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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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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보 중의 급보였다·

서부의 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이곳 위빈조차 어딜 가나 상황의 참전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저택 또한 그랬다·

“그럼 이제 서부 전쟁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놈아! 검제가 나왔는데 어떻게 되겠냐? 당연히 제국이 이기지!”

“그렇게 말해봐야 저희는 잘 모르죠· 다른 7강도 좀 강하던가요?”

“어휴 이제 검제를 모르는 시대가 왔구나!”

주로 세대 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

검제가 활동할 당시를 살았던 이들은 그의 승리를 확신했고 그보다 어린 이들은 전쟁의 심화를 점쳤다·

이렇게까지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하나였다·

과거 검제가 고꾸라뜨렸던 제왕 중 하나가 바로 동부의 주인이나 다름없던 한 기사였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이들은 그날의 절망이 다시 닥쳐오리란 공포에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이변은 없을 게다· 그렇지 않나 알디오?”

“나도 그리 생각하네·”

하녀장과 알디오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엘릭은 그 광경을 집무실 창가에 앉아 지켜봤다·

티리아가 입을 연 것은 그 순간이었다·

“가주 가주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부 전쟁이 이대로 끝나리라 보십니까?”

“···잘 모르겠구려·”

“의외군요· 언제나 전쟁에 관해선 빠삭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상황은 내가 떠돌아다닐 적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니 말이오·”

엘릭의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나라고 해서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오·”

모른다·

또한 모르고 싶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나는 동부 사람이지 않소·”

이 불편한 마음이 결국 고른 답이 티리아의 곁이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심화되던 말던 그녀의 곁에 있고 싶다는 욕심만이 더욱 크게 차오르는 실정이었다·

이기적인 마음이라 해도 할 말은 없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누구도 자신에게 전장에 손을 보탤 것을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렴 카샤는 그저 돈을 주고 전쟁에 참여했던 용병이지 않던가·

스스로가 원한다면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것이다·

희망 사항이 그렇다 보니 점치는 미래도 낙관적이고 편의적이었다·

‘서부가 통일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

솔직히 누가 서부의 주인이 되는지엔 관심이 없었다·

그런 것에 민감했다면 애초에 카샤로 지냈던 때 한 집단에만 머물며 그들의 세를 키워줬겠지·

카샤로서의 관심사는 그저 가장 격렬한 전장이었다·

또한 이제 엘릭이 되어서 관심사는 위빈이었다·

위빈을 위하는 엘릭은 누구의 승리던 그저 서부의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전쟁이 끝나면 카샤는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인물이 되니 전장과 관계될 일도 없지 않겠는가?

동부까지 상황의 마수가 뻗칠 거라는 크레돈의 추측은 말그대로 추측·

그때가 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평화의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

엘릭은 진심으로 그러기를 바랐다·

그때가 되면 카샤가 될 일이 없어지면 지금 목에 가시가 걸린 듯한 이 기분도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니까·

생각하며 엘릭은 말했다·

“···뭐 결국은 먼 이야기이지 않소· 우리는 우리 일에만 신경 씁시다·”

취임식이면 끝난다·

그때가 되면 자의든 타의든 더 이상 카샤가 세상에 나올 일은 없어질 터였다·

취임식 이야기를 하자 티리아의 표정이 조금 더 누그러졌다·

그녀의 얼굴에서 만족감을 찾을 수 있었다·

저런 표정을 볼 때면 왜인지 모를 안정감이 속에 가득 차올랐다·

이 순간이 영원히 이어지기만을 바라게 된다·

‘이제 며칠 남았더라····’

문득 조급함이 일었다·

*

취임식 준비는 부지런히 이어졌다·

먼 곳에서 참석 의사를 밝힌 손님들의 편지가 나날이 저택에 날아들었고 위빈의 광장 또한 여느 때보다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지고 있었다·

개중 반가운 손님이 있었다·

“대장! 아니 이제 영주님?”

옆 영지의 기사로 부임한 어릴 적 친구 뤼튼이었다·

그는 여전한 호방함을 두른 채로 엘릭과 포옹했다·

“다리도 다 나았구만! 축하해!”

“고맙네· 한데 참 일찍 와주었군·”

“겸사겸사 휴가도 냈지· 이제 농사도 시작할 시긴데 부모님 일이나 좀 돕다 가려고·”

“효자 납셨군·”

“누구랑은 다르게 말이야·”

“나는 효도할 부모님이 안 계셔서·”

“어이쿠야·”

뤼튼이 과장되게 어깨를 들썩였다·

엘릭은 키득키득 웃으며 그의 어깨를 쳤다·

이런 과한 농담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음은 반가운 일이었다·

취임식이 벌써 엿새 앞으로 다가온 날이다·

마음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아니 서부의 일에서 신경을 끄는 일이 수월해졌다고 말해야겠지·

상황은 디샤를 정복한 후 아직까지 침묵 중인데다 마왕과 성자의 격돌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까지 했으니 신경 쓸 거리가 더욱 없어진 것이다·

그러니 친구 앞에서 이리 멀쩡한 척 말을 할 수도 있었다·

“위빈이 좀 바뀌지 않았나?”

“그러게 말이야· 아참 기사단도 만들었다며·”

“아직 모자란 친구들이네·”

“내 자리도 하나 만들어놔 주라· 내후년이면 계약이 끝나거든·”

“고려해보지·”

엘릭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이렇게 이곳의 삶에나 신경 쓰면 될 터라고·

그런 마음을 띄워 올리니 문득 위빈에서의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내후년엔 뤼튼이 포트먼 가의 기사가 될 테다·

마을로 향할 때마다 반겨주는 영지민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갈 활력소가 될 테다·

티리아와는 계속해서 가까워지려 노력할 것이고 저택은 그녀의 주도 아래 조금 더 화사해지겠지·

그 와중에 아이가 생길지 모른다·

그 아이에게 위빈이 얼마나 아름다운 영지인지를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는 것도····

“대장?”

“···아 미안하네· 잠시 잡생각이 들어서·”

“웬일이래· 요즘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아무것도 아닐세·”

금방 다른 생각에 잠겨버린 것이 머쓱해 엘릭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나는 다시 일을 보러 가겠네· 자네는 편히 쉬시게·”

“아 어· 그렇지· 영주님이니까 바쁘겠네·”

뤼튼은 고맙게도 더 파고들지 않고 수긍해줬다·

엘릭은 저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차에 올랐다·

“영주님!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라고!”

뤼튼이 머리 위로 손을 흔들었다·

그 뒤로 마을 사람들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따스한 온기를 보내왔다·

목가적인 봄의 풍경과 따스한 사람들에 절로 마음이 풀어헤쳐진다·

엘릭은 작게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마치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영주님!!!”

기분 나쁘게 익숙한 얼굴이 어딘가에 끼어 있었다·

호들갑을 떨며 주변의 시선을 한눈에 받는 흑색 댕기 머리의 사내·

‘금공···?’

에드워드 와이트가 인파 속에 끼여서 폴짝폴짝 뛰고 있었다·

같잖은 수염 변장을 한 채였다·

엘릭의 눈이 좁아졌다·

*

“이야 주주님께서 영주까지 취임하신다는데 이 불초 에드워드가 빠질 수야 있겠습니까!”

저택의 응접실에 들어오자마자 에드워드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는 멀쩡한 소파를 두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감축드리옵니다!!!”

쿵!

바닥에 머리를 처박는 꼴이 꽤 우스운 면이 있었다·

하나 웃어주기엔 엘릭의 심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직접 찾아오는 일을 반기지 않는 것은 알 텐데·”

언짢음이 노골적으로 묻어나는 목소리를 만들자 에드워드가 흠칫 놀랐다·

하나 그것이 그의 기세를 꺾진 못했다·

“에이 그래도 저희 주주님이신데····”

“그리하면 더 잘 보여야 할 것 아닌가· 이리 거슬리게 굴지 말고·”

“그게····”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리는 에드워드의 모습에서 엘릭은 썩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올 것임을 직감했다·

결론적으로 옳았다·

“···저 전쟁 관련해서 말입니다·”

“돌아가시게·”

엘릭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듣고 싶지 않았다·

괜히 신경 쓸 일을 더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다·

한데 에드워드는 그리 둘 마음이 없는지 곧장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동맹! 동맹 건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우뚝 엘릭의 걸음이 멎었다·

그 순간 에드워드가 속사포처럼 말을 이었다·

“상황의 참전으로 남아있는 4개 왕국이 동맹을 맺었습니다! 전면전이 코앞이란 말이지요! 주주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신문으로는 듣지 못한 소식이다·

아직 전파되지 않은 은밀한 정보·

시선이 에드워드를 향했다·

“···발의자가 누군가·”

“3 황자입니다· 그레이엄 공자가 보좌하고 있고·”

두 사람의 속셈이 이것이었나 보군·

확실히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자네에게만 도움을 청하려는 것이 아니네· 아마 전장의 양상이 뒤바뀔 걸세· 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까·

남아있는 7강 전원을 소집해 상황에게 맞서겠다는 계획인가·

확실히 그리한다면 승산은 지금보다 높아지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이·

“돌아가시게·”

자신까지 끼어들 이유가 없었다·

“주주님···?”

“더 이상 전쟁에 관여하고 싶지 않네· 내 역할은 이미 끝났어· 나는 이제····”

위빈을 위해 살 것이었다·

티리아가 이곳에 있는 한은 그럴 것이다·

엘릭은 입을 다물어 말을 끊어냈으나 그 의지만큼은 명확히 에드워드에게 전달됐다·

그는 곤란함을 가득 띄워 올리다 이내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숨을 내쉬었다·

“···예 사실 동부 출신인 분에게 이런 말을 해도 실례가 되겠지요· 뜻은 잘 알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그가 뒤돌아서서 터덜터덜 걸어 나갔다·

순순히 떠나주는 게 의심스럽긴 하지만 뭐가 됐든 좋은 일이다·

전쟁에서 또 한발 멀어진 것이 아닌가·

···분명 그럴진대·

‘썩을····’

속이 불편해졌다·

몸 어딘가가 미친 듯이 가렵고 따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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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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