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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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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5 #후일담1 – 새로운 가족 (1)

서부 전쟁이 끝난 지 몇 개월이 더 지났다·

아직 전쟁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아무렴 20년의 전쟁이 앗아간 것이 좀 많던가·

지금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들은 전쟁 이후에 태어난 이들이다·

평화로운 시대를 모르고 살았던 만큼 그들이 만드는 평화는 아직 삐걱거림이 가득했다·

하나 모두 괜찮아질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상처는 아물고 역사라는 흉터만이 그 시절을 회고할 테니·

그렇게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꾸는 시대다·

이곳 위빈에도 저들만의 달콤한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 있었다·

“아 아이가 발길질을 했소·”

“예 누굴 닮았는지 참 기운찹니다·”

포트먼가의 저택 서재는 벽난로가 타닥타닥 불을 뿜고 있었다·

그 앞 소파에는 남녀가 앉아 있었는데··· 말해 뭐할까 엘릭과 티리아였다·

티리아는 엘릭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고 엘릭은 그런 그녀를 부드럽게 안은 채 부풀어 있는 티리아의 배를 쓰다듬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지난 수확철에 재회한 두 사람의 시간은 그랬다·

짧았던 이별 간의 애틋함을 회고하거나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며 황금빛 밀밭을 벗겨냈고 다가온 겨울에는 산을 내려오는 마수를 처리하거나 한가한 틈을 타 이리 여유를 부렸다·

그런 겨울이 이제 끝나간다·

출산 예정일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엘릭은 말했다·

“녀석 어미를 이리 고생시키는 걸 보니 사고를 꽤나 칠 모양이오·”

“당신을 닮아서 그런 것이겠지요·”

“크흠····”

엘릭의 뺨이 붉어졌다·

저것은 근래 들어 티리아가 그를 놀리며 하는 말이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티리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벌써부터 개구쟁이의 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발길질 즉 태동이 잦은 것은 물론이오· 어미의 입맛을 이리저리 바꿔버리는 건 예삿일·

심지어는 그 얌전한 티리아가 펑펑 울게 하거나 버럭 화를 내게 하는 일도 있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이다·

-배에 아이가 있으면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영주님의 아이는 특히 정도가 심하군요·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지·

지난 세월을 되새기던 엘릭은 문득 부르르 몸이 떨리는 기분을 느꼈다·

그 순간이었다·

“왜 몸을 떠십니까?”

덜컥 엘릭의 몸이 들썩였다·

삐걱삐걱 고개가 돌아갔는데 그새 또 아무런 이유도 없이 티리아가 심기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세상에·’

출산일이 다가오니 유독 더 심해진 감정기복이 일을 치려는 듯했다·

엘릭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바깥 날씨가 참으로 추운 때 아니오· 한기가 들어서 그랬소·”

“난로 앞입니다만?”

“봄은 또 언제 올는지 모르겠구려·”

하며 엘릭은 티리아를 꼭 끌어안으며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티리아의 기색이 누그러졌다·

“···여기에도·”

티리아가 제 입술을 가리켰다·

심기불편 분노 짜증을 넘어가니 어리광인가·

그 모습이 못내 사랑스러워 엘릭은 티리아에게 입을 맞췄다·

쪽―

소리 뒤로 티리아가 배시시 웃었다·

엘릭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위기를 모면한 참이었다·

똑똑―!

-영주님 마님· 식사 시간입니다·

하루가 또 저물어가고 있었다·

*

근래 포트먼가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날 선 긴장감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기대감에서 비롯된 긴장감이라 해야 할까·

“빨리빨리 움직이거라!”

바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준비 때문이었다·

사용인들은 근 십 년동안 가장 바쁜 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것은 평소보다 많아진 일감 때문이었다·

“거기! 마님이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물기를 확실히 닦으렴!”

“이보거라! 거기 먼지가 쌓였잖느냐! 혹 마님이 들이쉬면 어쩌려고 그러는 게야!”

출산 예정일이 코앞이다·

혹여 티리아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까봐 사소한 청소부터 빨래 그리고 저택의 보수까지 사용인들은 쉴 틈이 없었다·

특히 하녀장과 알디오가 극성이었다·

두 사람은 영주 부부가 자리를 비울 때면 한 번도 빠짐없이 저택의 대청소를 감행했다·

두 사람으로선 당연했다·

전대 가주의 치세 때는 거의 적막만이 가득했고 티리아의 치세 때는 조용함이 가득했던 저택이 엘릭의 치세로 돌아오자 포근해졌다·

그 포근함이 결실을 맺을 때가 곧이다·

다가올 봄 파종의 시기에 이 저택을 환히 밝혀줄 아이가 태어나니 그때까지 사고가 없게 하기위해선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법 아니겠나?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태어날 아이의 방이었다·

“아가씨의 방이다! 에잇 천장에 얼룩이 있지 않느냐! 안 되겠다! 가서 다날 경을 불러오거라!”

신경과민이라 해야 할 정도였다·

태어날 아이가 여아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부터 두 사람은 이리 예민하게 방을 꾸미는 일에 집중했다·

“분홍색이랑 노란색이 더 없더냐? 응? 알록달록하게 말이다!”

“어휴 집사장! 요즘엔 여자 애들도 파란색을 좋아해요! 그렇게 옛날 사람 같아서야!”

“으윽! 그러는 하녀장이야 말로 아가씨의 침대를 분홍색으로 했지 않나!”

“그건···!”

투닥대면서도 두 사람의 입가엔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포트먼의 탄생부터 이곳에서 일하여 노년기에 3대를 모실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 요즘만큼 실감 되는 때가 또 없기 때문이었다·

어느 순간 두 사람은 화는 내는 일을 멈추고 미소를 실실 흘려댔다·

“···벌써 3대째네요·”

“아암 우리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지·”

두 사람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지는 방을 바라보며 추억을 회상했다·

“옛날 생각 나는구만· 알디오· 자네 젊을 적엔 그러지 않았나· 이딴 저택 돈만 모으면 바로 탈출하겠다고·”

“그러는 자네도 호벤은 빌어 처먹을 악종이라며 주인님을 욕했었잖나·”

“그런 일도 있었지· 아마 전대 마님이 안 계셨다면 정말 그만뒀을 게야·”

“나도 그렇네·”

두 사람이 추억하는 것은 엘릭의 어머니인 릴리 포트먼이었다·

너무나도 화사하고 활기차서 차가웠던 저택을 밝혀주었던 여인·

-오늘부터 너희들이 하녀장이랑 집사장이야!

대인 관계에 있어서 끔찍했던 전대 가주를 지탱해줬던 여인은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높일 줄 알며 또한 기쁘게 해줄 줄 아는 사람·

-마 마님! 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응! 요리하려고 했는데 다 타버렸어!

조금은 왈가닥이었다·

엘릭은 릴리의 그런 점을 쏙 빼닮은 아이였고·

그녀를 추억하던 중 문득 알디오가 말했다·

“사실 전대 마님이 타계하셨을 때 일을 그만두고 싶었네·”

“나도 그랬네· 도련님이 안 계셨다면 그랬을 걸세·”

그것은 실제로 일어났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오랜 시간 두 사람이 저택에 남아 있는 이유는 엘릭이었다·

엘릭이 떠나고 나서는 그 엘릭을 기다렸던 티리아 때문이었다·

평생 좋은 꼴은 못 보다 죽을 것이란 생각도 한 일이 있었는데 어느새 여기까지 왔을까·

“아가씨는 어떤 분일 것 같나?”

“그 왈가닥 핏줄이 어디 가겠나? 그래도 제발 도련님보단 덜 하길 바랄 뿐이지·”

“나도 아가씨가 마님을 좀 더 닮았으면 한다네· 얼마나 영특하시고 어여쁘시겠나·”

“도련님은 못생겼다는 말인가?”

“그럴 리가 전대 마님이 그렇게 미인이셨는데 어떻게 도련님이 못생겼을 수가 있나·”

껄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언젠가 엘릭의 방이었던 볕이 좋은 방은 이제 소녀의 요람이 되어 또 다른 보금자리로 화할 것이다·

“건강하게만 자라주시길 바랄 뿐이지·”

“도련님만큼 건강한 건 안 되고·”

“당연한 말을·”

그런 와중이었다·

“영감! 난 또 왜 불러!”

다날이 씩씩대며 찾아왔다·

그 뒤로는 베론이 있었다·

알디오는 천장을 가리켰다·

“저기 얼룩 좀 지워주시게· 이 방 천장이 높아서 하녀들이 제대로 닦질 못하더군·”

“아오! 기사가 아주 잡부지?! 엉? 베론! 네가 해라!”

“예입!”

샤샤샥!

베론의 몸이 잔상으로 화하고 딱 3초·

“다 했습니다!”

천장이 반짝반짝 빛을 뿜었다·

알디오와 하녀장의 입가에 흡족함이 잔뜩 서렸다·

“역시 베론이구먼· 믿음직해!”

“이제 기사 다 됐어!”

“하핫 과찬이십니다!”

“염병하고 있네 진짜! 기사랑 청소가 무슨 상관이야! 당신들 기사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빠르고 날쎈 사람 아닌가·”

“소리소문 없이 움직이는 게 기사지· 다날 자네는 기사단장이나 되어 놓고 너무 목소리가 커서 문젤세·”

“그래 알겠다· 여기가 이세계였던 거야· 응? 그치?”

다날은 오늘도 속이 쓰렸다·

봄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의 일이었다·

*

시간은 또 빠르게 흐른다·

새하얗던 위빈의 겨울이 끝을 고하자 녹아내린 땅에는 조막만 한 모가 잔뜩 심어지기 시작했다·

흙색 위로 푸르러지는 밭·

그리고 활기찬 사람들의 웃음소리·

싱그러운 생명의 계절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 그런 계절을 더욱 싱그럽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꺄아아아악!”

“어어어억!!! 부인!!! 머리!!! 머리이이이!!!”

티리아가 출산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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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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