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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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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외면하려 해도 닥친 일을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에드워드의 선택은 꽤 뻔한 면이 있었다·

잔뜩 울상을 지은 채 편지를 받아 들고 그걸 읽는다·

‘아이고 필체가 참 정갈하시네·’

그런 생각이나 한다·

편지의 내용은 그랬다·

『먼저 이리 갑작스레 편지를 보내 죄송합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미 저희는 만난 일이 있겠지요·

위빈 포트먼 가의 티리아입니다·

아르민의 공작 에드워드 와이트님께···

(중략)

···하여 서부의 출입을 허가받고 싶습니다·

큰 실례가 아니시라면 긍정적으로 고려 부탁드립니다·』

꽤 길다·

하나 규격에 맞춰 오랜 시간 연습한 태가 나는 정직한 글씨체로 전한 말의 뜻은 간결했다·

-나 카샤 마누란데 서부 들어가려니까 길 터라·

관찰력이 참 좋은 여인이다·

실제로 정체를 드러낸 채 만난 것은 위빈 역에서의 그 순간뿐일 텐데 카샤와 자신의 우열을 확실히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태도로 요청을 해온다·

확실히 그녀는 최선의 수를 썼다·

지금 서부의 철도는 운행을 중지하고 있다·

동부에서 접견지까지는 철도로 올 수 있었겠지만 이 이상은 더 이상 대중교통의 힘을 빌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전쟁지역으로 들어오려는 마차가 없지?”

“예 전투가 격렬하게 이어지다 보니 들어오려는 이가 없습니다· 그 이전에 검문부터가 문제이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겠지·”

전면전이 한참인 만큼 적의 첩자를 색출하는 일에 연합이 심열을 기울이고 있다·

외부인인 그녀를 통과시켜 줄 리가 없는 것이다·

“어찌하시겠습니까·”

“이건 나도 진짜 모르겠는데·”

에드워드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카샤가 문제다·

“어르신이 절대 용납을 안 해줄 것 같단 말이지·”

그가 티리아에게 품은 감정이 일반적인 수준은 아님은 그간 겪어온 몇 번의 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무렴 그 검귀 카샤가 순한 양으로 돌변했던 순간이 있지 않던가·

떠날 때는 그녀를 차갑게 대한 일로 서부까지 오는 내내 곧 죽을 사람같은 얼굴을 만들었지 않던가·

그런 여자를 전쟁터로 데려온다니·

이걸 카샤가 알게 되는 순간 그의 우호 지분은····

“어우 생각하기도 싫네·”

몸에 소름이 쫙 끼쳐오는 기분이다·

에드워드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접견지에 계속 둘 수는 없으니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자· 바로 채비해· 아 그리고 이거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

“뭘 말하지 마?”

덜컥 에드워드와 비서의 몸이 들썩였다·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 그리고 기척·

삐걱삐걱 두 사람의 고개가 동시에 입구 쪽을 향했다·

그곳에 있는 것은 활짝 웃고 있는 이그렛 발렌티아였다·

“뭔 얘기를 그렇게 비밀스럽게 하고 있어? 얼레? 그거 포트먼가 인장 아니야? 호 혹시 그분이 보낸 편지?! 어째서 너한테만!!!”

그녀의 얼굴 위로 흥분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에드워드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염병하네 진짜·’

왜 하필 이 인간한테 들키냐고·

*

티리아에게 서부 접견지까지 오는 여정은 농담으로라도 쉬웠다 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후····”

“마님 아직도 속이 안 좋으십니까?”

“···이제 괜찮네· 걱정해주어 고맙네·”

지독한 열차 멀미 탓이다·

단순한 거부감 수준이 아니었다·

지난 겨울 엘릭과 함께 수도로 향하던 중 첫 열차에서 테러 사고까지 당했다·

그런 만큼 속에 걱정이 없을 수는 없는 상황인데 이번은 약 닷새를 내리 열차에 타고 있어야 했던 게 아닌가·

그조차 불가능해 하루를 열차에 타면 하루는 내려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결국 접견지까지 오는데 열흘이란 시간을 소모하게 된 것·

하나 고난은 끝났음에도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열차에 타고 있던 순간의 매스꺼움이 아직 속에 잔류해 티리아를 계속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마님 영 힘드시면 역 밖으로 나가심이····”

다날이 조심스레 권유해왔으나 티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있는 곳은 역의 응접실·

신분을 밝힌 순간 EW의 직원들이 나서 안내한 공간이었다·

안전과 별개로 이곳에 있어야만 에드워드가 왔을 때 바로 그를 응대할 수 있었다·

그것은 조바심이었다·

이리 시간을 지체했으니 더 허투른 시간을 소모할 수는 없다는 조바심·

“내가 늦을수록 가주가 전장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네·”

티리아의 표정은 참 어두웠다·

그리 만드는 것은 테이블 위로 올려진 신문이었다·

『탄달 요새 함락 이번에도 주인공은 카샤였다·』

그의 마지막 행적을 담은 신문이다·

탄달 요새라 하면 한 번도 페르딘을 나와본 적 없던 티리아도 알 정도로 유명한 서부의 요충지였다·

그런 곳의 공성을 시도했단다·

얼마나 끔찍한 전투를 치렀을지 티리아는 감히 상상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 인간 걱정은 필요가 없을 텐데····”

다날이 중얼거리듯 말했지만 티리아는 들을 정신이 아니었다·

그와 가까워질수록 속의 술렁거림은 더욱 진해지고만 있으니·

‘정말 여기서 죽기라도 하실 작정입니까?’

전해지지 않을 질문을 해본다·

그리하며 그의 의중을 가늠해본다·

대화를 시도할 생각조차 안 하는 멍청한 인간이다·

그냥 제가 희생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리라 생각하는 인간이다·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은 그가 이 전쟁에 몸 바쳐 다신 위빈이 위험할 일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는 것과 카샤라는 사람 때문에 위빈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 정도다·

티리아의 이가 앙 물렸다·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전하지 못한 말을 다 해야 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어 속에 있는 서로의 진심을 전하고만 싶었다·

티리아는 지난 반년간의 추억이 거짓이 아님을 믿었다·

그도 분명 비슷한 마음이리라고 그렇기에 그리 매몰차게 떠난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모든 일이 끝나면 귓불이라도 잡아끌고 위빈으로 그를 데려갈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옆에서 그를 돌볼 것이다·

‘나쁜 생각은 하지 말거라·’

티리아는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런 순간이 한창 이어지는 중이었다·

달칵―

“회장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직원의 말에 티리아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바라본 문 밖·

“···음?”

티리아의 얼굴 위로 의문이 떠올랐다·

“먼 길 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90도로 허리를 꺾는 에드워드의 곁에 꽤 익숙한 체형의 사람이 있었다·

“오 오랜만이에요!”

목소리까지 익숙하다·

그것이 티리아를 경악하게 한 이유였다·

“염화···님?”

“나 나를 기억하고 계셨어···!”

이그렛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울먹거렸다·

티리아는 혼란스러워졌다·

*

그래 하긴 있을 법한 일이지·

염화 이그렛 발렌티아는 서부에서 엘릭과 몇 차례나 충돌한 여인이었다·

신문만 봐도 그걸 알 수 있지 않나·

그뿐만 아니다·

그의 입으로 카샤와 가장 잦은 전투를 벌인 것이 이그렛이라고 시인한 일이 있었다·

사실 모든 것이 밝혀지고도 위빈에 찾아온 마법사와 이그렛을 연관 짓지 못한 것이 이상한 상황·

엘릭을 데려가겠다는 생각에 미처 그녀를 떠올리지 못한 것이었다·

여하튼 그리 세 사람이 모인 응접실 분위기는 어색했다·

“하핫 오시는 길 고생 많으셨습니다·”

에드워드가 조심스레 서두를 뗐다·

“편지는 잘 받았습죠· 전장으로 데려가 달라는 말····”

그의 얼굴 위로 곤란함이 피어났다·

이해했다·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니까·

전투 능력이 없는 아녀자를 어찌 그 위험한 전장에 데려가겠는가·

하물며 엘릭의 지인인 그의 입장에선 더 용인할 수 없는 일이겠지·

하지만 티리아로서도 양보할 수는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가주를 꼭 만나 뵈어야겠어요·”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자 다른 곳에서 반응이 튀어나왔다·

“죄송하다고 하시잖아!”

찰싹!

“억!”

이그렛이 에드워드의 등짝을 갈겼다·

“네가 뭔데 저분이 고개 숙이게 해?!”

티리아는 눈을 끔뻑였다·

순간 이그렛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녀는 흠칫 몸을 떨더니 뺨을 붉히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호의···인가?’

생전 만나본 적 없는 유형의 사람이라 그녀의 의중을 파악하기가 꽤 쉽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쪽이라는 판단만이 떠오를 뿐·

그렇다면 이용해야 한다·

티리아는 빠르게 판단을 마치고 말했다·

“사례는 톡톡히 하겠습니다· 제 고집인 만큼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약도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말은 에드워드에게로 하나 이그렛이 충분히 동조할 수 있는 말을·

티리아는 본디 귀족적인 언행을 교육받은 사람이었다·

말에 목적을 또한 거래 의사와 타협점을 자연스레 엮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그렛은 감사하게도 예상대로의 반응을 보였다·

“야 빨리 알겠다고 안 하고 뭐해?”

그녀에겐 훗날 어떤 형태로든 감사를 전해야겠지·

티리아가 그런 생각이나 떠올리던 중이었다·

“그 무리입죠····”

“예?”

“만나게 해드리고 싶어도 못 만납니다·”

순간 티리아의 심장이 덜컥였다·

그것이 아주 불길한 어떤 상상을 자극했기에·

하나 기우였는지 그의 말은 티리아의 상상과 달랐다·

“저희가 갈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다른 일을 보고 계셔서·”

“일이라면?”

안도는 잠깐이었다·

“···나자크로 가 계십니다· 마왕 어르신이랑 뭔가 거래를 하신 것 같더라고요·”

티리아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나자크···?”

“예 그 언데드 땅·”

티리아는 시체가 걸어 다니는 음울한 땅을 상상했다·

그 속에 있을 엘릭을 상상했다·

그러니 이는 반응이 있었다·

휘청―

“마 마님!”

“앗! 야! 의사! 의사 불러! 빨리!”

티리아가 혼절했다·

그녀는 징그러운 것이나 잔인한 것에 내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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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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