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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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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튼 님루드는 작금 마주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문득 헤아려 그 답을 내어보니 꽤나 명약관화하게 짚을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계획이 바뀌었어· 암살 시행은 연회 당일로 할 거야·

월영·

그 비루먹을 암살자들이 엘릭 포트먼의 암살 일자를 늦춰버렸기 때문이다·

본디 달튼의 계획은 거슬리는 엘릭 포트먼을 연회 전에 치우고 엘버스 그레이엄을 이 자리에서 죽이는 것이었다·

본디 달튼은 그 과정에 직접 개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한데 이 둘을 한 번에 암살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니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같은 자리로 유인해달라는 월영의 말에 마침 나와보니 이 지경이었다·

하늘이 자신을 버리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참 기막힌 우연이란 말일세·”

막상 정원으로 나와보니 엘버스 그레이엄과 엘릭 포트먼이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떻게 저 둘이 아는 사이일까?

잠시 의문이 떠올랐으나 길게 가진 못했다·

달튼도 아는 사실이 있었다·

“하긴 그레이엄 공자께서 사람의 직위를 가려 사귀지 않는다는 것은 내 익히 들은 사실이긴 하군· 그 성정이 남작과도 이어졌을 줄은 몰랐지만·”

엘릭 포트먼이 10년간 방랑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 둘의 인연은 그 와중 이어졌다 해도 될 터였다·

그럴싸한 인과가 그려지니 달튼은 스스로 그 신빙성을 믿기 시작했다·

뭐가 됐든 계획은 바뀌는 게 없음이니 빠르게 처리하고 돌아가면 될 터·

그나마 기꺼워지는 기분에 달튼이 미소 짓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저들끼리 입을 열기 시작했다·

시작은 엘버스였다·

“자네는 누구인가?”

“님루드 백작이네·”

“내가 타국의 귀족까지 모두 외우진 못한다네?”

“자네를 노리던 사람이라고 말하면 알겠나?”

“오?”

여유가 과하군·

달튼은 쯧쯧 혀를 차며 말했다·

“본인들이 어찌 될지도 모르는 게 딱 벌레 같은 모습이군· 반신불수에 절름발이 꽤 어울리는 조합이시오·”

“그렇다는데?”

“난 곧 나을 걸세· 자네랑 다르게·”

“말을 심하게 하는군·”

달튼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것들이?’

혹시 속셈을 눈치 채고 근처에 다른 호위라도 두고 있는 건가?

정말 무슨 상황인지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닐 텐데·

달튼은 주머니 속 작은 수정구를 매만졌다·

우우웅―

반응이 오는 걸 보니 월영은 이곳에 이미 도착해 있는 상태·

그렇다면 저 자신감은 허세?

그래 허세일 것이다·

달튼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장난질은 여기까지 하지·”

달튼은 엘버스 그레이엄을 삿대질했다·

“그레이엄 공자 여기서 죽어주셔야겠소·”

“나 말인가?”

“그래 사감은 없소· 대의를 위한 희생··· 그리 표현하면 되겠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의심을 살 수도 있었다·

달튼은 곧장 행동에 들어갔다·

“동부의 영광을 위한 일이니 너무 슬퍼하진 말아 주시오·”

달튼은 삐뚜름한 미소를 짙게 만들며 밝은 미래를 상상했다·

왕실 연회에서 엘버스 그레이엄을 암살한다면 전쟁의 명분이 생길 터·

달튼의 목적은 그리 나라가 휘청이는 중 이 손으로 전쟁을 막아 권력을 얻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왕을 축출할 수 있다면 새로운 님루드 왕가를 세우는 것도 먼 일은 아니었다·

실제로 자신 있기도 했다·

이미 ‘그들’과 해당 사항에 대한 거래는 끝이 난 상태이니까·

“소개하지·”

달튼은 제 손으로 그 원대한 계획의 방아쇠를 당긴다는 생각에 조금 들뜨는 기분이 되었다·

“월영· 서부의 사신들이네·”

화악!

수정구를 높이 들자 그곳에서 회백색의 빛이 퍼져나왔다·

일종의 신호탄이었다·

“자! 이제 저들을 죽이시오!”

들뜬 외침이 있고도 다섯을 셀 시간·

달튼은 눈앞에서 저들이 난도질당해 죽는 장면을 기대하고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달튼의 속에 당황이 차올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렸으나 고요하기만 하다·

“이게 무슨···?”

허망하게 말을 흘리는 달튼이 모르는 게 있었다·

첫째 그의 계획을 두 사람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것·

둘째 월영은 이미 한 번 암살을 시도했고 실패했다는 것·

그리고 셋째

“이만하면 되었군·”

암살에 실패한 월영이 지금 엘릭의 수족으로 부려지고 있다는 것·

“처리하게·”

“야이 개새끼야!”

쾅!

수풀 사이에서 튀어나온 월영의 지부장 다날이 번들거리는 눈을 한 채 달튼의 머리를 걷어찼다·

한두 번도 아니었다·

성난 다날의 발길질은 그의 차오른 분노만큼 격렬하게 이어졌다·

퍽! 퍽! 퍽!

“어어억!”

“네가! 나를! 죽이려고 들어!”

달튼은 그의 발길질에 형편없이 쓰러져 신음을 흘리기 바빴다·

다날은 그리 달튼을 짓밟고 있음에도 조금도 기쁜 마음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죽다 살아난 기분에 안도만큼은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염병! 하필 원래 암살 대상이 엘버스 그레이엄일 건 또 뭐냐고!’

엘릭이 오지 않았다고 해도 문제였다·

결국 상부의 명령이니 자신은 엘버스 그레이엄을 죽여야만 했을 테고 그리되면 훗날 사실을 알게 된 카샤에 의해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을 터였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랬다·

‘나 팽 당한 거잖아!’

버림패로 이용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콰득!

“끄아아아악!”

달튼의 무릎 관절을 짓이긴 다날은 씩씩대며 몸을 돌렸다·

그곳엔 무표정한 카샤와 재밌다는 듯 미소 짓는 엘버스 그레이엄이 있었다·

다날은 핑핑 머리를 굴렸다·

‘어차피 임무 실패 카샤에게 다 들킨 이상 월영으로 돌아가는 것도 힘들어·’

월영의 암살자 다날 그를 지부장 자리에 앉혀준 것은 다름 아닌 생존본능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눈치라고 할 수도 있었다·

‘살아날 방법은 이것뿐!’

쿵!

다날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어르신! 분부대로 처리했습니다!”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카샤의 편에 붙어버려야지!

다날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

엘릭은 고요한 낯으로 기절한 님루드 백작과 다날을 바라봤다·

엘버스가 물어왔다·

“월영을 매수해둔 건가?”

“돈을 쓰지는 않았으니 매수라고 말하긴 힘들군·”

“과연 힘으로 굴복시켰다는 게로군?”

“저들이 먼저 온 것이네·”

한숨이 푹 튀어나왔다·

“그보다 자네는 겁도 없나? 암살자가 있을 걸 알고 여기 온 건····”

“자네를 믿어서 그런 게지·”

엘버스는 싱긋 웃으며 엘릭의 말을 흘려냈다·

엘릭은 뒷골이 확 당기는 기분이었다·

좋게좋게 끝났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곤욕을 치를 뻔했다·

“자네 부인을 볼 면목이 없군·”

하고 엘릭이 말하자 엘버스가 답해왔다·

“그런가? 난 자네 부인과 깊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데· 가령 검귀 카샤에 관한····”

“자네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게 되는 일은 썩 바라지 않네·”

“어이쿠·”

엘버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엘릭은 인상을 찌푸렸다·

시선은 이윽고 다날에게 다시 닿았다·

저놈을 어찌해야 좋을까·

생각하던 엘릭은 엘버스에게 물었다·

“자네는 마땅한 방도가 떠오르나?”

“방도라면?”

“뭐가 됐든 동부를 노리는 세력이 있다는 게 확실시되고 있네· 나는····”

“이해하네· 자네 고향이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겠지·”

엘버스가 엘릭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덧붙였다·

“내가 직전 했던 제안을 기억하나?”

엘버스의 목소리가 어느덧 다시 진중해졌다·

“장난으로 한 것이 아닐세· 물론 자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난 그 의견을 존중할 것이네· 그러니 묻겠네·”

미처 듣지 못한 답을 듣겠다는 듯 단호한 얼굴이었다·

“다시 전장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나?”

엘릭은 그 순간 큰 망설임에 빠졌다·

그 끝에서 달싹인 입술은 혼란이 가득한 답을 내뱉었다·

“···고민할 시간을 주시게·”

엘릭은 곧장 그러하겠다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

왜 그런 답을 내뱉은 건지 스스로도 그 이유를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나·

무릎만 낫는다면 바로 전장으로 떠날 것이다·

언제나 그리 스스로 다짐했건만 막상 선택지가 주어지니 차마 전장에 가겠다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단 말이다·

-···그래 일단 뒤처리는 나에게 맡기고 자네는 돌아가 보시게·

엘버스는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엘릭을 보내주었다·

엘릭은 조급하게 지팡이를 짚으며 연회장으로 향했다·

스스로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연신 걸음을 한쪽으로 이끈다·

무릎이 콕콕 쑤시는데 그런 고통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그저 속을 답답하게 하는 의문이 지독한 갈증으로 화했고 그 갈증을 해소할 방법으로 한 여인을 가리키고 있었다·

“부인·”

엘릭은 티리아에게 닿았다·

연회장 구석에서 홀로 앉아 무도회를 바라보던 여인이 이윽고 눈을 마주쳐왔다·

“아 오셨습니까·”

하며 조곤조곤 말해온다·

엘릭의 입술이 꾹 다물렸다가 이내 옅은 호선을 그렸다·

“···늦어서 미안하오· 길을 잃어서·”

“그럴 수 있지요· 왕성은 꽤 넓은 편이니·”

이제야 속이 편안해진다·

언제나 미뤄뒀던 두 가지 길이 코앞에 드리워진 차 그녀를 보고서야 엘릭은 깨달았다·

“홀로 무얼 하고 계셨소?”

자신이 그녀를 두고 떠나는 선택지를 기껍지 않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가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엘릭은 티리아를 알고 싶었다·

지금 아는 것보다 더욱더 깊숙하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것을 넘어서 모든 걸 알고 싶었다·

왜인지 그리될 때까지 티리아 포트먼의 곁을 떠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여기 앉으시지요·”

그녀가 제 옆자리를 가리키는 순간 엘릭은 머릿속에서 전장과 관련된 일이 다 지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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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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