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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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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화 광속 (3)

눈 커진 최성건은 옆에 앉은 거대한 말을 꺼내면서도 덤덤한 표정 하나 안 바뀌는 강우진을 멍하니 바라봤다· 최성건이 두 눈을 끔뻑였다· 음? 잠깐만 우진이가 방금 뭐라고 했지? 자신의 귀를 의심한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되물었다·

“우진아 방금 뭐라고·”

강우진은 손에 쥔 ‘게스트’ 시나리오를 들며 바로 답했다· 이번에도 심플하며 낮은 톤이었다·

“대표님이 이 영화 ‘게스트’의 메인 투자를 해보시면 어떤지 여쭤봤습니다·”

“내가?”

“예·”

“갑자기?”

“예·”

“······허?”

당황함이 역력한 최성건이 두 눈을 끔뻑였다· 반면 강우진의 건조한 눈동자는 그를 계속 응시했다· 최성건은 직감했다· 진심이구나 이놈· 뭔가 무지막지한 게 올 거라고 판단한 최성건이·

-스윽·

꽁지머리를 풀었다가 다시 단단히 묶었다· 그리곤 작게 숨을 뱉으며 입을 열었다·

“후- 우진아 그거 ‘게스트’가 아무리 ‘흥신소’의 리메이크라곤 해도 영화사가 작은 신생이라고 해도 결국 배경이 헐리웃이다? 한국이랑은 세계 자체가 다르단 얘기야· 즉 투자 시작 금액 몸집부터가 하늘과 땅이야·”

사실이었다· 아무리 한국의 컨텐츠들이 발전했다고 한들 결국 헐리웃은 헐리웃이었다· 예를 들어 요즘 한국의 대작으로 4~500억까지도 보이지만 그것 극히 소수다· 하지만 헐리웃은 비일비재· 당연히 헐리웃도 그보단 적은 자금의 영화도 있지만 어쨌든 한국의 대작 투자금이 헐리웃의 기본이라는 뜻·

한마디로 헐리웃에서 메인 투자를 한다는 건 목숨을 bw엔터의 미래를 걸어야 한다는 뜻·

“뭐 그래 이거 한 방으로 우리 bw엔터가 바로 무너지진 않아·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휘청할 정도는 돼· 물론 너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 bw엔터는 혜연이나 여러 배우들이 있지만 이렇게 세계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너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읊조린 최성건이 진중하면서도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미 bw엔터는 어느새 한국 top5고 뭐고 하는 엔터로 성장했고 해외 지사까지 있는 대기업이라 봐도 돼· 많은 직원의 목숨이 걸렸단 얘기야·”

“알고 있습니다·”

뒷배인 요시무라 히데키 회장도 있었다·

“그러니까 섣부른 판단을 하는 건 쉽지 않다· 근데 네 말이니까 신뢰는 해 하지만 너무 뜬금없잖아 임마 내가 ‘게스트’의 메인 투자를 하라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있냐?”

강우진의 대답은 짧았다·

“아까워서요·”

“아까워?”

“네·”

“······‘게스트’가?”

“맞습니다·”

짧게 미간을 꿈틀한 최성건이 주변 팀원들을 훑다가 옆자리 강우진에게 조금 더 붙어 귓가에 속삭였다·

“설마- 너 그 신들린 감이 또 발동한 거냐? ‘게스트’에?”

여기서 대답하면 이미 글로벌화된 착각과 오해가 우주까지 치솟을지 모르지만 뭐 이미 우주까지 도달했다면·

‘뇌절도 광기가 서리면 예술이라고·’

차라리 부스터를 달아버리는 게 낫다· 강우진의 생각이었다·

“그런 셈입니다· 느낌이 좋네요 이 시나리오·”

“!!!”

두 눈이 커지는 최성건· 곧 우진이 말을 덧붙였다·

“‘흥신소’의 리메이크나 신동춘 감독님의 연을 모두 빼고서 말씀드립니다· 순수하게 ‘게스트’란 이 영화가 괜찮아요 버리긴 아깝단 느낌이 듭니다·”

“그···러냐?”

“예·”

이미 강우진의 그 신들린 미쳐버린 감을 신봉하다 못해 떠받드는 최성건이었다· 결과 증명되잖는가? 칸을 뒤엎은 ‘거머리’를 발판삼아 헐리웃에 왔고 헐리웃의 공룡 영화사들의 작품들이 턱턱 꽂혔다· 이 정도면 강우진의 ‘감’을 안 믿는 게 병신인 수준·

-스윽·

최성건의 시선이 강우진에서 그가 든 ‘게스트’ 시나리오로 내려갔다· 최성건도 이 작품을 얼추 읽었다· 그래서 총제작비는 얼마나 될까? 100억은 기본이고·

‘최소 300억 멕시멈은 500억·’

즉 300억에서 500억 사이· 다행히 ‘게스트’란 영화는 규모로 따지면 소형이었다· 블록버스터였다면 1000억도 가볍게 상회했을 것· 뭐가됐든 최성건은 최대 500억까지 생각해야 한다·

500억? 실로 어마무시한 자금이 아닐 수 없다·

‘50% 이상만 넣으면 메인 투자사로 불릴 수 있다· 근데 하려면 아예 다 넣는 게 그림은 좋아 우진이의 미친 감도 있고· 그래서 500억 만들 수 있나?’

최성건의 결론은 다행히 긍정적·

‘가능은 해·’

여러 가능성이 스쳤다· 일단 히데키 회장이 있었고 이미 bw 엔터는 초대형 회사였다· 어떻게든 긁으면 불가능하진 않았다· 이때 강우진의 깔린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대표님 우리 회사는 어차피 사업을 확장하는 중 아니었습니까?”

“맞지·”

“국내 쪽 투자 사업은 이미 시작됐고 해외 쪽도 준비 중이라 알고 있습니다·”

사실이었다· 강우진으로 인해 명실상부 괴물 기획사로 성장한 bw 엔터는 한국은 물론이고 우진의 영향력이 터지는 일본과 헐리웃까지도 투자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에이전트 배우 발굴 작품 발굴 SNS나 너튜브 시장 나아가 강우진의 능력이 입증된 음악 시장까지·

다만 워낙 방대한 사업이라 최소 10년 이상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강우진은 침착하기 그지없다·

“어차피 헐리웃도 하실 생각이라면 스타트는 이 ‘게스트’가 괜찮을 것 같은데요·”

“···음 사이즈가 그리 크지도 않고 네 영화 데뷔작의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상징성도 생기지·”

벼랑 끝인 ‘게스트’의 목숨을 강우진의 소속사인 bw 엔터가 살린다· 전체적인 스토리텔링도 기가 막혔다· 행여 우진의 감대로 ‘게스트’가 대박 나면 이미 헐리웃에 지사가 있는 bw 엔터는 단숨에 헐리웃까지 영역을 뻗칠 수 있다·

이쯤 되니·

“이건- 못 먹어도 고 같은데·”

비죽 웃는 최성건에게도 강우진과 같은 ‘노빠꾸’ 성질이 솟고 있었다·

“후- 당장은 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 근데 뭐 그런 거야 내가 알아서 굴리는 거고·”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엄지를 보였고·

“까짓거 고다· 한번 질러 보자 한 번 사는 인생·”

“문제없이 잘 진행된다면 제가 주연을 맡긴 힘들겠지만- 제가 우정 출연이나 까메오 정도는 할 수 있겠죠·”

무심한 강우진이 추가타를 날렸다·

“그리고 저도 그 투자금에 어느 정도는 담을게요·”

재산이 퍽 모인 그였으니까·

1시간 뒤·

강우진과 팀원들은 ‘야수와 미녀’ 대형 세트인 ‘spt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우진과 팀원은 바로 세트로 들어갈 모양이었지만 거대한 과제가 생긴 최성건은 핸드폰을 귀에 붙인 채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 ‘게스트’ 관련 바로 작업에 착수한 것·

이를 보던 강우진은 팀원들에게 가자는 눈짓을 한 뒤·

-슥·

일단 트레일러 방향으로 걸었다· ‘spt 스튜디오’ 초입은 이미 ‘야수와 미녀’ 외국인 스탭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장비를 나르는 등의 세팅 준비 중· 그들과 적당히 인사하던 우진이 대뜸·

“예정아·”

뒤쪽에 따라오는 스타일리스트 실장 한예정을 불렀다· 그녀는 ‘조커(Joker)’에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특유의 단발머리를 붉게 물들인 상태였다·

“네 오빠·”

그런 그녀에게 강우진이 손에 들린 ‘게스트’ 시나리오를 넘겼다·

“이거 3부 정도만 복사해줘 운영팀에 말하면 될 거야·”

“알았어요· 복사해서 트레일러에 둘게요·”

“그래 부탁해·”

시나리오를 넘긴 강우진은 그대로 ‘야수와 미녀’ 분장팀 스탭들과 함께 사라졌다· 오늘도 역시 특수 분장인 CG를 위한 쫄쫄이 타이즈를 입어야 했으니까·

정확히 1시간이 지난 시점에 강우진은·

“애액션!”

아니 쫄쫄이 ‘야수’는 촬영에 돌입했다· 촬영의 시작점은 ‘야수’의 성 바로 앞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이었다· 투입된 배역은 ‘야수’와 ‘미녀 벨라’· 거기에 현장에서 대기 중인 마리아 아르마스도 눈에 띈다· 다른 헐리웃 배우도 있었다· 주전자 촛대 시계 역의 씬들도 이어서 진행할 테니까·

“컷!! 마일리 좀 더 ‘야수’를 의심하는 시선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네 감독님·”

“그리고 우진씨는- 좋아요 첫 촬영 때보다 더 표현이 짙어졌어! 계속 그렇게!”

“알겠습니다·”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야수와 미녀’ 현장· 다행히 카라는 ‘미녀 벨라’ 역에 푹 빠졌고 첫 촬영날처럼 쫄쫄이 강우진을 보고 폭소하지도 않았다· 때때로 현장에는 크게 노래가 틀어지기도 했다·

-♬♪

‘월드 디즈니 픽쳐스’ 특유의 출연 배우들이 OST를 부르는 씬이 많았으니까· 지금은 ‘야수’와 정원을 거닐던 ‘미녀 벨라’· 즉 마일리 카라가 곡을 열창하고 있었다· 당연히 OST 곡들은 후시 녹음을 따로 하지만 카라는 실제 부르는 것처럼 연기와 함께 OST를 녹여냈다·

현장에 귀를 녹이는 그녀의 목소리가 번진다·

“······”

강우진 또는 ‘야수’ 역시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였다·

‘워- 미친· 지리네···마일리 카라니까 노래 잘하는 거야 아는데- 벨라 모습으로 부르니까 뭔가 진짜 동화 속에 있는 기분·’

이날 ‘야수와 미녀’ 촬영은 늦은 밤이 돼서야 끝났다· 스탭들은 뒷정리를 시작했고 배우들은 퇴근을 위해 트레일러에 모여들었다· 강우진도 마찬가지· 그는 ‘미녀 벨라’ 의상인 카라와 나란히 나타났다· 그녀의 트레일러가 바로 옆이었으니까· 곧 트레일러에 도달한 마일리 카라가 우진에게 손을 흔들었다·

“잘 가요 빨리 옷부터 갈아입어요·”

그런데 쫄쫄이 우진이 그녀를 붙잡았다·

“마일리 잠깐만요·”

“응? 왜요? 가면서 밥 먹자구?”

“아니요 그건 아니고·”

“뭐야 밥 좀 먹어도 되잖아요·”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와- 당신 나보다 더 바쁜 거 알아요?”

거짓이 아닌 진짜 ‘강우진 부캐’ 채널 관련 촬영이 있는 우진이었다· 뭐가 됐든 강우진은 카라에게 기다리라 한 다음 자신의 트레일러에 진입해 탁자에 올려진 종이뭉치들에 시선을 내렸다· 뭐겠는가? 한예정에게 부탁해 복사해둔 ‘게스트’ 시나리오·

‘뭐 냅둬도 S급이니까 잘 되긴 할 테지만 더 대박 나는 게 좋잖아? 이 작품 주연도 나도 대표님도 기타 등등 전부 윈윈이고·’

잠시잠깐 컨셉질을 벗은 채 미소짓던 강우진이 ‘게스트’ 시나리오 중 한 부를 집었다· 그리곤 재차 근엄함을 장착하곤 트레일러 밖으로 나왔다· 카라는 자신의 팀원 여자들과 대화 중이었고 우진이 나오자 몇 걸음 다가와선 말했다·

“할 말이라도 있나? 평소엔 이런 일 없이 그냥 가잖아요·”

덤덤하게 금발의 카라를 보던 우진이 시나리오를 내밀었다·

“괜찮으면 읽어 봐요·”

“뭔데요 이게?”

“시나리오요·”

“······시나리오?”

“네· 들었어요 마일리 당신이 ‘야수와 미녀’ 다음 작품은 얘기된 게 없다고·”

“그렇긴 한데- 시나리오? 우진씨가 나한테?”

“왜 놀라요·”

“갑작스럽잖아요· 헐리웃 작품들 캐스팅된 것도 얘기 안 하던 남자가 갑작스레 시나리오를 내미는데 놀라죠·”

그런가? 뭐 근데 이런 걸 빌드업 쌓으면서 할 순 없잖아? 속으로 읊조린 우진이 내밀었던 시나리오를 다시 회수했다·

“그랬네요 그럼 없던 얘기로·”

“아니야!”

돌연 우진의 손에서 시나리오를 휙 뺏은 카라가 두 눈을 좁게 떴다·

“놀란 거지 안 받는단 소리는 아니잖아요·”

그런 카라가 귀여워 보였는지 어쨌는지 그녀의 뒤쪽 인원들을 살피던 강우진이 처음으로·

“읽어 봐요·”

컨셉질 없이 순수한 미소를 옅게 보이며 카라에게 말했다·

“자세한 건 완독 후에 다시 하죠·”

강우진이 트레일러로 다시 들어간다· 이에 시나리오를 손에 든 파란 두 눈을 끔뻑이던 카라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웃었나? 방금 그가 웃었지?”

연기 아닌 미소는 처음 봤으니까·

후로·

강우진의 스케줄은 그야말로 촬영과 촬영과 촬영의 연속이었다· 이틀은 ‘야수와 미녀’에서 쫄쫄이 타이즈를 입었고 또 이틀은 ‘조커(Joker)’로 변신해 ‘삐에로:빌런의 탄생’ 현장을 휘저었다·

하루는 두 작품 모두 촬영하기도 했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촬영 속에 강우진은 ‘아공간’ 진입이 잦아졌다·

“어우- 죽갔다 진짜!!”

한국에서도 자주 있던 광경이지만 뭐랄까 타지인 헐리웃이라 낯설어서 그런지 피로감이 배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강우진이 아니면 해낼 수 없고 강우진이여야만 가능했으니까·

그렇게 일 주 정도가 흘렀고 다행히·

『CNM/‘에미상’까지 뒤흔든 컬럼비아의 ‘삐에로:빌런의 탄생’ 소문 돌기 시작 크랭크업 거의 다 왔다!』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 끝이 목전이었다·

그리고 그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촬영 중간 쉬는 시간 강우진의 트레일러로 미소를 머금은 최성건이 들어왔다· 내부엔 ‘조커(Joker)’ 모습인 우진이 앉아 있었고·

“우진아·”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힘 있게 말했다· 확신이 서렸다·

“자금 해결됐고 ‘게스트’ 바로 작업 들어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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