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협 (1) >
사실 강우진이 독채 VIP룸에 도착했을 땐 심장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미친! 이 방안에 탑배우들 겁나 많겠지?’
내로라하는 탑들 사이에 낀 강우진. 룸의 문 앞에 선 우진은 속으로 심호흡을 한 뒤.
‘후우-’
마인드 컨트롤에 들어갔다. 컨셉질을 제대로 장착해야 했다. 이 앞은 미지의 전쟁터다.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단단한 마음을 지녀야 된다.
어느 때보다 냉담한 얼굴이 된 강우진.
그런 그가.
-스윽.
룸의 문을 드륵 열었다. 금세 내부의 많은 인파가 강우진의 눈에 들어왔다.
‘와- 씨 몇 명이여 이거?’
얼추 20명은 넘지 않을까? 심지어 우진의 등장에 시선이 한 방에 쏠렸다. 눈빛들은 제각각. 우진은 쿵덕대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룸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근엄한 인사를 던졌댔다.
그때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우진씨 여기요.”
테이블 중간쯤의 베이비펌 류정민이었다. 강우진은 하마터면 그를 와락 안을 뻔했다. 그 정도의 반가움이었다. 이어 시야가 넓어진다. 류정민의 주변에 앉은 탑배우들이 보인 것. 워- 신기하네. 맘 같아선 악수라도 일일이 청하고 싶은 우진이었으나.
‘안되지 안 돼.’
강우진은 일말의 경박스러움 없이 묵직하게 행동했다.
-스윽.
‘너희들은 거리에서 흔히 보는 행인일 뿐이다’ 따위의 느낌으로 우진이 낮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강우진입니다.”
됐다. 강우진이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을 순간.
“좀 늦으셨네요. 신인이면 제일 일찍 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벌써 콧대 높아지긴 좀 이른데-”
옆자리에 앉은 여자 배우가 말을 뱉었다. 충분히 비아냥거리는 말투. 우진이 고개를 돌렸다. 누군지는 단박에 확인됐다.
‘서채은. 존예긴 하네. 아니 이게 아니고.’
탑여배우 서채은. 매스컴에서 보일 땐 상냥하고 단아한 이미지였는데 지금 강우진에게 말하는 투를 보니 뭔가 표독스럽기까지 했다. 따라서 우진이 속으로 갸웃했다.
‘뭐지 이 분. 이거 대놓고 시비 거는 건가? 말로만 듣던 텃세?’
텃세는 어디든 있었다. 강우진이 다니던 디자인회사에서도. 물론 연예계는 더더욱 심했다. 뭐가 됐든 강우진은 이 여배우가 시비 트는 것을 직감했다.
‘아니면 날 싫어하나? 시비든 싫어하든 어느 쪽이든 기분이 그닥 좋진 않은데.’
서채은은 화린과는 결이 좀 달랐다. 이쪽은 좀 대놓고 싫은 티를 팍팍 낸다. 그래? 그럼 나도 노빠구간다. 강우진은 짧은 순간 결정을 내렸다.
‘좀 비정하게 되묻는 정도로- 심하지 않은 선에서.’
지금의 컨셉질에 관해 가장 타당한 행동을 한 것.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신인이니까 예의는 지킨다. 당연했다. 그런데 상대가 예의를 안 지키는데 비굴해질 이유는 없었다. 강우진은 현재 거만한 괴물 배우. 거기다 쎈척과 허세가 섞였고 남 눈 신경 안 쓰는 노빠꾸 직진이기도 했다.
심지어.
‘뭐 어쩔 거야? 몰라. 난 대놓고 특채라고.’
강우진은 인맥 라인 줄 같은 게 없었다. 그러니 더욱더 터무니없는 짓을 펼쳐도 별 무서울 게 없다. 이어 내가 들은 게 맞나? 싶은 얼굴인 서채은이 두 눈을 끔뻑였다.
“···뭐라구요?”
못 듣는 척 시전인가? 우진이 착 깔린 목소리로 반복했고.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이미 저 괴짜의 성격을 아는 류정민이 큽큽대면서 웃음을 참았다.
‘역시나 개썅마이웨이.’
주변의 김이원이나.
‘우와 저 서채은한테 대놓고 직구네? 남자네 남자!’
전우창은 우진의 직진에 약간 감탄했다.
‘캐릭터 겁나 신박. 분위기도 어째 쌀쌀맞은데 뒤도 없고. 그래도 여기 사람이 몇 명인데 안 떨리나?’
그리고 미간을 구긴 서채은이 황당함을 가득 표했다.
“아니···저기요? 그쪽이 마음이 들고 안 들고가 아니라 선배들이 다 왔는데 혼자 늦게 온 걸 지적하는 건데요?”
조금 험악해지는 분위기를 류정민이 중재했다.
“야야 서채은. 적당히 해.”
“뭘? 오빤 내가 아니라 이 사람을 다그쳐야지.”
이때.
“늦은 걸 말씀하시는 거면.”
덤덤한 강우진이 서채은을 똑바로 보며 읊조렸다.
“아마 제가 제일 일찍 왔을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도착은 45분 전에 했고 저기 주차장 쪽에서 권기택 감독님과 얘기를 좀 했습니다. 감독님도 곧 오실 거고요.”
“···진짜?”
“네.”
“그 그럼 그것부터 말하면 됐잖아요.”
시니컬한 얼굴로 우진이 말을 잇는다.
“설명할 시간을 안 주시던데요. 제가 앉자마자 바로 공격적이셔서.”
말문이 막힌 서채은이 작게 어금니를 물었다.
‘···얘 봐라?’
신인이 밀리는 게 없다. 오히려 서채은이 기세에 눌린 그림이었다. 연예계만 십수 년인 그녀로서 강우진은 난생처음 보는 인종이었다. 분위기가 무겁다. 늬앙스가 차분하면서 차갑다.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애가 벌써 이따위로 무거운 아우라를 풍겨?’
반면 강우진은 서채은과 눈을 마주친 상태로 열심히 자기 최면 중이었다.
‘눈싸움 이거 지면 말짱 도루묵. 컨셉 진짜 빡세다 빡세.’
그때.
-드르륵.
룸의 문이 다시금 열리며 나긋나긋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구- 좀 늦었네. 통화가 길어졌어요.”
푸근한 권기택 감독이 등장한 것. 이에 배우들이나 모두가 자리서 일어났고.
-스윽.
가까스로 서채은과 강우진의 눈싸움이 종료됐다. 허나 류정민을 시작으로 김이원이나 전우창의 뇌리에 우진의 존재가 퍽 단단히 박혔다.
‘약- 간 미친놈 삘인데?’
‘또라이 같은데 정감이 가.’
물론 서채은이 가장 강렬했다.
‘하- 짜증나. 뭐 저런 게 다 있지?’
그리고 강우진은.
‘응 이 정도면 컨셉질 확실했다 합격.’
스스로를 매우 칭찬했다.
몇십 분 뒤.
권기택 감독이 입장하면서 VIP룸에 올 인원은 모두 도착한 셈이었다. 그렇기에 기다란 테이블 상석 쪽에 앉은 권기택 감독이.
“자자-”
주변 스탭들과 적당히 대화하다가 모두를 집중시켰고 20명 넘는 시선이 그에게 붙었다.
“다들 익숙하거나 낯선 얼굴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제 우린 한배를 탔으니까 모쪼록 개봉까지 아무 문제 없이 쭉쭉 가봅시다.”
염원이 담긴 말이었다. 제작진부터 배우들의 라인업이 어마무시하게 짜였다고 한들 출항한 배가 영화 개봉까지 순탄히만 가는 건 아니니까. 연예계라는 건 언제든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는 곳. 한해 자잘하거나 큰 문제로 고꾸라지는 영화는 많으니까.
어쨌든 권기택 감독이 배우 쪽을 가리키며 나긋나긋 말을 이었다.
“일단 우리 대들보 배우님들. 잘 부탁해요. 아 그리고 저기 강우진씨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지?”
순간 좌중의 시선이 배우 테이블의 강우진에게 붙었다. 그는 여전히 덤덤한 얼굴이었고 권기택 감독이 미소지었다.
“뭐 요즘 대단하니까 딱히 설명할 필요는 없고. 신인이지만 전혀 신인답지 않은 배우고 연기를 아주 잘 하니까 다들 긴장해야 할 거야 하하하.”
농담같이 들리지만 말 속에 가시가 있었다. 탑배우들에게 경각심을 주입했달까? 사람 좋은 권기택 감독의 푸근한 카리스마는 일품이었다.
“우진씨 간단하게 전체 인사 한 번 하세요.”
던져진 요청에 강우진이 덤덤하게 일어나 전체적으로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강우진입니다.”
조금 더 긴 인사를 생각했는지 키스탭들이 약간 당황했다. 허나 이미 우진의 성격을 아는 권기택 감독이 다시금 웃었다.
“하하 좀 무덤덤한 부분이 있는데 원래 저러니까 다들 이상하게 보진 말자고.”
뒤로 다른 탑배우들의 소개와 키스탭들의 인사가 끝난 후 대화의 바통은 권기택 감독으로 복귀됐다.
“흠 일단 우진 씨 정민씨까진 언론에 오픈했고 그다음은 차차 공개할 거예요. 천천히 길-게 가는 거니까 배우님들 비밀 누설되지 않게 유념하시고. 간단히 프리 스케줄을 알려주자면. 세트는 한 창 제작 중이고 아마 빠르면 다음 달 안에 리딩을 들어갈 수 있을···”
프리 관련 예상 일정 설명이 얼추 30분. 이것이 끝난 뒤엔 자유로운 식사 시간이었다. 테이블 위엔 진수성찬이 차려졌고 모두는 가까운 인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시작했다.
물론 강우진도.
‘오! 이거 너비아니 대존맛이네? 뭔가 고급진 맛.’
그는 순수하게 맛을 감탄했지만 표정으로는 그것들이 표출되진 않았다. 이쯤 우진의 옆자리 서채은은 강우진을 힐끔대고 있었다. 눈빛엔 약간의 불편이 섞였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막 촬영 시작하고 나서 늦거나 촬영 기 싸움 같은 거 안 하죠?”
촬영 기 싸움이란 잘나가는 배우가 속된말로 벤에서 ‘존버’를 하는 걸 말한다. 불만을 표출하는 것. 그게 현장의 감독이든 상대 배우든.
이를 당연히 강우진은 알지 못했고.
‘이 여자 뭐라는 거지 홍혜연 님보다 못생긴 게. 몰라 씨. 너비아니 먹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던 우진은 그녀에게 대강 답했다.
“안 합니다. 선배님은 하십니까?”
“···네?”
“아니요. 저도 그냥 혹시나 해서요.”
건너편 류정민이 국을 입에 넣었다가 풉하고 뱉을 뻔했고 전우창이나 김이원은 상황을 구경할 뿐 말릴 생각은 없어 보였다. 꽤 자주 있는 일인 듯.
이어 서채은이 황당한 눈으로 우진을 보며 작게 콧방귀 꼈다.
“있잖아요 혹시 진짜 권감독님이랑 친척 관계? 아니면 뭐 빽있어요?”
바로 읊조리는 강우진.
“없습니다.”
말문이 막힌 서채은은 그저 두 눈을 끔뻑인다. 강우진을 또라이 별종으로 보는 듯. 여기서 류정민이 나섰다.
“고만하고. 밥 먹지? 그나저나 우진씨. ‘마약상’ 썰이나 풀어봐요 재준이 연기 어땠어?”
곧 배우 테이블의 대화 주제가 바뀌었다. 그렇게 약 1시간쯤 지났을까?
-스윽.
소리 없이 일어난 강우진에게 류정민이 물었고.
“어디 가요?”
“화장실 좀.”
그대로 우진은 룸을 빠져나갔다. 동시에 서채은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대상은 반대편 류정민이었다.
“아니 오빠! 쟤 진짜 빽 없어?”
“뭔 빽.”
“재벌 집 아들 같은 거.”
근육질 전우창이 작게 웃었다.
“누나. 드라마를 찍어야지 왜 드라마 속에 살고 있어요-”
“죽을래? 아니 진짜 지금껏 연기하면서 저런 애 첨 봐서 그래. 뭔 앞뒤가 없어 빽이 없으면 저럴 수가 없잖아?”
어느정도 이해한다는 듯 베이비펌 류정민이 물컵을 들었다.
“우진씨가 흔한 부류가 아니긴 하지. 원래 출세에 관심이 없으면 앞뒤가 없는 거다 임마.”
“뭐?”
되물음에 류정민이 서채은과 눈을 맞췄고 팔짱을 꼈다. 그리곤 지금껏 느낀 강우진에 관해 읊었다.
“보면 배우를 대충하는 느낌이라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차차 알게 돼. 근데 그렇게 하는데도 지금 결과를 봐라 굳이 연줄이나 빽 이런 게 필요하겠냐?”
“뭐야 그게. 연기가 뭐 취미라는 거야?”
“몰라 그건. 근데 연기가 전부는 아닌 것 같더라고. 유학파야 우진씨 영어랑 일본어가 수준급이고. 아- 디자인도 잘한댔나?”
“···그건 또 뭔.”
류정민이 동료 탑배우들에게 오해를 감염시킨다.
“여튼 우진씨를 보고 있으면 설렁설렁 연기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이 악물고 비벼야 그나마 연기로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픽 웃은 그가 턱 괴며 서채은에게 시선을 맞췄다.
“빽이 있긴 하네 우진씨는 실력이 빽이야.”
다음 날 늦은 아침. 종편 방송국 HTBS.
북적이는 로비로 마스크 쓴 긴 생머리의 여자가 나타났다. 홍혜연이었다. 한량 촬영 전에 잠시 들린 것. 과연 탑여배우라 그런지 수십 인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사진 찍는 기자들도 있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대영씨 방송국은 처음인가?”
홍혜연의 팀 중 우람한 김대영이 포함됐다는 것. 이유야 간단했다. 최근 교육을 겸해서 홍혜연 팀에 합류한 그였으니까.
“아···예예 처음입니다.”
산만 한 덩치와는 달리 김대영의 얼굴엔 긴장이 잔뜩 서렸고 빼빼 마른 매니저 팀장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빨리빨리 눈에 익혀둬요. 뭐 그렇게 긴장할 건 없어. 그냥 회사라 생각하면 편해.”
“예예 알겠습니다. 후- 근데 사람들이 엄청 쳐다보네요.”
이번 대답은 선두에 있는 홍혜연이 고개 돌려 했다.
“나니까? 근데 대영씨 친구분한테 연락은 했어요? 출근했다고?”
강우진을 말하는 것.
“네 했습니다.”
“뭐래요?”
“열심히 하라고···”
“평범했네.”
아니었다. 사실 김대영이 강우진에게 들은 말은 ‘어쩌라고 홍혜연님 보고 침이나 흘리지 마라.’였다. 뭐가 됐든 홍혜연과 그녀의 팀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좀 일찍 왔네. 일단 윤 PD님한테 연락해 볼게.”
“응-”
이들의 목적지는 예능국이었고.
-띵!
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가 문을 스르륵 열었을 때.
“어??”
기다리고 있던 무리 중 눈 밑에 점 찍힌 여자가 엘리베이터 안 홍혜연을 보고 놀랐다.
“혜 혜연 언니?”
화린이었다. 엘리베이터 안의 홍혜연 그리고 그녀를 놀란 눈으로 보는 화린. 둘은 입은 옷 스타일이 전혀 달랐다. 홍혜연은 루즈한 셔츠였고 화린은 딱 붙는 반팔.
다만.
“언니??”
“화린??”
둘의 놀란 표정은 같았다. 물론 김대영도 마찬가지였다.
‘워- 화린이다. 역시 방송국!’
그러거나 말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홍혜연이 화린의 앞에 섰고.
“화린아? 너 여기 왜 있어? 것도 아침부터.”
눈이 살짝 커진 화린은 물음을 물음으로 답했다.
“아- 언니는?”
“나는 윤 PD님 좀 만나러 왔지.”
“···윤 PD님? 그러니까 윤병선 PD님?”
“그럼 HTBS에 윤 PD님이 그분 빼고 또 있어?”
여기서 뭔가 직감한 홍혜연이 되물었다.
“설마- 화린이 너도 윤 PD님 만나러 왔어??”
“아니···난 윤 PD님 이미 뵙고 오는 길인데.”
“벌써 만나고 왔다고?”
대뜸 화린이 머릿속에 번뜩인 것을 뱉었다.
“어 언니 혹시 윤병선 PD님 새 예능 때문에 온 거야?? 아니지?”
홍혜연이 긴 생머리를 쓸어 넘기면서도 간단히 답했다.
“맞는데?”
순간 화린의 동공이 훅 확장됐다.
“헐! 정말? 왜?? 갑자기??”
“아니 너도냐구.”
“응? 아···나는.”
말끝을 흐리던 화린이 급작스레 목소리를 죽였다.
“나는 그거 확정이야.”
“확정? 윤 PD님 새 예능 합류 확정이라고?”
“응.”
“몰랐어. 완전 몰랐어. 왜 말을 안 해?”
“아니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지. 막 윤 PD님이 극비라고 하니까.”
“근데 외부로는 우진씨만 확정 돌았잖아?”
“일단 우진씨만 뿌린 거래. 나 말고 확정된 거 몇몇 더 있어.”
대답을 듣자마자 홍혜연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고.
‘이게 뭐지? 그럼 화린이가 강우진이랑 단막이랑 예능까지 같이 한다는 거?’
여자의 감이 더 짙어졌다.
‘우연···인가? 근데 단막까진 그렇다 쳐도 바로 예능까지 붙는 건 우연으로 보기 좀-’
깊어진 홍혜연의 생각을 깬 건 화린이었다.
“언니도 예능 확정이야?”
“···아니 난 일단 미팅만.”
“헐- 언니 예능 잘 안 하잖아?”
“그 그렇긴 한데. 그냥 좀 연기 쉴까 해서. 일단 윤 PD님 얘기부터 들어보려고.”
설명한 홍혜연이 뜬금 화린의 어깨에 손을 두른 뒤 당겼다. 그리고 귓속말.
“화린아. 너 혹시 강우진씨 좋아해?”< 위협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