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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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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 (3) >

강우진이 영어를 좀 하냐는 질문. 윤병선 PD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본 것이었다. 요즘 배우들은 연습생부터 영어를 배우니까.

그런데.

“좀이 아니라 모국어 수준이죠. 일본어도.”

꽁지머리 최성건의 대답은 퍽 의외였다. 모국어 수준으로 한다고? 윤병선 PD는 ‘모국어 수준’이란 말에 집중했다.

‘모국어 정도라고? 아까 우진씨 발음이 좋긴 했는데···최대표가 살짝 오바 떠는 건가?’

윤병선 PD는 현재 본진이라 볼 수 있는 종편 HTBS에서 새 예능을 기획 중이었다. 시리즈 3개짜리로 이미 어느 정도 멤버는 물망에 올랐으나 여러 해외에서 진행될 판이 큰 예능이라 확정은 아니었다.

뭣보다 외국어가 가능한 인물이 필요했다.

욕심 같아선 영어와 일본어 등이 탑재됐다면 좋겠다만 가능한 인물이 희박하다는 걸 윤병선 PD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강우진이 영어 일본어가 모국어 수준이란다.

‘일단은 좀 찔러보자.’

윤병선 PD가 최성건을 스튜디오 살짝 구석진 곳으로 끌었다.

“최대표님. 우진씨 영어나 일본어가 모국어 수준이라는 게 솔직히 어느 정도를 구사한다는 걸까요. 진짜 말 그대로 현지인 수준?”

“예? 음 그게요.”

이상한데. 최성건은 윤병선 PD의 눈빛에서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

‘처음엔 그냥 간단하게 물어보는 것 같더니 내가 모국어 얘기를 하자마자 윤PD 눈빛이 변했어. 뭔가 원하는 게 맞아 떨어진 건가?’

곧장 머리를 굴린다. 상황의 냄새를 캐치한 것.

‘윤PD 최근에 새 예능을 기획 중이라고 했었지? 근데 외국어에 관심을 보인다? 그것도 촬영 중에 뜬금 물을 정도. 그렇다면···혹시 이번 예능 그거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진행할 생각인가?’

확증은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았다.

‘어쩌면 해외 한 곳이 아닌 여러 국가를 돌지도 모르겠는데? 아니면 같은 포맷을 몇 개 시리즈로 내놓던가.’

이 모든 건 최성건의 추측. 하지만 시도해볼 만했고 작게 미소를 지은 최성건이 윤병선 PD에게 속삭였다.

“현지인 수준 그 이상이죠. 우리 우진이가 연기도 미쳤지만 언어 계열 쪽도 터무니없어요.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일본어 심지어 수어까지.”

“···수어요? 수어까지 한다고?”

“예예. 수어는 저도 최근에 알았는데 여튼 영어 일본어는 둘 다 현지인 수준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우진이는 해외파거든요.”

좀 오바를 떨더라도 최대한 강우진을 피력할 생각인 최성건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착각이란 병을 윤병선 PD에게 감염시키는 중이기도 했다.

“해외 경험이 아주 두둑하죠.”

“어? 우진씨가 해외에 있었다고요? 얼마나요?”

“꽤 오래? 우진이 영어나 일본어 직접 들어보면 감탄이 나옵니다. 어쨌든 그래서 해외가 굉장히 익숙할 거고. 분위기라던가 문화 같은 거요.”

설명을 들은 윤병선 PD는 약간 놀라서 그런지 입을 다물었다. 더 세세한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새 예능의 기획을 함부로 얘기 못 할뿐더러 아직 ‘운동회’ 촬영 중이니까.

이때.

“근데 PD님. 우진이 외국어에 관해선 왜 물어보십니까?”

최성건이 물음에 잠시 심각하던 윤병선 PD가 웃음을 보였다.

“응? 아 하하하. 아니요. 그냥 아까 영어 발음이 좋길래 영어를 잘하나 싶어서.”

“그런가요? 괜찮으시면 촬영 끝나고 한 번 들어보시죠 우진이 영어나 일본어.”

“시간이 나면 그럴게요 하하.”

다시금 스탭들 사이로 복귀하는 윤병선 PD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최성건. 그런 그가 촬영존 안 홍혜연에게 근엄히 잔소리를 듣고 있는 강우진에게 시선을 맞췄다.

‘너 윤PD까지 홀리면 진짜 거물 낚시꾼 되는 거다. 데뷔부터 각 영역의 거물이 몇이나 엮이는 거야 대체?’

드라마 영화 예능 심지어 일본까지. 실제 강우진은 연예계에 등장하자마자 여러 거물과 부대끼는 중이었다. 물론 타이밍과 운이 따라 줬다고 한들 우진의 실력과 매력이 밑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것.

그렇게 약 1시간 뒤.

“10분만 쉬고! 마무리 토크랑 클로징 가겠습니다!”

작가의 외침으로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곧 배우들이 하나둘 일어나 움직였다. 그러나 강우진은 묵묵히 앉아 있었다. 무표정이 짙다.

왜?

홍혜연의 쏘아봄이 계속되는 중이었으니까.

“···”

뭐 그녀가 삐질 만도 했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심지어 같은 소속사에 작품도 2개나 같이한 홍혜연을 강우진이 못 알아봤으니까.

우진도 자신을 책망하는 중이었다. 물론 속으로.

‘병신아. 아무리 그래도 홍혜연님을 못 알아보는 건 좀- 하 근데 진짜 화보 사진이 완전 달랐다고.’

이쯤 다행히.

“우진씨.”

안경 쓴 윤병선 PD가 강우진을 지옥의 노려봄에서 구원해줬다.

“잠깐 보실까요?”

왜냐는 대답 대신 우진은 바로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그대로 홍혜연을 스쳤을 때 그녀가 강우진에게 한마디를 던졌고.

“흥 두고 봐.”

멈칫한 우진이 큼큼하며 낮게 답했다.

“화보보다 실물이 많이 낫습니다.”

“···뭐라구요?”

“진짜요. 그래서 못 알아본 거고.”

“거짓말.”

“지금이 나아요.”

언 발에 오줌 누기 심정이었다. 홍혜연님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뭐가 됐든 강우진은 윤병선 PD를 따라나섰고 우진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홍혜연이 긴 생머리를 넘기며 작게 읊조렸다.

“저저 츤데레 진짜.”

밤 10시쯤.

드디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프로파일러 한량’ 3부가 전파를 탔다. 과연 23% 시청률의 위엄은 대단했다. 수많은 가정집이나 각종 술집이나 음식점 등의 TV는 SBC가 틀어져 있었으니까.

따라서 ‘프로파일러 한량’의 공식 톡 게시판이나 커뮤티니 등이 지진 난 듯 들썩거렸다.

-꺆꺅!!드뎌 3화!!!

-ㅠㅜㅠㅜㅠㅠㅠ내가 드라마 본방을 이렇게 챙겨볼 줄이야ㅠㅠㅠㅠ

-안봤는데 벌써재밌닼ㅋㅋㅋㅋㅋㅋ

-왜케들 빨아대냨ㅋㅋㅋ씹노잼인데

-오늘도 류정민 ㅈㄴ귀엽겠징???

-하도 박대리 연기가 지린다고 해서 놀러 왔습니다(근데 홍혜연만 보고 갈거임)

-강우진! 강우진! 강우진!

-강우진이 누구임?

-박대리 연기한 배우임ㅋㅋㅋㅋ요즘 최고 라이징배웈ㅋㅋㅋㅋ연기 미쳤음

‘프로파일러 한량’ 3부의 시작은 박대리의 자수 그리고 진범이 따로 있다는 시점부터였다.

진범이 존재한다?

[“후- 일이 커지네. 괜히 맡았어 이 건.”]

투덜대면서도 유지형은 박대리의 모든 기록을 살펴본다.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온 모든 것을.

3부는 매우 긴박하게 흘러갔다.

인물마다 빠르게 치고 빠지며 시간을 볼 틈을 주지 않았다. 어느새 중반부. 유지형과 박대리는 취조실에서 다시금 마주한다.

이 컷은 압권이었다.

박대리와 유지형의 제대로 된 심리 싸움이 절절하게 전파를 탔으니까. 하지만 표정과 눈빛은 치열했다. 이 순간 유지형이 박대리를 공격한다.

[“누나가 있었던데 자살한.”]

지금까지 별수롭지 않던 박대리에게 변화가 생겼다. 화면 앵글이 박대리를 가득하게 담았다. 옅은 미소를 유지한 박대리의 검은 눈동자가 짙다.

이름 모를 감정이 가득했다.

[“맞아요 있었어요. 누나가.”]

잠잠하지만 기괴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유지형은 박대리의 치부를 계속해서 찌른다. 자살한 누나와 죽은 엄마 그리고.

[“연쇄살인의 쾌락을 깨워준 시초가 아버지였죠? 연쇄살인은 다섯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인 거고.”]

숨겨진 살인까지. 총 여섯 번. 뒤로 박대리와 유지형은 몇 번의 취조실 데이트 해야 했다.

그 데이트를 끊은 것은.

[“알리바이 확실해요.”]

정연희였다. 그녀가 박대리의 알리바이에 조작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기에. 즉 진범이 있다는 건 확실했다. 그렇다면 진범을 밝혀냄과 동시에.

[“그럼 일단 연쇄살인들부터 정리하죠.”]

박대리가 작품이라 칭하는 과거 연쇄살인들을 확인해야 했다. 재밌는 건 박대리가 꽤 순순하다는 것이었다.

여기서부터는 박대리가 행한 살인 현장 점검 씬.

담담하게 인형을 상대로 살인의 방법을 보이는 박대리. 동시에 화면 전환. 실제 박대리의 살인 컷이 시청자들에게 보인다. 중년 여자를 반려동물처럼 질질 끄는 박대리.

쾌락이 가득한 얼굴.

[“꺄아악! 크흑! 숨! 숨 막혀!”]

다시금 박대리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해진다.

[“좀 더. 비명이 좀 더 컸으면 좋겠어요. 좀 덜 꼴리거든?”]

시청자들은 박대리를 보며 각양각색의 감상평을 던져댔다.

-시발 개새끼네 저거 하지만 난 꼴렸음

-와ㅏㅏㅏㅏㅏ연기 개지린다 진짜 확실히 박대리 나오면 긴장감이 확 오름

-배우님 욕하지 맙시다~ 연기를 존나 잘하시는 거예요 그냥

-강우진: 좀 더 칭찬해줬으면 좋겠어 좀 덜 꼴리거든?

-ㅠㅠㅠㅠ저 단역 배우님 트라우마 생기실 듯….

-내 생각엔 강우진이 이 드라마서 연기 제일 잘함

-???:피자에 토핑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 좀 덜 꼴리거든?

-씹지리네 진짴ㅋㅋㅋㅋ와 눈빛봐 저 배우 신인이라고 안 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그새 드립이 생겨난닼ㅋㅋㅋㅋㅋㅋ

-덜 꼴리거든 저거 밈될듯ㅋㅋㅋㅋ

‘프로파일러 한량’은 다시 장면 전환.

현장 검증이 끝난 뒤 박대리가 자신의 작품이 탄생한 곳을 가만히 보다가 유지형에게 말한다.

[“근데요. 내 살인 방식을 정확히 따라 했잖아요 그 진범. 느낌이나 분위기까진 그렇다 치지만 디테일한 모든 걸 아는 거 보면- 진범 씨 프로파일러 님이랑 비슷한 업종 아닌가?”]

유지형의 뇌리에 순간 뭔가가 스쳤다. 그랬다. 아무리 따라 한다고 한들 박대리와 똑같을 순 없다. 정보 공개엔 한계가 있으니까. 더군다나 박대리의 살인들은 대부분 2010년 이전의 것들.

정보는 더욱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 살인 방식과 형식 또는 버릇 등 디테일한 모든 것이 명확히 똑같았다. 이때 어깨를 으쓱인 박대리가 다시 말했고.

[“경찰도 사람 죽일 수 있잖아요 나랑 같은 부류일지도 모르고.”]

유지형의 얼굴 클로즈업.

3부는 여기까지였다. 동시에 인터넷 모든 곳 또는 TV 보는 시청자들이 울부짖었다.

다음 편을 달라고.

그리고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3부의 시청률이 공개됐다.

『[공식]‘프로파일러 한량’ 아무도 못 막는다 3화 시청률 24.1%』

파죽지세. 시청률이 끝없이 오른다. 동시에 박대리를 연기한 강우진의 인기 역시 치솟았다. 3부의 박대리는 그럴만한 임팩트였으니까.

언론과

『‘프로파일러 한량’ 3화에서 가장 빛났던 ‘박대리’ 시청자들 “강우진 연기 미쳤다!”』

『[포토]‘연기에 구멍이 없다’ ‘프로파일러 한량’ 씬스틸러 박대리/사진』

여론 모두 강우진에게 홀려버렸다.

이것은 토요일 내내 난리였다. ‘프로파일러 한량’ 4화가 시작되는 시점까지도.

그런 기세를 몰아 뚜껑을 연 4화.

박대리에게서 실마리를 얻은 유지형과 정연희는 경찰 쪽을 조사한다. 과거 박대리의 연쇄살인에 관련된 모두를.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단서들이 등장하면서 진범은 조금씩 좁혀졌다.

여기서부터는 일이 술술 풀려갔다.

그것이 유지형은 이상했다.

[“이렇게 쉬울 리가 없는데.”]

어쨌든 용의자는 총 5명으로 좁혀진다. 그들은 현재 근무를 하거나 아니면 퇴사를 한 경찰의 인생을 살았던 인물들이었다. 유지형과 정연희는 천천히 그들을 심문하며 옭아맨다.

조금씩 조금씩 진범의 실체가 벗겨진다.

이윽고.

[“넷만 알리바이가 있고 하나는 없네.”]

딱 한 명만 알리바이가 없는 것에 유지형과 정연희 그리고 경찰이 진범의 집을 급습한다.

문제는.

[“야야! 정신 차려!!”]

[“죽었어??!”]

그 진범은 이미 집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몸에 생채기는 없지만 입에 거품을 문 것을 보아 약물로 인한 사망 같았다.

실제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약물로 인한 사망이 맞았다. 이에 경찰은 자살로 생각하지만 조사 결과 타살로 밝혀진다. 덕분에 유지형은 직감한다.

[“어쩌면···공범이 있는 건가?”]

뭔가 숨겨진 공범이 있을지 모른다는. 진범은 찾았지만 아직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다. 유지형은 점점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았다. 당장은 모르지만 이 사건엔 어마어마한 실체가 숨겨진 것 같았으니까.

뒤로 유지형은 박대리를 다시 찾아갔다. 박대리는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오셨어요? 오랜만이네. 잡았다면서요 진범. 근데 죽었다면서요? 아깝네.”]

[“···왜 자수했어요? 당신은 살인을 모두 시인했기 때문에 최소 사형이야. 남는 게 없잖아요. 그대로 살았으면 아무도 몰랐을 텐데. 왜 자수했습니까?”]

[“글쎄요. 그건 말해주기 싫은데.”]

[“이제 와 속죄를 하는 건가?”]

[“속죄요?”]

박대리의 입술이 움찔거린다. 약간의 콧소리도 낸다. 울컥거리는 웃음을 누르는 것이었다.

[“되게 멋있는 단어다. 속죄. 근데요 죄라는 건 결국 사람들이 정한 거잖아요. 난 심판자고.”]

[“헛소리하지 말고. 이제 난 당신을 만날 일이 없으니까 나한테만 살짝 말해봐요. 그간의 정이 있잖아.”]

[“···”]

순간 유지형을 보는 박대리의 눈에 쓸쓸함이 담겼다. 유지형을 그렇게 보는 게 아니었다. 본인에 관한 것이었다.

[“프로파일러님. 그때 취조실에서 먹은 햄버거 맛있었어요. 그런 작은 의욕이나 목표는 살아가는 데에 큰 지분을 차지하잖아요? 전 길지 않으니까 쾌락을 찾고 싶었어요.”]

[“길지 않다니?”]

[“그 진범씨만 아니었다면 내 작품들은 영원히 전설로 남았을 텐데 그거 하나는 아깝네요.”]

[“···”]

[“아니 아깝다기보다 억울해 미치겠어요.”]

여기서 장면 전환. 세상으로 진범의 여부와 사건 진척들이 알려졌다. 이쯤 유지형에게 박대리에 관한 한 가지 소식이 전해졌다.

[“대장암 말기랍니다.”]

박대리가 가진 병명이 뒤늦게 밝혀진 것. 곧 뭔가 이상함을 느낀 유지형이 냅다 차를 타고 달렸다. 박대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기!! 여기요!!! 시발!”]

박대리는 구치소에서 목을 맨 상태였다. 유지형은 재빨리 그를 수습했지만 이미 박대리는 사망했다. 그리고 박대리가 목을 맨 바닥에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 유지형을 향한 마지막 편지였다.

-이거로 제 작품은 여섯이 아닌 일곱이네요 즐거웠어요.

이게 박대리의 그리고 4부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토요일 밤 11시 10분쯤.

강우진의 원룸 앞에 검은 승합차가 섰다. 당연히 우진을 태운 승합차였고 뒷문이 열리며 모자 쓴 강우진이 내렸다.

“고생했어.”

“내일 시청률 터지면 또 난리 날 텐데 얼른 들어가십쇼 형님!!”

승합차엔 장수환만이 보였고 그의 강한 인사를 끝으로 차가 멀어졌다. 오늘 강우진은 ‘프로파일러 한량’ 팀과 종일 홍보 스케줄을 소화했다. ‘운동회’ 이후 몇몇 인터뷰 등이 남았었으니까.

곧.

“후- 겁나 피곤하네.”

강우진은 스케줄이 끝남과 동시에 썼던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

“좀 출출한데.”

라면이 땡겼다. 하지만 집에 라면이 없음을 상기하는 강우진이었다. 사실 슬슬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최성건의 요청이 있었다. 일단 만들어두면 언제든 유용하다나?

“뭐 오늘까지만 먹자.”

그는 다시금 모자를 쓰며 터덜터덜 발길을 옮겼다. 원룸과 가까운 편의점으로 가기 위함. 지금 그는 지극히 소시민 강우진의 모습이었다. 디자인 회사에 다녔던 때와 비슷했고.

-스윽.

강우진이 꽤 커다란 편의점에 도착했다. 따듯한 날씨 탓인지 편의점 앞 테이블엔 남녀노소 퍽 여럿이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

“···”

그러거나 말거나 강우진은 주머니를 뒤적여 지갑을 꺼냈다.

‘집에 김치가 있나? 김치도 사야 되나?’

이때.

“어!! 박대리? 아니!”

대여섯 테이블 중 여자만 있는 곳에서 큰 외침이 들렸다.

“가 강우진이다!”< 멀티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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