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 (5) >
급작스레 나타난 쿄타로 감독과 그의 팀. bw엔터의 수십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쿄타로 감독을 바라봤다.
“···쿄타로 감독?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 맞지?”
반면 쿄타로 감독을 모르는 직원들은 아는 사람들에게 물음을 던져댔다.
“누군데요? 유명해요? 감독? 저는 처음 봐요. 일본어 쓰던데.”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이라고 일본에선 알아줘. 잘나가는 거물 감독.”
한창 직원들이 수군대는 사이 꽁지머리 최성건은 쿄타로 감독이 내미는 손을 얼결에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가득했다.
‘이 양반이···여길 왜 왔어?’
너무도 황당한 방문이었기에. 동시에 요상한 분위기를 눈치챈 방금까지 대표실에 있다가 사무실 상황을 확인한 강우진 역시 놀랐다. 물론 속으로만.
‘엥? 저 일본 감독. 영화제서 나 상 준 사람인 것 같은데.’
잠시잠깐 미소지은 쿄타로 감독과 눈 마주친 강우진은 재빨리 컨셉질을 짙게 했다. 금세 표출되는 냉철한 표정. 그런 우진도 쿄타로 감독이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건 들었었다.
그래서? 여긴 왜 왔는데?
쿄타로 감독과 우진은 영화제 폐막식 때 잠시 대화를 나눈 게 다였다. 한 5분 정도? 그마저도 정신이 없었기에 잘 기억나지도 않았다. 따라서 우진에게 쿄타로 감독은 느낌상 그저 옆집 아저씨에 불과했고.
-스윽.
최성건과 잡고 있던 손을 놓은 쿄타로 감독이 일본어로 읊조렸다. 미소는 여전했다.
“직접 오는 게 제 진심을 알아주실 것 같아서 이렇게 왔어요. 혹 폐가 된다면 미팅을 다시 잡아도 돼요.”
줄줄 뱉어지는 일본어. 물론 통역 직원은 있었다. 그런데 왜인지 쿄타로 감독은 덤덤한 강우진을 바라봤다.
그것이 전염됐다.
최성건 역시 눈에 느낌표를 띄우며 우진을 바라봤고 직원들은 왜 우진씨를? 같은 시선으로 강우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곧 수십 명의 눈빛이 우진에게 집중됐다. 이어 무심하게 시선을 둘러보던 강우진이 속으로 뭔가를 인지했다.
‘아아 나보러 통역을 하라는 거? 훗 그 정도야 껌이지.’
기껏 배운 일본어를 뽐낼 자리가 마련됐다. 강우진은 쿄타로 감독에게 다가서면서도 톤 낮은 일본어를 뱉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영화제 이후 다시 뵐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요? 나는 다시 볼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스스럼없이 이어지는 대화. 최성건이야 알곤 있었으나 bw엔터 수십 직원들은 강우진의 일본어 실력에 입을 쩍 벌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쿄타로 감독이 말을 잇는다.
“혹시 따로 얘기할 곳이 있을까요?”
“잠시만요.”
강우진이 왼쪽에 선 최성건에게 고개를 돌렸다.
“얘기할 곳이 필요하답니다.”
“···어? 얘기? 아아아 어어!”
약간 벙쩌있던 최성건이 정신을 팍 차렸다.
“이쪽으로 오세요!”
최성건이 안내하는 것은 대표실이었고 강우진이 쿄타로 감독에게 대표실을 예의 있게 손짓했다. 곧 대표실에는 쿄타로 감독과 통역 직원 반대편엔 최성건과 강우진이 앉았다. 쿄타로 감독의 다른 팀들은 밖에서 대기 중.
이때.
“우진아.”
꽁지머리 최성건이 강우진에게 속삭였다.
“갑자기 쿄타로 감독이 왜 온 거냐?”
“저도 잘.”
“혜연이 때문에 왔나? 어쨌든 너도 좀 있어 줘. 저짝 통역보단 네가 더 낫지.”
뭐 우진으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하루 만에 배운 일본어도 재밌었으니까.
그쯤.
“이런 적은 처음인데 좋네요.”
건너편 새치 가득한 쿄타로 감독이 웃으며 일본어를 뱉었다.
“배우가 일본어가 돼서 대화에 거리낌이 없어요. 한국 오면 늘 불편했거든. 강우진씨가 바로 통역을 해주시겠습니까?”
되물음에 우진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가능합니다.”
“‘미장센 영화제’때 대화를 짧게 해서 아쉬웠어요. 그리고 우진씨의 현 위치도 아깝습니다. 그 대단한 실력으로 이제 단편 대상. 내 생각이지만 대형 영화제서 대상 받을 정도의 실력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리 한국의 연기판 허들이 높다곤 해도···우진씨가 단편에 머무는 건 안타깝습니다.”
뭔 소리를 아는 거지 이 아저씨. 우진은 일단 무표정으로 침묵했다.
“···”
“일본에서 얼마나 지냈던 건가요?”
“사정이 있어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음 그렇군요. 미안해요.”
이때 눈 끔뻑이며 대화를 듣던 최성건이 끼었다.
“죄송하지만. 감독님 혹시 홍혜연 배우 때문에 오신 겁니까?”
바로 통역하는 우진이었고 쿄타로 감독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홍혜연 배우는 일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죠. 훌륭한 배우기도 하고. 이번 ‘흥신소’에서의 연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러나 전 오늘 강우진 배우 때문에 왔습니다.”
나? 나 때문에 왔다고? 왜지? 뭔가 일이 멋대로 커질 조짐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우진씨 일본 진출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돌연 진지한 표정으로 바뀐 쿄타로 감독의 물음. 우진은 무표정을 일관했으나 속으로는 격했다.
‘미친? 이제 두 달짼데 뭔 일본 진출?’
그는 컨셉이 아닌 순수하게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 심오한 표정이 쿄타로 감독에겐 고민으로 보였던 모양.
“고민은 당연합니다. 혹시 확정된 작품이 있나요?”
한량은 아직 함구고 권기택 감독 쪽도 확정은 아니었다. 즉 우진이 답할 답은 하나였다.
“아직 확정된 건 없습니다.”
“그렇···군요.”
대답을 들은 쿄타로 감독은 속으로 한탄했다.
‘역시나.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나름 쿄타로 감독은 며칠 간 한국의 연예계 전반으로 강우진을 조사했었다. 그러나 나오는 건 전무했다. 곧 잠시 눈을 감았던 쿄타로 감독이 강우진과 눈을 맞췄고.
“난 지금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확정됐어요. 일본 쪽 유명 소설 원작을 각색 작업 중입니다. 그것도 약 80% 정도 진행됐죠.”
퍽 확정적으로 쿄타로 감독이 읊조렸다.
“그 작품을 우진씨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후.
강우진과의 미팅을 마친 쿄타로 감독은 다음 날인 14일에 일본으로 출국했다. 원랜 하루 일정이었던 것이 일주일이나 체류하게 된 셈. 어쨌든 지속적인 연락은 최성건과 메일을 통하기로 했다. 급한 건 강우진에게.
뭐 어쨌든 우진은 긍정적이긴 했다. 쿄타로 감독과의 대화에서 어째 오해의 냄새가 풍기긴 했다만.
‘당장 일본 가는 것도 아니고. 가능성은 많은 게 좋긴 해.’
시작부터 거절할 필욘 없으니까. 시나리오는 완성되는 대로 받기로 했고 당장은 쿄타로 감독의 제안은 함구하는 것이 맞았다. 사방팔방 소문냈는데 우진이 아공간서 확인한 등급이 쓰레기라면.
‘입장이 좀 거시기해지지.’
이후 쿄타로 감독이 떠난 15일.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프로파일러 한량’의 첫방 날이었으니까. 따라서 전쟁에 참여한 드라마 팀들은 마지막 홍보 떡밥을 뿌려댔다. 여러 탑배우들도 본인들의 SNS에 시청을 독려했고.
시간은 왁자지껄 정신없이 흘러갔다.
어느새 15일 밤 9시. 이 시각 승합차에 탄 강우진은 양재역 근방의 대형 고깃집에 도착했다. 2층짜리 단독 고깃집이었는데 오늘은 한 드라마팀이 전체 대여를 한 상태였다. 바로 ‘프로파일러 한량’팀. 전체 회식 때문이었다.
곧.
-드르륵!
외부 주차장에 멈춘 검은 승합차에서 적당한 후드를 입은 강우진이 내렸다. 그리곤.
“···”
말없이 고깃집을 올려본다. 옆으로 최성건과 장수환 한예정이 나란히 붙었다. 모두 우진과 같이 고깃집을 바라봤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최성건이었고.
“드디어구만. 아마 어그로 겁나 끌려서 지금쯤 기자들도 첫방 대기타고 있을 거다.”
웃던 최성건이 근엄한 우진에게 물었다.
“어때? 첫방이 눈앞인데.”
강우진은 솔직함과 컨셉을 섞어서 답했다.
“배고프고 기대됩니다.”
“하하하 대답 신박하네. 이게 어딜 봐서 신인의 자세냐?”
시원하게 하하 거린 최성건이 먼저 발을 뗐다. 그 뒤로 한예정과 장수환이 붙었고 강우진이 제일 마지막. 우진은 딱딱한 얼굴이지만 내면으론 미친 듯 심호흡 중이었다.
‘첫방 아오 씨 결전의 날이다.’
‘프로파일러 한량’의 예고편이 공개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그였다. 얼굴도 딱히 안 나왔고. 그런데 오늘은 모든 것이 발표되는 날. 그렇기에 우진은 뭐랄까 진정이 안 됐다.
‘이게 첫 촬영 때랑은 느낌이 겁나 다르네 으!’
첫방과 첫 촬영의 떨림은 명백히 다른 부류였다. 뭐 그럴 만했다. 오늘이 강우진의 인생의 변곡점이 될 테니.
그쯤.
-스윽.
강우진 팀은 고깃집에 입성했다. 이미 한량의 수십 스탭들은 자리 세팅에 여념이 없었고 방금 등장한 강우진을 보자마자 스탭들이 반갑게 인사를 던졌다.
“어! 우진씨 왔어요!”
“안녕하세요!!”
“하하 우진씨! 박작가님이 시원하게 어그로 끌어서 좀 부담되죠??”
금세 몰려드는 스탭들. 강우진은 시니컬함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의 인사를 차근차근 받았다. 곧 조명팀의 퍼스트 스탭이 검지로 2층을 가리켰다.
“우진씨! PD님하고 작가님 2층에 있어요. 배우들도 2층에서 먹을 거고!”
한 마디로 넌 2층으로 올라가란 소리. 이에 최성건이 우진의 어깨를 툭툭 쳤다.
“너 먼저 올라가 있어라 난 여기 좀 정리하고 따라갈게.”
고개를 끄덕인 강우진이 2층으로 통하는 철계단을 올랐다. 2층 역시 1층과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둥근 테이블에 여러 스탭들이 술과 고기 테이블 앞쪽엔 커다란 TV를 세팅하는 중.
그들 역시 강우진을 발견하자마자 반갑다는 듯 웃었고.
“어이구- 우리 박대리님 오셨네.”
“잘 지냈어요 우진씨?”
두 개가 붙은 원형 테이블에 앉은 익숙한 인물 두 명이 일어났다. 턱수염 송만우 PD와 박은미 작가였다.
“우진씨! 이쪽!”
“일찍 왔네요? 아- 근데 왜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지?”
키스탭들과 인사하던 강우진이 ‘슬슬 좀 정신없네’ 따위를 느끼며 둘에게 붙었다.
“안녕하세요 PD님. 작가님.”
이어 우진을 앉힌 오늘은 긴 파마머리를 묶은 박은미 작가가 옆에 앉으며 웃었다.
“대상 축하해요. 폐막식 때도 말했는데 축하는 뭐 맨날 해도 안 부족하니까.”
“감사합니다 근데 다른 배우님들은?”
“응? 아아 몇몇은 1층에 있을 텐데? 못 봤어요? 나머지는 오고 있어.”
이때.
-슥.
돌연 턱수염 송만우 PD가 강우진의 귓가에 붙어 속삭였고.
“영어를 그렇게 잘 하길래 미국 어디 있었는 줄 알았더만. 일본어도 수준급이라면서요? 일본에도 있었던 건가?”
“···죄송합니다. 말씀드리기가 좀.”
방금 소주 한 잔을 홀로 원샷한 박은미 작가가 강우진의 오른손을 살며시 잡았다. 더불어 눈까지 감는다. 우진은 순수하게 질색했다. 뭐 하는 거지 이 작가님. 그것을 낮은 음성으로 뱉는 강우진.
“뭘···하시는 겁니까.”
“기도요.”
“기도요?”
대답은 송만우 PD에게서 나왔다.
“강토템에 비는 거지. 시청률 대박 터지게 해달라고.”
여전히 눈을 감은 박은미 작가는 진심이었다.
“난 이미 신봉 중이거든요.”
담담히 그녀를 보던 강우진은 그냥 냅두기로 했다. 뒤로 몇십 분이 지나자 슬슬 배우들이 도착했다. 모자 쓴 류정민부터.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응. 일찍 왔네요 우진씨. 그나저나 시작부터 대상을 탔더라고?”
호탕한 장태산 등의 주·조연 배우들이 몰려든다. 금세 2층은 사람들로 미어터지기 시작했다. 끝물에 도착한 건 화보 스케줄을 마치고 온 홍혜연이었다.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송만우 PD 한 칸 밀어내고 강우진의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바로 우진에게 속삭이는 그녀.
“회사에 쿄타로 감독 왔었다면서요. 회사 뒤집혔다던데?”
오늘도 역시 좋은 향이 풍긴다. 강우진은 떨림을 억누른 채 답했다.
“예 잠깐이긴 했지만.”
“혹시 일본 가요?”
“모르겠습니다.”
대답을 들은 홍혜연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이 순간.
“오오! 광고 떴으!”
뚱뚱한 조명 감독이 정면 커다란 TV를 보며 외쳤다. 덕분에 배우들부터 수십 스탭들 전부가 정면 TV에 시선을 꽂았다. ‘프로파일러 한량’ 1부가 시작되기 직전이라는 뜻.
“어떻게! 떨린다!”
“하하 다들 간만에 시청률 내기 한 판 하죠??”
“좋네! 나는 10%에 5만 원 건다!”
“저는 10.7%요!”
급작스레 내기가 벌어진다.
“기분이다! 15%에 5만!”
“오오오! 그럼 저도! 15.5%!”
배우들이나 스탭들 모두가 숫자를 뱉어댔다. 이상하게 10% 아래는 없다. 그러다 배우들이 전부 강우진을 바라봤다. 너도 끼라는 눈빛. 우진은 대체로 상기된 분위기에 따라.
‘몰라 씨. 걍 질러.’
뱉어진 숫자 중 가장 높은 수를 말했다.
“저는 20%에 5만 걸겠습니다.”
여러 스탭들이 시원하게 웃었고.
“하하하! 시원한데? 20% 가까운 시청률 마지막이 언제였더라? 한 3년 됐나? 아니 5년?”
대형 TV에 제일 가까운 남자 스탭이 외쳤다.
“어어! 시작합니다!!”
실제로 광고 끝낸 TV에선 드라마 타이틀이 뜨며.
-‘프로파일러 한량’
‘프로파일러 한량’ 첫방이 시작됐다.
약 40분 뒤. 한 허름한 국밥집.
밤 10시 30분쯤. 손님이 많이 없는 국밥집에 남녀 섞인 무리 6명이 입장했다.
그중.
“싸장님! 여기 국밥 6개요!”
우람한 덩치의 남자가 대표로 외쳤다. 우진의 불알친구 김대영이었다. 아마 이 국밥집이 나름 단골인 모양. 같이 온 사람들은 회사 직원들. 오늘 김대영의 이직 기념 조촐한 송별회가 있었으니까.
어쨌든.
“벌써 10시 30분 넘었네!”
국밥을 시킨 김대영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리모컨을 집었다. 몸짓이 매우 익숙했다. 그리곤 벽면에 걸린 작은 TV의 채널을 돌렸다. 곧 뒤쪽 동료들이 한마디씩 던졌다.
“와- 진짜 드라마 보게요?”
“그냥 재방 보지? 시작한 지 40분 넘었다면 서요?”
하지만 김대영은 고개를 저었다.
“어허! 그건 진정한 찐팬의 자세가 아니지.”
“진짜 어지간하다. 완전 홍혜연 찐팬 인정.”
“하하 다들 이참이 ‘프로파일러 한량’ 보라고? 무조건 재밌을 거니까.”
“그거 박은미 작가 거죠? 그럼 평타는 치겠네.”
어느새 TV에선 방영 중인 ‘프로파일러 한량’이 출력됐다. 처음부터 형사 역의 홍혜연이 나왔고 동료들이 앉은 자리에 대충 앉던 김대영이 엄지를 추켜세웠다.
“여윽시! 캬- 형사 역도 찰떡이구만?”
“뭐 홍혜연 예쁘긴 하죠. 탑여배우중에서 미모론 거의 1등 아닌가?”
국밥 6개가 나온 건 이때였고 김대영과 동료들은 뜨끈한 국밥으로 속을 달랬다. 물론 ‘프로파일러 한량’을 보면서.
다들 나름 재밌는지 대화보단 TV 보는데 정신이 팔렸다.
“재밌는데요? 속도감 좋네? 집 가서 앞부분부터 다시 봐야겠다.”
“이야- 류정민은 저런 베이비펌을 해도 존잘이구만? 연기도 잘하고.”
“오 뭔가 긴박해! 어? 장면 바꼈다. 응? 저 배우는 처음 보는데? 신인인가 봐요.”
“와 눈빛 봐. 좀 소름.”
“연기···잘하지 않아요? 쟤가 살인자다 백퍼!”
“악! 방금 웃는 거 사이코같았어.”
이때.
-툭!
동료들이 드라마에 빠졌을 무렵 김대영이 들고 있던 숟가락을 책상에 떨궜다. 그 소리에 동료들이 놀랐다.
“뭐야? 왜 그래요?”
“대영씨? 눈 겁나 커졌는데?”
실제로 김대영은 작게 입 벌린 채 TV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TV 속에서 소름 돋게 웃고 있는 배우를 보고 있는 것.
“···저런 미친놈이.”
‘박대리’의 첫 등장씬이었으니까.< 박두 (5)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