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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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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화 에미 (3)

‘조커(Joker)’로 변한 강우진의 짧고 간략한 대사로 인해·

“이게 그 빌런이야 보든지 말든지·”

‘에미상’ 레드카펫 끝쯤의 포토존이 잠시잠깐 잠잠해졌다· 진행을 맡은 남자 여자 사회자나 수백 기자들 방송팀 생중계 팀 외의 다수가 작게 입을 벌린 채 멈춰버렸으니까·

“······”

“······”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이긴 했다· 우진의 등장도 등장 후 내뱉은 인터뷰도 태어나 처음 보는 류였으니까· 최초로 봤으니 어찌 리액션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들· 다만 속으로는 대체로 비슷한 황당을 질러대고 있었다·

‘보 보든지 말든지?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야??’

‘진짜로 미 미친 건가??! 자기의 차기작 홍보를 저따위로 하는 배우가 어딨어!’

‘너무 무성의하잖아!!’

‘이 이거 방송으로 그냥 나가도 괜찮은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생중계 카메라를 응시하는 강우진은 침착했다· 일말의 표정 변화가 없다· 컨셉질이 그 어느 때보다 짙다· 뭐 내면으로는 약간의 호들갑을 떨고는 있었지만·

‘미친· 질렀다 괜찮나? 괜찮겠지? 아니 안 괜찮아· 근데 어째?? 이게 ‘조커(Joker)’의 모습이라고·’

겉으로는 포커페이스를 어떻게든 유지했다· 속된말로 엿될 게 보이기 하나 자신이 내세운 캐릭터가 ‘조커(Joker)’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때 사회자 중 남자 쪽이 가까스로 정신 차리면서 다시 물었다·

“···그 그렇군요! 우진씨는 지금 신작의 빌런을 표현하신 거였습니까?”

“네· 설명이 됐습니까?”

“충분히! 그래도 ‘보든지 말든지’는 조금 농담이 과한 게 아닌지! 하하하·”

남자 사회자의 눈빛에서 ‘제발 평범하게 대답해줘’ 광선이 쏴졌다· 허나 강우진의 쎈척이 호락호락할 리가 없었다·

“진심입니다· 보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십쇼·”

곧·

-파바바바박!

-파바바바바박!

멍때리던 수백 기자들이 셔터를 미친 듯 눌러댔다· 흔치 않은 진풍경이었으니까· 몇몇 기자들은 미소를 띠기까지 했다· 나타나면 이슈를 낳는 강우진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욕이야 그가 먹는 거고 우리는 이 자극을 전달하면 그만이지·’

한편·

현 상황을 생중계로 보는 헐리웃 곳곳 인물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 세트장에 모인 안가복 프로듀서 노라 포스터는 걱정과 쾌감이 적절히 섞였고·

“이런! 이건 너무 세게 나간 거 아닌가요??!”

“그런가? 흠- 근데 강우진이 원체 이런 캐릭터니까요· 오히려 난 엄청난 어그로가 끌릴 거 같은데?”

배우들도 비슷했다· 크리스 하트넷은 명백히 즐기고 있었다·

“내일이면 언론 메인은 죄다 우진씨가 장악하겠어 세상 어느 배우가 자기 영화를 이렇게 홍보해? 외형만이 아닌 진짜 ‘조커(Joker)’로 대중들을 대할 줄은- 담이 두둑한 그만이 가능한 거지·”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들도 ‘야수와 미녀’ 제작진들도 ‘존 페르소나’의 조셉 펠튼 외의 다수도· 수많은 거물들은 강우진을 구경하느라 바빴다·

이어 포토존의 강우진이 퇴장할 쯤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생중계를 지켜보는 한국과 일본 포함 전세계의 대중들은 날뛰는 것으로 부족한 정도였다· 발광하는 채팅이 폭발하는 중·

-ㅋㅋㅋㅋㅋㅋ지렸닼ㅋㅋㅋㅋㅋㅋ

-강우진이 지금 보든지 말든지라고 한 거야? 내가 본 게 맞아?

-진짜 미쳐버린 건가···인터뷰를 저따위로 하다니····

-여기 외국인들 지금 정신나감ㅋㅋㅋㅋㅋㅋ너네는 이제 처음 강우진을 맛보는 거지만 우린 자주봄ㅋㅋㅋㅋㅋ

-퍼포먼스치고는 조금 과한데? 얼마나 작품에 자신 있으면 저러지??

-그보다 여기 한국인들 왜 이렇게 좋아해? 자기 나라 배우가 정신이 나간 게 즐거워?

-↑포기해ㅋㅋㅋㅋ포기하면 편하다 그리고 그냥 즐곀ㅋㅋㅋㅋㅋㅋㅋ

-깡우진 폼 미쳤다

-레드카펫부터 보인 게 전부 작품의 캐릭터라는 거지? 근데 마지막 대사는 그냥 자기 멋대로 한 거 같은데

-현실에서 차기작 티저 보인 건 강우진이 처음 아닌가?

-어이어이 놀라지마 강우진의 미친 짓은 이제 시작이라고?ㅋㅋㅋㅋ

·

·

·

한국어 일본어 영어 불어 등 언어는 제각각에 포격하듯 채팅이 쉴새 없이 올라왔고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욕설이 반 격한 응원이 반·

욕이 포함된 부정적 반응엔 또라이다 미친놈이다 뭐 저딴 병신이 다 있냐 에미상을 무시하는 거다 선을 넘었다 심하게 나댄다 외의 말로 표현 못 할 욕설이 넘실거렸다· 반대로 응원에는 찬양과 극찬이 팽팽하게 맞섰다·

진창이 따로 없었다만 하나 확실한 건 강우진이 세계로 가지는 영향력이 무시무시하다는 것· 실제로 ‘에미상’ 레드카펫엔 수많은 헐리웃 탑배우들이 즐비했으나·

-강우진이 진심 난 놈이다!! 욕이든 찬양이든 전세계를 요동치게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중들이 울부짖는 건 강우진뿐이었다·

뒤로·

포토존에서 퇴장한 강우진이 장발을 쓸면서도·

-스윽·

진행스탭과 가드들의 안내에 따라 메인 건물 방향으로 이동했다· ‘에미상’의 시상식이 열릴 초대형 공연장 또는 홀과 함께 여러 대기실이 준비된 건물이었다· 건물 입구를 통과한 우진의 눈엔 외국인들이 미어터지는 로비가 보였다· 관계자 감독 연출자 배우 유명인 등이 섞인 상태·

대놓고는 아니지만 그들은 대체로 방금 입장한 강우진을 힐끔거렸다·

그 순간·

“우진아 이쪽!”

외국인들로 득실거리는 사이 정장을 차려입은 최성건과 팀원들이 강우진을 불렀다· 금세 달라붙은 팀원들은 모두 우진에게 엄지를 보였고 미소를 띤 최성건도 같았다·

“퍼포먼스 제대로 먹혔다 너도 봤겠지만 여기 인간들 죄다 네 얘기 밖에 안 해·”

안 그래 주면 섭하죠 나름 고심해서 준비한 건데· 속으로 읊조린 강우진은 별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아직 확인은 안 했는데 기사는 진작에 터졌을 거다·”

곧 최성건이 시간을 확인하면서도 서둘렀다·

“어이구! 시간! 우진아 바로 옷 갈아입자· 메이크업도!”

얼굴 빼곤 ‘조커(Joker)’인 강우진이 팀원들과 함께 미리 배정받은 대기실로 움직였다·

후로 약 30분 정도 흘렀고·

-달칵·

대기실에서 나오는 강우진·

“······”

지금의 그에게선 ‘조커(Joker)’ 모습을 찾을 순 없었다· 네이비 턱시도에 흑발을 깔끔하게 뒤로 넘긴 그야말로 명품을 휘감아 멋을 제대로 부린 우진이었으니까· 양해를 구한 ‘조커(Joker)’는 여기까지·

잠시간 자신의 모습을 내려보던 우진이 속으로 읊조렸다·

‘진짜 뭔가 ‘조커(Joker)’ 같긴 하네·’

알맹이가 따로 있고 가면을 바꿔 쓰는 형태가 그랬다· 순간 안가복 감독의 말이 떠오르는 그·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핵심 내용을 알리려 한다고 착각할만하네·’

강우진은 그런 깊은 속뜻 없이 그저 관심 증폭이 목적이었지만 어느 쪽이 됐던 대성공· 우진은 지금부턴 ‘조커(Joker)’가 아닌 ‘이로운 악’의 ‘장연우’로서 움직여야 했다· 곧 강우진이 다시금 로비 방향으로 걸었다· 그쯤 누군가 강우진을 영어로 불렀다·

“우진씨·”

시선을 돌리니 검은색 드레스에 찰랑거리는 금발이 눈에 띄는 마일리 카라가 웃고 있었다· 바로 헉하는 강우진· 물론 속으로만·

‘워- 미쳤네·’

카라의 빼어난 미모도 미모지만 분위기? 아우라? 전체적인 자태가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다· 잠시 정신이 날아간 우진의 옆으로 카라가 붙으며 팔짱 꼈다·

“가죠·”

이런 시상식에선 으레 볼 수 있는 그림이라 이상하진 않지만 퍼뜩 정신을 차린 강우진은 그녀의 팔짱 낀 손이 미세히 떨린다는 걸 인지했다·

‘뭐지? 얼굴만으론 여유가 넘치는데 긴장한 건가? 아니면- 혹시 나 때문에?’

정답이었다· 인파 사이로 진입하는 카라는 지금 정신이 없었다·

‘아우 그냥 동료 느낌으로 낀 팔짱인데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건데?’

‘이로운 악’ 파트1에 카라가 출연했으니 ‘에미상’ 초청은 당연했고 지금껏 연기나 가수 관련으로 많은 시상식을 들락거린 카라였다· 허나 오늘의 ‘에미상’은 뭔가 감각부터가 남달랐다·

가만히 있던 우진이 대뜸 작게 물었다·

“떨립니까?”

“······아니요? 내가 왜 떨려요?”

“익숙한 냄새가 나서요· 저번에 말한 컨셉질 같은 거·”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나는 아까 그랬거든요· 레드카펫 행진할 때·”

“전혀 그렇게 안 보이던데요·”

“그러니까 그게 내가 말했던 컨셉·”

이때·

“오우!”

둘의 대화를 끊으며 끼어드는 외국인들· 헐리웃 감독 중 꽤나 유명한 인물이었다·

“마일리 오랜만이군· 그리고- 강우진씨? 처음 보네요·”

“네 오랜만이네요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강우진과 카라는 ‘에미상’이 열리는 홀에 가기도 전에 수많은 인사를 나눠야 했다· 이 감독을 시작으로 여러 인물들이 들러붙었다· 당연한 현상이긴 했다· 카라도 카라지만 그들의 목적은 전부 강우진이었다·

“하하하 우진씨· 레드카펫 퍼포먼스가 대단하던데요? 작품의 티저를 현실에서 보여준다라- 아이디어에 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더 길게 얘기하고 싶군요·”

호의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인물도 있었다·

“지금이야 다들 당신의 행동이 생소하니 신기함에 호기심을 가지지만 앞으로도 헐리웃에서 계속 활동할 생각이면 조금은 겸손해야 할 겁니다·”

물론 강우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아직은 괜찮다는 얘기네요·”

“······그 자만함이 언젠가 발목을 잡겠죠·”

“내가 알아서 하죠·”

우진은 속으로 ‘뭐야 저 새끼’ 정도의 간단한 감상이 다였지만 그의 옆에 붙은 마일리 카라는 심히 걱정하는 투였다· 퉁명스러움이 섞이긴 했다·

“저 사람 원래 그래요 워낙 옛날 헐리웃부터 있던 인물이라 꽉 막힌 부분도 있고· 신경쓰지 말아요·”

“딱히 상관없어요·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많은 외국인들을 상대하던 강우진이 가까스로·

-스윽·

‘에미상’ 시상식이 열릴 공연장 또는 홀에 들어섰다·

바로 내면으로 욕부터 박는 강우진·

‘와- 씨바 규모 지리네·’

그의 반응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이즈였다· 웅장함을 넘어선 광활함이랄까? 일단 규모로 보면 대형 극장을 10개쯤 합친 크기에 높고 컴컴한 천장에는 커다란 진주 형태의 조명들이 가득했다· 밤하늘에 수놓은 별 같기도 하다· 그런 홀에 좌석만 1층 2층으로 수만이 넘어갔고 방송팀이 즐비한 정면 무대엔 거대한 모니터도 여럿 달렸다·

뭣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무대 위에 저 동상은 그건가? 트로피??’

‘에미상’의 시상식이 진행될 무대였다· 무대만 해도 어마무시한 사이즈였다· 그곳 중앙에 당당히 놓인 원형 구 형태를 잡은 날개 달린 여자의 동상· ‘에미상’의 트로피였다· 사람의 10배쯤 넘는 크기· 동상 양옆에는 두 배는 큰 모니터가 세워졌고 노란색 바탕에 ‘EMMYS’라는 글자가 박혀 있다·

칸부터 한국의 시상식을 경험한 강우진이었지만·

‘······퀄 지리네·’

솔직히 ‘에미상’의 반도 못 따라간다 생각했다· 왜 ‘에미상’이 방송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는 대목· 거기다 헐리웃은 물론 전세계로 난다긴다하는 인물들이 가득한 상황· 이 전체를 눈에 담는 강우진은 실로 경이로움이 솟았다·

새삼 여기 있는 자신이 안 믿긴달까?

‘다리 굳어질라 하네 정신 차려라 강우진·’

여기서 두리번거리던 카라가 말했다·

“‘이로운 악’ 자리는 저쪽인 거 같네요·”

그녀가 손을 뻗을 때였다·

“마일리·”

약간은 중후한 목소리의 남자 목소리가 옆쪽에서 들렸고 우진과 카라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민머리에 수염 난 검은 턱시도를 차려입은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순간 강우진은 저 남자가 배우임을 직감했다· 어디서 많이 봤으니까·

‘아- 백퍼 어디서 봤는데·’

하지만 당연히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다· 카라가 그의 이름을 대신 읊조렸다·

“매튜·”

매튜 메이저스· 나름 경력이 꽉 찬 중년 헐리웃 탑배우로 연기적으로는 깔 게 없는 실력파 배우였다· 현재는 인기 미드의 주연으로 출연 중·

그런 그가 카라와 악수한 뒤·

-슥·

무심한 얼굴인 강우진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강우진씨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적당히 답한 우진은 느꼈다·

‘이 아재! 왜 손에 힘주고 난리지??’

악수 중인 매튜 메이저스가 손에 악력을 넣는다는 것· 우진은 왜인지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무던한 얼굴로 똑같이 손에 힘을 넣었다· 딱히 티는 안 났지만 그대로 몇 초 정도 흘렀고 손을 놓은 둘 중 매튜가 한 손을 주머니에 쑤시면서도 입을 열었다·

“‘투나잇 쇼’ 잘 봤어요 우리가 안중에 없다는 인터뷰도· 거슬렸어요 황당하기도 하고·”

‘우리?’ 뭔가를 직감한 우진에게 카라가 속삭였다·

“그는 당신과 같이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에요·”

즉 앞의 민머리 매튜 메이저스는 강우진이 포함된 후보 5명 중 한 명이란 얘기· 매튜는 우진의 인터뷰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었다· ‘거슬렸다’라는 표현을 섞었으니까· 이어 매튜가 강우진에게 다시 말했고·

“이 헐리웃은 한국배우 한 명이 뭘 어찌할 정도로 좁지 않지· 그래서 당신에게 직접 듣고 싶군요 그 거슬리는 인터뷰는 방송 분위기에 맞춰 적당히 호응해준 거겠죠?”

약간의 협박이 가미된 어투· 무표정인 우진의 낮은 대답은 빨랐다·

“거슬렸다면 성공이네요·”

강우진의 ‘노빠꾸’ 대답에 민머리 매튜 메이저스가 미간을 좁혔다·

“허- 성공? 그렇다는 건 역시 그 인터뷰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건가?”

“······”

무심히 매튜의 얼굴을 보는 강우진· 그의 표정이 삭막하다· 이에 우진은 덤덤한 척을 했다만 속으로는 약간 쫄았다·

‘아니? 의도 아니었다고! 그거 착각이었다니까? 나는 걍 ‘주변을 둘러볼 생각이 없다’고 답한 거였다고·’

그런데 헐리웃은 그것을 멋대로 재단해 세상에 발표했다· ‘강우진’은 나머지 후보들이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덕분에 한동안 언론 여론이 시끌시끌했었다· 우진은 매튜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 나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핏덩이가 헐리웃 경력 수십 년인 매튜를 무시한 꼴이었으니까·

‘약간- 내가 심한호 선배님을 놀린 꼴인가?’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이만한 착각은 강우진에게 익숙했다· 앞의 매튜를 또 볼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상황에 우진이 선택할 건 늘 언제나 같았다·

‘개썅마이웨이’·

“난 언제나 진심으로 행동합니다·”

“······그런가·”

“네·”

서로를 바라보는 두 남자· 아니 노려본다고 해야하나? 그러다 매튜가 픽 웃었다·

“자신감과 자만함은 한 끗 차이지· 자네의 능력은 인정하는 바이나- 너무 나대면 꺾일 거야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상대 배우에 관한 존중은 해야하지 않겠나·”

“존중은 합니다· 실제로 제가 한 인터뷰엔 ‘다른 배우들이 안중에도 없다’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죠· 그저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을 뿐·”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아니요 확실히 말하자면 그냥 내 할 일만을 할 뿐이라는 겁니다· 다른 것에 눈길을 주지 않고 말이죠·”

“······”

어느새 양손을 주머니에 찌른 매튜가 몇 초간 강우진을 응시했고 작게 숨을 뱉으면서도 재차 입을 열었다·

“강우진씨 당신이 한국배우로서 헐리웃에 첫 길을 닦는 것인데- 너무 막 나가는군·”

“글쎄요 방금 말했다시피 난 내 길을 갈 뿐입니다·”

“오늘의 ‘에미상’이 그리 자신이 있나?”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죠·”

대중이 세상이 해주는 것이라는 답변· 정답이었고 민머리 매튜는 자신의 턱수염을 쓸다가 몸을 휙 돌려 자신의 좌석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런 매튜가 혼잣말을 뱉었다·

“어찌 될지 보자고 칸의 기적이 ‘에미’에서도 이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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