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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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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화 광속 (4)

비죽 웃는 최성건· 표정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금을 벌써 다 모았다고? 컨셉질로 인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강우진이었지만 속내로는 퍽 놀라고 있었다·

‘우와- 개빨라!’

솔직히 좀 더 걸릴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게 수백억이잖아? 억이 수백 개 있는 걸 이리도 빨리 준비하다니· 새삼 최성건의 능력에 감탄한 강우진이지만 겉으로는 흥분을 최대한 억눌렀다·

“생각보다 빨랐네요·”

어깨를 으쓱인 최성건이 답했다·

“얘기가 나온 김에 훅훅 진행해야지 일단 요시무라 히데키 회장부터 구워삶았고 나머진 뭐 이래저래 굴렀지 내가· 이게 근데 당연히 쉽지는 않았다 우리 bw 엔터 가치하고 네 이름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야·”

강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린 최성건의 미소가 지어졌고·

“지금 네 추정 몸값이 얼만지는 알지?”

“딱히 신경 안 씁니다·”

“너야 그렇겠지 그런데 세상은 신경 쓴다고· 아주 많이· 여튼-”

말끝을 늘리던 최성건이 주제를 바꿨다·

“넌 ‘게스트’에 얼마나 태우려고? 생각해둔 건 있냐?”

투자를 개뿔도 모르는 강우진이 그런 걸 생각해둘 리 없었다 배우가 되기 전인 그는 주식 같은 것도 손대 본적이 전무했다· 허나 지금은 쎈척을 해야 하는 타이밍·

“있습니다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그래· 기본적으로는 bw 엔터 이름으로 합쳐서 가되 너랑은 따로 서류를 작성하면 되니까- 일단 너는 ‘게스트’ 쪽은 신경 쓰지 말고 작품에만 몰두해라·”

“알겠습니다 대표님·”

후로 적당히 대화를 마친 강우진은 다시금 ‘삐에로:빌런의 탄생’ 촬영에 돌입했다· 이날 촬영은 늦은 밤이 돼서야 모두 끝났고 퇴근하는 배우들 사이 방금 승합차에 오르려던 크리스 하트넷을 강우진이 불렀다· 당연하겠지만 두 배우 모두 분장은 지워진 상태·

“크리스·”

평소엔 과묵하기 그지없는 우진의 대화 신청에 크리스가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오 웬일로 네가 먼저 말을 걸어?”

“간단히 할 말이 있어서·”

“얼마든지·”

뒤쪽 팀원들에게 기다리란 손짓 후 크리스가 강우진에게 붙었다· 이어 우진은 빙빙 돌리는 거 없이 바로 크리스에게 종이뭉치를 내밀었다·

“작품 추천을 해줄까 해서·”

‘게스트’ 시나리오였다·

“추천?”

시나리오를 받은 크리스의 얼굴이 약간 진중해졌다·

“꽤 뜬금없는걸? 네가 작품 추천을 해줄 줄 몰랐어· 그래서 어떤 작품인데?”

“읽어 봐 재밌을 거야· 물론 내키지 않는다면 무시해도 돼· 상관없으니까·”

“······혹시 너도 출연하나? 근데 넌 이 이상 작품을 늘리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

“맞아 정식으론 힘들어· 하지만 그냥 두기엔 아까워서 네게 추천하는 거지· 한다면 난 특별 출연 정도를 생각하는 중이야·”

묘한 표정으로 우진을 바라보던 크리스가 시나리오 첫 장을 펼쳤고 그 시나리오를 검지로 찍은 강우진이 낮게 읊조렸다·

“네겐 남주 배역을 추천해 과거 내가 맡았었던 배역이거든·”

이틀 뒤 9월 14일 아침·

LA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영화사· 직원이 10명 남짓인 ‘A8 미디어’의 매우 협소한 대표실· 정장에 갈색 단발인 여자· 아니 대표 제니퍼 서먼이 자리에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책상엔 ‘게스트’ 시나리오가 올려졌다· 그것을 내려보며 한숨 쉬는 그녀·

영화 ‘게스트’의 호흡기를 떼기 직전인 지라 그런지 심히 우울한 얼굴·

‘결국 포기하는 수밖엔 없어·’

참고로 수많은 미팅을 벌였지만 결국 ‘게스트’에 투자할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제니퍼 서먼은 결정해야 했다· 강우진의 ‘흥신소’가 원작인 지금껏 욕심을 부려왔던 ‘게스트’를 묻어야 하는 결정 말이다·

이때·

-똑똑·

대표실에 노크 소리가 퍼졌고 얼굴에 주근깨가 편 남자 직원이 들어왔다·

“대표님 모두 모였습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힘없이 고개 끄덕인 서먼이 ‘게스트’ 시나리오를 집으며 일어났다· 그녀가 이동한 건 바로 옆 좁디좁은 미팅룸· 안엔 이미 3명 정도의 직원이 자리한 상태· 5인 책상에 앉은 제니퍼 서먼이 ‘게스트’ 시나리오를 올렸다·

“어디서도 연락 온 곳은 없죠?”

주근깨 남자 직원이 씁쓸하게 답했다·

“네 대표님·”

다른 여자 직원이 거들었다·

“미팅 진행한 전부에 여러 차례 연락도 해봤는데- 모두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요· 별수 없지·”

잠시간 ‘게스트’ 시나리오를 내려보던 서먼이 길게 한 숨 쉬며 말했다·

“호흡기 떼죠 이제· 더는 희망도 가능성도 없으니까·”

그 순간·

-똑똑똑·

미팅룸에 직원 한 명이 다급히 들어왔다·

“대표님·”

직원을 돌아본 서먼이 고개를 갸웃했다·

“음? 왜 그래요 무슨 일?”

“저기- 밖에 지금 누가 찾아오셨는데요·”

“찾아와? 누가?”

직원이 밖에 있는 인물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읊었다·

“bw 엔터라고·”

“bw 엔터? 에이전시가 여길 왜······”

순간 서먼의 뇌리에 헐리웃을 요동치게 하는 강우진이 빠르게 스쳤다·

“잠깐만 bw 엔터? 거긴 강우진의 소속사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bw 엔터 또는 에이전시는 이미 헐리웃 인물들에게 퍽 유명했다· 그 외계인 같은 강우진의 소속사였으니까·

“bw 엔터에서 여길 왜 와? 누가 왔는데요·”

“대표라고 합니다·”

“대표?”

두 눈이 커진 서먼이 직원을 올려보다가 일단 일어나 미팅룸을 나섰다· 밖엔 장발을 묶은 소라색 셔츠의 남자가 웃고 있었다· 대동한 직원은 둘· 물론 모두 한국인처럼 보였다·

다가온 제니퍼 서먼에게 장발 묶은 남자가· 아니 최성건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bw 엔터 대표 최성건이라고 합니다·”

얼결에 악수를 나눈 서먼이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A8 미디어’ 제니퍼 서먼입니다· 그런데 bw 엔터면- 강우진이 있는 에이전시가 맞죠?”

“맞습니다·”

“그런 에이전시가 여길 왜······”

“‘흥신소’의 리메이크 작품을 준비 중이라 들었어요·”

“!”

티 나게 놀라는 제니퍼 서먼· 반면 여유 담긴 표정인 최성건이 대동한 직원에게 종이뭉치를 넘겨받았다· ‘게스트’ 시나리오였다· 그것을 서먼에게 보이는 최성건·

“투자에 난항을 겪고 계시다고·”

“이 이걸 어떻게·”

“한국의 신동춘 감독님께 받았습니다 ‘게스트’의 자초지종도 조금 들었고요· 아 자세한 건 아니었습니다·”

“아·”

서먼이 한국에 있는 사각턱 신동춘 감독의 얼굴을 상기했다· 원작 감독으로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공유했는데 그것이 앞에 있는 최성건까지 흘러 들어간 듯 보였다·

“그렇군요·”

천천히 고개 끄덕이는 서먼에게 최성건이 바로 말했다·

“우리 bw 엔터가 이 ‘게스트’의 메인 투자를 맡아볼까 합니다·”

곧 주변 ‘A8 미디어’ 직원들의 눈이 디립다 커졌다· 입을 쩍 벌리는 이도 보였다· 대표인 서먼 역시 대수롭지 않게 답하다가·

“아아- 그래요? 투자를 생각하시고 오셨······”

화들짝 놀랐다·

“네??! 투자를 하시겠다고요???!”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이 ‘게스트’에?”

“맞습니다·”

잠시 얼빠진 얼굴로 최성건을 바라보던 제니퍼 서먼이 어렵사리 정신을 차렸다·

“너무···갑자기라 꿈인가 싶은데요· 진심이신가요?”

“진심입니다·”

들었던 시나리오를 내린 최성건이 설명을 시작했다·

“아시겠지만 현재 강우진은 헐리웃에서 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 bw 엔터는 예전부터 투자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미 한국 쪽에선 사업이 시작됐죠· 사실 헐리웃 쪽은 조금 뒤에나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이 ‘게스트’ 투자를 강우진이 추천해줘서 좀 서둘렀습니다·”

“강우진씨가 추천을?”

“네· ‘게스트’는 좋은 작품이고 잘 될 것 같다는군요·”

눈 커진 서먼의 마음속에 감동이 솟았다· 뭐랄까 계속해서 부정 받던 것을 인정받는 기분이랄까? 그것이 본 적도 없는 지금 헐리웃을 들었다 놨다 하는 한국의 배우라는 것도·

이쯤 최성건이 다시 입을 열었다·

“계속 여기서 말씀드리면 되나요?”

“네? 아아! 아니요 이쪽으로! 이쪽으로 오세요!”

다급히 좁은 미팅룸으로 최성건을 안내한 제니퍼 서먼· 모두가 책상에 앉은 뒤에 그녀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최성건 대표님 투자를 하신다는 게 어느 정도를 생각하시는지·”

최성건의 대답은 빨랐다·

“메인이라고 했는데 못 들으셨나요? 저희가 전부를 맡아볼 생각입니다·”

“!!!”

“‘게스트’는 가능성도 있고 강우진의 영화 데뷔작인 ‘흥신소’의 리메이크 작품 우리로서도 상징성을 챙길 수 있으니까요·”

“제 제작비 전부를-”

“네· 전부·”

답한 최성건이 추가타를 날렸다·

“메인 투자에 강우진이 특별 출연까지 어떻습니까?”

서먼이 직전보다 약 두 배는 더 충격받았다·

이후·

한창 최성건이 제니퍼 서먼과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한국에선 ‘에미상’ 6관왕으로 세계를 뒤집은 작품의 얘기가 한창이었다·

『‘이로운 악’ 파트2 오픈까지 며칠 안 남았다! 세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까?』

이래저래 전설을 남긴 ‘이로운 악’ 파트2의 런칭이 일주일도 안 남았으니까· 파트1은 아직 넷플렉스 순위권에 있다· 거기다 ‘에미상’ 뒤로 강우진의 위세가 워낙 하늘을 찔러서 그런지 ‘이로운 악’ 파트2의 관심도는 가히 폭발적·

한국은 물론이며 해외 역시 어마무시한 화력이었다· 기대치는 최대치· 뭐 당연히 아니꼽게 보는 여론도 존재하긴 했다· 파트1이 초초대박이 났으니 파트2는 그보다 못 할 거라고·

이윽고 며칠 후·

『[이슈톡]‘에미상’ 6관왕 ‘이로운 악’ 파트2 전세계 동시 오픈!』

19일 정오에 ‘이로운 악’ 파트2가 전세계에 동시 런칭됐다· 한국과 일본 헐리웃 포함한 미국 등 80개국 넘는 곳에서 ‘이로운 악’이 쉴 새 없이 거론됐다·

평가는 반반이었다·

극찬과·

-파트1보다 2가 더 재밌는데??! 난 2가 1을 넘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강우진의 액션도 발전했어!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이었다 연출부터 강우진의 연기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가 뛰어났어

혹평·

-파트1은 그래도 끝까지 봤는데 2는 보다가 껐다

-감독이 대충 찍은 건가? 강우진 액션만 좀 볼만하고 나머진 1에 비해 너무 부족해·

뭐가 됐든 세상은 ‘이로운 악’ 파트2로 단숨에 시끄러워졌고·

다음 날인 20일 아침·

『[속보]‘이로운 악’ 파트2 다시 세계 1등으로 우뚝』

‘이로운 악’ 파트2는 다시금 전세계 1등을 차지했다·

『파트1보다 빠르게 세계 1등 달성한 ‘이로운 악’ 파트2 전세계 팬들 시끌시끌』

파트1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쯤·

‘이로운 악’이 재차 세계 1등을 차지한 희소식이 퍼지고 있음에도 강우진은 딱히 기뻐할 새가 없었다· 현재 그는 촬영에 몰두한 상태였으니까·

장소는 ‘컬럼비아 스튜디오’ 내의 세트장·

다만 전과 달리 번듯한 도시의 모습이 아니었다· 건물은 무너졌고 차들은 뒤집혔으며 불타오르고 있었다· 거리엔 시체들이 넘실거렸다· 여기저기선 사이렌 소리가 가득하다·

그런 전쟁 터진 도시 안·

-스윽·

불타는 차들이 즐비한 도로 중앙을 누군가 걷는다· 위풍당당하기 그지없다· 입에는 담배를 문 얼굴이 허옇고 찢어지게 웃는 붉은 입술이 그려진 괴기스러운 사내·

‘조커(Joker)’였다·

붉은 머리를 찰랑이며 차도 중앙을 거침없이 걷는 ‘조커(Joker)’· 아니 강우진· 그의 앞에 있는 카메라가 뒷걸음질 치며 찍는다· ‘조커(Joker)’가 담배를 길게 빨 때였다· 바로 앞쪽 전봇대에 박은 차 운전석에서 한 남자가 쿨럭이며 나왔다· 머리에선 피가 흘렀고 몸에 힘이 없는지 차도 바닥을 질질 긴다·

그런 남자가 ‘조커(Joker)’를 발견하곤 손을 뻗었다·

“사 살려줘·”

멈추는 것 없이 위풍당당 걷던 강우진이 짧게 답하며 웃었다·

“그래·”

-탕탕!

남자는 머리통이 터지며 쓰러졌다· 강우진 또는 ‘조커(Joker)’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몇 걸음 더 걷다가 담배 연기를 쭉 내뱉었다·

그리곤·

-스윽·

시체와 불타는 차들이 가득한 차도 중앙에 멈춰서는 돌연 탭댄스를 춰댔다· 그러다 멈칫· 양손으로 붉은 머리를 쓸어 넘긴 우진이·

“아아 그래·”

정면 카메라를 보며 비죽 웃었다· 아니 무표정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려진 얼굴 덕에 그는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다·

“재밌는 장난이 떠올랐어·”

이 대사 뒤로 잠시 침묵·

“······”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강우진도 그를 찍는 촬영팀도 ‘조커(Joker)’ 얼굴이 가득한 여러 모니터 앞 안가복 감독도 그의 뒤에 팔짱 낀 노라 포스터도 백여 명 외국인 스탭들도 마지막을 확인하기 위해 나온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들도·

최소 수백 명이 몰렸지만 고요했다·

불타는 소음만 번질 뿐·

이때·

“컷·”

잠잠히 일어난 안가복 감독이 촬영 존 속 ‘조커(Joker)’를 보며 사인을 던졌다·

“OK·”

동시에 뒤쪽에 선 죄다 기백 가득한 얼굴인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 중 민머리 남자가 읊조렸고·

“끝났군 드디어·”

수백 외국인 전체가 촬영존 속 강우진에게 박수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짝!

크랭크업· 즉 방금 안가복 감독의 ‘OK’ 사인이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마지막 사인이었으니까·

‘아카데미상’에 도전할·

-짝짝짝짝짝짝!

‘조커(Joker)’의 모든 촬영이 지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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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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