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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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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화 빌런 (5)

‘컬럼비아 스튜디오’의 대회의실에 무거운 적막이 스몄다· 모인 인원은 많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방금 민머리 간부가 ‘강우진의 ‘조커(Joker)’를 포기할 거냐’는 물음을 던졌기 때문·

이미 우진의 ‘조커(Joker)’를 맛본 그들이었다·

‘······안 되지 딴 건 몰라도 강우진은 잡아야 해·’

‘그 누가 지금의 ‘조커(Joker)’ 이상을 보일 수 있겠어· 힘들 거야·‘

아예 못 봤으면 모를까 이미 절여진 이들은 강우진의 ‘조커(Joker)’가 아니면 안 되는 몸이 돼버렸다· 이상하진 않았다· ‘진짜’인 강우진이 빠지면 차후 어떤 배우를 들인다 해도 결국 ‘흉내’일 뿐일 테니·

두려움이 엄습한 모두를 보던 민머리 간부가·

‘좋군 먹혔어·’

옅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왜 다른 실패들은 두려워하면서 강우진에 관한 건 생각들을 못 하는 건가· 사실상 그가 후속작을 안 하는 것만큼 큰 실패가 또 있나? 그를 놓치는 건 회복 불가능의 실패가 될 거야·”

“······”

“이번 작품이면 모를까 ‘조커(Joker)’가 나와야 하는 게 몇 갠가? 분명 강우진의 ‘조커(Joker)’는 격렬히 사랑받을 거야· 선과 악 어떤 캐릭터든 사랑받으면 배우 교체 시 반발이 일어나지만- 다들 알다시피 사랑받은 악역의 힘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 힘이 거대해·”

사실이었다· 보통 악역은 미움을 받는 역할이지만 배우의 역량이 대단하다면 미움과 함께 인정을 받는다· 그것이 작품을 끌어가는 대들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조커(Joker)’를 믿어주자고· 분명 불명확한 것에 베팅하기엔 판이 크지만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주사위가 던져진 이상 우린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하네·”

여기서 슬슬 숨기고 있던 본심을 뱉는 이가 한둘 나왔다·

“그래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해· 난 솔직히 ‘삐에로:빌런의 탄생’이 ‘아카데미상’에서 참패할 거라 생각하진 않아·”

“‘아카데미상’이 그 터무니없는 연기를 못 알아볼 리 없지·”

“리스크를 감수한 만큼 얻는 것도 커·”

천천히 고개 끄덕인 민머리 간부가 주도권을 다시 잡았다·

“강우진은 칸에서부터 에미상까지 전부 ‘아카데미상’을 언급해왔지 덕분에 그의 파급력이나 영향력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고· 그마저도 매일 갱신 중이야· 나도 안가복 감독의 말에 동의해· 이 타이밍에 흐름에 밀어야 심지어 불이 붙을 거야· 만약 터지면 핵폭탄 이상일 것이고·”

말을 마친 민머리 간부가 잠시잠깐 말을 멈춘 뒤 호흡을 정렬했다· 모두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 것· 이어 다시 입을 여는 그·

“칸 에미상에 이어 ‘아카데미상’에서까지 강우진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자신이 말하면서도 소름이 돋는 민머리 간부였다·

“‘삐에로:빌런의 탄생’이 가지는 파워가 얼마나 폭증될지 상상이나 가나? 빌런과 동시에 세계 최고의 배우가 탄생하는 걸 거야·”

상상이 가지만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강우진의 위세는 현재도 자라고 있고 그쯤이면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세계가 ‘조커(Joker)’를 울부짖을 거라고· 다들 그 장면을 보고 싶지 않나?”

이틀 뒤 20일· 늦은 아침·

‘컬럼비아 스튜디오’ 내의 거대 세트단지 중 ‘삐에로:빌런의 탄생’ 팀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늘은 장소를 두 번 옮길 예정이었다· 세트 촬영에 반나절 야외 로케 촬영에 반나절· 그러니 하루 일정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됐고·

“배우들 스탠바이!!”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백여 명 이상의 외국인 스탭들은 손과 발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마치 이 현장이 하나의 기계처럼 보일 지경· 이것이 헐리웃의 장점이자 시스템이다· 원래 헐리웃 쪽은 프리 프로덕션을 꼼꼼하고 길게 가져가고 그만큼 촬영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

한국보다 짧은 작품도 수두룩했고 ‘삐에로:빌런의 탄생’도 마찬가지·

‘야수와 미녀’ 포스터 촬영을 마친 강우진은 이틀 전 촬영에 복귀했다· 따라서 오늘 첫 씬도 우진의 컷이었고 안가복 감독은 키스탭들들과 모여 촬영 콘티 관련으로 대화 중·

그런 모두를 팔짱 낀 채 지켜보는 이가 있으니·

“······”

인상이 세다 싶은 이 현장의 총괄 프로듀서 노라 포스터였다· 잠시간 현장을 지켜보던 그녀가 숨을 뱉으며 단발보다 조금 긴 머리를 쓸었다· 안도의 몸짓· 촬영은 어느새 중후반부에 접어들었지만 감독도 스탭도 배우도 급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때·

-♬♪

노라의 핸드폰이 울렸다· 두 걸음 정도 떨어져서 핸드폰을 확인한 그녀가 약간 놀란다· 상대가 ‘컬럼비아 스튜디오’였으니까· 일전 안가복 감독의 제안 관련 결과일 게 분명했다· 곧 노라가 핸드폰을 귀에 붙였고·

“네 저예요·”

핸드폰 반대편에선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노라·”

목소리를 들어보니 ‘컬럼비아 스튜디오’의 민머리 간부 같았다· 그런 그의 음성이 재차 들리자 노라의 눈이 약간 커졌다·

“저 정말?”

그렇게 잠시간 통화를 하던 노라가 핸드폰을 내렸다· 허나 놀란 얼굴은 그대로· 표정만으론 판단하기 어렵다· 그녀는 몇십 초 정도 멀뚱히 서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속으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투였다· 이어 노라가 급작스레 몸을 휙 돌리더니·

-슥·

현장 쪽으로 성큼성큼 걸었다· 방향을 보니 한창 바쁜 안가복 감독 쪽이었다· 어느새 그에게 도달한 노라가 안가복 감독의 팔뚝을 붙잡았다·

“감독님·”

깜짝이야! 정도의 얼굴로 안가복 감독이 되물었다·

“노라? 무슨 일입니까?”

“됐어요·”

“예? 뭘 말하는 거죠?”

“나도 이게 진짜 될 줄은·”

“······설마·”

“그래요·”

놀람에서 미소까지 첨가된 노라가 안가복 감독에게 답했다·

“감독님의 제안이 먹혔어요·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감독님이 제안한 스케줄대로 움직이겠다고 연락받았어요·”

안가복 감독은 잠시간 노라를 응시하다가 티 안 나게 주먹을 쥐었다· 나름의 파이팅 포즈였다· 이를 눈치 못 챈 노라가 설명을 추가했다· 점차 흥분하는 건 덤·

“심지어 추가되는 자금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멘트도 있었다구요! 서포트는 영화사에서 알아서 할 테니 감독님과 스탭 그리고 배우들은 촬영에만 집중해달라· 여기까지예요·”

마찬가지로 안가복 감독도 주름진 웃음을 지었다·

“···바빠지겠네요 하지만 열정적인 바쁨일 테고·”

잠시 뒤·

소식을 접한 안가복 감독은 일단 키스탭들부터 소집했다· 차후 프로듀서인 노라가 정식적으로 진행을 하겠지만 감독으로서 먼저 스탭들에게 양해 겸 진행될 미래를 알려야 할 생각이었다·

“먼저- 우리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아카데미상’에 도전합니다·”

“오오!”

“그래! 충분히 가능하지!”

여러 키스탭들은 ‘아카데미상’엔 전투력을 불살랐다· 헐리웃에 있는 누구라도 꿈의 무대니까· 하지만 안가복 감독의 다음 멘트에서 대부분이 당황했다·

“하지만 도전하는 것은 내후년 것이 아닌 내년에 열리는 이번 ‘아카데미상’이 될 겁니다·”

“······에?”

황당해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여기 키스탭들도 전부 베테랑이고 내년 ‘아카데미상’이 4월에 열리고 그 과정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 처음엔 모두가 안가복 감독의 장난이라 생각했다·

허나·

“내가 영화사에 한 제안은 이렇습니다·”

안가복 감독의 진심어린 브리핑이 이어지자 모두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반쯤은 기백에 서렸고 반쯤은 의아함이 가득· 어쨌든 노장 감독은 꿋꿋하게 할 말을 모두 해냈다· 핵심은 영화사에 말한 것처럼 미국 LA 먼저 선 개봉해 조건을 맞추고 4월인 ‘아카데미상’에 도전하는 것·

문제는 역시나·

“그 그게 가능은 한 겁니까?”

터무니없이 촉박한 기간이었다· 하지만 안가복 감독은 모두를 다독이듯이 차분하게 답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난 이미 ‘거머리’에서 가능성을 봤습니다 물론 모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안가복 감독은 왜 자신이 이런 제안을 했는지부터 만약 잘됐을 때의 파급력 등을 설명했다· 다행히 점차 키스탭들의 반응에 이해나 전투력이 실렸다·

“그래요 까짓거 해보는 거지!”

“재밌겠는걸? ‘아카데미상’ 정도 되면 이정도 노력은 해줘야지!”

“하하하 이렇게 되면 ‘에미상’ 레드카펫을 밟은 ‘조커(Joker)’가 ‘아카데미상’까지 진출하는 건가??”

“일단 노미네이트부터 받아야지!”

“‘조커(Joker)’라면 멋대로 갈 것 같지 않아?”

“그건 그렇군 하하·”

모두가 합류하는 듯 보였다· 안가복 감독이 노라를 슬쩍 봤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뒤인 ‘현실적’ 얘기는 노라의 몫이었으니까· 이어 주변이 금방 왁자지껄 시끄러워졌고 안가복 감독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이제부턴 속도전이야·’

그가 ‘컬럼비아 스튜디오’ 쪽에 한 설계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현재부터 단 1초로 쉴 시간이 없긴 했다· 이때 현장으로 배우들이 진입했다· 그중 무심한 얼굴인 현재는 ‘헨리 고든’의 분장을 한 강우진을 발견한 노라·

‘강우진-’

그녀가 미소를 짙게 하며 속으로 읊조렸다·

‘그 거대한 ‘컬럼비아 스튜디오’가 저 배우의 ‘조커(Joker)’에 베팅을 걸 줄이야·’

진심이 서렸다·

‘아니 이 정도면 올인의 수준이지·’

후로·

이번 ‘아카데미상’ 행이 확정된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당연히 속도를 높였다· 촬영 스케줄 역시 변할 게 빤했다· 어차피 9월 중으로 크랭크업이었지만 단 하루라도 절약하는 것이 도움이 되니까·

이게 가능하게 된 것은 역시 키스탭들이나 강우진을 포함한 배우들의 동의였다·

물론 목숨을 갈며 제일 많이 분투하는 건 안가복 감독이겠지만 다른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분투해봤자 허사였다· 의외로 배우들의 반응은 기대감이 넘쳤다· 우진과 부쩍 친해진 크리스는 강우진의 어깨를 부여잡아댔고·

“우진! 드디어 ‘아카데미상’까지 섭렵하는 건가? 잠깐만 그럼 나도 뭐라도 받아야겠는걸??”

나머지 배우들도 비슷했다·

더불어 이 건은 당연히 극비로 정해졌다· 개봉 전까지 철저히 비밀을 지킨다· 그도 그럴 게 이런 일인 만큼 괜히 잡소리 소문이 돌면 엎어지기에 십상이니까·

강우진은 떨리긴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쎈척도 쎈척이지만 이럴 땐 큰 기대를 안 하는 게 낫다는 판단·

‘그래도 내년 4월 아카뎀상이면 개빠르긴 하네·’

뭐가됐든 우진은 자신의 분량 연기에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집중하긴 해야 했다· 곧 ‘야수와 미녀’ 첫 촬영날이니까·

전에 자신의 씬을 최대한 많이 빼야 한다·

그렇게 강우진은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에 박차를 가한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다들 의욕이 폭발이라 그런지 분 시간 하루가 어떻게 녹는지 알아차릴 새도 없었다·

사이에 이제 첫 촬영이 당도한 ‘야수와 미녀’ 쪽도 바빴다·

『CNM/논란과 화제의 실사화 작품 ‘야수와 미녀’ 9월 1일 첫 촬영 확정!』

『LA TIME/‘월드 디즈니 픽쳐스’의 ‘야수와 미녀’ 첫 촬영까지 1주일 남았다 강우진 마일리 카라 등 합은 어떨까?』

헐리웃 외로 첫 촬영 소식과 홍보를 돌리면서도 촬영 준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편 한국에서도 희소식이 목전인 작품이 존재했다·

『[이슈톡]‘에미상’ 6관왕의 기적! ‘이로운 악’ 파트2 오는 9월 19일 월요일 오픈 확정』

헐리웃 포함 세계에 기적을 보였던 최근 파트2 편집이 끝난 ‘이로운 악’의 런칭일자가 확정된 것·

『‘이로운 악’ 파트2 런칭 확정 소식이 해외팬들 들썩 ‘에미상’의 파워!』

『‘에미상 남우주연상’ 강우진 ‘이로운 악’ 파트2에서도 해외팬들 감동시켜줄까?』

이미 넷플렉스는 빵빵한 홍보를 돌리고 있었다· 추가로 강우진의 SNS나 ‘강우진 부캐’ 채널에도 홍보 영상이 추가됐다· 과거와는 화력이 차원이 달랐다·

보니 9월에 많은 것이 몰려 있었다·

그리고 강우진은 생각했다·

‘와- 그러고 보니 벌써 9월이냐? 한 해가 벌써 끝나가네?’

시간이 참 빠르다고·

실제로 시간이 녹아 없어졌다는 걸 우진이 체감한 건 새벽녘 그가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였다·

“어으- 눈부셔·”

부스스 시간을 확인하는 강우진·

-9월 1일/ AM 5:11

9월 첫날이 밝는 것은 눈 깜짝할 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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