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화 서막 (3)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LA와 뉴욕의 33개의 극장에서 2월 9일에 선 개봉됩니다· 개봉 기간은 약 2주입니다· 물론 ‘아카데미상’의 일정을 마친 뒤 전세계 개봉일정이 진행됩니다· 우리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여러 도전을 시도하는 중이며 여러분의 많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2월 9일인 선 개봉날과 함께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아카데미상’에 관한 도전을 강하게 피력했다· 더불어 LA와 뉴욕 내의 33개의 영화관 위치와 정보도 같이 업로드했다·
이로써 ‘삐에로’의 선 개봉 관련 정보가 모두 풀렸다·
당연히 이번 발표는 시작을 알리는 정도· 이미 ‘컬럼비아 스튜디오’ 측은 선 개봉 전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홍보 마케팅 스케줄 역시 빡빡하게 잡아둔 상태였다· 아무리 선 개봉에 33개 영화관 개봉이라지만 이 역시 돈이 들어가는 움직임이며 결과는 무조건 좋아야 했다·
뭐 시작은 ‘아카데미상’의 조건을 달성하는 의미도 담겼으나 짧은 2주의 선 개봉 기간은 어찌 보면 ‘삐에로:빌런의 탄생’ 전체흥행의 사전 점검이기도 했으니까·
그때의 관객들과 전문가들의 평가 성적의 지표 입소문부터 화제성 등등·
선 개봉에서도 성적이 좋다면 당연히 ‘아카데미상’에도 좋은 바람을 넘길 수 있고 차후 전세계 개봉에도 영향이 있을 것· 따라서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이번 선 개봉에 잔뜩 힘을 줘야 했다· 뭐가됐든 공식 SNS를 통한 이 발표엔 삽시간에 반응들이 몰려들었다· 한국어 영어 포함 세계의 수많은 언어들이 판을 친다·
-선 개봉? 이건 아카데미상 조건 때문에 먼저 개봉하는 거네
-왜 LA와 뉴욕에만 개봉하는 거야!! 그리고 33개 극장은 너무 적은데?? 제길! 난 포기하겠어
-이 영화 컬럼비아가 기획한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영화잖아? 그런데 시작부터 특이하게 움직이네 왜인지 망할 것 같은걸?
-좋아! 33개 극장 중 하나가 우리 집과 가까워!!
-이봐 컬럼비아 정말 진심으로 강우진이 아카데미상에서 뭔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거야?
-궁금하긴 한데···영화보러 LA까지 가는 건···무리지
-과연 영화가 어떻게 뽑혔을까? 예고편이 전부라면 볼 가치는 없는데
-당장 예매 열어! 바로 예약한다!!
-선 개봉에서 영화를 보면 강우진이 오스카에서 욕을 먹을지 박수를 받을지 판단되겠군
이 시각 영화 ‘게스트’ 팀과 조우한 강우진·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그를 실물로는 처음 본 강우진을 잠시간 멍하니 보던 ‘A8 미디어’의 대표 제니퍼 서먼이·
“아·”
퍼뜩 정신 차리면서 강우진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처음 보죠? 반갑습니다 ‘A8 미디어’의 제니퍼 서먼입니다·”
포커페이스 진한 우진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강우진입니다·”
낮고 묵직한 음성이 제니퍼의 귓가를 스쳤고·
‘와우 생각보다 엄청 시니컬한 느낌이잖아? 은근 거친 아우라도 있고·’
강우진은 그녀를 보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물론 속으로·
‘키가 겁나 크네 거의 나랑 비슷한 거 아니냐??! 지리네· 하여튼 미국은 죄다 크다니까·’
짧은 순간 오해가 쌓였을 무렵 대뜸 우진에게 ‘게스트’의 여주인 마일리 카라가 붙었다·
“당신이 꼴등이에요·”
“시간에는 맞춰왔는데요·”
뒤이어 미소짓는 크리스 하트넷도 강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끼었다·
“마일리 네가 참아 강우진이 워낙 스타잖아? 그나저나 우진· 올지 안 올지 모르겠다더니 왔군·”
“시간이 맞아서·”
여기서 마일리 카라가 급작스레 미간을 꿈틀했다·
“둘이 말하는 게 편한데? 왜 그렇게 친해진 거야·”
크리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우진과 나는 ‘삐에로’에서도 현실에서도 친구니까·”
잠시간 크리스 하트넷을 노려보던 금발의 카라가 강우진에게 바로 말했다·
“나랑도 편하게 해·”
삐진 건지 어쩐지 진중한 카라의 얼굴에 강우진은 하마터면 컨셉질 무장해제가 될 뻔했다· 가까스로 톤을 찾은 그가 무심히 답했다·
“난 상관없어·”
“망할 편해진 게 크리스보다 늦은 게 마음에 안 들어·”
“어이어이 마일리 말이 심한데?”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3명의 배우· 헐리웃의 탑들과 섞인 강우진의 모습이 그다지 이질적이지 않았다· 거기다 ‘게스트’의 감독이나 키스탭들도 강우진을 둘러싸며 분위기에 동참했다· 이를 가만- 히 지켜보던 제니퍼 서먼· 입가에 미소가 짙은 그녀에게 주근깨 남자 직원이 붙어 물었다·
“······대표님 특별출연인데 이 분위기는 뭔가- 강우진이 주연 같은데요?”
픽 웃은 제니퍼가 헐리웃 거물들 중심에 선 강우진을 보며 답했다·
“그런 게 영향력이고 장악력이지 딱히 아무것도 안 해도 힘 있는 인물들이 들러붙는 힘·”
뒤로 몇십 분간 상황을 지켜보던 제니퍼 서먼이 모두를 자리에 앉혔다· 금방 ㅁ자형 책상이 거물들로 가득 찼고 영화 ‘게스트’는 이 인원들로 굴러갈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우진아·”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속삭였고·
“컬럼비아가 ‘삐에로’ 선 개봉날 발표했다·”
“···그렇습니까?”
“어어· 댓글 달린 거 보니까 뭐 진창이여· 그나저나·”
고개를 흔들던 최성건이 말을 추가했다·
“너 가족들한테 비행기 표도 전달했다·”
이후·
정식발표를 던진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헐리웃은 물론·
『BBX/‘아카데미상’에 도전장 내민 컬럼비아 ‘삐에로:빌런의 탄생’ 선 개봉날 발표!』
한국과 일본 등·
『[속보]강우진의 ‘삐에로:빌런의 탄생’ ‘아카데미상’ 노리기 위해 LA와 뉴욕 내의 33개 극장부터 2월 9일에 선 개봉』
글로벌하게 소식이 빠르게 전파됐다· 당연히 한국은 급격하게 날뛰었고·
-아!!악!!! 한국에도 선 개봉해줘!! 제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
-하····디져따····지금 LA 비행기표 끊는다!!!
-선 개봉이면 ㅈㄴ특별하긴하넼ㅋㅋㅋㅋ아카데미상 전에 보는거니까ㅋㅋㅋ
-근데 선 개봉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서 떨어지면 어케됨?
-뭘 어케되냐ㅋㅋㅋㅋ걍 ㅈ되는거지
헐리웃이나 세계적 대중들은 그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었다· 덕분에 ‘삐에로’의 선 개봉 홍보는 알아서 척척 잘 굴러갔지만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방심하는 것 없이 다음날에 바로·
-【‘삐에로:빌런의 탄생’】3차 예고편|컬럼비아 스튜디오
추가 예고편과 여러 언플을 돌리며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며칠간 헐리웃은 ‘삐에로:빌런의 탄생’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바로 다른 이슈가 터지며 다른 영화가 ‘삐에로’를 바짝 추격했다·
『LA TIME/마일리 카라 크리스 하트넷 차기작에서 호흡 맞춘다!』
영화 ‘게스트’였다· 강우진과 연이 깊은 최근에 둘 다 영화 촬영을 마친 마일리 카라와 크리스 하트넷이 투톱으로 확정됐다는 소식· 이미 강우진 관련으로 꽤 시끄러웠는데 돌연 카라와 하트넷이 주연으로 박히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한국은 헐리웃보다 더 했다·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일리 카라랑 크리스 하트넷이 주연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찐이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미쳤다····bw엔터가 메인 투자인 것도 좀 신기했는데···바로 헐리웃 1티어 탑들이 주연으로 박히네····
-도랏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백퍼 강우진이랑 관련있닼ㅋㅋㅋㅋ카라는 원래 친했고 하트넷은 이번 삐에로에서 친해진 듯
-흥신소 흥해라!!!
-↑흥신소 아니고 게스트임 헐리웃 리메이크작
-아니ㅋㅋㅋㅋ게스트도 잘되면 강우진이나 bw나 더 떡상하겠넼ㅋㅋㅋㅋ
돌연 세계적 탑스타 두 명이 주연으로 박혔으니 당연했다·
‘게스트’ 자체는 헐리웃 제작사지만 원작이 강우진의 ‘흥신소’고 메인 투자가 bw엔터다 보니 이 이슈는 바로 국내 뉴스에도 소개됐다· 이렇듯 ‘삐에로’나 ‘야수와 미녀’ 또는 ‘게스트’ 등등 세계가 강우진 관련 이슈로 미친 듯 왁자지껄하다만 의외로 주인공은 조용했다·
강우진 말이다·
‘후시로 입 맞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 OST 부르는 건 쉬웠는데 말이지·’
현재 강우진은 하루마다 여러 주제의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며칠 전 본격적인 편집에 돌입한 ‘야수와 미녀’· 이미 촬영은 끝났지만 많은 CG가 투입될 만큼 후시 녹음 역시 중요한 작업이었으니까·
벌써 약 1주간 강우진은 음향 스튜디오와 녹음실을 넘나들며·
-♬♪
보컬 및 ‘야수’의 후시 녹음을 해내는 중이었다· 그뿐인가? ‘삐에로’ 관련 후반 미팅과 홍보 일정에도 참여해야 했고 광고와 인터뷰 화보 행사 참석· 거기다 개인 SNS와 ‘강우진 부캐’ 촬영도 소홀하면 안 됐다·
시간이 하루가 녹아 사라졌다·
‘으아! 정신없다 정신없어!’
그렇게 어느덧 1월 27일·
금세 1월 말이 도래했을 때쯤 강우진은 ‘컬럼비아 스튜디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삐에로’ 홍보 겸 대형 너튜브 촬영 일정 전 컬럼비아의 간부들이 우진에게 미팅을 요청한 것·
근엄한 얼굴인 강우진은·
“······”
최성건 없이 혼자였다·
‘분위기 개무겁네 왜 이렇게들 분위기를 잡지? 컨셉질 좀 더 세게 가야겄네·’
반대로 우진의 건너편에 자리한 컬럼비아 간부들은 다섯이 넘는다· 익숙한 인물도 처음 보는 인물도 있었다· 죄다 진중한 표정· 그때 낯익은 민머리 간부가 강우진에게 두터운 종이뭉치를 내밀었다·
“강우진씨 과거에 말했던 건입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제안한 건 ‘삐에로’를 포함한 세 작품·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초반부 영화들· 당연히 모두 ‘조커(Joker)’로서 제안을 했었죠·”
“네 맞습니다·”
“그 영화 중 두 번째의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어요·”
즉 ‘삐에로’ 다음의 영화라는 뜻· 이미 얘기 나왔던 부분이지만 예전엔 강우진이 시나리오가 먼저라며 못을 박았었다·
‘오호- 시나리오? 바아로 확인 들어갑니다!’
신나게 외친 속내와는 달리 강우진은 겉으론 매우 차갑게 답했다·
“먼저 한 번 보겠습니다·”
그가 조용히 시나리오를 집었다· 이어 표지에 박힌 영어로 된 타이틀을 한 번 읽고는 첫 장을 펼치는 척·
-푹!
시나리오에 붙은 검은 사각형을 찔렀다· 삽시간에 강우진의 세상이 온통 컴컴한 아공간으로 변했다· 곧바로 컨셉질을 푼 강우진이 하품을 쩍- 하면서도·
“볼까- 등급이 어떤가·”
나열된 흰 사각형 쪽으로 걸었다· 먼저 그의 눈에 띈 것은 영화 ‘게스트’였다·
-[14/시나리오(제목: 게스트) SSS급]
그새 ‘게스트’는 SSS급으로 등급이 치솟은 상태· 강우진이 비죽 웃었다·
“그렇지 마일리 카라에 크리스 하트넷이 붙었는데 안 오르면 이상하지·”
물론 앞으로 더 오르거나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했다만 당장은 기뻐해도 됐다· 수백억의 투자금엔 우진의 자금도 일부 들어갔으니까·
“흐흐·”
이어 실실 웃던 우진의 시선이 움직였다· 방금 아공간에 업데이트된 새 작품이었고·
-[15/시나리오(제목: 박쥐:영웅의 탄생) EX급]
-[*완성도가 매우 높은 영화 시나리오입니다· 100% 리딩이 가능합니다·]
강우진의 미소가 ‘조커(Joker)’처럼 더욱 짙어졌다·
“이건 시작부터 EX급이네 개꿀·”
며칠 뒤 2월 3일 금요일 아침·
어느새 ‘삐에로’의 선 개봉이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 강우진은 승합차 안이었다· 아침부터 LA 도심을 달리는 승합차· 특이한 것은 우진을 태운 승합차의 목적지가 ‘컬럼비아 스튜디오’도 아닌 ‘월드 디즈니 픽쳐스’도 아닌 다른 곳이라는 것·
헐리웃의 ‘빅파이브’ 중 한 곳은 맞았다·
‘‘유니버설 무비스’라- 거의 다 왔네·’
강우진의 목적지는 바로 ‘유니버설 무비스’였다· 이유야 심플했다·
‘간만에 그 거인 아자씨 보겠구만·’
조셉 펠튼이 총괄 프로듀서로 있는 영화 ‘존 페르소나’의 대본리딩이 1시간 뒤 시작되니까· ‘야수아 미녀’의 크랭크업 직후 ‘존 페르소나’의 첫 촬영이 목전이라는 뜻·
다만 강우진이 지금 읽고 있는 시나리오는 ‘존 페르소나’가 아니었다·
‘역시 재밌네 EX급인 이유가 있어·’
며칠 전 ‘컬럼비아 스튜디오’ 쪽에서 받은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두 번째 영화였다· 아공간에게 첫 등급부터 EX급을 받은 ‘박쥐:영웅의 탄생’· 등급은 만족스럽게 높지만 컨셉질상 바로 하겠다 말하는 건 이상하니 일단 시나리오만 받아온 강우진이었다·
‘이걸 안 하면 병신이지 뭐 슬슬 확답 주면 될 듯·’
곧 우진이 시선을 올려 조수석 쪽에 앉은 꽁지머리 최성건을 불렀다·
“대표님·”
“······”
“컬럼비아 쪽에 ‘박쥐:영웅의 탄생’ 제가 하겠다고-”
말하던 강우진이 최성건의 침묵에 미간을 작게 좁혔다가 질문을 바꿨고·
“대표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핸드폰을 내려보던 최성건이 고개를 올리며 급작스레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 이건 또 뭐냐?”
“어떤·”
“아니 방금 뜬 거 같은데 뭐라고 해야되나· 일단 봐·”
최성건이 핸드폰을 돌려 강우진에게 화면을 보였다· 화면엔 기사가 출력되고 있었고 타이틀을 읽은 우진은 겉으로야 덤덤했으나·
“음·”
속으로는 괴랄한 비명을 질렀다·
‘에???! 에엑??!’
그럴 만했다·
강우진이 데뷔하고 처음으로 터진·
『CNM/마일리 카라가 강우진의 집에서 나왔다 둘은 사랑에 빠졌다/ 사진』
열애설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