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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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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화 잠식 (1)

‘삐에로:빌런의 탄생’ 속 강우진 또는 ‘헨리 고든’을 보는 외국인 관객들이 침을 꿀떡 삼켰다·

‘뭐야 저거· 표현이 소름 돋는데?’

‘깜짝이야 시작부터 분위기가 무슨······’

‘저렇게 해서 처음 나온 삐에로가 되는 건가? 그런데- 강우진 연기 괜찮지 않아?’

‘음 나쁘지 않네· 역시 에미상 남주상을 받을 정도는 돼·’

갖가지 속내였지만 공통적인 건 감탄이라는 것· 즉 강우진은 수백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등장 단 5분 만에 말이다· 하지만 역시 애써 부정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뭐 그래봤자 이제 시작일 뿐·

강우철 서현미 강현아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저게- 내 아들? 진짜?’

‘우 우진아······고생이 많았구나·’

‘헐!! 비주얼 대충격!!! 미쳤다!’

이쯤·

-♬♪

우렁찬 클래식 음악이 옅어지며 강우진을 출력하던 스크린이 검게 변했다· 이어 스크린 중앙에 타이틀이 떴고·

-<삐에로:빌런의 탄생>

잠시간 유지되면 타이틀이 지워지자 대형 스크린엔 다시금 ‘헨리 고든’이 나타났다· 이번엔 컬러에 좀 전의 괴기스러운 모습은 사라졌다· 허리와 어깨가 굽은 ‘헨리 고든’이었다· 해진 집업후드를 입은 그는 길을 걷고 있었으며 밑으로는 강우진의 영어로 된 나레이션이 깔렸다·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아 나 역시 세상을 보고 있지 않지만·”]

앵글은 그의 뒷모습· 수많은 사람이 그를 스치지만 단 한 명도 ‘헨리 고든’을 봐주지 않았다· 때때로 그에게 시선을 맞춘 이는 미간을 찌푸리거나 몸을 피했다· 마치 ‘헨리 고든’이 바이러스라도 되는 양 말이다·

이어 약 20분간은 ‘헨리 고든’의 인생이 펼쳐졌다·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어찌보면 평범한 삶이라고 할 수 있지만 표현되는 분위기가 강우진의 연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선사했다· 많은 감정이 스크린에 담겼다· 무시 괄시 핍박 차별 편견 멸시 폭력· 이 모든 것을 느끼는 ‘헨리 고든’은 점차 변해갔다· 하지만 대놓고 티 나지는 않았다· 그것을 처음 느낀 건 권기택 감독이었다·

‘인물의 어투가 조금 변했어· 강세? 리듬? 확실히 말하긴 힘들지만 ‘헨리 고든’에게 분노가 쌓이고 있군· 하지만 참아· 억지로 참고 있군·‘

물론 홍혜연이나 류정민도 어렴풋 인지하고 있었다· 스크린 속 ‘헨리 고든’이 강우진이 행하는 말과 행동 등에 과격함이 조금씩 묻어난다는 것을· 그의 주변인에게 발하는 눈빛에 과도한 무언가가 서린다·

‘헨리 고든’은 유약하며 자존감이 바닥이지만 사실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야 세상에 속할 수 있으니까 살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더 부각될 수 있다· 그의 참고 참던 짜증과 분노가 말이다· 여지껏 잠잠하게 인내했기에 그와 반대되는 감정이 살짝살짝 표출돼서 관객들에겐 심히 강렬하게 때려 박힌다· 당연히 손쉬운 과정의 연기가 아니다· 그 오묘한 경계선을 넘나들며 전달해야 지금의 관객들이 느끼는·

‘답답해 어서 빨리 폭발해버리라고·’

‘저 빌어먹을 피자집 사장 자식! 뚱뚱한 주제에 누굴 무시하는 거야? 저놈은 죽어도 괜찮을 거 같네·’

‘계속 이런 식인가? 아니 주인공은 점점 화나고 있어· 기다려 보면 뭔가가 달라질 거야·’

답답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차오르는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주제로 왔든 수백 관객들은 스크린 속 강우진은 점차 응원하기 시작했다·

때가 된 것이었다·

-쿠구구구궁!

천둥과 폭우가 쏟아지는 밤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문 닫은 피자집에 나타났다· 얼굴은 가려졌지만 관객들은 전부 그가 강우진임을 확신했다·

‘그래! 터트려버려!’

응원이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기대감이 수 배는 증폭됐고 상영관 전체로 피자집 사장인 육중한 사내가 외침이 울렸다·

-[“너- 헨리? 헨리 고든 맞지?! 너 이 자식 여긴 왜 왔어!”]

여기서 돌연 고래고래 외치는 육중한 사내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슬로우모션이 걸린 것· 앵글은 뒤집어쓴 후드 안 무표정인 우진의 얼굴을 출력했다· 밑으로 그의 나레이션이 다시금 깔렸다·

-[“아- 몰라몰라 엿이나 먹으라지·”]

둘의 대화가 시작되며 슬로우모션이 풀렸고 강우진은 기괴한 웃음을 보이며 뭔가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은빛 총이었다· 화면이 순간 바뀐다· 폭우 쏟아지는 밖으로· 우당탕탕 소음이 들린 뒤 불 켜진 피자집에 총성이 울렸다· 하지만 천둥에 묻혀 그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다·

다시 앵글은 내부로·

고깃덩이는 바닥에 널브러졌고 그것을 내려보는 우진의 얼굴엔 허연 밀가루가 가득했다· 고깃덩이에 총알 몇 발을 더 박는 강우진· 옅은 미소가 번진다· 여기서 수백 관객들은 외쳤다· 물론 속으로·

‘드디어!!’

‘그래! 너무 늦었잖아! 몇 발 더 박아버려!’

‘어우 시원해· 그런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치솟는 쾌감에 빠진 관객들은 자신이 스크린에 푹 빠졌다는 걸 잊었다· 그저 강우진이 날뛰는 것을 미친 듯 감상하고 있을 뿐· 피자집에 울리는 클래식 음악이 더욱 커졌을 때도 핏물이 낭자한 덕에 강우진이 미끄러졌을 때도 고깃덩이의 궁둥이에 그가 얼굴을 처박을 때도 프흐흐 웃으며 그가 춤을 출 때도·

관객들은 강우진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아니 못 하는 거다· 이미 수백 외국인들은 강우진 또는 ‘조커(Joker)’의 늪에 푹 빠졌다·

-[“크크크! 하하하하하!”]

얼굴은 허연 게 다지만 스크린 속 강우진은 이미 각성했다· 그런 그가 바닥에 산재한 물건 중 카드를 집었다· 앵글은 집어 든 카드가 집중됐고 강우진의 대사가 울렸다·

-[“‘JOKER(조커)’ 좋은걸?”]

여기서 모든 관객의 뇌리에 ‘조커(Joker)’가 강렬하게 자리 잡았고 스크린 속 강우진은 어느새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아 그렇구나· 이 장면은 처음에 나왔던 거야· 관객들이 흥분할 때쯤 흑백의 화면이었던 것의 오리지널 컷이 생생하게 출력되는 중이었다·

‘조커(Joker)’로 변할 때·

밀가루로 범벅된 강우진이 핏물로 눈썹을 그렸다· 코끝을 찍고 쭉 찢어진 입술을 그렸다· 눈 주변 역시 마찬가지· 우진이 핏물이 낭자한 양손으로 머리를 쓸었다· 흑갈색이던 그의 머리에 핏물이 묻어났다· 똑같았다· 카드 속 ‘조커(Joker)’와 말이다· 그가 양 검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동시에 눈물 한 방울이 주륵 볼을 타고 흘렀다·

무엇을 위한 슬픔인가?

‘조커(Joker)’의 등장 임팩트에 입을 작게 벌리거나 충격먹은 관객들은 당황했다·

‘왜 울지?’

‘방금까지 시원하게 움직였고 ‘조커(Joker)’로 변하기까지 했는데 울어?’

‘이상한 타이밍의 눈물· 그런데 왜인지 그가 측은해·’

‘뭘까 모르겠지만 저 눈물은 괴기함 속에 유일한 진심같이 보이기도 하고·’

서현미는 스크린 속 아들을 보며 실제로 눈가가 촉촉해지기까지 했다·

‘울지마 아들·’

묘한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우진이· ‘조커(Joker)’가 흘린 한 방울의 눈물은 마지막 남은 이성이며 시간이었다· 지금껏 참고 인내하던 그 모든 것들·

‘그리고 앞으로 행할 모든 끔찍한 일들에 관한 두려움일지도·’

지금 심한호가 속으로 읊조린 것처럼 사라질 운명인 ‘헨리 고든’의 마지막 감정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상영관은 잠시잠깐 착 가라앉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치 뭐랄까·

‘‘헨리 고든’은 나를 보는 것 같아 그는 충분히 견뎠어·’

관객들이 ‘헨리 고든’의 등을 두드려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화면 전환이 되면서·

-♬♪

잠잠한 상영관에 경쾌한 음악이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곧 대형 스크린엔 초반 내내 답답함을 줬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모습과 의상 전부가 기상천외한 ‘조커(Joker)’가 길을 걷는 씬이 출력됐다·

붉은 머리에 얼굴은 허연 그야말로 ‘조커(Joker)’와 다름없는 강우진의 위풍당당한 장면·

빨간 재킷과 바지 파란 셔츠 노란 조끼 해진 갈색 구두 벌겋고 퍼런 짝짝이 양말· 앵글은 세상에 무시당했던 ‘헨리 고든’과 같은 시선이었지만 그를 스치는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던졌다· 놀라거나 충격이거나 웃거나 등등· 그러거나 말거나 ‘조커(Joker)’의 발걸음은 신남이 묻었다·

중간중간 탭댄스를 출 정도로·

이에 관객들의 마음도 동화됐다· 우울함을 벗고 이제부터 ‘조커(Joker)’가 보일 행보가 미친 듯이 기대됐으니까·

그 기대는 금방 가득하게 채워졌다·

-[“히히히!”]

-탕탕탕!!

재차 총성이 울리고 폭발이 일어나고 폭행이 자행되며 살육이 반복됐으니까· ‘조커(Joker)’에겐 장난이었지만 사회적으론 엄청난 문제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즐겼다· 크리스가 연기한 ‘로버트 프랭클린’ 기자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어- 너 이름이 뭐야·”]

-[“나 나는 로버트· 로버트 프랭클린·”]

모두가 진심으로 ‘조커(Joker)’와 함께하며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더 강렬하게 짓밟아 버려! 저 망할 사회를 망쳐놓으라고!’

이상한 현상이었다·

분명 ‘조커(Joker)’는 빌런임에도 수백 외국인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거기다 강우진을 비판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관객들조차 처음의 의도를 모두 잊고 순수하게 영화를 감상하는 중이었다·

-[“히히히히 하하하하·”]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중후반 이쯤엔 좌석에 자리한 관객들 중 그 누구도·

-[“또 다른 장난이 생각났거든·”]

강우진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약 1시간 뒤·

첫 상영이던 ‘삐에로’가 한창 출력되던 스크린엔 어느새 엔딩크레딧이 올라오고 있었다· 울리는 강렬한 비트가 가미된 음악은 덤· 여기서 특이한 것은·

“······”

“······”

“······”

좌석을 가득 채운 수백 관객들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영화가 끝났기에 대화를 하는 이들은 보였으나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 상영관을 빠져나가진 않았다· 물론 강우진의 가족들도 홍혜연이나 류정민 무리도 심한호 쪽도·

그 이유는 관객들의 입에서 뱉어졌다·

“크- 뭐야 이거 재밌잖아!”

“끝내줘! 10년 이내에 봤던 영화 중의 최고였어·”

전율과 ‘조커(Joker)’ 잔향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은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것으로 끝났기에 말할 것도 많았다· 그렇게 관객들은 몇 분을 움직이지 않았다· 이 상영관을 벗어나면 영화를 보며 느꼈던 쾌감이 끝날 것 같았기에·

이때였다·

-스윽·

돌연 대형 스크린 쪽의 문이 열리며 영화관의 직원들 두 명이 입장했다· 뭔가 퇴장 안내를 하는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두 직원은 스크린 앞쪽에 핸드 마이크를 세팅한 뒤 자신들이 들어온 문 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곧·

“어??”

“우와·”

외국인 관객들 사이로 웅성거림이 커졌다· 충분히 그럴 만했다· 직원들이 통과한 문에서 익숙한 배우들이 입장하기 시작했으니까· 시작은 조연들부터였다· 100% ‘삐에로:빌런의 탄생’에서 봤던 헐리웃 배우들· 대충 3명 정도 입장한 뒤 주름진 얼굴의 남자가 나타났다·

관객석의 심한호와 ‘거머리’ 팀이 웃었다·

“나오셨구만·”

이유야 간단했다· 안가복 감독이었으니까· 헐리웃 조연급 배우들과 안가복 감독· 이들의 등장은 곧 ‘컬럼비아 스튜디오’가 밝혔던 선개봉 상영관 중 깜짝 무대 인사가 있을 거라는 곳이 이곳임을 뜻했다·

덕분에 수백 관객들의 흥분이 가중됐다·

그 흥분에 보답이라도 하듯·

“하하하 오랜만이네 이런 거·”

안가복 감독 뒤로 웃으며 얼굴을 보이는 헐리웃 탑중의 탑인 크리스 하트넷· 그는 여유롭게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어 마지막·

-스윽·

형형색색의 의상을 입은 남자가 수백 관객들의 눈에 띄었다· 영화에서 봤던 빨간 재킷과 바지 해진 갈색 구두 벌겋고 퍼런 짝짝이 양말· ‘조커(Joker)’의 의상 그대로를 입고 나타난 남자·

‘삐에로:빌런의 탄생’의 남자 주인공 강우진이었고·

“······”

무심한 얼굴로 나타난 강우진이 관객석에 시선을 돌렸을 순간·

-짝짝짝짝짝!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관객석에 앉은 모두가 일어나 강우진에게 기립박수를 미친 듯이 쳐댔다·

-짝짝짝짝짝짝짝!

강우진이 모두를 장악해버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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