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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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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6 #후일담4 – 두 사람이 걷는 곳 完

세월은 빠르게 흐른다·

행복한 순간은 찰나와 같다는 말처럼 한때 울고 웃었던 모든 일들이 추억으로 바래질 정도로·

그 조막만 하던 아이가 이제 다 큰 어른이 되고 한때 걸음마를 제대로 떼지도 못하던 아이가 어느새 어려운 책을 볼 정도의 나이가 됐다·

그런 수확철이었다·

“리만·”

엘릭은 서재에 콕 박혀있는 아들을 찾았다·

금발에 금안 자신보다 티리아를 더 닮아 조용한 곳을 사랑하는 올해 10살이 된 아들이 고개를 빼꼼 들곤 배시시 웃었다·

“아버지!”

책을 놓곤 도도도 달려와 안겼다·

엘릭은 리만을 안아 들며 물었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고 있었느냐?”

“군주의 덕목이요!”

“어이쿠 이 애비도 못 보는 어려운 걸 보고 있었느냐?”

“네! 어머니가 추천해줬어요!”

헤실헤실 웃는 리만의 얼굴엔 구김살이 없었다·

하기야 달린 때와 다르게 그리도 영특해서 주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게 바로 이 리만이 아니던가·

벌써부터 다음 영주님은 위빈을 크게 발전시킬 것이라며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사실이 자랑스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릴 적부터 너무 과한 기대에 어깨가 무거워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엘릭은 여러 감정에 리만의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누나는 어딜 갔는지 아느냐?”

검술 수업이 곧일진대 오늘따라 유독 보이지 않는다·

티리아가 찾아도 안 보이는 걸 보면 또 어디에 숨어있다는 것일진대 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영 모르겠다는 마음에 묻는 것이었다·

달린은 어딜 갈 때면 리만에게만큼은 행선지를 말했기 때문이다·

“누나요?”

“그래·”

그에 리만이 환히 웃으며 답했다·

“출가한대요!”

엘릭의 미소가 쩌저적 굳었다·

*

포트먼의 장녀가 드디어 크게 사고를 쳤다·

엘릭과 티리아는 뒤늦게야 달린의 방에서 한 장의 편지를 찾았다·

『넓은 세계 보고 오겠음·

때 되면 들어올 테니까 에드워드 풀지 말 것·(중요!)

이쁜 딸내미가♡』

티리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기어이 사고를 치는군요·”

머리가 아프다는 듯 미간을 꾹 누르는 티리아의 모습에 엘릭은 큭큭 웃었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확인해보니 베론이 미리 눈치를 채고 암중 호위로 따라붙었다고 하더구려· 너무 심려치 마시오·”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가봐야 어디겠소· 마침 오늘 아침 전보를 들은 게 있소· 엘버스가 이르는 것이 일리아와 함께 대륙 일주를 계획한 듯하오·”

“여자애 둘이서 참 잘도 대륙 일주를···!”

티리아가 부르르 떨었다·

물론 그 이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명했다·

“···당신을 닮아서 지금 데려오면 더 난리겠지요·”

“그 얘기가 또 나와버리는군·”

하지만 맞는 말이다·

달린은 자라며 엘릭의 성격적인 부분을 꼭 빼닮아갔다·

주로 자유를 찾는 점이나 검에 대한 재능이 그랬다·

달린은 언제나 위빈 밖의 세상을 동경하고 궁금해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달린의 그런 욕구가 터져나올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던 만큼 그리 크게 놀라지 않았다·

다만 너무 이른 시기 인사도 없이 휙 떠나버린 딸에 혈압이 오를 뿐이다·

엘릭은 푹푹 한숨을 내쉬는 티리아를 꼭 끌어안았다·

“큰 걱정은 마시구려· 내 이날을 대비해 미리 이곳저곳에 연락을 돌려놨으니 어딜 가도 달린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요·”

엘릭의 검지가 티리아의 미간을 쓸었다·

“그러니 인상펴시오· 이쁜 얼굴에 주름이 지면 어찌하려고·”

40대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티리아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물론 20대때와는 달랐다·

굳이 말하자면 조금 더 완숙해진 느낌이라 해야 할까·

하지만 주름살도 거의 잡히지 않은 얼굴 탓에 외부 활동을 나갈 때면 여전히 티리아를 20대의 처녀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어찌 이렇게 안 늙을 수가 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지만 마나로 노화를 억제하는 엘릭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그보다 산책이나 갑시다· 리만도 요즘 읽은 책이 좋은지 영 나와는 놀아주지 않더구려·”

오랜만에 옛날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며 응석을 부리니 티리아가 징그럽다는 듯 쳐다봤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며 엘릭을 마주 끌어안았다·

“아비가 이리 철이 없으니 달린이 그런 것 아닙니까·”

“당신 옆에서는 영원히 아이처럼 굴게 될 것만 같소·”

“어련하시겠습니까· 나가지요·”

달린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털어놓은 걸까·

티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엘릭과 팔짱을 꼈다·

두 사람은 참으로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

일평생의 모든 추억이 고향에 있다·

거의 인생의 4분의 1을 전장에서 살았음에도 엘릭에겐 그랬다·

“올해도 풍년이군·”

황금빛 밀밭 노을 그리고 풀내음과 바람의 서늘함·

그것을 다 합쳐서 위빈·

매년 이 시기면 엘릭은 지난 추억을 되새겼다·

아주 어린 시절 밀밭의 무성한 밀 사이를 달려 숨바꼭질을 한 일·

조금 더 자라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이곳에 있던 일·

하루 종일 전쟁 놀이를 하다가 밀밭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나 위빈을 떠날 적의 기억까지·

그렇게 유년기를 지난다·

다시 청년기의 밀밭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다시 만났지·”

“예 그랬지요·”

한창 걸어오니 지팡이를 짚던 자신과 그런 자신을 놀란 얼굴로 보던 티리아가 재회한 자리로 왔다·

서로가 많이 엇갈렸던 시기엔 그렇게 마음 고생이 심했을진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구려·”

“저는 오죽했겠습니까· 당신이 그렇게 갑자기 돌아오리라곤 생각도 못 했을진대·”

“하하 너무 갑작스레 돌아오긴 했지·”

그 가을을 어색하게 지내던 것이 문득 되새겨진다·

서로 제대로 된 말도 나누지 못한 채로 상대의 속내나 예측하며 오해를 키워나갔다·

하지만

“그런 시기도 이제와선 추억이 아니오?”

“사실 가장 설렜던 때가 그때이긴 했지요·”

추억이 된 지금은 말할 수 있었다·

낯설었던 서로는 왜인지 모를 설렘을 품게 했었다고·

빙긋 웃으며 또 걸었다·

그리하니 이번엔 다음 해의 밀밭을 추억한다·

막 모든 전쟁을 끝내고 돌아왔던 때·

티리아와 다시 만난 자리·

“그때 달린이 4개월 정도였나?”

“그쯤이었지요· 아직 배도 제대로 부르지 않아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참을 끌어안았다·

티리아가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그것이 참 미안해 평생을 곁에 있겠다 다짐했고 지금까지는 잘 지켜오고 있었다·

다시 걸었다·

“여기서 달린이 서럽게 울었지·”

“당신이 밀밭은 가족이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까·”

“가족이 맞지 않소? 그리고 이젠 달린도 제대로 내 말뜻을 이해하니 얼마나 다행이오·”

“이해했으니 망정이지 아직도 옛날 일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사랑하면 먹어야 한다면서 제 팔을 깨물 땐 눈앞이 깜깜했어요·”

이제야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리만이 처음 수확을 본 자리가 여기였던가?”

“생각해보면 리만도 울었지요·”

“달린이랑은 이유가 달랐지· 너무 예쁘다며 운 것이 아니오?”

“감성적인 아이라 그렇지요·”

“리만이 아들이라 다행이오· 딸이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내가 어찌 키워야할지 몰랐을 것만 같거든·”

“딸인 리만도 귀여웠겠군요·”

달린에 관한 이야기와 리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두 사람이 처음 밀밭은 본 날 그리고 이후 남매가 함께 밀밭을 뛰어다니고 그 뒤를 티리아와 함께 쫓은 일까지도·

“여기서 리만이 넘어졌지· 달린을 쫓아가다가·”

“울긴 달린이 울었지요· 잘못한 것 같으면 눈물부터 쏙 빼는 게 여간 영악한 게 아닙니다·”

“그래도 걱정은 없지 않소? 힘도 세고 성격도 드세서 어디 잡혀살진 않을 것 같아 참 다행이오·”

“걱정입니다· 그 애가 짝은 만날지·”

“살다보면 누군들 만날 것으로 생각하오·”

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현재로 되돌아왔다·

쭉 가로질러 이제 밀밭이 끝·

뒤를 돌아보니 깨닫는다·

이곳이 다만 농사를 짓는 땅과 그사이에 난 흙길이 아니라 자신과 티리아가 살아온 인생의 족적이었음을·

엘릭은 티리아를 바라봤다·

그녀 또한 감상에 젖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노을빛을 반사하는 금발은 풀잎색의 눈동자는 그리고 그녀의 선이 그리는 우아함은 조금도 바래지지 않는다·

매 순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티리아의 시선이 엘릭을 향했다·

엘릭은 웃었다·

“늙으니 옛날 얘기나 하게 되는구려·”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은 살 날이 더 많이 남았는데·”

“돌아갑시다· 업히시오· 내 돌아가는 길까지 부인이 걷게 할 수는 없지·”

“예·”

슬슬 노을이 수평선 너머로 숨어들기 시작한다·

엘릭은 티리아를 업었다·

그렇게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대화는 끊이질 않았다·

예까지 오며 과거를 회상했듯 이제 돌아가며 나누는 것은 앞으로에 관한 일이었다·

“리만의 생일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와이트 공작에게 책을 부탁했습니다· 구하기 힘든 것들이 조금 있어서·”

가까운 일부터·

“우리 손주는 언제 볼지 모르겠구려·”

“달린보다 리만이 빠를 것 같지 않습니까?”

조금 먼 일·

“···변함이 없어서 좋구려· 우리 집은·”

“예 쭉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먼 일까지·

그리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다 문득 엘릭의 걸음이 멎었다·

아마 풍경이 감상을 자극한 이유일 터다·

멈춰선 엘릭의 입을 빌어 말이 튀어 나왔다·

“부인·”

“예·”

그것은 암만 해도해도 모자람이 없을 한마디였다·

“사랑하오·”

귓가에 티리아의 웃음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이윽고 답이 들려왔다·

“···저도 사랑합니다·”

그리 또다시 걸었다·

황혼이 깃드는 밀밭에서 저 멀리 아늑한 저택을 향하며·

오래토록 행복에 겨운 채로·

부인은 밀밭에서 기다렸다 <完>

BONUS 완결 후기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papapa입니다·

이렇게 제 여섯 번째 작인 <부인은 밀밭에서 기다렸다>가 완결이 났습니다·

완결은 다섯 번째인데 매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완결 후기인 만큼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믿으실지 모르시겠지만 이 소설의 첫 구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베르세르크 인물 탐구> 영상에서부터였습니다·

학생 때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 홀린 듯 영상을 클릭하고 가츠와 그리피스의 관계를 어른의 눈으로 다시 봤죠·

<사소한 오해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엇갈린 관계·>

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게 ‘이걸 로맨스 소설로 쓰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고 밀밭에서 기다리는 부인의 이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예 소설 내도록 느껴셨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짧은 구성으로 만들어진 글입니다·

시작부터가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한 글이었고 소설을 업로드 하며 ‘로맨스에 최대한 집중해 나머지 서사로 독자님들을 피로하게 하는 일은 없게 하자’라는 생각으로 쓴 터라 전투씬에 관해선 깊은 구상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외에 역량적인 문제도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요···!

구상 단계에서 신경 쓴 것이 총 세 가지입니다·

하나 완결은 100회 내외로·

둘 샛길로 빠지지 않고 로맨스 서사를 일직선으로 구축할 것·

셋 판타지적 세계관의 설정 욕심은 최대한 죽일 것·

돌이켜 보니 잘 지켰는지는 모르겠네요!

여하튼 로맨스를 위해 오직 로맨스만 보고 달려온 소설은 시작부터 너무 과분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쓰면서도 이게 잘 될 거란 생각은 못했던 터라 최신화 조회수가 <회귀자와 맹인 성녀>의 고점을 뚫을 때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마치 원펀맨의 킹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살짝 부담감을 느낀 순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글을 쓰는 게 행복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 덕분이지요·

이 이야기를 사랑해주신 여러분이 있어 무사히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을 봤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다음으로 저희 근황···은 뭐 중간에도 말했다시피 탈모약 부작용에 곤욕을 치르는 중입니다·

정확히는 탈모약 때문은 아니고 탈모약을 먹는 스트레스 때문에 심인성 성욕 감퇴가 일어났습니다· (ㅂㄱㅂㅈ 아님 매우 중요·)

야한 생각이 안 들어요·

요즘엔 야한 농담 같은 걸 들어도 유머로서 웃기다 이상의 감각은 잘 모르겠네요·

네 이상입니다·

후기를 적을려니 막상 할 말이 그리 많지는 않네요·

하나 더 짚고 넘어가 차기작에 관한 내용입니다·

마음 같아서야 자신감 넘치게 <일곱 쥬지의 전설!>을 쓰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전업 작가로서의 생명을 생각하면 역시 머뭇거리게 됨은 어쩔 수가 없네요·

생각해둔 소재가 여러 개가 있긴 한데 당장은 아닐 것 같습니다·

따로 연재 중인 천살검협이나 제 개인적인 일들이 마무리된 이후에나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장르는 순애일 수도 하렘일 수도 크싸레 보빔일수도 TS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모릅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확언을 드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제 진짜 끝!

작가 후기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작도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 응원으로 저는 오늘도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들 사랑하고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좋은 하루 보내요!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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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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