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협 (6) >
강우진의 공식 팬클럽 ‘강심장’의 대표 매니저의 닉네임은 ‘혈육여자’.
참 요상한 네임이라고만 생각한 우진이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그 닉네임은 말 그대로의 뜻이었다. 진짜 ‘혈육여자’. 즉 강우진의 혈육. 여동생 강현아가 우진의 눈앞에서 생글대고 있다.
그런 그녀를 올려보던 강우진은 격렬히 느끼고 있었다.
‘쪼개지마. 아오- 씨. 꿀밤 개마렵네.’
하마터면 욕을 뱉을 뻔한 강우진은 정말 가까스로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도 머리를 굴렸다. 정확하게는 어찌 된 일인지를 파악했다. 뭘 깊이 생각할 것도 없었다.
‘어쩐지 뻑하면 톡하고 전화 갈기던 게 어째 조용하다 했다.’
언제쯤이었지? 아 그래. 아마 한량의 방영이 시작될 때쯤이었다. 그 이후 강우진의 공식 팬클럽이 창설됐었다. 이 빌어먹을 여동생이 만들었겠지. 혼자 했을 리는 없을 거고.
무표정인 우진이 강현아의 뒤쪽 줄을 힐끔했다.
그녀의 친구인 듯 보이는 여자들이 싱글벙글 웃고 있다. 호들갑 떨며 서로의 팔뚝을 때려댄다. 이어 우진이 다시금 정면 강현아에 시선을 돌렸고 작게 속삭였다.
“망할년.”
아무도 못 들었겠지만 강현아는 들었는지 그녀가 별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인다.
“우리 오빠님 바쁘실 것 같아서 따로 말씀을 안 드렸어요.”
어디서 구라를. 필시 강현아는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틀림없었다. 아 저 쪼개는 혈육의 이마빡을 심히 갈기고 싶다. 다만 우진은 진한 컨셉질을 장착한 상태에 이곳엔 그의 팬들만 수백 명이었다.
죽어도 참아야 했다.
이때였다.
“왜? 왜 그래?”
상황이 이상하다 싶었는지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성건이 다가와 몸을 숙였다. 티 안 나게 움찔한 우진이 애써 태연하게 고개를 저었고.
“아니요 아닙니다.”
얼굴을 갸웃한 최성건이 앞에 선 강현아와 눈을 맞췄다. 비주얼이 괜찮다 싶었다. 긴 갈색 머리에 대체로 고양이상.
‘키도 큰 것 같고. 한- 168되나? 170?’
이는 엔터의 대표로서의 스캔이었다. 뭐가 됐든 최성건이 강현아에게 미소를 보였다.
“첫 번째 분이니까 맞죠? 팬클럽 총 매니저분. 닉네임 ‘혈육여자’.”
명랑하게 외치는 강현아.
“네! 저 맞아요!”
“하하 반가워요. 나는 우진이 메인 매니저겸 bw 엔터 대푭니다.”
“헉! 안녕하세요!”
“응 반가워요. 진작에 감사 인사를 했어야 했는데 워낙 우진이가 바빠서 운영진분들이랑 다 같이 왔죠?”
“네! 저기 뒤쪽에.”
강현아가 뒤쪽을 가리키자 대기하고 있던 팬클럽의 운영진. 즉 그녀의 친구들이 꾸벅꾸벅 인사를 해댔다. 마찬가지로 간단히 고개를 숙인 최성건이 다시금 강현아에게 시선을 맞췄다.
뭔가 묘하게 낯익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근데 좀 희한하네. 나는 왜 ‘혈육여자’님이 익숙한 느낌이 들죠? 하하하 여배우처럼 생기셔서 그런가?”
“허헐! 진짜요?”
와중 무심하게 사인하던 강우진이 낮게 읊조렸고.
“제 여동생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들은 최성건이 양손을 짝 쳤다.
“아하! 그렇구만? 우진이 여동생이라서 내가 낯설지 않았나···어? 잠깐만. 잠깐잠깐 우진아 뭐라고?”
강우진이 마무리한 사인 종이를 강현아에게 내밀며 재차 답했다. 일말의 감정 없이.
“제 여동생이요.”
눈이 디립다 커진 최성건이 강현아와 다시 시선을 맞췄다. 강현아는 세상 밝게 웃고 있다.
“헤헤 안녕하세요 대표님. 강우진 동생 강현아라고 해요.”
“···?”
당황한 최성건과는 달리 강우진은 차분했다. 아니 차분해야 했다. 그런 우진이 싸늘한 눈빛으로 여동생에게 말했다.
“너. 일단 빠져. 나중에 얘기해.”
살짝 쫀 강현아가 큼큼대며 발을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약간의 의문을 뱉었다.
‘근데 오빠가 좀 시크한 척하는 건 기분 탓? 하긴 뭐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총총총 멀어지는 강현아.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최성건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우진의 귓가에 얼굴을 붙였다.
“야야 우진아. 뭔 소리야. 쟤 진짜 여동생이냐?”
“예. 저도 몰랐습니다 쟤가 팬클럽 대푠줄은.”
“허- 이 일단 다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네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최성건이 직원들에게 손짓했다. 사인회를 계속 속행하라는 뜻이었고.
‘여동생?’
뒤쪽으로 빠지면서도 헛웃음을 뱉었다. 강우진에게 동생이 있는 건 알고 있었다. 가족 사항이야 기본이니까. 그래도 약간 황당한 상황이긴 했다.
‘뭐가 됐든 이 건은 일단 비밀로 가야 돼.’
강우진도 강우진이었지만 그의 여동생이나 가족에게 피해가 갈지 몰랐다. 기자가 들이닥치는 등의. 다행히 이 사실을 들은 사람은 최성건 말고는 없으니 숨기는 건 문제 없다.
뒤로.
“오 오빠! 안녕하세요!”
팬사인회는 속행됐다. 다음 차례는 강현아의 친구들.
“진짜진짜 보고 싶었어요!”
“네 반가워요.”
“저희 오빠 데뷔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고맙습니다.”
차례로 등장하는 강현아의 친구들은 심하게 방방 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진은 침착하게 사인과 대화를 진행했다.
“실물 완전 존잘이세요!”
“감사합니다 성함이?”
“유진이요! 김유진!”
“유진님도 예쁘세요.”
처음부터 퍽 정신이 혼미한 일이 있었으나 다행히 사인회는 별문제가 없었다. 우진은 팬들과 시선을 나누고 대화를 주고받고 사인을 해주며 최선을 다한다.
“죄송한데 아 악수 한 번만 해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그냥 안아 드릴게요.”
“허헉!”
무심한 듯 스윗함이 돋보이는 강우진. 그렇기에 사인회는 점점 고조됐다. 그렇게 30명 50명 100명.
이쯤부터 강우진은 느꼈다.
‘와- 이거 진짜 쉬운 일이 아니구나.’
점점 벅차다는 것을. 물론 수백 팬들이 달려 와준 건 고마운 일이고 상상도 못 해본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에 신기하지만 속된 말로 빡셌다. 낯선 환경에서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건 절대 쉽지 않았다. 거기에 컨셉질까지.
그래도 약해질 순 없다. 강우진은 이를 악물고 의연할 필요가 있었다.
‘몰라 씨 죽어라 해야지 뭐. 아공간서 좀 쉬면 되고.’
알맹이가 소시민인 우진이 무턱대고 걷기 시작한 배우의 길엔 무엇하나 쉬운 게 없었다.
‘팬사인회가 이러면 팬미팅 뭐 이런 건 쓰러지는 거 아니냐고.’
같은 시각 ‘프로파일러 한량’ 세트장.
일산에 있는 초대형 세트 단지. 이곳에 한량의 메인팀과 B팀이 모두 모였다. 그래서인지 인원만 100명이 넘는 듯 보인다.
그런 그들과 세팅된 카메라나 조명은.
“액션!!”
모두 촬영존을 바라보고 있고 베이비펌 류정민이 한창 열연 중이다.
“컷! 오케이!!”
촬영 속도는 빨랐다. 뭣보다 총괄인 송만우 PD가 그 어느 때보다 속력을 내고 있었다.
“바로 다음 컷 갑시다! 점심 전에 끝내자고!!”
따라서 100여 명의 스탭들 역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특이한 것은.
“어우- 송PD님 오늘 확실히 마지막 촬영이라 힘 빡 들어가셨네.”
“좀 장관이지 않아요? 한곳에 모아두니까 사람 엄청 많네.”
“배우들도 다 나왔고. 우진씨만 없지?”
“오늘 팬사인회 때문에 못 온다고 들었어요.”
‘프로파일러 한량’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다 나왔다는 것. 추가로.
“어! 저기 박작가님도 오셨다!”
멋을 잔뜩 부린 박은미 작가도 등판했다. 즉 스케줄이 있는 강우진을 제외하고 한량의 모든 이가 다 모였다는 소리. 그중에는 물론 여주인 홍혜연도 있었고 그녀 옆의 우람한 김대영은 촬영장을 신기한 듯 구경하기 바빴다.
‘쩌네 진짜. 배우들만 몇 명이냐? 류정민은 진짜 개씹존잘이네.’
최근 교육생으로 입사한 김대영은 B팀까진 봤지만 한량의 메인팀 촬영장은 처음이었다.
‘강우진 이 새끼가 여기서 촬영을 했다는 거지?’
뭐랄까 김대영은 새삼 강우진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본인도 이렇게 떨리는데 우진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기를 펼쳤을 테니까.
그때였다.
“컷! NG!”
턱수염 송만우 PD가 확성기에 대고 크게 외쳤다. 현재 씬은 마지막 빌런 역할인 배우의 차례였다.
문제는 그 배우의 NG가 연달아 터진다는 것.
강우진의 박대리를 시작으로 한량의 빌런은 총 4명이었다. 다만 박대리 이후로 강렬한 느낌은 좀 부족했다. 그래도 빌런을 맡은 배우들은 최선을 다했다.
“컷컷! 자자 수형씨! 지금 대사가 좀 빠르니까 가다듬고 가봅시다!”
“예 PD님!”
그것을 지켜보는 김대영은 의아했다. 본인이 보기엔 저 배우의 연기가 충분히 괜찮았으니까. 다만 그의 주변 스탭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또 NG네요. 수형씨 너무 긴장한 것 같은데?”
“그럴만하죠. 우리 한량 일본 넷플까지 확정이잖아요? 들어보니까 일본 말고 여러 해외에 판권 파는 거 조율 중이랬어요.”
“하긴 빌런 중 마지막이고 뭣보다 박대리가 너무 대박을 치는 바람에 부담 오지긴 하겠네.”
“수형씨가 박대리 모니터링 엄청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솔직히 PD님 눈이 높아진 것도 있을걸요? 시작이 우진씨였으니까.”
“박대리···솔직히 임팩이 오지긴 했잖아요. 역대급이었고. 뒤쪽 빌런들만 피똥 싸는 거지.”
수군대는 스탭들의 담소를 듣던 김대영이 속으로 탄성을 뱉었다.
‘워- 강우진 여기서 위엄 지리네?’
아까부터 느꼈지만 강우진은 한량 현장에서 거의 신급 취급이었다. 뭐 대단한 결과를 낳은 건 맞지만 불알친구인 김대영은 뭔가 낯설었다.
여기서.
“컷! 흠- 안 되겠네. 좀만 쉬고 갑시다!”
송만우 PD가 쉬는 시간을 던졌고 그가 마지막 빌런 배우를 다독였다. 이어 뭔가 고민이 생긴 얼굴로 배우들에게 다가가는 송만우 PD.
“홍스타.”
그가 부른 것은 홍혜연이었다.
“네 PD님. 아- 그 홍스타란 것 좀 그만 하세요.”
“맞잖아? 것보다 수형씨 상태가 좀 그러니까 아무래도 홍스타 컷부터 먼저 가보는 게 좋겠어요.”
“그럴게요.”
긴 생머리를 묶는 홍혜연이 의자서 일어나다가 대뜸.
“아 맞아.”
자신의 팀 중 우람한 김대영을 가리켰다.
“송 PD님. 이 분 기억 안 나요?”
“응? 내가 아는 분인가?”
“그 있잖아요. 예전에 ‘슈퍼액터’때 우진씨랑 같이 왔던.”
잠시간 어색해하는 김대영을 보던 송만우 PD가 양손을 짝 쳤다.
“어어! 그러네! 우진씨 친구분! 어이구? 근데 왜 여기 있어요?”
“안녕하십니까 PD님! 김대영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새로 입사했습니다.”
“bw 엔터에?”
“옙!”
“이야- 반갑네! 우진씨 따라서 bw 엔터에 입사한 건가? 하하 친구 따라 강남간거구만?? 근데 그때 대영씨도 연기 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매니저?”
특이한 것은.
“어머 우진씨 친구라구요?”
난데없이 참여한 박은미 작가부터 조명 감독 촬영 감독 등 여러 스탭들이 우르르 몰린다는 것. 물론 ‘강우진의 친구’라는 얘기를 들어서였다.
“언제? 언제부터 친군데요?”
“···예? 아- 좀 됐습니다.”
질문이 쏟아진다.
“우진씨가 친구가 있긴 하네! 보자 우진씨는 언제부터 연기를 그렇게 잘했나?”
“친구면 해외 친군가? 아닌가? 한국에 와서부터?”
“하하하 우진씨랑 해외 놀러는 가봤어요? 편했겠네요? 우진씨가 영어나 일본어 겁나 잘하잖어.”
이게 다 뭔 소리지. 김대영은 명백히 당황했다. 그냥 멋짐을 챙기는 컨셉만 유지하는 게 아니었나? 연기 독학부터 해외는 또 뭔가?
‘영어나 일본어 잘해? 이게 뭔 쌉소린지?’
곧 김대영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강우진과 친해진 것이 중학교 때니까 그 전에 혹시? 뭐가 됐든 김대영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진의 상황이 수십 배는 더 요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일단은 둘러댄다.
“그···활발해진 것은 확실하지만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기는 좀-”
“누가요? 우진씨가 활발해졌다고?”
“그게 변한 모습이라는 거예요?”
“에이 설마.”
질펀해지는 상황을 정리한 건 송만우 PD였다.
“자자 고만들하고 준비합시다! 대영씨는 조금 있다가 나랑 좀 봐요.”
“예? 아- 알겠습니다.”
이어 아쉬움 섞인 얼굴의 스탭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촬영존으로 움직이려던 홍혜연이 뜬금 김대영에게 작은 톤으로 물었다.
“있잖아요. 우진씨가 뭐냐 여자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요?”
약간 정신이 산만해진 김대영은 과거를 상기했다. 밝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딱히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아- 하긴 걔가 TV 잘 안 보고 걸그룹이나 뭐 그런 거에 관심이 크진 않았지.’
불알친구 김대영은 강우진의 시크함을 지켜줄 대답을 뱉었다.
“흠 평소 여자를 좀 돌같이 보긴 합니다.”
“아-”
뒤로 3시간쯤.
“커어엇!!!”
송만우 PD의 외침으로.
“오오케이!! 다들 고생했어요!”
‘프로파일러 한량’의 모두 촬영 일정이 끝났다.
다시 강우진의 팬사인회 현장.
어느새 300명을 돌파한 상황. 사인회를 시작하고 벌써 3시간이 훌쩍 넘었다. 다행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우진은 몰랐지만 팬사인회의 상황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었다.
초대된 기자들이 쏜 기사나.
『‘괴물 신인’ 강우진 팬사인회 현장은 인산인해/ 사진』
참석한 팬들이 공유한 SNS 또는 ‘강심장’ 팬카페나 여러 커뮤니티까지.
-강우진(팬사인회) 실물.jpg
뭐 당연하겠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강우진의 실시간 모습이 찍힌 사진이 제대로 먹혔다. 그 사이 현장에선 강우진이 사인회의 끝을 알리는 마무리 멘트를 치는 중이었다.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었다.
생각보다 지체됐지만 단상 중앙에 선 강우진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아니 그런 척을 했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어 강우진이 400명 중 반쯤 남은 팬들에게 꾸벅 인사했고.
“곧 팬미팅이 있을 예정인데 그때도 꼭 봐요. 조심해서 돌아가시고 가실 때 선물 꼭 챙겨가세요.”
고개를 올린 우진이 단상 앞쪽 자리의 혈육과 시선을 맞췄다.
“···”
강현아가 눈웃음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뒤로 몇십 분 뒤.
사인회가 끝나고 한창 뒷정리 중에 강우진은 홀의 대기실에 있었다. 다만 그만 있는 건 아니었다. 강현아와 최성건까지 포함이었다.
당연히 강우진은 심장이 미친 듯 두쿵대는 중이었다.
‘강현아 이거 헛소리하면 망하는데.’
맘 같아선 강현아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싶은 우진이었으나 당장은 이 당황스런 위기를 넘기는 게 우선이었다.
‘쟤가 잡소리 할 것 같을 때 죽어라 막는 수밖엔 없다.’
어물쩍 넘길 상황도 아니었다. 우진은 온몸의 신경을 여동생에게 붙였고 최성건이 대기실 밖 복도를 힐끔대다가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문을 닫았고.
-스윽.
우진의 옆에 선 강현아와 눈을 맞췄다. 동시에 강현아가 뜬금 입을 열었다.
“대표님! 머리 스타일리쉬하고 멋있어요!”
속으로 깊은 탄식을 뱉는 강우진.
‘하- 제발 입 좀 닥쳐.’
반면 최성건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지 미소가 짙어졌다.
“하하 고마워요. 혈육···아니 여동생분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강현아요!”
“응 강현아씨. 하- 일단 어떻게 된 건지 상황부터 들어볼까요?”
세차게 고개 끄덕인 강현아가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말은 없었다. 그저 오빠가 갑자기 배우로 데뷔해 놀랐다는 말과 친구들과 함께 팬클럽을 만들게 된 경위까지. 여기까진 우진이 딱히 막을 말은 없었다.
실제로 최성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우진을 보며 간단한 생각을 할 뿐.
‘우진이 이놈. 배우 된다는 것도 가족한테 말 안 한 건가? 아니면 여동생한테만 숨겼나? 뭐 워낙에 덤덤한 애니까 그럴 만도 해.’
허나 위기는 삽시간에 들이닥쳤다.
“근데 대표님! 제가 ‘운동회’ 한량 편을 봤는데요. 오빠 이미지가 좀-”
물론 강현아의 입에서.< 위협 (6)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