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100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시골은 소식이 빠르다·

더군다나 그 소식이 동네 전체에서도 아주 중요한 소식이라면 소문이 퍼지는 속도는 흡사 훈련된 사수의 탄환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것이 무슨 말이냐·

“영주님! 바트 네에서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대장간에서 갑옷을 보내왔습니다! 어이 베론! 너희 할아버지 작품인데 직접 소개해야지!”

“넵! 영주님! 임신 축하드려요!”

“이 바보야! 임신은 영주님이 아니라 마님이야!”

“앗!”

만인의 축하가 뒤따랐다·

임신이 확정된 지 고작 하루만의 일이다·

그때까지도 엘릭은 얼얼했다·

아니 엘릭 뿐만 아니라 티리아도 그랬다·

“···이 안에 있는 것이구려·”

이제야 꽃이 만개한 정원에서 엘릭은 티리아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그녀의 배를 쓸었다·

긴장된 움직임이었다·

사실 겉을 쓰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음에도 그리도 작은 생명임에도 그 무게가 천근 같아 속이 꽉 막히는 탓이다·

참으로 행복함에도 마냥 행복해하기엔 아버지라는 단어의 무게가 무겁게만 느껴진다·

그리도 서툴렀던 아버지를 알았고 그에 상처받았던 자신을 알아서였다·

엘릭은 덜컥 겁이 났다·

자신도 비슷한 아버지가 되면 어떡하나·

생각까지 순간이었다·

“···아직 얼떨떨합니다·”

티리아가 엘릭의 손등 위로 손을 겹쳤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그녀의 미소는 참으로 어색했다·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기쁘면서도 걱정이 되지요·”

티리아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저는 좋은 어머니를 모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어린 저를 그리도 아프게 했던 어머니와 똑같은 사람이 되면 어떡할까·”

“부인····”

“무심코 아이를 체벌해버릴까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

그 순간 씁쓸해지는 티리아의 얼굴에 엘릭은 깨달았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구려· 우리는·”

“예 아마 모든 부모가 그러하지 않을까요·”

후후 티리아가 웃었다·

엘릭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그 감정은 동질감 혹은 씁쓸함 혹은 안도·

아 자신을 품었던 어머니가 이랬을까·

그때의 아버지는 이런 감정이었을까·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이윽고 답으로 화한다·

“···많이 서툴지도 모르겠소· 우리는·”

“예 하지만 더 나쁘지 않을 방법은 알 겁니다· 저희는·”

무엇이 나쁜지를 아는 사람이니까·

그런 의미겠지·

엘릭은 물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소?”

“함께 화원을 거닐고 싶습니다· 밀밭에서 숨바꼭질을 해보고 싶고 맛있는 다과를 먹여주고 싶습니다· 가주께선 어떤 것을 하고 싶으십니까?”

“나는····”

엘릭은 상상했다·

아직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도 모를 이 작은 생명이 태어나면 그 아이와 무엇을 하고 싶을까·

답에 힌트를 준 것은 티리아의 말이었다·

그녀가 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어린 그녀가 원했던 것이었을 테니·

깨닫고서야 답이 나왔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소· 아주 많이·”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와는 다르게·

“너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리 말하고 싶소·”

세상 모두가 너를 적대하여도 나만은 끝까지 너의 편일 것이라고 너의 검이자 방패가 될 것이라고·

엘릭은 그리 말하여 아이를 안심시키는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답하고 나니 문득 웃음이 터져 나왔다·

티리아도 함께 웃었고 그러자 조금은 답답함이 가셨다·

조금 더 밝은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아들이 좋겠소· 아니면 딸이 좋겠소?”

“둘 다 좋습니다· 음 구태여 하나만 고를 이유가 무에 있겠습니까·”

티리아가 사뭇 장난스레 말했다·

“둘 다 낳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에 엘릭은 답했다·

“형제라 언제나 바랐었지·”

“시끌벅적하고 화목했으면 합니다·”

이어지는 것은 두 사람이 그리는 미래였다·

서로가 서로를 모자람을 알아 그것을 채우려 나누는 대화였다·

너무나도 서툴러 그리하여 긴긴 시간을 되돌았던 남과 여는·

그렇게 서서히 가족이 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에이 씨~팔 좆같네~!”

외치는 것은 막사의 다날이었다·

“부단자아앙!”

“예!”

“우리가 왜 농사를 하냐~!”

외치는 다날은 상의를 탈의한 채 땀에 절어 헥헥대고 있었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어떻게든 더위를 식히려고 안간힘을 쓰며 수분을 보충 중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설영기사단·

눈 그림자 기사단이라는 이름값은 눈곱만큼도 못하는 이들이 영지민들의 농사를 돕다 왔기 때문이었다·

엘릭과 위빈으로 돌아온 이후는 매번 이랬다·

-한동안은 할 일이 없을 테니 농사나 도우시게· 내 자네들의 덕을 보았는데 고생을 시키고 싶진 않군·

그의 말이었다·

편히 쉬라면서 농사를 하라니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란 말인가?

대관절 문장의 호응부터가 안 되지 않나!!!

‘보상은? 봉급 올려 준다매!’

솔직히 기대했다·

그래 그 서부 전쟁터까지 무력이라곤 없는 아녀자 하나를 배달하고 왔는데 사람이 양심이 있으면 그럴싸한 집 한 채라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다못해 농사는 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아주 속이 다 문드러질 지경이지만··· 차마 검귀 카샤의 앞에서 그런 불만을 토로할 수는 없었다·

결국 다날이 할 수 있는 것은 울며 겨자먹기로 일에 매진하는 것뿐이었다·

문득 생각하게 된다·

‘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

설마 평생?

죽을 때까지 쟁기 끄는 소처럼 농사나 짓는 건가?

전신에 소름이 쫙 돋는다·

EW 지분의 7%나 가진 주제에 충신을 이리 다루다니!

하다못해 돈이라도 말이 주면 화라도 안 날 텐데!

이가 절로 갈리는 순간이었다·

-게 있는가·

티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막사 입구였다·

다날과 기사들은 화들짝 놀라 옷을 갖춰 입기 시작했다·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관성이 된 굴복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이었다·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콰당탕!

한차례 소란이 지난 후였다·

다날은 애써 안색을 가다듬으며 막사의 문을 열었다·

“오 오셨습니까!”

“오셨습니까!!!”

“내 방해를 한 건 아닌가 모르겠네·”

“아닙니다!”

답하며 다날은 주변을 둘러봤다·

티리아가 홀로 왔다는 사실에 안도가 차올랐다·

“하 한데 무슨 일이옵신지····”

다날은 사뭇 비굴하게 물었다·

그러자 티리아가 막사를 둘러보며 작게 탄식을 흘렸다·

“내 자네들에게 받은 도움이 참 많아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하고 찾아왔네· 한데 막사가 이리 살풍경할 줄은 몰랐어· 미리 신경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참으로 미안하네·”

“그 그것은····”

설마 청소를 안 했다고 돌려 까는 건가?

생각한 순간이었다·

“막사 시설 보강을 지시해두겠네· 그리고 요즘 농사를 돕고 있다던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네· 가주께는 내가 이미 말해놨네· 기사라면 기사다운 품위가 있어야지· 영지민들과 친해지는 것은 좋지만 기사의 위엄은 지켜야할 것 아닌가·”

쿵!

다날과 기사단의 무릎이 꿇렸다·

그것은 한없이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행동이었다·

단 몇 마디 그들의 무릎을 꿇리고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고 고개가 떨어지게 만든 것은 겨우 그 몇 마디였다·

“마 마니이이임!!!”

“큰 소리는 자제해주시게· 아이가 놀라면 안 되니까·”

“흡!”

주르륵 다날과 기사단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흘렀다·

이제 그들의 정체를 아는 티리아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이해해주시게· 가주께선 기사를 휘하에 둔 적이 없는 부분이라 이런 쪽에서 서투시네· 하지만 자네들을 아끼는 건 분명해·”

이미 기사단의 충성심은 티리아에게로 기울어 있었다·

“나 또한 말했듯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네· 그리고 이건 뇌물일세·”

그 충성심이 무게추를 부술 정도로 또 기울어지려 하고 있었다·

티리아가 내민 것은 금화 보따리였다·

슬쩍 매듭이 풀려 있는데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광채에 기사단은 넋을 잃었다·

멍하니 고개를 드니 티리아가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아이가 태어날 것 아닌가· 우리 아이를 지켜줄 든든한 기사님들이니 언제나 잘 먹고 다녀야지· 오늘은 마을에 가서 식당 매상이나 올려주고 오시게나·”

숨이 턱 막힐 정도의 감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다날은 답할 것이다·

그것이 오늘이라고·

쿵!

기사단이 땅에 이마를 찧으며 외쳤다·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충성하겠습니다!”

그에 티리아는 작게 웃으며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되었네· 나는 이만 가보지· 진찰을 받을 시간이라·”

기사단은 티리아가 떠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여 끝끝내 티리아의 표정을 보진 못했다·

‘휴우 다행히 잘 되었구나·’

티리아 포트먼·

일찍이 감정을 숨긴 채 평생을 살아오는 연습을 한 여인·

또한 철면이라 불리던 호벤 포트먼에게 사람을 다루는 법을 배워온 여인·

어울리지도 않게 웃는 얼굴로 너그러운 주인을 연기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실제 그들에 대한 고마움과 별개로 엘릭의 용병술이 기사단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 탓이다·

안주인이란 것이 이렇게 힘들었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