면에서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 허연 얼굴에 뾰족한 사각형이 그려진 두 눈 눈썹과 코끝엔 빨간 점 몇 배는 두터워진 듯 찢어지게 웃고 있는 입술이 심히 광적인 또라이였다·

그것을 백여 명 외국인 스탭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팔짱 낀 최성건도 포함이었다· 그는 돋은 닭살과 함께 아쉬워하고 있었고·

‘하하 ‘에미상’에 ‘조커(Joker)’ 얼굴 분장을 못 한다는 게 아쉬워·’

지금 모습의 강우진이 ‘에미상’ 레드카펫을 걷는 것을 상상했다· 묘하게 전율이 폭발했다·

후로·

“컷· OK·”

안가복 감독의 사인이 떨어졌다· 곧 괴기한 얼굴의 강우진이 다가왔다· 안가복 감독과 잠시간 대화하는 그· 이쯤 우진을 지켜보는 최성건의 핸드폰에 긴 진동이 울렸다·

-스윽·

조용히 무리에서 빠져서 통화하는 최성건· 후로 몇십 분 뒤 안가복 감독과 얘기를 마친 강우진에게 최성건이 붙었다·

“우진아·”

그가 웃으며 핸드폰을 흔들고 있었다·

“‘야수와 미녀’ 대본리딩날 받았다 7월 18일 대충 2주 남았네·”

며칠 뒤 6일·

시간은 늦은 아침· 장소는 놀이동산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월드 디즈니 픽쳐스’였다· 현재도 관광객이 왕래하는 ‘월드 디즈니 픽쳐스’ 내의 메인 건물· 그중 한 대형 회의실에 ‘야수와 미녀’ 제작진들이 몰렸다· 키스탭들은 물론 빌 로트너 감독과 프로듀서 등등·

그런 회의실 복도에·

-슥·

검은 반팔에 청바지를 입은 강우진이 나타났다· 오늘도 역시 포커페이스가 진하다·

그가 지금 ‘월드 디즈니 픽쳐스’에 온 이유는 간단했다· 대본리딩 전 ‘야수’와 ‘미녀 벨라’ 관련으로 사전미팅이 있었으니까· ‘야수와 미녀’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고 사전에 확인할 것들을 먼저 숙달해야 원활한 대본리딩이 가능했으니까·

어쨌든 컨셉질을 장착한 강우진이 대회의실에 들어섰다·

‘어후- 사람 개많네·’

곧 빌 로트너 감독부터 시작해 여러 외국인들이 그를 반겼다· 안부 인사나 최근의 이슈 등을 주제로 떠든 게 얼추 10분쯤· 우진은 11자로 세팅된 자리 중 창가 쪽 첫 자리에 앉았다· 왼쪽 벽면을 보니 PPT가 있을 예정인지 스크린이 걸려 있었다·

그때·

“오- 마일리!”

뒷문 쪽에서 금발의 마일리 카라도 입장했다· 이 자리의 두 주인공이 모두 모인 것· 곧 카라의 얼굴을 유심히 보던 빌 로트너 감독이 그녀에게 물었다·

“마일리 오늘 이 스케줄 뒤로 뭔가가 더 있나? 굉장히 메이크업과 스타일에 힘을 준 느낌인데?”

실제로 그랬다· 카라의 모습은 풀메이크업이었고 헤어도 뭔가 평소완 달랐다· 생머리처럼 쭉 펴진 금발이 찰랑거리는 중· 100% 상당히 신경을 쓴 형태였지만 어깨를 으쓱한 카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전혀· 평소와 같은데요·”

“······아- 그래요? 음-”

이어 마일리 카라가 빌 로트너 감독 어깨너머에 시선을 돌렸다· 창가의 빛을 받으며 배포된 자료를 무심히 보는 강우진이 보였다· 카라는 속으로 자신을 다독였고·

‘괜찮아 평소처럼 대하는 거야· 평소처럼·’

그녀 역시 안내받은 자리로 이동했다· 강우진의 반대편이었다· 카라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태블릿을 보던 우진이 고개를 올렸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입을 뗀 것은 강우진이 먼저·

“마일리 안녕하세요·”

카라 역시 인사했다·

“네· 안녕하세요·”

그러다 왜인지 강우진과 시선 맞추던 카라가 휙하니 눈을 피했다· 어라? 반응이 어째 이상한데? 묵묵한 표정엔 변화가 없으나 우진은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저 여자 왜 저러지· 방금 분명 뭔가 눈을 피하지 않았나?’

보통의 카라라면 여유로운 웃음과 함께 대화를 주도했을 것·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강우진은 영문을 몰랐다· 딱히 카라와 문제 될 게 없었는데? 물론 그는 모르는 게 당연했다· 카라가 마리아 아르마스가 알려준 정보 덕에·

‘아- 씨 평소처럼 대하면 된다고! 왜 눈을 피했지?’

지금 강우진을 심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카라는 마리아를 본 날부터 지금까지 우진의 생각을 떨친 적이 없었다·

‘후 저 무심한 남자가 그런 말을 했을 리 없어· 마리아가 잘 못 들었을 거야· 그러니까 원래의 나처럼 행동해 좀·’

헐리웃 1티어 여배우가 된 뒤로 마일리 카라는 난생처음 겪는 감정의 회오리였다· 하지만 애써 부정했다· 마리아가 강우진을 꼬신다 말했을 때 화가 치민 것도 지금 우진과 눈 한 번 제대로 못 보는 것도 마찬가지·

지금껏 남자들이 달려들었으면 달려들었지 카라가 이렇게 된 것은 없던 일이었다·

‘그냥 강우진 쟤가 생전 본적 없는 캐릭터라 그래 헷갈리는 거야·’

그쯤 빌 로트너 감독부터 여러 제작진들도 책상에 자리했다· 정면 스크린엔 빔프로젝터가 쏴졌고 내용으론 ‘야수와 미녀’의 자료들이 출력됐다· ‘야수’의 외형이나 의상 등 디자인부터 그의 성이나 주변 캐릭터들의 모습까지 나온다· 확정된 디자인이었다· 설명을 시작하는 빌 로트너 감독·

와중 강우진은 스크린 속 ‘야수’의 디자인에 정신이 팔렸다·

‘워- 지리네 얼추 추측이야 했다만 진심 본격적인데? 저거 분장만 몇 시간 걸리는 거 아니냐??’

갈색 털이 수북한 뾰족한 손톱과 이빨을 단 ‘야수’가 된 모습을 자신과 대입해보는 강우진· 약간 두근거리기도 두렵기도 했다· 여기까지 오니 ‘야수와 미녀’ 촬영이 코앞인 것도 실감 났다· ‘야수’ 관련 설명은 얼추 30분 정도로 마무리됐고 다음 스크린에 뜬 것은 ‘미녀 벨라’ 디자인이었다·

보자마자 우진은 느꼈다·

‘오오오- 예쁜데?? 애니랑 똑같아 크 추억 돋는다·’

그리고 기대감이 증폭됐다· ‘미녀벨라’와 마일리 카라의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았으니까· 그걸 상대 배우로서 정면에서 볼 수 있다· 곧 빌 로트너 감독이 강우진에게 물었다·

“‘야수’로서 ‘미녀 벨라’의 모습이 어떻습니까?”

흥분된 속내와는 달리 차가움 가득한 톤의 음성을 뱉는 강우진 시선은 건너편 카라에게 붙었다·

“마일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

잠시잠깐 우진과 시선을 맞췄던 카라는 이번에도 파란 눈을 피했다· 아니 뭐지? 뭔데? 우진의 궁금증이 커졌다· 이를 모르던 빌 로트너 감독은 카라에게 말했다·

“오 지금 마일리의 느낌이 좋네요· ‘미녀 벨라’가 초반에 ‘야수’에게 느끼는 경멸처럼· 어때요? ‘미녀 벨라’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까?”

“······네 무척이나·”

“다행이군·”

만족의 미소를 짓는 빌 로트너 감독이 ‘미녀 벨라’에 관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 전체적인 미팅은 1시간 정도가 넘어서야 모두 끝났다· 시간이 점심인지라 모두 같이 식사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기에 강우진과 카라 그리고 나머지 외국인들이 대회의실에서 자리를 털었다·

곧 우진과 마일라 카라는 회의실 뒷문에서 가까워졌다·

그러다·

-스윽·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외국인들 사이 강우진과 카라의 두 손이 스윽하고 살짝 닿았다· 우진은 별수롭지 않았으나 왜인지 금발의 카라는 움찔했다·

“······!”

그녀가 걷던 발을 멈추곤 티 나게 손을 훅 올렸다· 이를 눈치 챈 강우진도 걸음이 멎었다· 제작진들은 두 배우가 할 말이 있나 보다 하며 각자 갈 길을 갔다· 어느새 회의실 뒷문 쪽엔 강우진과 카라만 남았고 무심함이 짙은 우진이 한 손을 가슴에 올린 채 잡은 카라에게 낮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하지만 카라는 딱히 답하지 않았다· 그저 터질 듯이 쿵쾅대는 자신의 심장 고동을 느낄 뿐· 그녀는 약간 혼이 빠진 듯 보였다· 이쯤 카라는 확신했다· 그것을 속삭이듯 읊조린다·

“좋아···하는 거였네·”

하지만 강우진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엥? 방금 뭐라고 하지 않았나? 아니 근데 이 여자 오늘 상태가 영 안 좋은데?’

그러니 되물었다·

“마일리 뭐라고 하셨나요? 근데 어디 몸이 안 좋기라도 합니까·”

바로 대답 없던 카라는 우진과 스친 손을 남은 손으로 잡은 채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파란 눈동자를 강우진과 맞추며 저도 모르게 읊조렸다·

“나 당신을 좋아하나 봐요·”

“······”

무표정으로 금발의 마일리 카라 얼굴을 빤- 히 보던 강우진이 답했다·

“옝?”

약간 고장 났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WMMGA

IWMMGA

Score 9.5
Status: Ongo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