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출 (6) >
대뜸 한적한 공원에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강우진이 도망자 각성한 불알친구들이 추격자였다. 두 진영 모두 미친 듯 뛴다. 심지어 추격자들의 흉포한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야!! 강우진!! 딱 서라! 어?!!”
“개년! 서서! 서라고!”
“미친놈아!! 야!!”
침만 안 흘렸지 흡사 이성을 잃은 야생동물 같다. 죽는다 저 미친 황소들한테 치이면 죽어. 뛰는 강우진은 속도를 높였다.
그렇기에.
-타닷!
이성을 잃은 추격자들과 도망자 강우진의 열 걸음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산책 나온 시민들이 냅다 뛰어다니는 4인방은 약간 또라이처럼 힐끔댄다.
충분히 그럴만했다.
주말 화장한 점심에 건장한 남자들이 이성을 잃고 날뛰고 있으니까.
그렇게 약 3분 정도.
“커허···야! 크허- 그만 뛰어! 야 강우진!”
“미친놈 허헉! 존나 빨라.”
“시발! 야! 좀 서보라고! 허억!”
서서히 미친 추격자 삼인방이 숨을 헐떡였다. 탈락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 첫 낙오자는 뚱뚱한 이경성이었다.
“···크허-”
그가 조금씩 느려지더니 결국 무릎을 양손으로 짚으며 뚝 멈췄다.
“시발···토나와. 욱!”
이경성 다음으로 탈락한 것은.
“허억- 으헉- 저 미친 강우진 새끼.”
기생오라비 느낌의 나형구였다. 그 역시 발을 멈추고 하늘을 보며 거친 숨을 정리했다. 추격자 둘이 탈락했다. 이제 남은 것은.
“크허- 야야! 우진아!”
우람한 김대영뿐이었다. 과연 우람한 덩치는 폼이 아닌지 탈락한 두 친구보다 체력이 뛰어났다.
물론.
“후웁! 후우!”
뛰면서도 날숨 들숨을 체계적으로 내쉬는 강우진도 여전히 날쌨다. 덕분인지.
“야! 허억! 알았어! 뛰지마! 강우진 얘기하자 얘기!”
김대영이 뛰는 속도를 줄이며 앞쪽의 강우진에게 외쳤고 앞선 우진은 고개만 돌려 제안했다.
“니부터 멈춰!”
“어어! 알았다고!”
김대영이 허리에 손을 올리며 뛰는 것을 멈췄고 그것을 본 뒤에야 강우진 역시 속도를 줄였다. 일찌감치 탈락한 친구 둘은 바닥에 궁둥이를 붙이고 휴식 중.
이어 거친 숨을 고르던 강우진이 김대영에게 외쳤다.
“아니 왜 멧돼지마냥 쫓아오는 거??!”
“당연히 쫓아야지! 시바 니가 배우로 영화 스크린에 나왔는데!”
“아니 근데 왜 죽일 듯한 눈이냐고!”
“니는 왜 도망갔는데!”
“이 새끼야! 니 덩치를 봐라! 당연히 도망치지!”
뭔가 잡소리를 해대던 둘이 잠시간 대화를 끊었다. 와중에 바닥에 대강 앉았던 친구 둘도 김대영에게 붙었다. 그 틈에 강우진이 작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야야 다 설명해줄 테니까 진정들 좀 해라. 사람 잡겄네.”
주변을 둘러보는 강우진. 마침 가까운 곳에 나무 벤치가 모인 곳이 보였다. 그곳을 우진이 검지로 가리켰다.
“일단 앉자.”
불알친구 삼인방 역시 동의하는 듯 발길을 옮겼다.
-스윽.
벤치에 먼저 도착한 강우진. 가까워지는 친구들. 하지만 응징은 치러야 했다. 우람한 김대영이 먼저 강우진에게 헤드락을 걸었고 이경성이 우진의 옆구리에 잽잽을 날렸다. 나형구는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봉변에 가까운 충격에 대한 보복이었다.
그렇게 3분쯤. 거의 넝마가 된 강우진을 친구들이 가까스로 놓아줬다. 그대로 벤치에 널브러지는 강우진. 그 옆자리에 앉은 김대영이 한숨을 탁 쉬며 물었다.
“그래서? 미친놈아 설명해 봐.”
이경성과 나형구 역시 옆 벤치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강우진이 목과 옆구리를 문지르며 읊조렸다.
“일단 뭐 니들이 본 영화 주인공. 그거 나 맞다.”
“···아 시발. 본인한테 직접 들으니까 더 어이가 없네.”
“난 슬슬 좀 신기할라 그러는데? 아까 그 영화 주인공이 눈앞에서 움직이는 느낌.”
“같은 사람이잖아 병신아.”
여기서 얼굴을 쓸어대던 김대영이 우진에게 되물었다.
“아니 니 퇴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갑자기 연기를 한다고? 심지어 단편이라지만 영화까지 찍고? 현실적으로 말이 되냐?”
응 말이 안 되긴 하지. 강우진도 속으로 순순히 인정했다. 뭐가 됐든 친구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순 없는 우진이었다. 컨셉질이라든지 아공간이나 연예계의 전반적인 상황들 등등. 어차피 뭐 친구들이 연예계에 들어올 일도 없고.
그러니 강우진은 필요한 말만 하면 됐다.
“아니 거- 뭐냐. 이래저래 사정이 있긴 한데. 거두절미하고. 몰랐는데 나 연기 잘하더라고.”
“···?”
“그게 뭔 개가 똥오줌 못 가리는 소리냐.”
“이 새끼 덜 맞았어.”
황당함이 짙은 친구들에게 우진이 설명을 추가했다. 시선은 우람한 김대영에게 붙인다.
“처음 연기에 관해 내가 알아차린 건 김대영 니랑 갔던 ‘슈퍼액터’ 오디션 날. 내가 연기에 뭔가 재능이 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대본이나 시나리오에 관심이 좀 갔어. 그 뒤는 김대영 니도 알 거고.”
“내가 ‘흥신소’ 시나리오를 빌려줬지.”
“어. 읽어보니까 재밌드라. 뒤로 연습 좀 한 담에 오디션 봤다. 감독이 잘한다고 같이 하자고 해서 영화 찍었지.”
강우진이 엄지로 뒤쪽을 찌른다.
“그게 오늘 영화제 본석작으로 상영한 거고. 끝.”
“···”
불알친구들 사이로 침묵이 흘렀다. 그저 강우진을 빤-히 볼뿐. 허나 강우진은 덤덤했다. 말하지 못한 걸 빼면 거짓말은 안 했으니까. 그러다 뚱뚱한 이경성이 다시 입을 열었고.
“···그게 말이 되냐? 시발 새끼야?”
“눈앞에 있잖아. 근데 진짜야.”
연기 지식이 강우진보다 많은 김대영이 끼었다.
“평생 디자인만 해온 놈이···고작 몇 달 만에 그 정도 연기를 해냈다고?”
“응 되더라고.”
“구라치지 마. 니 혹시 우리 몰래 십수 년 전부터 연기 연습해온 거 아니냐?”
나형구도 거들었다.
“야야 강우진 그 정도면 재능이 아니라 사기지.”
아 인정. 아공간은 사기가 맞지. 어쨌든 설명을 들은 삼인방은 몇 분간 이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어떻게 소화하긴 했다. 여하튼 결과는 나왔고 우진의 브리핑 말곤 설명이 안 됐으니까. 곧 강우진이 여전히 황당해하는 친구들을 훑었다.
“여튼 그런 롹앤롤 스토리 겪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말 못 한 건 미안. 나도 정신없었고.”
“그럼 니 그간 촬영한다고 바빴던 거냐?”
“어. 진짜로 바빴다.”
머리를 긁던 김대영이 이해했다.
“뭐- 촬영이 빡세긴 하지. 하 근데 내가 니한테 이런 말을 할 줄은···그래서 너 배우 계속 할라고?”
“그래 볼까 한다만?”
“···근데 강우진 너 연기 잘하긴 하더라. ‘흥신소’ 보면서 좀 놀랐다.”
강우진이 제일 중요한 말을 뱉었다.
“이 건은 일단 니네만 알고 있어라. 어디 가서 말하지 말고. 자랑도 안 돼. 하면 사형.”
솔직히 당장은 상관없긴 하지만 귀찮은 건 사절인 우진이었다. 친구들도 뭘 그런 당연한 걸 말하냐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이때.
“그래서. 강우진 니 홍혜연님이랑 친하냐?”
나형구가 매우 진지한 톤으로 물었다. 그 뒤를 남은 친구들이 따라붙었다.
“아! 맞어. 홍혜연 나와서 놀랐잖어. 야 홍혜연이 널 뒤에서 막 안던데?? 개 부럽.”
“홍혜연님이랑 평범하게 대화도 하고 그러냐?”
훗. 작게 웃던 우진이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홍혜연님의 번호가 있지 나에게.”
“오오오오!”
“와- 시바. 야야 전화해봐봐.”
“목소리 한 번만 들어보자!”
흔한 20대 남자들의 흥분이 점철되던 와중 문득 진지해진 김대영이 주제를 훅 바꿨다.
“야 강우진. 근데 너 차기작은 정했냐?”
“아- 응. 드라마. 근데 자세한 건 말 못 해줘. 아직 비밀인 부분이라.”
이것도 사실이었다. ‘프로파일러 한량’에서 강우진의 존재는 아직 대외비. 이에 다시금 흥분이 전염되던 친구들 중 김대영이 되물었고.
“···드라마? 진심? 공중파? 촬영 언제부턴데?”
강우진이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아니 곧 첫방이야.”
다시금 삼인방의 두 눈이 디립다 커졌다.
뒤로.
주말이라 많은 대중들이 몰린 ‘미장센 영화제’는 평일인 어제완 달리 언플이 거세졌다. 아침과 점심까진 잠잠하더니 오후쯤이 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기사들이 쏟아졌다.
『[영화제]로테이션으로 영화 바뀐 ‘미장센 영화제’ 첫 영화 ‘흥신소’에 무려 홍혜연 등장!』
『‘미장센 영화제’탑배우 홍혜연에 이어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던 박정혁까지···예상외의 인물들 줄줄』
물론 홍혜연과 박정혁의 이름이 많았다. 탑배우들의 이름값 덕분. 덩달아 ‘미장센 영화제’의 홍보도 자연스레 올랐다.
다만 대중들 대부분은 탑배우들에 관심이 더 컸다.
『[이슈톡]홍혜연이 단편 영화에? ‘미장센 영화제’ 관람한 대중들 어리둥절』
과거 물의를 일으켰던 박정혁도 쓸만한 소스지만 연예계 언론은 주로 홍혜연을 다뤘다. 간간이 홍혜연과 박정혁의 견제 구도를 잡는 기사도 보였다.
『홍혜연VS박정혁 요상한 그림 완성/ 사진』
사실 강우진의 기사도 몇 개 보이긴 했으나 폭발적이진 않았다. 그저 우진의 뛰어난 연기력과 ‘흥신소’의 주인공이 홍혜연이 아닌 것에 관한 것 몇 개.
『‘홍혜연’ 등장한 단편 영화 ‘흥신소’ 그런데 주인공은 무명 배우?』
뭐가 됐든 오늘 두 탑배우들의 등장으로 ‘미장센 영화제’의 인지도가 대폭 올랐다. 주말이라 기세가 더 오른 것도 있었다. ‘미장센 영화제’ 관련해서 한 너튜버가 올린 리뷰영상에 댓글이 퍽 많이 달릴 정도.
-나 오늘 보고 왔는데 10편 다 봐도 3시간 밖에 안 걸림ㅋㅋㅋㅋ나름 괜춘했음
-↑편당 몇 분 정도임?
-노잼일 듯
-와….홍혜연이 단편을 찍었냐?? 대박
-이미 보고 온 내가 딱 말해준다 흥신소하고 두세 개 빼곤 전부 쓰레기 박정혁 나온 것도
-흥신소가 ㅈㄴ잼남
-아 이거 나도 보러 갈까….? 근데 3시간 좀 길다
-흥신솤ㅋㅋㅋㅋㅋ홍혜연이 조연임ㅋㅋㅋㅋㅋㅋㅋㅋ이상한 무명이 주인공이곸ㅋㅋㅋ근데 연기는 잘하더랑
-스포 미침??
-박정혁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더니 진짜 단편 찍어버리넼ㅋㅋㅋ인정!
-쓰레기 영화들 왜봄?
-…..하 홍혜연….딱 홍혜연 나오는 영화만 볼까 싶은데
반면 영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의외로 강우진이 언급된 게시물이 늘어나고 있었다.
-<흥신소 주인공 강우진이란 배우 정보 필요함>
-<미장센 영화제서 본 단편영화 감상평.jpg>
-<강우진 누구야? 검색해도 아예 안 오는 데>
-<갑자기 무명 배우 불타네?ㅋㅋㅋㅋ>
-<하…홍혜연 보러 갔다가 강우진인가? 걔한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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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의 옅은 인지도가 착실히 쌓이는 중이었다.
주말이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많은 회사원이 쉬는 빨간 날이었지만 영화계 여러 거물들에겐 더욱이 바쁜 하루가 될 화요일이었다. 심사위원의 거장 감독들 명예 심사위원 탑배우들 초청 감독들 특별 초청 해외 감독들 초대된 배우와 연예인들 업계 유명 관계자들 등등.
오늘은 ‘미장센 영화제’ 관련 유명인들의 관람 날이었으니까.
당연히 ‘미장센 단편 영화제’ 위원회 측이 따로 준비한 것. 당연한 결정이었다. 일반 시민들과 이들이 섞여서 영화를 관람한다면 통제가 어려울 테니. ‘미장센 영화제’의 작품과 배우 심사도 오늘 전부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상영을 진행하는 장소도 일반 영화관이 아니었다. 어마무시한 인물들이 모인 곳은 서울 시네마 아트홀.
언뜻 영화관처럼 보이지만 영화관보단 박물관에 가까운 곳이었다.
영화 관련 오래된 자료들을 보관하고 필요하다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시네마테크라 볼 수 있었다. 평소엔 상업보단 예술 단편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상영관은 2개였고 영화관 만큼은 아니지만 꽤 넓은 편.
그런 곳에 거물들이 얼추 30명이 모였다.
로비 중앙에 모인 인물들은 반갑게 인사하며 대화를 나눠댔다.
“오- 박감독 오랜만이구만?”
“예예 정감독님. 잘 지내셨습니까?”
“하하. 나야 뭐 똑같지. 박감독은 왜 노는가? 영화 안 해?”
“기획 중입니다.”
익숙한 얼굴이 많았다. 메인 심사위원에 권기택 감독이나 배우 장태산 엔터 관계자 쪽엔 GGO 엔터의 불독 서구섭 대표도 보인다. 해외 감독 무리 중엔 일본 쪽 거장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도 눈에 띄었다.
와중 겉으론 웃고 있는 서구섭 대표는.
‘최성건 이 새끼는 안 왔나?’
속으론 활활 불타고 있었다. 이미 그는 ‘흥신소’의 투자자가 bw엔터의 최성건임을 알았으니까.
‘감히 나한테 덤볐다 이거지?’
그렇게 약 1시간쯤 지난 뒤.
로비에 있던 수많은 거물과 셀럽들은 모두 상영관으로 움직였다. 대략 300석 규모였다. 좌석엔 각 인물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당연히 ‘미장센 영화제’ 측이 준비한 것. 정면 스크린을 기준으로 왼쪽은 심사위원 감독들과 배우들 자리였고 중앙과 오른쪽은 초대된 손님들의 좌석이었다.
점차 하나둘 자리에 앉는 그들.
어느새 권기택 감독을 필두로 메인 심사위원 감독들의 표정은 단단해졌다. 초대된 손님들도 ‘미장센 영화제’의 팸플릿을 내려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앞에서 보니 장관이라면 장관이었다.
영화계 연예계 관련 어마어마한 인물들이 꽤 모였으니까. 물론 대형 영화제에 비하면 수는 적을진 모른다만 확실한 건 작년보단 많다는 것.
이쯤.
-스으.
상영관이 어두워졌다. 단편 영화 릴레이가 시작된다는 뜻이었다.
-♬♪
적당한 광고 뒤 시작된 단편 영화들. 5분짜리부터 10분 등등. 러닝타임은 가지각색이었다. 영화가 끝날 때마다 적절한 박수 소리와.
-짝짝짝짝짝
여러 인물들의 감상평이 두런두런 들렸다.
“작년보다 작품 퀄들이 높아진 것 같군.”
“방금 10분짜리 영화는 대학생이 만들었다네요.”
크게 흥분하거나 넘실대지 않고 정적이었다. 그럼에도 긍정적.
“배우 연기가 좀 아쉽긴 했어.”
“그래도 연출은 괜찮지 않았어요?”
이어서 5편쯤 지났을 때.
-‘흥신소’
드디어 최근 자주 거론되는 ‘흥신소’가 시작됐다. 재밌는 것은 ‘흥신소’가 시작되고 약 10분 만에 모두의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 정적이지 않고 놀람이 섞였다.
거기다.
‘홍혜연이 주인공이 아니었나? 그보다 무명 연기가 썩 괜찮은데?’
‘허- 누구야 저 배우.’
‘과연···커뮤니티에서 시끄럽던 배우가 쟤였구만?’
대부분의 인물들은 ‘흥신소’의 주인공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어금니를 빠득 문 불독 서구섭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미친. 저 저 무명 새끼 연기가 왜 저래?! 누구야 저거!’
명백히 당황했다. 홍혜연이 문제가 아닐 정도였다. 스크린 속에선 쓰레기라 생각했던 무명 배우가 날뛰고 있었으니까. 이 순간 수많은 거물들은 스크린 속 무명 배우를 보며 어렴풋 같은 생각을 했다.
올해 첫 충무로의 블루칩은 저 배우로 확정이구나.
‘홍···혜연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저 무명의 존재감이 뛰어난 거야.’
‘연기 봐라? 그냥 활어네 활어야.’
‘표현이 무슨···어디 출신이지 연극인가?’
‘욕심나는데?’
당연히 강우진의 얘기였다.
그리고.
‘これまで出た俳優たちとは格が違う. ところで無名?(지금까지 나온 배우들과는 격이 다르다. 근데 무명?)’
해외 감독들 자리의 일본 거장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은.
‘세상에···한국은 저만한 배우가 단편에 전전하는 건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돌출 (6)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