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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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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갔다·

지금 위빈에서 티리아와 함께 살아가는 이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기에·

오늘의 행복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것이기에·

배우는 것은 남편으로서의 일과 아버지로서의 일과 영주로서의 일이었다·

그런 충만함에 빠져 살던 것이 일주일 그리고 사흘·

『슬슬 복귀해주게나·』

미뤄뒀던 일을 마주해야만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

편지를 받은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집무실 창밖으로 여름 밀밭의 푸르름이 온 땅을 싱그럽게 밝히는 풍경을 보며 엘릭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말해야겠지·’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전장에선 이미 자신의 편의를 이만큼이나 봐주고 있었으니·

티리아는 아이를 위한 여러 교육을 받기 위해 온통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마 만나는 것은 점심 쯤이리라·

차오르는 것은 망설임이었다·

예견된 일임에도 떠나겠다는 말이 왜 이다지도 어렵게만 느껴지는지·

어찌 이것을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니 야속한 시간은 이럴 때만 빨리 흘러갔다·

“영주님 마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내려가도록 하지·”

“바로 식사를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주게나·”

엘릭은 집무실을 나서 1층으로 내려갔다·

막 마차에 내려 저택으로 돌아오는 티리아가 보였다·

“오셨소·”

환히 웃으며 말하자 티리아가 다가와 가볍게 포옹한다·

“오전의 일은 다 끝내셨는지요·”

“그렇소·”

“또 미루신 것은 아니겠지요? 혹 계산을 틀리셨다거나····”

“그런 일은 없소· 부인께선 날 너무 못 믿으시는구려·”

“보통 실수를 많이 하셨어야지요·”

장난스러운 꾸중에 엘릭은 가슴 한 켠이 시큰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일단 식사부터 하지· 갑시다·”

그녀를 이끌고 식당으로 갔다·

티리아는 산모식을 먹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건만 에드워드가 수배해온 의원은 티리아의 생활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아이에게 맞춰 바꿔버린 것이었다·

“힘들지는 않소? 혹 식단이 입에 맞지 않다거나·”

걱정되어 물으니 티리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먹고 싶습니다·”

목소리엔 숨길 수 없는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답다면 어머니다운 태도였고 티리아답다면 티리아다운 태도였다·

아 온전히 아이를 위해 힘을 다 쓰고 있구나·

이 가정을 위해 그녀는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말이 더 목에 걸리는 기분이다·

속 시원한 답을 내뱉는 일은 영 요원하기만 했다·

그에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 순간이었다·

“가주·”

“아 음·”

그녀의 부름에 엘릭은 고개를 들었다·

마주앉은 티리아는 싱긋 웃고 있었다·

“제게 할 말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덜컥 손끝이 들썩이며 식기가 접시를 두드렸다·

어떻게? 그렇게 티가 났나?

“서부에서 온 편지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사에게·”

“···아·”

알디오였나·

엘릭의 입가에 씁쓸함이 떠올랐다·

“집사장이 그리 입이 가벼워서야·”

“가벼운 게 아니라 실세를 아는 것이지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편이 하나가 없구려·”

“가주의 편은 저 하나면 되는 걸요·”

가벼운 농담이나 주고받으니 그새 긴장이 풀려버리는 이유는 뭘까·

미소 짓는 티리아를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저 미소를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구나·

아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일 테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 마음을 어찌 다 말해야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내일 떠나려 하오·”

“그럼 오늘은 푹 쉬어야겠군요·”

“부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소·”

“예 일정을 다 빼두겠습니다·”

엘릭은 티리아의 손을 바라봤다·

식기를 움직이는 그녀의 손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

그녀가 이 여정을 원하지 않음은 알고 있었다·

사실 엘릭도 원하지 않는 여정이었지만 어쩔 수가 있겠나·

닥친 방법이 이것뿐이라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런 만큼 엘릭은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자 했다·

온종일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한 서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 밤이 되어 침실로 들 때까지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했다·

꼭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요즘 잠자리는 어떻소?”

“저야 항상 잠은 푹 자는 편이니 다를 게 있습니까·”

“하긴 잠들기 힘든 것은 나 뿐이지·”

“···제 잠버릇이 그리 고약합니까?”

“매력이라고 생각하오·”

“빈말은 되었습니다·”

엘릭은 잡담을 이어가며 자신의 팔을 베고 누워있는 티리아를 한참이나 눈에 새겼다·

전쟁터에 가면 한동안은 못 보리란 생각이 아직도 가득하다·

뺨을 쓸다 호흡을 느끼고 그러다 티리아가 꾸벅꾸벅 조는 순간은 침묵을 만든다·

어느새 티리아가 잠들면 품속의 온기를 잊지 않기 위해 머릿속의 모든 생각을 지운다·

그런 순간이 한참 어느 순간·

‘셋이다·’

속으로 되뇐다·

‘이렇게 셋이다· 평생 지켜야 할 것 내가 놓지 말아야 할 것·’

어떤 역경 앞에서도 지켜야 할 나의 집·

나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어주어야 할 그 소유권도 쥐어주어야 할 나의 보금자리·

엘릭 포트먼을 완성하는 것은 티리아와 뱃 속의 아이였다·

온기와 박동이 이르길 혼자가 아니리라·

그것이 곧 깨달음이라·

“아·”

무언가를 알 것 같았다·

머릿속이 환히 개이고 심장을 두드리는 마나가 기쁨에 떨어 전신으로 퍼지는 순간 엘릭은 본능적으로 확신했다·

‘···검제·’

당신이 틀렸노라고·

*

다음 날 아침은 분주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저택을 떠나는 엘릭의 앞에 위빈의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승전하고 오셔야 합니다!”

“도련이이임!!! 다치시면 안····”

“이 인간은 또 궁상이네· 입 좀 다물어!”

“영주님! 응원하겠습니다!”

“엘릭! 다 부수고 와라!”

소란스럽게 외치는 모든 이들이 미소 짓고 있다·

아니 알디오는 울고 있나?

영주님 영주님 하더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을 아이로 보는 건지 도련님을 연호한다·

하녀장에게 끌려나가는 건 순식간이었다·

사뭇 유쾌하고 또한 감격스러웠다·

저들 모두가 자신의 생환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이 감사했다·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티리아가 물었다·

손을 맞잡은 채였다·

엘릭은 전쟁의 흐름을 생각했다·

고립된 제국의 물자가 떨어져가는 시기 사기의 저하와 황도에 남은 천익 그리고 검제·

그 모든 것들을 다 몰아치는데 얼마나 걸릴까·

이윽고 답한다·

“밀을 수확하기 전까지·”

이 위빈이 우리가 다시 만났던 그날처럼 황금으로 물드는 날·

그날에는 이 저택에 우리가 다시 함께할 것이라고·

“올해 수확철은 내가 일하겠소·”

하며 엘릭은 티리아를 끌어안았다·

직후 떨어져 품속에 손을 넣었다·

“이것을 가지고 있어 주시오·”

꺼내어 티리아에게 건네는 것은 날이 죽은 단도였다·

언젠가 엘릭이 제 몸처럼 아끼던 물건이자 과거의 그림자이기도 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부적이오·”

“부적이라 함은···?”

“전장에서 힘에 겨운 순간마다 그걸 꺼내 꼭 쥐고 있었소· 그리하니 마음이 놓이더군·”

“그럼 챙겨가셔야지요·”

티리아가 사양하며 다시 엘릭의 손에 단도를 쥐어주려 했다·

엘릭은 거절했다·

“괜찮소·”

더 이상 과거의 그림자에 두려워 떠는 날은 없을 테니·

“이제 내겐 필요치 않은 물건이오·”

그러니 아직은 이것이 필요할 당신에게·

“걱정되는 순간이 온다면 이것을 꼭 쥐고 기도해주시오· 난 그것이면 될 거요·”

티리아의 눈동자가 떨렸다·

엘릭은 싱긋 웃었다·

밤중 스쳐 지나간 깨달음이 아직 속에 잔류하여 박동을 일깨운다·

망막에 비치는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선명한 형태로 마음속에 새긴다·

“다녀오지·”

그렇게 엘릭은 돌아섰다·

문득 우스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그랬다·

살아생전 총 세 번 위빈을 떠나며 재회를 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

치이이익―!

서부 전선의 왕국 연합진영·

역으로 기차가 들어왔다·

제르디아는 의자에 앉은 채로 말했다·

“저 열차가 맞느냐?”

“옙 제가 보내드린 표로 오셨다면 저 차입니다·”

에드워드가 공손하게 답했다·

아니 사실 제르디아는 이미 엘릭이 저 열차에 있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다·

아무렴 기차 안에서부터 이질적인 기운이 한가득 퍼져나오는 중인데 어찌 저 열차만이 다름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구태여 의심하며 묻는 이유는 하나였다·

‘쉬다온 것이 아닌가?’

열차에서부터 마나가 이질적으로 튀어 오른다·

그것은 제르디아의 생 120년 중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아득하고 불가해한 종류의 마나였다·

살아생전 두 번째였다·

‘이길 수 있을까?’

어떤 수를 써서도 저항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기질을 개인에게 느끼는 것은·

처음은 물론 검제다·

하나 엘릭은 검제의 것과는 극단에 있는 전혀 다른 성질의 마나였다·

치이이익―!

상념이 스쳐 지나가는 중 열차의 문이 열렸다·

제르디아는 안에서 걸어 나오는 사내를 보며 환희했다·

‘아 이길 수 없군·’

자신은 그를 이길 수 없다·

그리고 검제도 그를 이길 수 없다·

“뭣하러 마중까지 나오셨소·”

제르디아는 이번 생의 미련이 모두 해소될 것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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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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