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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MMGA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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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단 (3) >

자리에 박힌 임상문 기자는 미친 듯이 마우스 클릭질을 해댔다. 거친 손동작만 봐도 얼마나 다급한지 느껴질 정도.

-딸깍!딸깍!딸깍!

쉴 새 없이 마우스를 움직이는 그. 얼굴색은 여전히 검지만 눈과 표정엔 짜증과 초조함이 가득하다.

“엿 같네! 진짜 어디서 샌 거냐고.”

투덜대지만 손을 쉬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아깝다. 원래 계획은 7월 중으로 터트릴 예정이었기에 이러다 할 기사 가안도 작성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모은 증거 사진 등도 적당히 분류해놨을 뿐 중구난방이었다.

“시발- 핵심만 핵심만.”

임상문 기자는 수백 장에 달하는 사진들을 추리고 추린다. 초대형 특종에 단독 기사. 그것에 걸맞은 자극 점철된 사진으로 선별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임상문은 계속해서 투덜댔다. 아니 욕을 퍼부어댔다.

“이게 이렇게 쫓기듯 뿌릴 게 아닌데 썅.”

뭐랄까 멋들어진 인테리어를 하다가 막판에 휘뚜루마뚜루 하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아쉽다 미친 듯이 아쉬운 이상문이었다. 물론 지금 터져도 국내가 뒤집히겠다만 서채은이 참여한 작품 등의 뿌린 씨앗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파급력은 수배로 뛰어오른다.

‘권기택 감독이랑 만났다는 썰이 있었다고 만약 진짜였으면 이거 진짜 역대급 특종인데! 아오!’

시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기라는 건 임상문 혼자만 알았을 때나 말이고 편집장에다가 그 최성건의 귓가까지 돌 정도면 이미 천은 조금씩 젖고 있을 게 분명했다. 특종이든 뭐든 밋밋하거나 너무 축축해지면 불조차 안 붙는다.

-딸깍!딸깍!

행여 어디선가 찌라시라도 서채은의 건을 먼저 던지면 그간 그녀의 뒤를 따며 시간을 보낸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된다. 따라서 임상문은.

“옘병- 몰라. 몰라몰라.”

깊은 생각을 접기로 했다. 그저 최단 시간에 기사를 쏘는 것에만 집중하자. 자료 선별하고 기사 작성하고.

‘수정은 뒤로 미룬다 쳐도’

최소 3시간은 넘게 걸린다. 임상문이 시간을 확인했다. 늦은 점심쯤. 1시 40분을 넘기고 있다. 즉 타임어택은 4시였다. 덕분에 그의 클릭질은 더욱 빨라졌으며.

“야 더 빨리해 새끼야. 더 휙휙! 어? 지금 손가락이 보이잖냐.”

어느새 다가온 얼굴 넙데데한 편집장까지 거들었다. 가뜩이나 마음이 급한데 옆에서 찔러대니 임상문의 짜증이 폭발한다.

“아! 옆에서 좀! 가만히 좀 계세요! 집중 안 된다고!!”

화를 왈칵 낸 임상문은 다시금 손가락을 신속히 움직였다.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지만 임상문의 시야는 지금 매우 좁아진 상태였고.

의도한 부추김인지 꿈에도 모른 채.

“일단 타이틀! 타이틀 이거 어떤데요?!”

“어어어 굳굳. 좋아좋아. 뭐든 후딱해!”

키보드를 부실 듯이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편 연남동 쪽.

턱 봐도 드넓은 아파트 거실. 대체로 블랙 톤이 즐비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가구들 역시 죄다 품격이 느껴지고. 뭣보다 거실 정면 벽에 대형 포스터가 걸렸다.

화장품을 든 하유라의 화보.

이유야 심플했다. 여긴 탑여배우 하유라의 집이었으니까. 이때 화장실에서 위아래 파란 파자마를 입은 여자가 나왔다. 살짝 웨이브 진 긴 머리를 헤어밴드로 고정했고 얼굴엔 흰색 팩을 붙였다. 당연히 하유라였다.

“아- 어제 너무 마셨어. 피부 다 뒤집어졌네.”

칭얼댄 그녀가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곤 바로 탁자에 올려진 종이뭉치를 집었다. 며칠 전 권기택 감독에게 받은 ‘실종의 섬’ 시나리오였고 이미 반절 이상은 읽은 상태.

-팔락.

이어 하유라가 다리 꼬며 시나리오를 읽는 것에 집중했다. 10분 20분 30분. 그러다 멈칫. 장을 넘기던 하유라가 긴 한숨을 뱉었다.

“하- 아까워. 짜증나게 아까워. 너무 잘빠졌잖아?”

읽으면 읽을수록 욕심이 커졌으니까. 작품이 재밌는 것도 그랬지만 스케일도 퍽 큰 편에다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살아 숨 쉰다.

‘이건···서채은한테 뺏기면 안 되는데. 하 좀만 일찍 들어올걸. 연기로 싸워서라도 쟁취할만한 영화라고 이거.’

하유라는 서채은을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연기는 인정하고 있었다. 그래도 본인이 이를 악물고 비비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몰랐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어쨌든.

-팔락.

아쉬움에 입술 깨물던 하유라가 다시금 시나리오를 넘겼고 등장하는 한 인물을 보곤 다시금 손을 멈췄다.

“이 역이- 그 강우진이란 신인이 맡은.”

최근 국내를 뒤집어엎은 신인 강우진을 떠올렸으니까. 그가 맡을 배역은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역이었다.

“딱 봐도 캐릭터 분석만 몇 달 써야 되겠네. 걔는 이걸···어떻게 소화하려나.”

문득 하유라는 만났던 권기택 감독이 해준 말들이 되풀이됐다. 본인과 비슷한 메소드과라는 것 야생 어쩌고 설렁설렁하면서도 연기가 압도적이라는 것 등등.

“설마. 이 역은 때려죽여도 대충 해선 퀄이 안 나온다고. 모르긴 몰라도 지금 걔는 피똥 싸고 있을 거야.”

그 순간.

-우우웅 우우우웅.

탁자 위 케이스에 여러 큐빅이 박힌 하유라의 핸드폰이 울린다. 덕분에 그녀는 시선은 시나리오에 고정한 채 핸드폰을 들었다. 상대는 그녀의 소속사 대표였다.

“네 대표님.”

핸드폰 너머론 약간 허스키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유라야 잘 놀고 있어?”

“논다뇨. 휴식기라고 표현해 주실래요?”

“뭐든. 권기택 감독 만난 건.”

“잘 뵀어요. 시나리오도 받았고.”

“그래? 한 자리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뭐 타이밍상 별 기대가 안 되긴 해.”

“맞아요. 이미 캐스팅은 거의 완료. 것보다 대표님 강우진있죠? 신인. 홍혜연이랑 같은 소속사면 최대표님네 bw 엔터 맞지?”

“맞아. 아- 그렇지? 너가 어릴 때 최대표랑 한 1년 같이 했었나?”

“네.”

꼰 다리 방향을 바꾼 하유라가 되물었다.

“강우진 시장에서 어때요?”

“너야 방금 한국 와서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걔 요즘 핫해. 그냥 핫한 것도 아니고 핵폭탄급이지. 기사 봤어? 스타작가들 줄줄에 권기택 감독 윤병선 PD. 대체 어디서 뚝 떨어진 건지 모르겠다니까?”

“근데 그 정도 폼이면 데뷔 전부터 좀 입질이 있었을 거잖아요.”

“나도 그게 신기해 진짜 뭣도 없이 갑자기 훅 나타났어. 최대표가 몰래 키우던 애일지도 모르고. 그 양반이 레이더 하니만큼은 기가 막히잖아.”

“나랑 같은 메소드 과래.”

“그래? 권기택 감독이 그러디? 하긴 강우진 연기 보니까 딱 그런 삘이 나더라. 표현이나 눈빛이.”

“야생에서 굴렀다는 게 뭘까? 결국 연기는 교육받으며 조금씩 깎여 가야 하는 건데.”

“뭐?”

“아니 아니에요.”

작게 고개를 저은 하유라가 주제를 휙 바꿨다.

“참 그리고 간단하게 우정출연 해보려구요.”

“‘실종의 섬’? 오- 그건 좋은데? 어차피 한 반년 놀고먹을 예정이었으니까.”

“어째 말에 가시가 있는데요.”

“전혀? 뭐가 됐든 단 며칠이라도 권기택 감독 현장에 합류하는 건 대박이지. 그러면서 그 신인도 보면 되겠네.”

“응 맞아.”

읊조린 하유라가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야생이 뭔진 몰라도 전투력이 살짝 올라요.”

같은 날 이른 오후. 청담동 쪽 샵.

시간은 3시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형 샵은 인산인해였다. 1층엔 일반 손님이 분포됐고 2층부터 3층까진 주로 연예인들이 보였다. 따라서 출입구도 2개. 그런 샵의 3층 중앙 자리에 홍혜연이 앉아 있다.

“흐흠-”

다리 꼰 채 핸드폰을 내려보고 있다. 긴 생머리에 뭘 발랐는지는 모르겠다만 미용 기기가 그녀의 머리를 따듯하게 달구는 중. 거기다 풀메이크업. 아마 오전 스케줄을 마치고 오후 것을 위해 전체적으로 수정을 하는 모양.

간간이 아는 연예인들에게 인사하던 그녀는.

“팬사인회 잘 끝냈나 보네.”

며칠 전 있었던 강우진의 팬사인회 관련 기사를 정독하고 있었다. 이때였다.

“뭐야.”

홍혜연의 오른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침투했다. 살짝 공격적인 톤.

“홍혜연 너도 여기 다녀?”

덕분에 핸드폰에서 시선을 돌린 홍혜연. 그런 그녀의 표정이 단숨에 딱딱해진다. 왜? 말을 건 것은 단발의 서채은이었으니까. 모자를 쓰고 있는 걸 보니 서채은은 이제 스케줄을 시작하는 것 같았고 똥 밟았다는 식으로 홍혜연이 긴 한숨을 뱉었다.

“하- 기분 좋았는데 팍 식네.”

“뭐래. 내가 더 별로거든? 너 왜 여기 다녀?”

“질문이 이상한데. 난 원래부터 여기 다녔거든?”

“쯧 이번에 바꾼 건데 다시 바꿔야겠네.”

“제발 그래 줘.”

티격대던 둘 중 서채은이 모자를 벗으며 홍혜연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청개구리 같은 심보로 답했다.

“아니다. 내가 왜 바꿔. 정 짜증나면 네가 옮겨. 난 계속 다닐래. 좋네 전에 다니던 곳보다 넓고.”

“그러던가.”

아무리 봐도 둘은 사이가 좋아 보이진 않았고 서채은이 홍혜연의 얼굴을 힐끔 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얘는 왜 볼 때마다 피부가 좋아지는 것 같지? 나보다 더 빡세게 관리를 받나? 어디 병원을 다니는 거야 대체.’

속으로 질펀한 시샘을 부풀리던 서채은이 홍혜연과 마찬가지로 핸드폰을 꺼냈다.

“근데 너 이제 뭐 해? 한량 촬영도 끝났다던데 차기작 소식이 없더라?”

“오지랖만 태평양이지.”

“하 어이없어. 아니- 니네 회사 강우진인가 뭐시기한테 자리 밀렸나 해서 그랬지? 왜? 회사 내에서 게임이 안 돼? 예전 같으면 너 작품 끝나면 감독이고 연출이고 우르르 달려들었을 텐데.”

“우르르 달려들고 있어.”

“근데 너무 조용하잖아? 난 이제 권기택 감독님 거 촬영 준비하거든.”

순간 홍혜연의 손이 멈칫한다.

“···너 권기택 감독님 거 한다고?”

“응.”

비죽 웃던 서채은이 대뜸 자신의 입을 찰싹 때렸다.

“아차차. 맞다 이거 아직 말하면 안 되는 건데. 미안 비밀로 해줄래?”

뭔가 승리자의 미소가 짙어지는 그녀. 반면 홍혜연의 미간이 살짝 좁혀진다. 꽤 충격적인 소식이었으니까. 그럼 얘랑 강우진이 같은 영화를 찍는다고? 다만 홍혜연은 서채은의 앞에서는 늘 꼿꼿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의연해야 했다.

“그래 뭐 비밀 지켜줄게. 나도 시청률 25% 찍은 한량 때문에 바쁘거든. 아- 차차. 미안 넌 그 기분 모르겠네. 너 저번 드라마 얼마였지? 5%? 4였나.”

꿈틀하는 서채은.

“5.9%거든??”

“그거나 그거나. 결국 한 자리잖아.”

“하- 참나. 하여튼 bw 엔터 것들. 야 말 나온 김에 강우진 걔 예의나 좀 가리켜. 최근에 좀 나간다고 너무 나대더라. 난 무슨 말대꾸를 어디서 배운 줄 알았잖아? 하는 말마다 따박따박. 자기가 무슨 대스탄줄 알아.”

이번엔 홍혜연이 움찔했다.

“너나 잘해 너나. 네 싸가지에 비하면 우진씨는 나이스한 거거든?”

“우진씨는 개뿔. 뭐야? 둘이 뭐 있어?”

“있긴 뭘 있어. 너 얼굴에 있는 보톡스나 빼.”

“···그래? 알았어. 그럼 내가 친히 강우진 걔 예의 알려줄게. 영화 촬영 내내 천천- 히.”

비아냥거리는 서채은을 보며 홍혜연이 하찮다는 듯 픽 웃었다. 얘가 강우진을 몰라도 한참을 모르네.

“니가 우진씨를? 그래 백날 해봐라. 바위에 달걀 던지는 격일 테니까. 연기나 신경 쓰지?”

“됐거든?”

“너 적당히 해. 진짜 그렇게 설치다가 한 방에 나락 갈 텐데.”

“누구더러 나락이네 마네야. 난 배우 평생 해 먹을 거거든-”

바로 이때.

“야야!! 서채은!!!”

2층 입구 쪽에서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괴성이 들렸다. 스마트한 인상의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서채은의 매니저 팀장이었다. 그런데 그의 얼굴과 기세에 과한 괴팍함이 실렸다. 재밌는 건.

“너 시발 이거 뭐야!!”

그의 뒤로 서채은 매니저 팀들이 우르르 따른다는 것. 곧 뭔데 호들갑이냐는 듯 서채은이 자리서 일어났고.

“아 귀아파. 뭔데 오빠? 왜 난리야.”

매니저 팀장이 씩씩대며 서채은의 팔뚝을 움켜잡았다.

“아! 아파!”

“닥치고. 이거 봐. 뭔데 이거!!”

이어 서채은의 손에 핸드폰을 넘기는 팀장. 그 덕에 얼굴을 잔뜩 구긴 서채은이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

“아프다고. 놓고 얘기···어?”

화면에 출력되는 건 기사. 서채은의 표정이 단숨이 변했다. 짜증이 사라지고 당혹이 진하게 서린다. 당연히 그녀가 방금 본 기사 때문이었다.

『[단독]‘상습적 프로포폴 투약 정황’ 탑여배우 가면 뒤에 숨겨진 서채은의 중독된 일지/ 사진』파워패치-임상문 기자

뭐지? 서채은은 기사를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 말을 못 했다. 사고가 정지됐으니까. 반면 매니저 팀장은 그녀의 양어깨를 잡아 세차게 흔들었다.

“입 다물지 말고!! 뭐냐고 이거!! 정신 차려. 대답해. 이거 진짜냐? 어? 야 서채은!!”

하지만 서채은은 그저 혼이 빠져나갈 뿐이었다.

“···아- 아니. 이거 내가 아닌. 어? 아니 어?”

미쳐간다고 봐도 무방했다. 핸드폰 든 그녀의 양손이 미세히 떨렸으니까. 이쯤 요상한 분위기를 인지한 홍혜연이 서채은의 옆에 붙었다. 그리곤 서채은과 같이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

꽤나 괴랄한 기사 내용에 홍혜연이 콧방귀 끼며 웃었고.

-스윽.

떨림이 온몸으로 전염된 서채은을 불렀다.

“야 서채은.”

“···”

그런 그녀의 귓가에 홍혜연이 작게 속삭였다.

“이거 봐 나락 간다니까. 그게 오늘이었네?”

몇십 분 뒤 bw 엔터 대표실.

오늘 설계로 이래저래 바쁜 일정을 쳐낸 최성건은 강우진에게 붙지 않고 회사에 있었다. 입질이 온다면 바로 행동해야 했으니까. 따라서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최성건은 아까부터.

-딸깍 딸깍.

뿌린 떡밥 관련 여러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클릭질을 하며 모니터링 중이었다. 그리고 약 30분 전.

“역시 ‘파워패치’였네.”

결말이 터졌다. 우수수 뿌린 빵부스러기를 주워 먹은 것은 ‘파워패치’였다.

“상습적 프로포폴이라- 익숙하다고 할지 예상 밖이라고 할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파워패치’는 2연타 3연타도 준비돼 있을 것. 증거부터 증인도 마찬가지. 이정도 사이즈면 서채은이 충분히 소멸할 정도.

“이러면 무조건 검사까진 진행될 테고 행여 거기서 다른 약물까지 나오면···서채은은 배우 생활 끝이지.”

동시에.

-♬♪

책상 위 최성건의 핸드폰이 벨소리를 뱉는다. 발신자를 보니 권기택 감독이었다. 최성건도 기다리고 있던 전화. 직접 할 필욘 없었다. 지금은 위치가 바뀌었으니까.

어쨌든.

“네 감독님.”

핸드폰 너머로 나긋나긋하면서도 진중한 권기택 감독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사 봤어요. 놀랐어 이런 일이- 이건 역시 최대표님의 작품이겠지.”

최성건이 작게 고개를 저었고.

“아니요. 따지고 보면 우진이 작품입니다.”

핸드폰 너머 권기택 감독이 잠시 침묵하다 되물었다.

“···우진씨 작품이라니?”< 차단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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