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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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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 – #5 마수 사냥 (5)

설산을 내달리는 넷의 인영이 있었다·

그중 최후미 검을 뽑아든 채 주변을 경계하던 뤼튼은 이를 짓씹었다·

‘썩을···! 포위됐잖아·’

곧죽어도 기사다· 마나의 흐름을 읽고 이용할 줄 아는 경지에 오른 만큼 그는 그저 총 하나를 들고 있는 사냥꾼들보다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지금 포위망을 좁혀오는 존재들이 있다·

인간이 아닌 마수 포악한 마나의 기질로 봤을 땐 최초 보고로 들었던 칼리소 울프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거기에 더해 숫자도 다섯이나 된다·

‘제때 도착할 수 없어·’

이제 막 첫 번째 골짜기에 진입한 상태이나 뤼튼은 알았다·

저 마수들이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다는 것을·

놀이 개념으로 압박감을 주고 있다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제야 이해된다·

도착한 마을이 그리 망가진 꼴이었음에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은 이유가·

또한 잘린 목책의 단면이 유독 깔끔했던 이유가·

‘블레이드 울프였어···!’

적은 상급 마수종 블레이드 울프·

마수 중에서도 악랄하기라면 둘째로 서러운 강자 중의 강자였다·

툭―

뤼튼은 걸음을 멈췄다·

사냥꾼들 또한 그 기색을 느끼고 멈춰서 그를 돌아봤다·

“기사님? 왜 그러십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어오는 사냥꾼의 모습에 뤼튼은 쓰게 웃었다·

“먼저 마을로 가줄 수 있겠습니까?”

“예 예? 그게 대체 무슨····”

“우리들 마수에게 포위당했습니다·”

덜컥 사냥꾼들의 몸이 떨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치켜뜨던 이들은 이윽고 뤼튼의 심상치 않은 기색을 통해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윽고 보이는 반응은 공포였다·

뤼튼이 맞싸움이 아닌 도주를 먼저 명하는 것은 적과의 우열이 그만큼이나 확실하다는 말이었으니·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뤼튼의 의도는 스스로 미끼가 되려는 방향에 있었다·

“그럼 기사님은 어찌하려고 그러십니까···?”

“누구라도 살아서 마을에 변고를 알려야지 않겠수· 그래야 지원이든 뭐든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비단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아직 대장 부부도 오두막에 있는 상황인데 떠난 마수들이 그곳으로 향할지 어떻게 아쇼?”

의뢰주라는 점을 떼어놓고서라도 뤼튼은 저 하나 살겠다고 친구를 마수의 먹이로 던져줄 정도로 고약한 성정이 되지 못했다·

‘참 귀찮게 하는 친구야·’

예전에도 그러더니 꼭 위험한 일에 끼어들어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

다만 다른 점은 이번도 전처럼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 정도·

어쩌면 이곳이 뤼튼의 다사다난했던 삶의 종점을 수도 있었다·

“그 그건 그렇지만····”

안절부절하고 있음에도 차마 떠나지는 못하는 사냥꾼들의 기색이 그저 기껍고 곤란하다·

뤼튼은 갑옷을 퉁퉁 치며 씨익 웃었다·

“걱정마쇼· 잊었나본데 나 기사야· 기데온의 신성 뤼튼이라고 하면 다들 자다가도 번쩍 일어나서 술잔을 든다고·”

“기사님····”

“기사는·”

뤼튼은 의도적으로 강한 악센트를 더해 말했다·

“약자를 보호하고 군신의 예를 다하며 명예와 정의를 추구하는 자들이야· 날 부끄럽게 하지 말아주쇼·”

사냥꾼들의 기색이 사뭇 가라앉았다·

벌써부터 애도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울상을 짓던 사냥꾼들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주먹을 심장 어림에 댔다·

“···살아계셔 주십시오· 꼭 지원을 불러오겠습니다·”

“부탁한다고·”

“예!”

그대로 돌아선 사냥꾼들이 눈밭 위를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뤼튼은 멀어지는 그들을 빤히 바라보다 사람의 인영이 작은 점으로 화할 즘에야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트렸다·

“에라이 빌어 처먹을 대장놈·”

죽을 거면 혼자 죽지 말이야·

끅끅 뤼튼은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렸다·

마수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이었다·

“이제 나오라고·”

“그르르르····”

곧장 눈발 사이에서 회백색의 갈기를 뽐내는 마수 다섯이 튀어나왔다·

블레이드 울프가 맞다·

유난히 길게 뽑혀 나와 있는 발톱이 그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살벌하게도 생겼구만·”

아니 흉측하게 생겼다고 해야 하나?

회백색의 매끄러운 갈기로는 어찌 숨기지 못할 포악한 야성이 온통 전신을 저릿하게 한다·

사냥꾼들과 헤어지는 것을 기다린 이유도 뻔하다·

혹시라도 입을 부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겠지·

주제에 잔머리만 좋아서 기사와 화승총의 조합이 위험함을 아는 것이다·

“너희 뜻대로는 안 될 거야·”

화아아악!

뤼튼의 몸에서 청색의 마나가 뿜어져 나와 그를 휘감았다·

마나 플레어·

기사가 되고 나면 가장 먼저 익히는 육체 강화술이었다·

“적어도 한 놈은 확실히 데려간다· 인간 무서운 줄 알아야지 이것들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함에 손끝이 조금 떨린다·

그걸 숨겨보겠다고 일부로 더 큰 소리를 낸다·

뤼튼은 양손으로 검을 쥔 채 마수들과 대치했다·

그 순간 떠오르는 것은 우습게도 가족도 연인도 아닌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친우 엘릭의 얼굴이었다·

‘내 몫까지 열심히 좀 살아 달라고·’

생각하며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섬찟―

소름이 등골을 타고 올랐다·

갑자기? 왜?

그런 의문이 차올랐고 이윽고 원인으로 집은 것이 마수 무리였으나 그들 또한 원인이 아니었다·

뤼튼은 경악했다·

‘겁을 먹었다고? 저것들이?’

갑작스레 차오른 기묘한 감각 그것을 저 마수들도 느끼고 있음이 자명했다·

갈기가 고슴도치처럼 뻗었고 몸은 바짝 굳어있으며 호흡은 거칠었다·

“그르륵···!”

울음소리에선 더 이상 포악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렴 이 전신을 얼어붙게 하는 소름끼치는 감각이 어디에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그 수준이 마수들까지 겁먹게 할 정도라니·

뤼튼의 사고가 튀는 방향은 한 갈래였다·

‘설마····’

더 강한 포식자가 이곳에 온 건가?

산맥 깊은 곳의 주인이 나온 것은 아닐까?

이리도 날이 추운데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흐른다·

몸은 추위와 별개의 이유로 떨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흐아! 겨우 찾았군!”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그것은 이 긴장된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유로운 목소리였으며 동시에 뤼튼에겐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삐걱삐걱 뤼튼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윽고 그의 얼굴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가득 자리했다·

“···대장?”

“뤼튼! 내가 너무 늦지 않아 다행이네!”

엘릭은 자리에 가만 서선 끙끙대며 웃었다·

손은 주먹을 말아쥐어 오른쪽 무릎을 콩콩 치고 있었다·

“어휴 한창때는 이만큼 달리는 게 참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늙는 게 무섭군· 아니 부상 때문인가?”

헛소리나 지껄이는 꼴을 보니 정말 엘릭이다·

귀신이나 그의 가죽을 뒤집어쓴 마수일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뤼튼의 사고가 점점 당황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어 어째서····”

네가 이곳에 있는 것이냐고·

그보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이냐고·

목구멍에 말이 얽혀 걸린다·

결국 뤼튼이 할 수 있는 것은 입술을 뻐끔거리는 일이 끝이었다·

와중 엘릭은 더욱 진한 미소를 지으며 주변 일과는 관계없다는 듯 뤼튼에게 다가왔다·

“어디 다친 데는 없나?”

데구르르 뤼튼의 눈알이 돌아갔다·

마수들은 엘릭이 등장한 순간부터 석상이라도 된 듯 굳어 어떤 반응도 내비치지 못하고 있었다·

뜻하는 바는 자명하다·

엘릭이 이 모든 상황의 원흉이었다·

순간 뤼튼은 엘릭이 아주 멀게만 느껴졌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존재감에 압도되고 있었다·

꼭 닿을 수 없는 하늘 위를 바라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감히 질시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한 격차에 되려 경외심이 드는 수준이라고 말하는 게 맞겠지·

“으음····”

엘릭이 곤란한 듯 뒷목을 쓸며 웃었다·

“사실 자네가 위험하다는 말에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어 이곳까지 오긴 했는데 말일세· 이게··· 내 조금 곤란한 처지에 처해 있다네·”

“곤··· 란?”

“그래 곤란한 상황· 10년 동안 사고를 좀 치고 다녔네· 내 신변을 노리는 사람이 조금 많이? 있다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뤼튼이 그의 저의를 깨달은 것은 직후였다·

엘릭이 진중한 목소리로 부탁해왔다·

“그러니 말일세·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못 본 걸로 해줄 수 있겠나?”

왜인지 힘이 들어가 있는 목소리였다·

뤼튼은 마력에 홀린 듯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엘릭의 얼굴이 한결 환하고 편안해졌다·

“아 고맙네! 내 금방 처리하지!”

거기까지가 뤼튼이 힘들게나마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끝이었다·

이후의 일은 그렇지 않았다·

서걱―

소리와 함께 풍경이 뒤틀렸다·

다섯 마수와 인근에 들어찬 나무 내리던 눈송이와 바람이 일제히 갈라졌다·

그것은 가로로 그어진 하나의 실선이었다·

위와 아래를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뒤틀어 공간 자체를 단절시키는 기예로 보였고 또한 그리하여 선상에 놓인 것들을 베어내는 기예로 보였다·

확신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였다·

그 일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뤼튼이 이해한 것은 오로지 엘릭과의 대화라는 원인과 일직선상의 모든 것이 베어졌다는 결과였다·

그의 인지에서 엘릭은 사건이 일어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그시 웃으며 자신과 눈을 마주할 뿐이었다·

투두두두둑―

절반으로 갈라져 바닥으로 떨어지는 고깃덩이를 뒤로한 채 엘릭은 미소를 진하게 만들며 말했다·

“자 나는 오두막으로 돌아갈 테니 자네는 마을로 가서 마수를 처리했다 일러주게· 아! 처절한 싸움을 연출해야 하니 조금 실례하겠네! 자네 몸에 얕은 상처 몇 개만 내지!”

뤼튼은 백치가 된 것처럼 멍하니 입을 떡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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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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